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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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진 일정에 오늘도 늦게 귀가하는 중인 지연이 어두운 차 내부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은주에게 말했다.

저 언니 안 그래도 요즘 잠을 못 자서 눈이 뻑뻑하다고 하드만 저러다가 눈 버리겠어.

“언니 어두운 데서 보지 마.”

내가 그거 해 봤는데

눈 완전 나빠져.

30살일 때 침대 밖에 나가지 않았던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침대에 누워서 하루 종일 핸드폰만 보는 것이었다.

그게 시간이 잘 가더라고.

불도 안 켜고 보는 바람에 눈이 완전 맛 갔다는 게 함정이지만.

아무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조언에 은주가 알았다고 말하며 화면을 껐다.

“언니, 콘서트 준비는 잘되고 있지?”

“그럼 네가 그렇게 열심히 댄서들이랑 준비하는데 나머지는 우리가 잘해야 하지 않겠어? 걱정 마. 두 번, 세 번이 아니라 열 번, 스무 번 보고 있으니까.”

“응.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팬들이니까 서운하지 않게 굿즈랑 그런 것도 충분히 준비해 줘.”

“알았어. 한 번 더 체크할게.”

“암표! 나 싫어하는 거 알지?”

“홍보팀이랑 같이 모니터링 빡세게 할 준비하고 있어. 되팔이 하는 놈들 거는 바로 무효화시킬 거고, 예매 사이트에도 말 단단히 해 뒀어.”

“요즘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예매 사이트 때문에 말 나오는 거 알아?”

“알지. 하지만 걱정 마. 우리 사장님이 누구냐. 네 콘서트에 오물 하나라도 튀게 할 분이시니?”

아…. 사장님.

회사 말단 직원들도 아는 공 사장의 남매사랑 때문에 지연이 조금 아연한 얼굴을 했다.

어쩌자고 회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우리 지연이, 우리 지한이, 우리 애들이~’ 같은 말을 하신 겁니까.

남 비서님이 그동안 차가운 사장님의 이미지를 지켜주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데.

하지만 이미 까발려진 공 사장의 팔불출에 지연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사장님이 예매 사이트를 가만히 두실 분이 아니시지.”

“그렇지. 아! 그리고 이번에도 영상팀 준비했어!”

“또 DVD 만들게?”

“어쩌겠냐. 회장님이 좋아하시는데.”

아…. 회장님!

주민의 아버지이자 HJ그룹의 회장인 태산까지 남매에게 팔불출이라는 사실이 널리 퍼져 버렸다.

왜 그런 사실을 널리 퍼지게 하셨어요.

공씨 일가도 아닌데 어쩐지 그쪽의 일원이 된 취급을 받은 지연이 주민과 태산의 이미지를 걱정하며 집으로 향했다.

부디 다른 곳에는 두 분의 팔불출이 널리 알려지지 말기를!

과연 지연의 바람대로 될지 두고 볼 일이었다.

121. 아시아투어 (2)

콘서트.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자신을 좋아해 주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

그건 모든 가수들의 꿈이자 염원일 것이다.

그 강렬한 감동에 콘서트에 중독될 것 같다고 표현하는 가수들도 많았다.

지연은 1년 동안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 컴백과 동시에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아시아 투어의 첫 시작은 서울이었다.

오랜만에 활동을 개시한 지연 덕에 긴 겨울을 났던 연바라기 회원들은 봄을 맞은 듯이 기지개를 켜고 활동했다.

-(경)지연의 첫 아시아 투어를 축하합니다.(축)

└와 맨날 전국 투어, 일본 투어, 중국 투어만 하더니 이제는 우리 지연이가 아시아 투어까지!

└하악. 너무 조아.

└그런데 서울 공연 이틀밖에 안 함

└안 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연아 언니 똥손이야! 더 늘려줘

└돈이 있는데 왜 티켓을 못 사! 얼마면 돼!

└└님 돈이면 다 된다니. 탑엔터 되팔이 단속 심한 거 모르심?

└└ㅁㅈㅁㅈ 우리 사장아빠한테 걸리면 님 탈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젠장

└이날을 위해 준비했다. 지연아 네가 어디든 따라갈 준비가 다 됐어^^

└└님 일 안 해여?

└└└며칠 전에 퇴사함^^

지연의 본업 활동 소식에 팬들은 전부 환호하며 날뛰었다.

