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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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그래서 함께해 줄 거야 말 거야?”

“그야. 당연히.”

한길의 얼굴이 서서히 가까워졌다.

다가오는 한길의 얼굴을 피하지 않은 다온의 입술에 한길의 입술이 맞닿았다.

가볍게 닿은 두 사람이 입술이 떨어지고 눈이 멀 것 같이 환한 한길의 얼굴이 화면 가득 잡혔다.

“함께할게.”

달콤한 허락이 떨어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악! 장미나! 왜 갑자기 소릴 질러.”

“그치만 우리 지한이가! 지한이가 키스를 하다니!”

“아, 누나아! 저게 무슨 키스야. 그냥 입술 좀 닿은 건데.”

“로맨스 드라만데도 실수로 뽀뽀하거나 술 먹고 뽀뽀한 게 다였잖아! 그런데 마지막에 이렇게 달달한 키스라니!!”

“뽀뽀라니까!!!”

지한이 소리치는 미나에게 반박했다.

귀끝이 조금 붉은 걸 보니 부끄러운 모양이다.

현실에 있는 내 동생도 다 컸구나.

뽀뽀도 다 해 보고.

지연이 아련한 얼굴이 되어 동생을 바라봤다.

“뭐야. 누나도 왜 그런 표정이야. 미나 누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줄 알고?”

“…됐어. 송 작가님도. 뽀뽀는 빼 주시지.”

“오구구. 우리 지한이 부끄러웠어요? 그래도 명색이 로맨스 드라만데 송 작가님이 마지막에 밀어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 나였다면 마지막이 뭐야. 흐흐흐흐흐.”

“언니라면 언제 넣을 건데?”

“당연히 1화부터 넣어야지. 그리고 마지막은 찌인한 씬을 쓸 거야.”

“누나!!”

“미나야. 지한이 아직 미성년자다. 너 성추행으로 잡혀가고 싶니?”

“그럴 순 없지. 그럼 이 얘기는 우리 지한이가 20살이 되는 날 다시 하는 걸로 할까?”

“됐어!”

음흉한 미소를 짓는 미나를 피해 지한이 인절미를 품에 안고 방패로 써먹었다.

잘 엎드려 있다가 갑자기 봉변을 당한 인절미가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뒤로 뺐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지연이 푸흐흐 웃으며 모짜를 쓰다듬었다.

“모짜야. 언니 드라마 끝났어. 어때?”

냐앙

모짜가 지연의 손을 핥았다.

지연의 첫 드라마가 끝났다.

119. 그곳에 신이 있었다.

[‘친구 이상, 연인 미만’ 해피엔딩, 오지한을 선택한 채소담!]

[김석현, ‘윤민호를 떠나보내기 아쉬워.’ 인생 캐릭터라고 소감 밝혀.]

[노래도 잘해, 연기도 잘해! 가수 지연의 새로운 발견]

[오지한 이번에도 터트린 시청률 보증수표!]

[‘친구 이상, 연인 미만’ 월화극 1위 화려한 종영]

[오지한을 잡아라! 오지한의 차기작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1년 사이에 부쩍 성숙한 매력을 가진 남매를 보고 대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20-30대의 젊은 층을 노리는 제품들도 지한이와 지연이에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이번 드라마로 아이들의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영훈이 연습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지연아! 지연아! 대본 가져왔어.”

“? 무슨 대본?”

“응? 차기작 들어가야지.”

“나 앨범 준비해야지. 컴백 안 해? 그리고 나 8주년 콘서트도 코앞인데?”

“아니 이렇게 널 부르는 데가 많은데 어떻게 안 할 수가 있어.”

영훈이 들고 있던 대본을 소중하게 품에 안은 채 허망하게 말했다.

저러다 울 것 같아서 지연이 영훈을 골려주는 걸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특별히 오빨 봐서 해 준다. 컴백 준비랑 같이 할 수 있다면 뭐든 괜찮아.”

“정말이지?”

영훈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저렇게 단순해서야.

이쪽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굴러먹은 인간이 맞을까?

여리디여린 영훈을 떠올린 지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벌컥!

“에헤이. 실장님. 지연이는 제 담당이라고요!”

“이 팀장 왔어?”

“지연이 드라마 한 번 찍게 해 줬으면 됐지 왜 또 뺏어가려고 하세요. 우리 지연이 콘서트 준비에 컴백 준비에 바쁘거든요?”

