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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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이긴 말썽쟁이 누나 잡으러 왔지.”

“아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인간들이 보기 전에 얼른 가자.”

“칫.”

그때 지연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검지를 붉은 입술 위에 댄 지연이 부드럽게 웃었다.

“우릴 본 건 비밀이야.”

그 말을 끝으로 지연이 깊은 바다로 사라졌다.

-뭐야? 벌써 끝이야?

└이게 그 장면이구나. 관광객이 찍은 화제의 영상!

└난 또 둘이 싸우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누나 잡으러 동생이 출동한 것 뿐이었고.

└하지만 덕분에 좋은 구경했지.

└30분 너무 짧음ㅠㅠㅠㅠㅠㅠㅠ왜 더 안 줘요?

└빨리 제주도 썰 더 풀어줘! 최정산x인어여왕 썰을 풀어 달라!

└그보다 한서진 노래도 잘 하는 줄 몰랐네.

-그보다 승우형! 형 왜 서진이 형 매니저 하고 있어!

└현지에서 급하게 찍느라 인력이 부족해서 그만ㅋㅋㅋ

└우리 형이 어디가서 매니저 할 급은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우리 애들 인어모습도 너무 짧게 나옴. 물론 좋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음 포상휴가 갔을 때 찍은 거라ㅠㅠㅠㅠㅠㅠ분량 부족할 수밖에ㅠㅠㅠ

└더 보고 싶다ㅠㅠㅠ작가님 PD님 더 해 줘요.

└└하고 싶어도 지금 ‘내호생’팀들 해외 팬미팅 투어 중이라 힘들 듯

└└아니 휴가 돌아온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일하는 거임?

└보니까 지금쯤이면 싱가포르에 있겠네.

└└ㅜㅜㅜ얘들아 보고 싶다.

감질나게 맛만 본 스토리에 팬들은 더 자세한 얘기를 풀어달라며 아우성쳤다.

늦은 밤. 모두가 잠 못 이루고 있을 때 지연은 한국을 떠나있었다.

145. 래먼쇼

대륙별 팬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모든 일정을 마친 우리는 넓은 호텔 방 가운데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물론 내 동생은 논알콜이다.

“나는 다른 곳도 팬미팅이 흔한 줄 알았는데 유럽이나 미국 오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네.”

“저도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할리우드 스타도 팬미팅을 열었다는 소식이 없었네요.”

“앗! 누나 혹시 팬미팅 가려고 했던 거야? 누나 컴맹이잖아!”

“백하운. 너 조용히 해…!”

“읍! 으읍!”

연지가 험악한 얼굴로 하운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제는 우리가 편해졌는지 연지 언니가 편하게 본색을 드러냈다.

백하운. 그렇게 까불거리더니 결국 또 언니한테 혼났구나.

“다들 좋게 생각하자고. 우리가 미국에 처음으로 팬미팅 문화를 전파하러 온 거라고 생각해.”

“보러 온 인원은 얼마 없지만요. 역시 승우 선배님이랑 우빈 씨까지 있었어야 했어요.”

“어쩔 수 없지. 스케줄은 바빠지는데 보러오는 팬들은 적어지고, 빌린 공연장도 작아지니까.”

“그렇죠. 보러 온 팬들 대부분이 한류 팬이거나 교포 2세, 유학생이었으니 말 다 했죠.”

“그래도 유학생이 친구들 많이 데려왔더라.”

“팬미팅이라고 해서 춤 연습 열심히 했는데.”

“바쁘게 준비하느라 고생했죠. 특히 지연이랑 지한이가.”

옆에서 얌전히 듣고 있던 남매가 의아한 듯 고개를 기울였다.

“우린 별로 안 힘들었어요.”

“맞아요. 우리보다 춤 배우느라 형 누나들이 고생했죠.”

“크흑. 서진이 형, 연지 누나! 들었어요? 말하는 것도 너무 예뻐!”

“하운아 너는 어째 가면 갈수록 주접이 느는 것 같구나.”

“앗. 들켰어요? 사실 저 <오싹한 집> 때부터 지한이 팬이었어요.”

“그랬어?”