다른 팬덤에 비해 유독 충성심이 넘치는 지연의 팬클럽 회원들은 지연의 활동과 동시에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쓸 준비가 되었다며 아시아 투어를 따라다닐 생각까지 했다.

모처럼 좋은 소식에 모두가 화기애애하게 지연의 콘서트 소식을 기뻐하고 있을 때 한 가지 소식이 회원들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다.

└미친미친미친 얘들아 지금 당장 이거 봐봐

[속보] 지연, 새 앨범 ‘Release’ 티저 공개

└지연아 나 죽어!!!!!

└미친 이게 무슨 일이고. 지연아 떡밥이 넘쳐서 배 터지겠다! 더 내줘!

└└배 터져도 좋아! 더 줘!

└까악까악까악까악까악까악까악!!!!!!!

콘서트 제목이 ‘Release’인 이유가 이거였나!

아시아 투어 소식에 날뛰던 팬들은 이제 불판 위의 오징어가 된 것처럼 거세게 움직였다.

“미친 티저라고?”

그건 올해 갓 회사원인 된 수정 역시 다르지 않았다.

회사에 와서 업무 적응을 하기에도 바쁜 시기에도 수정은 지연의 콘서트 소식을 놓치지 않았다.

마침 직장인 팬들도 배려한 금, 토 양일이었다.

‘세상에 우리 애는 어쩜 이렇게 생각도 깊지?’

머리도 천재에 본업도 천재. 게다가 얼굴까지 천재인 지연의 팬인 수정은 7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방송국 방청권에 당첨되어 연말 무대를 보러 간 그날.

수정은 무대 위에서 지한과 함께 백귀야행 스페셜 무대를 한 지연을 보고 홀딱 반했다.

그 후 지연이 매년 활발하게 활동을 해 주었어도 수정의 머릿속에는 그날의 무대가 여전히 1순위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꼭 가야 해.”

아직 입사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기지만 수정은 이 을 기다렸다.

최고급 게임 사양으로 데스크탑을 구매하길 잘했다.

비록 갚아야 할 카드값이 빠듯했지만 오늘을 생각하면 잘한 일이었다.

“수정 씨. 오늘 점심은 뭐 먹을래요?”

“아! 저는 일이 있어서 점심때 볼일 좀 보고 올게요.”

“그래요? 아쉽네요. 우리 근처 새로 생긴 돈까스집 가려고 했는데.”

“다음에 같이 가요.”

“알았어요. 점심 잘 먹어요.”

“네. 식사 맛있게 하세요.”

점심시간이 되자 같이 밥 먹는 회사 동료들이 수정에게 점심 메뉴를 물었지만 수정은 사양하고 자리를 떴다.

점심때는 지연이의 새 앨범 티저를 반복해서 시청해야 한다.

아직까지 자신이 지연의 팬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기에 오늘 점심을 따로 먹는다고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샌드위치 집으로 온 수정이 후딱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폰을 들었다.

“크흡!”

동영상 썸네일을 보자 수정이 입을 틀어막았다.

이번에도 대작의 냄새가 났다.

잠시 다른 자리에 있던 손님이 수정을 힐끗 바라봤으나 그런 시선도 눈치채지 못한 수정이 경건한 마음으로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을 재생하자 유럽의 오래된 고성 같은 곳이 휘몰아치는 눈발 속에 우뚝 서 있었다.

차갑게 얼어붙은 얼음 성이 확대되고 제일 높은 탑으로 향하자 쇠창살 같은 창문이 나타났다.

창문이 열리고 시점이 변환하여 고성 내부를 비추자 오랫동안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것처럼 여기저기 짙은 먼지가 내려앉은 것이 보였다.

빛바랜 고성을 탐방하던 화면이 이윽고 두꺼운 철문을 비췄다.

쿵-!

무언가가 문에 부딪히는 것처럼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철문에 쌓여 있던 먼지가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내렸다.

쿵-! 쿵-!

문이 흔들릴 때마다 수정의 심장 역시 크게 뛰었다.

문 너머로 무언가가 있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문 뒤의 존재에 수정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여 마른 입술을 핥았다.

쿵-! 콰앙-!

안에 있던 존재의 힘을 이기지 못한 철문이 마지막 굉음과 함께 쓰러졌다.