“아니 지연이 바쁜 건 나도 알지. 하지만 이 팀장 지연이 연기력이 얼마나 좋은 줄 알잖아.”

“알죠! 하지만 우린 1년 전부터 지연이 컴백이랑 콘서트 준비 중이었다구요!”

“난 10년 전부터 지연이 연기자 데뷔를 기다렸다고!”

“하지만 지연이는 가수라고요!”

“같이 좀 하면 되지! 요새 아이돌로 데뷔해서 연기자로 빠지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잖아!”

“배우팀에는 지한이 있잖아요. 왜 우리 가수팀 에이스를 뺏어가려고 하는 거예요!”

워어. 두 사람 모두 진정해.

이러다 싸우겠어.

자신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두 사람을 보고 지연이 손을 들었다.

“STOP!”

멈칫!

단전에서부터 올라온 우렁찬 성량에 목에 핏대까지 세우던 두 사람이 멈췄다.

“싸울 거예요?”

“아니….”

“미안….”

“제가 안 한다고 했어요? 하긴 한다고 했죠?”

“네에.”

“응.”

“영훈 오빠. 나 분명 컴백활동에 방해만 안 되면 한다고 했어.”

“으응. 그렇지.”

“은주 언니. 내가 먼저 말한 거야. 내가 하겠다고 했어.”

“어어. 미안해.”

“자, 그럼 두 사람 화해해요.”

“미안합니다, 이 팀장.”

“아니에요. 저도 소리 키워서 죄송합니다.”

지연의 중재에 다 큰 어른들이 서로를 마주 보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밖에 가면 나도 이제 어엿한 실장급인데 지연이의 앞에 서면 어째서 맨날 이렇게 위축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전부 맞는 말이라 10년에 가까운 연차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라도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럼 두 사람이 내 스케줄 합의 봐요. 되도록 전부 다 할 거니까.”

지연이 내민 당근에 영훈과 은주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머리를 맞댔다.

저렇게 금방 힘을 합칠 거면서 왜 싸웠는지 몰라.

뭐, 나랑 지한이가 1년 동안 쉬면서 많이 힘들었으니까 이번만은 나도 지한이도 아무 군말 없이 언니랑 오빠가 바라는 건 되도록 전부 다 들어줄 생각이다.

기다려줬던 팬들에게 보답도 해야 하고.

‘이번 콘서트에서 곡 순서는 끝까지 신나는 걸로 해봐야지.’

그렇게 하려면 체력을 조금 더 길러야 하긴 하지만 1년 전에 비해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수능공부를 하면서도 공부는 체력이라며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게 도움이 된 거 같다.

콘서트에 지한이도 써 볼까?

드라마에 출연하는 걸로 지한이 부탁도 들어줬으니 나도 지한이 좀 부려먹어야지.

지연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걸렸다.

* * *

영훈 오빠와 은주 언니가 머리를 맞대더니 둘이 각각 명품 브랜드 광고를 하나씩 가져왔다.

“광고?”

“어.”

“프랑수와에서?”

“응. 프랑수와에서.”

뭐든 다 하겠다고 했더니 영훈 오빠가 뜻밖의 광고를 가져왔다.

아니 국내 화장품 브랜드나 식품 광고면 연령대도 맞으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뜬금없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광고라니?

“오빠, 어떻게 구해 온 거야?”

“내가 구한 게 아니라 거기서 연락이 온 거야.”

“엥? 왜?”

“나도 그게 궁금해서 그쪽 사정을 알아보는 중이야.”

“또 남 비서님한테 부탁했어?”

“그럼. 그거 아니고는 내가 그쪽 사정을 잘 알고 있을 리가 없잖아.”

“오빠도 실장 단 지 좀 됐는데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맡은 S급은 너랑 지한이가 다다. 너네 둘 커버하는 걸로도 힘들어. 그 외는 아직 그 정도 명품 브랜드에 러브콜을 받을만한 급은 아니고.”

남 비서님이라면 잘 알아 오겠지.

“아무튼 드디어 너희들에게도 이런 제안이 들어오는구나.”

“너희들? 아. 그럼 그렇지. 역시 지한이랑 같이 들어온 거구나?”

“맞아. 지한이랑 같이 하는 거야.”

“어쩐지. 지한이 때문에 들어온 제안이구나?”