“그랬니?”

하운의 말에 모두가 깜짝 놀란 얼굴을 했다.

이때까지 그런 내색을 전혀 안 보여서 그런 줄도 몰랐다.

주접을 숨긴 걸 보면 백하운도 연기자긴 연기자구나.

의외의 곳에서 하운이 배우란 사실을 확인했다.

“진짜 드라마 촬영부터 포상휴가에 대륙별 팬미팅까지. 너무 긴 시간이었어요.”

“회사에서도 해외 인지도만 아니었다면 이런 일정은 시키지 않았을 거야.”

“맞아. 지금도 하루에 CF가 몇 십 건씩 들어온다고 하던데.”

“아마 저 두 사람은 우리보다 더 많이 들어오겠죠?”

“아마도.”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토크쇼도 쟤들 둘만 나가잖아.”

세 배우의 시선이 나란히 앉아 있는 남매에게 향했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회포를 푸는 자리에서 이렇게 많이 시선을 받을 줄 몰랐는데.

이런 얘기도 조심스럽게 하는 걸 보니 우리가 많이 편해지긴 한 모양이다.

우리도 드디어 연예인 지인이 생기는 건가?

한성이와 지수 외에 처음 생긴 지인들이다.

탁!

하운이 맥주잔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이번에 알았어. 미국은 아직도 어마어마하게 높은 벽이라는 걸.”

팬미팅은 사실상 지연과 지한의 팬미팅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신인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던 세 사람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낯설고 배타적인 땅에서 성공한 아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특히 오지한의 팬이었던 하운은 이번 기회에 더욱 지한에게 빠져든 것 같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야.”

“막내 주제에 건방져. 내가 먼저야.”

“그래도 우리 중에는 내가 제일 빨리 뜨지 않을까?”

“서진이 형!”

“지지 않을 겁니다.”

세 사람이 의지를 불태웠다.

저 사람들이라면 할리우드 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의 마음을 끝까지 가지고 간다는 가정하에.

“얼마든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도 지한이랑 같이 기다리고 있을게요.”

“따지고 보면 지연이는 우리랑 같은 입장 아니야? 할리우드에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잖아.”

“하운아, 지연이는 우리랑 달라.”

“내 생각도 그래. 사실 벌써 할리우드 데뷔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안 한 게 아닐까?”

“에이. 형. 할리우드가 어디 말처럼 쉽나요?”

“하하하. 그렇지? 그런데 나도 모르게 지연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제 생각도 그래요.”

“연지 누나도?”

…어떻게 알았지.

애런이 내 할리우드 데뷔를 호시탐탐 노렸다는 걸 알고 말한 건가?

지연이 애써 표정을 감추고 있을 때 지한이 누나의 입에 멜론을 가져갔다.

“누나 멜론 맛있어. 어서 먹어. 좋아하잖아.”

“고마워.”

음. 멜론이 참 달구나.

모르겠다, 알아서 생각하라지.

우물우물

* * *

“이분들을 모시기 위해서 저희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를 겁니다. 무려 5년 넘게 콜을 보냈으나 한 번도 대답해 주지 않던 별 중의 별, 한국에서 온 두 분을 모셨습니다. 모르는 분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각자 소개를 해 주시죠.”

“안녕하세요, 오지한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연입니다.”

꺄아아아아악

짝짝짝짝짝

“정말 보기 힘들었어요.”

“저희도 정말 래먼쇼에 나오고 싶었어요.”

“오, 정말요?”

“네. 당신의 쇼가 미국 넘버원 토크쇼 프로그램 아닌가요?”

“이런! 맞아요. 제 쇼가 넘버원이죠. 두 분이 공증하신 겁니다.”

“보증을 하는 건 좀.”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해서요.”

하하하하하하

“두 분이 아직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네요. 혹시 여기 법정 대리인분이 와 계신가요? 이따가 두 분 대신 사인 좀 하고 가세요. 안 돼요? 이거 아쉽군요.”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지만 래먼은 혼자 훌륭하게 대화를 만들었다.