어둠 속에서 그 속에 갇혀 있던 존재가 눈을 떴다.

저벅

문밖으로 해방된 존재가 걸어 나왔다.

그가 반은 어둠 속에 반은 빛 속으로 빠져나왔을 때 강렬한 멜로디와 함께 노래가 흘러나왔다.

[♬Let U Free♬]

아수라백작처럼 반만 빛 속으로 빠져나온 지연의 붉은 입술이 얇은 호선을 그렸다.

[ ‘Release’

2011. 4. 5 18:00]

“꺄, 흡!”

하마터면 음식점에서 까마귀 소리를 낼 뻔한 수정이 간신히 입을 틀어막았다.

입을 막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수정은 곧 가게 안에 있는 다른 이들이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면에 집중했다.

‘세상에 우리 지연이 머리가 이게 뭐야! 너무 멋있잖아!’

빛 속에 드러난 머리의 반이 피에 물든 듯 붉었다.

매혹적인 붉은 머리카락과 붉은 입술 그리고 짐승의 눈동자처럼 샛노란 눈을 본 수정은 자신이 맹수 앞에 선 먹이가 된 듯 심장이 크게 뛰었다.

‘아니 또 이런 컨셉을 찰떡처럼 소화해 주시다니. 너무 좋아악!!!’

밖에서 크게 소리칠 수 없었던 수정이 내적 비명을 지르며 지연의 영상에 달린 댓글을 빠르게 훑어 내렸다.

└지연아 나 죽어-!

└세상에세상에세상에세상에세상에

└미친!!!!!!! 미친!!!!!!!!!!! 미치인!!!!!!!!!!!!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가운 도시의 팀장님이었던 지연이 이 영상 속에서는 짐승녀로 등장했고요. 어휴 컨셉 너무 잘 어울려서 식은땀 나여 언니.

└와 언니 빨간 머리 뭐예요. 너무 잘 어울리자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런 미모를 가둬뒀다니 누가 가뒀는지 몰라도 내가 머리채 잡으러 간다.

└어떡해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앨범 빨리 내줘여ㅠㅠㅠㅠㅠㅠ

└무비 제발. 무비도 빨리 내 줘요! 현기증 나!!!!!!

└나는 아직 최한영 팀장님을 보내지 못했는데 티저 보니까 보내줘야 할 거 같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정이 댓글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수정의 테이블에는 그녀가 주문한 샌드위치와 음료가 나와 있었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수정은 바쁘게 댓글을 탐독했다.

후다닥 읽은 수정은 또다시 다른 창을 켜 타임라인을 살폈다.

벌써 존잘님들이 티저 영상으로 움짤을 만들어 온 게 보였다.

-지연 Release 움짤

(지연아_나_죽어.gif)

(미안합니다_최_팀장님.jpg)

(지연_감옥탈출.jpg)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지연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도시여자 지연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맹수 지연이도 좋다는 걸 깨달았다ㅠㅠㅠㅠㅠㅠ

└님들 왜 지연이 얼굴만 얘기해여! 우리 지연이 이번 노래도 미쳤다고!

└└당연한 걸 왜 입 아프게 얘기함?

└└렛츄프리 들었음? 지연이 영어발음 개 섹시해!

└└뮤비내놔. 탑엔터 젭알. 내가 이렇게 빌게.

└└└사장님 혼자만 좋은 거 보지 말고. 제발 같이 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타임라임도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 와중에도 지연의 인기에 질투하는 댓글들이 몇몇 보였다.

└컨셉 별로.

└짐승녀가 뭐임ㅋㅋㅋㅋㅋ개웃기네

└느그 지연이 컨셉질 그만해

└으. 언제까지 컨셉질 봐 줘야 함? 너무 과함.

└똑똑한 거 맞음? 저게 통할 거라고 들고 온 컨셉인가?

└이번엔 퍼포먼스로 가나본데 지연 춤 잘 춤?

└못 추던데?ㅋ

“이 미친 것들이,”

수정이 이를 악물었다.

컨셉질이라니!

저세상 컨셉을 들고나오는 요즘 아이돌들에 비하면 완전 찰떡인데.

그리고 우리 애 춤을 보긴 한 거야?

저거 다 우리 지연이가 이것저것 다 잘 소화하니까 질투해서 그런 거야!