“일단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 이번 드라마에서 다들 지한이 잘 컸다고, 이제 어엿한 남자 배우 같다고 했잖아.”

“지한이가 좀 많이 크긴 했지? 요새 턱선도 좀 갸름해진 거 같고, 키고 컸고, 몸도 좋아졌지. 아니, 그런데 형석 아저씨는 도대체 애한테 어떤 운동을 가르쳤기에 몇 년 사이에 지한이 몸이 근육질이 됐을까? 어깨도 떡 벌어지고.”

“뭐, 어때. 남자가 어깨 넓으면 좋은 거지. 덕분에 이번에 모델 씬 촬영할 때에도 핏 좋다고 엄청 난리였잖아. 지금도 인터넷에 지한이 짤이 돌아다니는데. 아무튼 그거 말고도 광고 엄청 많으니까 다 해 줘야 한다. 알았지?”

“알았어.”

몇 번을 말하는 건지.

신신당부를 하고 나가는 영훈을 보면서 지연이 파리를 쫓듯 손을 내저었다.

그러나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영훈이 또 들어왔다.

“그러니까 진즉에 우릴 노리고 있었다고?”

“그렇대.”

그가 가져온 소식은 남 비서 아저씨한테 맡겼다던 그 내용이었다.

“왜?”

“아시아에서 너희들 인지도가 장난 아니니까. 동양인으로서 둘 모두 미국에서 활약하는 게 대단한 일이니까.”

“지한이면 몰라도 나는 아직인데?”

“할로윈만 되면 너희들 노래가 전 세계에 울려 퍼진다. 그거뿐이냐? 저번에 지연이 네가 부른 OST 있지?”

“아아. 그거?”

“OST로 부른 영화가 대박이 났으니까 더더욱 그렇지.”

“네 노래가 들어간 영화마다 대박이 나니까 할리우드 쪽에서도 너한테 작업 의뢰가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 줄 알아? 내가 그때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얼마나 진땀을 빼야 했는데!”

말하면서 또 다시 그때의 고생이 떠올랐는지 영훈의 눈썹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아니 나 수능 치는 거 오빠도 찬성했으면서 왜 그래.

사장님도 우리 쉬는 거 찬성했단 말이야!

2004년 이후로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알아?

자신들이 원한 활동이지만 밀려드는 일감에 힘들었던 지난날을 떠올린 지연이 심통난 얼굴이 되었다.

“오빠. 그 전에 우리가 열심히 일했잖아. 1년 쉬는 걸로 그렇게 앓는 소리 하기야?”

“내 말은 그동안 그렇게 오빠가 힘들었다는 거지. 어어, 지연이 너 지금 누구한테 전화하려는 거야. 폰 내려와. 착하지?”

“우리가 쉬엄쉬엄 일해도 벌어다 주는 건 다른 데 못지않은 거 다 알아. 자꾸 이러면 사장님한테 이른다?”

배우들이 휴식기를 왜 가지는데!

사람이 말이야 일하면서 적절히 휴식도 가져야 한다고.

오빠는 워라밸도 몰라?

지연의 매서운 시선에 영훈이 살짝 기가 죽었다.

“내가 잘못했다.”

“응.”

지연이 승자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튼 거기 문제없음이야.”

“알았어. 내가 세상에 지한이랑 같이 명품 광고를 찍게 될 줄이야.”

“너희 인지도라면 이미 찍고도 남았어. 내가 누누이 말했지? 이쪽 업계에서 너희들이 성인이 되길 기다리고 있던 이가 한둘이 아니라고.”

영훈의 말에 지연은 어쩐지 오싹해졌다.

왠지 호랑이 앞에 있는 토끼가 된 기분이었다.

* * *

그쪽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 거짓이 아니었는지 광고제의를 수락하자마자 촬영날짜가 순식간에 잡혔다.

“내가 광고 여러 개 찍어봤지만 이 정도 규모의 촬영이 이렇게 빨리 시작된 적은 처음이야.”

“형. 우리 이렇게 빨리 찍어도 되는 거야?”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잖아. 괜찮겠지.”

“몇 년 전 거를 이제 찍어도 되는 걸까.”

“매년 트렌드에 맞게 리뉴얼이랑 업데이트 했다더라.”

“그렇게까지?”

이 사람들은 우리에 대해서 얼마나 진심인 거야?