왜 그가 오랫동안 토크쇼 프로그램을 이끌 수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오스카에서 상을 받았을 때도, 빌보드에 올랐을 때도 오지 않으시던 분이 이 영상 하나 때문에 여기 나오셨어요.”

“모두가 아는 그 영상 말이죠?”

“네. 맞아요.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저희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앨런의 말과 함께 뒤쪽에 있던 커다란 화면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틀어졌다.

방청객들은 이미 본 영상이지만 다시 한번 영상을 보고 감탄했다.

아직도 둘을 감싸고 헤엄치는 물고기 무리들이 CG가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말 대단하네요! 저 장면이 CG가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워요. 사실 두 분을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지연과 오지한이라는 사람은 가상의 인물인 줄 알았어요. 워낙 모습을 안 비추니 말이에요. 게다가 그 얼굴! 지금 제 앞에서 CG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네요.”

“음. 오해가 있네요. 우선 그동안 나오기 싫어서 안 나온 게 아니에요.”

“맞아요. 저희도 토크쇼를 정말 좋아해요.”

“그럼 어떤 사정 때문에 그동안 그 파괴력 있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거죠?”

“별거 아닙니다. 우리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이죠.”

“맞아요. 특히 제 동생은 아직도 어리죠.”

“이제 몸은 다 컸는데.”

꺄아아아아악!

방청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꽁꽁 싸매고 있는데 몸은 다 컸다는 말에 반응하는 걸 보니 상의를 탈의한 동생의 몸을 상상하는 게 분명했다.

“미성년자가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우린 낮에 녹화하는데 미성년자라고 안 나온다니 이해가 안 되는군요.”

“래먼쇼가 너무 자극적이잖아요? 애들 교육에 안 좋다고 우리 보호자께서 말하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어요.”

“이런. 어른들의 토크가 너무 자극적이었군요. 이해합니다. 두 분이 만든 기록 때문에 아직 어리다는 사실을 깜빡했어요.”

래먼이 두 손을 들고 미안하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얼굴이나 눈빛에서 아직 어린애로 보는 듯한 짓궂은 태도가 엿보였다.

“이래 봬도 경력이 10년이 넘어가는데 말이죠.”

“와우. 벌써 10년인가요? 처음 지한이 할리우드에 데뷔했던 게 생각납니다.”

“데뷔 작품을 아세요?”

“모르는 팬도 있나요? 여기서 지한의 첫 할리우드 작품 이름을 모르는 사람 있습니까? 손 들어보시죠.”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간간이 도 나오는 걸 보니 다들 첫 작품을 봐 준 모양이다.

“지연도 몇 년 차죠?”

“데뷔한 지 8년이 됐네요.”

“이런! 거의 인생의 반을 가수로 살았군요.”

“이제 배우의 길도 가고 있지만요.”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부러워요. 이번에 화제가 된 영상 이후에 한국의 한 방송사에서 풀 영상을 공개했다고 들었어요. 거기서 지연의 연기를 볼 수 있겠죠?”

“맞아요.”

“저기 나오는군요.”

래먼의 말에 뒤를 돌아보니 KBC에서 용케 영상을 구매했는지 우리가 찍은 영상이 하이라이트만 짧게 재생되고 있었다.

“세상에, 신이시여. 지연. 오늘 폐호흡 하는 데 불편함은 없으신가요?”

“전혀 문제없습니다.”

“누나가 가출을 많이 해서 이젠 인간처럼 자연스럽죠.”

“말괄량이 누나를 둬서 고생이 많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이런.

미국에서 보여준 내 첫 연기가 철부지 인어라니.

지연이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드라마 찍고 난 후, 휴가지에서 찍은 영상인데요. 팬들이 저 영상을 많이 좋아해주셨죠.”

“한국에서는 드라마를 찍고 단체로 휴가를 간다면서요?”

“가기도 하고 안 가기도 하죠. 보통 배우들은 다음 스케줄이 바빠서 못 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인기인이란 어쩔 수 없죠.”

어? 와아아아아!

아하하하하하!

그때 갑자기 웃음이 터진 방청객들 때문에 대화를 하던 세 사람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뒤에는 인기인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초라한 모습인 남매가 화면에 나와 있었다.