머리로는 그렇게 알고 있음에도 가슴은 분노로 진정하지 못한 수정이 손을 빠르게 움직여 캡쳐했다.

캡쳐한 것을 탑엔터 법무팀으로 보내면 알아서 처리해 줄 거다.

예전에 분별없이 악플 달던 것들이 탑엔터 법무팀의 고소로 우후죽순 사라져 지연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이 줄어들었지만 저런 것들은 죽지도 않는 잡초처럼 매번 찾아왔다.

‘인생은 실전이란 걸 보여주지 이 방구석 찐따들아!’

우우우웅!!

바쁘게 화면을 터치하고 있던 수정이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손을 멈추지 못하고 통화를 받아버렸다.

“여, 여보세요?”

-수정 씨 어디야? 점심시간 끝나기 10분 전인데 아직도 밖이야?

“헙!”

동료의 전화에 수정이 식당 내부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수정이 테이블 위에서 식어가던 샌드위치와 음료를 챙겨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가요!”

-응. 빨리 와.

통화를 종료한 수정이 뛰어나갔다.

미리 결제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수정이 회사로 뛰어갔다.

* * *

“지연아! 축하해!”

미니앨범 공개와 동시에 지연은 주요 음원 차트에 집입했다.

은주가 순조롭게 차트에 입성한 지연을 보고 여전한 그녀의 인기를 실감했다.

역시 우리 회사의 에이스!

1년 쉬었다고 클라쓰가 어디 가는 건 아니구나.

“고마워 언니.”

“그런데 지연이 너는 언제 봐도 참 침착해.”

“뭘.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만 집중하는 거지. 이제 쇼케이스잖아?”

“그렇지. 그래. 쇼케이스에 집중해야지.”

“그거 끝나면 음방이고, 거기다가 팬사인회에 라디오까지. 어휴. 바쁘다 바빠.”

“이게 다 지연이 널 찾는 곳이 많아서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아시아 투어 끝나면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가 있을 거다.”

“내 생일 땐 쉴 수 있겠지?”

“물론이지.”

그거까지 고려한 일정이다.

지연의 복귀를 기다리며 2팀에서 머리를 쥐어 짜내어 만든 최적의 스케줄이다.

이제 이 모든 일정이 서막이 시작된다.

은주가 긴장한 얼굴로 헤어와 메이크업을 점검하고 있는 지연에게 물었다.

“자신 있어?”

“언니. 나 지연이야.”

자신감 넘치는 지연의 발언에 은주가 걱정했던 것도 잠시 곧 평소의 은주처럼 활기찬 모습이 되었다.

그래. 눈앞에 있는 이가 누구던가.

대한민국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새겨가고 있는 이였다.

지연이 없는 1년 동안 다른 가수들이 치고 올라오느라 잠시 잊고 있었다.

2005년부터 여성 앨범 판매량 독보적인 1위

콘서트 티켓 5년 연속 매진

여성 솔로 가수 단일 팸덤 규모 1위

할리우드 OST 의뢰

음원차트 줄 세우기 단골

이 모든 것이 바로 올해 겨우 20살이 되는 지연이 세운 기록이다.

“좋아써! 가보자고!”

“은주 언니. 이번에도 잘 부탁해.”

“나만 믿어!”

은주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지연이 저 기록을 세울 동안 그 옆에는 은주가 항상 함께했다.

이제 어떠한 돌발 상황이라도 대처할 수 있었다.

아시아 투어까지 D-25

두 사람이 기합을 넣었다.

* * *

웅성웅성

지연의 쇼케이스에 당첨된 팬들이 조금 전 공개된 음원을 들으며 다들 들뜬 기색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곡 봤어요?”

“미친 저는 욕 나왔잖아요.”

“우리 지연이는 어쩜 이렇게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거죠?”

“지연이는 신입니다. 연멘. 매일 기도합시다.”

“연맨”

지연을 중심으로 하나의 광신도들이 모이려는 순간 조명이 어두워졌다.

무언가 시작되려는 것 같은 느낌에 웅성거리던 팬들도 하나둘씩 입을 다물고 무대 위를 주시했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배경처럼 있던 커다란 화면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티저 때 봤던 그 성이다!’

지연이 갇혀 있던 성이 나타나자 팬들은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쿵-! 쿵-!

화면이 곧 부서질 것 같은 철문을 조명하자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졌다.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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