그때 이 광고의 주인이자 오랫동안 러브콜을 보냈다던 프랑수와의 관계자가 지연과 지한이에게 다가왔다.

“반갑습니다. 프랑수와코리아의 사장, 안젤라 김입니다.”

갑자기 등장한 거물에 남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지연입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오지한입니다.”

안젤라 사장과 아이들과 차례대로 악수를 나눴다.

악수를 하는 손에 힘이 꽉 들어가는 걸 보고 기싸움을 하는 건가 싶었는데 냉정을 가장한 그녀의 시선이 표정과 다르게 뜨겁게 불타는 것을 본 지연이 그의 행동을 수긍했다.

‘내 팬싸나 콘서트에 왔던 언니 오빠들 눈빛이 딱 저랬어.’

온몸을 불싸지르는 열정! 열광! 그리고 광기 어린 신념에 가까운 애정!

지연이 사장을 보고 한눈에 그가 자신들의 열성팬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정말 이번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흴 불러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합니다.”

“어쩜! 말도 이렇게 예쁘게 하실까요!”

이거 알아.

내가 콘서트나 팬싸에서 웃기만 해도 소리 지르던 팬들이 딱 이 반응이었어.

지연과 지한이 서로 은밀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아무래도 우리 팬인 거 같지?’

‘응. 누나도 그 생각했구나.’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을 때 안젤라 김 사장은 자신들이 얼마나 오래 두 사람을 기다려 왔는지, 본사에서도 다른 브랜드가 채가기 전에 둘을 노리고 있었다느니, 이번 드라마에서 두 사람이 패션업계에서 일한 모습을 보고 얼마나 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 CEO가 남매를 주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쉴 새 없이 떠들었다.

이 사람, 말이 너무 많아.

시크해 보이는 이미지였는데 그 이미지가 와장창 무너지는 것 같았다.

“크흠!”

사장의 끝도 없는 칭찬행렬에서 남매를 구해주는 이가 나타났다.

광고촬영을 맡은 감독이 곤란한 얼굴로 헛기침을 했다.

“아. 이런. 제가 너무 말이 많았군요.”

“아닙니다. 그 촬영 들어가기 전에 잠시 이번 촬영 컨셉 설명을 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어서 해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감독이 광고 컨셉을 설명하기 위해 남매에게 다가왔는데 안젤라 사장은 멀리 가지 않고 바로 옆에서 팔짱을 서 있었다.

광고주가 바로 옆에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감독은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컨셉에 대한 정보를 보내드렸지만 한 번 더 설명하겠습니다. 이번 컨셉은 신(GOD)입니다. 신이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내려주고 가르치는 것이 오늘 촬영할 내용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불을 전해 준 것처럼 말이죠?”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은 인간 세상에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미와 사랑의 신이 될 겁니다.”

“그 ‘아름다움’이 프랑수와의 제품들일 거구요.”

“맞습니다.”

신이라 추정되는 존재와 인연이 있는 남매로서는 오늘 어떤 느낌으로 촬영해야 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왠지 오늘 잘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남매가 의뭉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신의 위엄과 고귀함을 연기해야 할 텐데도 왠지 어려워하지 않는 것 같은 남매를 보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연기를 잘하는 이들이니까 알아서 하겠지.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서 감독이 다시 현장을 점검하러 떠났다.

“이쪽으로 오세요.”

“의상은 이대로 입으실 건가요?”

“네. 컨셉을 보고 저희 쪽에서 준비한 의상이에요.”

“괜찮네요. 그럼 어서 가시죠.”

프랑수와 관계자의 말에 미나가 뿌듯한 얼굴을 한 채 뒤를 따랐다.

* * *

프랑수와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화장까지 마치고 나온 아이들을 보고 전부 입을 틀어막았다.

자신들이 기획을 하면서도 긴가민가했었다.

그런데 모든 준비가 마친 아이들을 본 순간 걱정이 전부 날아갔다.

이건 될 거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들 광고가 크게 화제가 될 거라고 직감했다.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을 했는지 살짝 상기된 얼굴로 남매에게 다가왔다.

“그럼 두 분은 저기에서 아래를 봐 주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네.”

어쩐지 아까보다 더욱 공손해진 것 같은 감독의 말에 아이들이 순순히 대답했다.

아직 연기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촬영장에 있는 모두의 시선을 빼앗은 둘이 카메라 앞으로 걸어갔다.

신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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