“하하하. 저게 뭔가요!”

“재미있죠? 한국에 있는 팬들이 합성해 준 거예요.”

“쓰레기 봉지를 입고 런웨이 하는 모습을요?”

“그게 제가 너무 잘생겨서 뭘 입혀놔도 멋있다는 의미로 저런 사진을 합성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쓰레기 봉지를 씌워도 드레스 입은 것 같은 태가 날 거라고 저렇게 만들어 놨지 뭐예요.”

“오! 이해합니다. 둘의 얼굴은 이 세계가 낳은 기적이니까요. 그리고 저 몸! 세상에 도대체 몸에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우린 저 사진을 보고 조각상이 살아난 줄 알았어요.”

“제가 좀 잘생기긴 했습니다. 어때요? 래먼이라면 절 어느 박물관에 보내겠습니까?”

“당연히 루브르죠.”

꺄아아아아악!!

자신만만한 동생의 대답에 관객석에서 높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래먼 역시 자신의 질문에 유쾌하게 답한 지한을 보고 빵빵 웃음을 터트렸다.

“아 이렇게 재밌는 분이신지 몰랐는데 왜 이제 나오신 겁니까.”

“말했다시피 미성년자니까요.”

“도대체 언제 성인이 되는 겁니까?”

“앞으로 2년 후에요?”

“2년 후에 다시 한번 모셔야겠군요.”

래먼이 해부라도 하는 것처럼 집요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글쎄요. 그때까지 래먼쇼가 멀쩡하다면요.”

“2년 동안 신부처럼 정갈하게 살아야겠군요.”

“그러면 래먼이 아니지 않나요?”

하하하하하하!

* * *

토크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새 마지막이 다가왔다.

우리도 방청객도 아쉬워하고 있을 때 래먼이 마지막 질문을 했다.

“좋습니다. 여기 모셨으니 이건 확인해 봐야겠죠? 차기작 준비된 게 있습니까?”

“아쉽지만 없어요.”

“이런. 정말 아쉽네요.”

“다만,”

여지가 있는 지한의 말에 래먼과 방청객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이번에 한국에서 누나와 같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엄청 좋았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누나와 함께 찍고 싶어요.”

“세상에! 이런 시스콤 같으니라고. 너무 좋은 생각이에요.”

“시스콤은 너무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누나랑 호흡이 잘 맞아서 같이 찍고 싶은 건데.”

“그 얼굴로 누나라고 하는 건 반칙 아닙니까?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연상이 넘어가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글쎄요?”

지한이 카메라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아무 말 없이 카메라를 보기만 하는 데도 보는 사람의 볼을 붉히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이런. 졌습니다. 모든 연상이 아니라 모든 여자들을 넘어가게 만드는군요. 오늘 제 쇼에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기작에서 두 분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즐거웠어요.”

짝짝짝짝짝짝

드디어 녹화가 끝났다.

래먼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다음에도 제 쇼에 나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래먼이 직접 섭외도 하는 거예요?”

“이런 톱스타를 모시기 위해서라면 두 발로 나서야죠.”

유쾌하게 말하는 그를 보니 그가 왜 토크쇼 1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저희도 재밌었어요.”

“하하. 다행이네요. 만약 불쾌했다면 이곳저곳에 숨어있는 두 분의 팬들에게 습격을 당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지 않을 겁니다.”

팬에 대한 신뢰가 담긴 눈으로 대답하자 래먼이 빙그레 웃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아! 잠시.”

뒤돌아 가려는데 래먼이 우릴 불러 세웠다.

그가 어디로 손짓하자 스태프 한 명이 종이와 펜을 들고 왔다.

“사인 좀 해 주고 가시죠.”

“좋아요.”

“우리도 래먼의 사인 주세요.”

“영광입니다.”

서로의 사인을 주고받은 뒤 우리는 헨리와 엠마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헨리, 엠마! 잘 봤어요?”

“그래. 특등석에서 아주 잘 봤어. 너희 둘 다 말을 잘 하더구나.”

“헨리도 나도 아주 재밌게 봤어. 어서 본방송을 보고 싶어졌단다.”

“같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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