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는 누난데 인사도 없구나.”
“누나?”
등 뒤와 옆에서 들리는 두 목소리에 한길이 눈을 질끈 감았다.
“한길이 네 누나라니? 네 누나는 한영 언니잖아.”
“최한길. 대답도 안 할 거니?”
“최한길이라고? 넌 이한길이잖아.”
의아함이 담긴 다온의 물음에 한길이 이를 악물었다.
결국 들키고 말았다.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한길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주먹을 꽉 쥔 한길이 여전히 얼음으로 만든 것같이 변함없는 혈육을 보고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누나.”
다온이 떨리는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직후 화면이 멈추고 OST가 흘러나왔다.
-아! 여기서 끊으시면!
└방송국 미쳤냐!
└절단마공 미쳤네. 다음 편 내놔!
└와 한길이가 누나 얘기 할 때 쎄하더라니.
└아 모르겠고 빨리 다음편 내 놔라.
└이대로 가면 아니되오. 빨리 다음편. 빨리.
└다음편을 내 놓을 게 아니면 내일도 틀어 달라.
└└님 그게 그 말 아님?
└아 슬슬 한길이 떡밥이 풀리는 거 같은데
└진심 뭔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근데 마지막에 서로 대치하고 서 있던 남매 너무 멋있지 않음?
└그래서 짤 만들어왔다!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한길, 한영.jpg)
└└세상에 선생님 감사합니다.
└└와….
└└와22222
└└와333333
117. 분량이 늘었어.
[차가운 외모의 엘리트 팀장으로 변신한 가수 지연]
[女神 미모. 지연의 등장에 순간최고시청률 찍은 ‘친구 이상, 연인 미만’]
└지연이 등장할 때 나도 모르게 숨 참고 봤음
└미모로 압살하는 클래쓰
└여신 맞지. 우리 지연이는 하늘에서 내려온 지성과 미모와 등등등의 여신님임.
└└등등등 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여신님 주관하는 분야가 많아서ㅋㅋㅋㅋㅋ
└└맞음. 미모, 예술(미술, 노래), 지성 외에도 모든 걸 주관한다는 게 학계의 정설
└지연아!!!!!!!!!!!!!!!
└└왜 불러요.
└└└? 사칭 신고
└└└└아니 왜 그렇게 부르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거임ㅋㅋㅋㅋㅋ
└└└└└아. 난 또 ㅋ
└└좋아서 부르는데 이유가 필요해…?
└└└아니 여긴 또 왜 아련하게 대답하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
└다들 지연이 등장에 좋아서 미친 듯
└└이게 맞다.
카메라 감독의 혼신의 힘을 다한 등장씬 덕분에 6화가 방영된 이후부터 연일 ‘친이연미’가 화제에 올랐다.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지연의 등장씬은 순간최고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시청자들은 지연의 등장과 함께 던져진 떡밥에 온갖 망상을 하며 다음 편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이었다.
“안 PD!”
편집실에서 막 나와 지친 봉구는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며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CP님.”
이전 ‘햇살마을 수비대’의 연출을 맡고 그 일로 CP의 자리에 오른 김충환이 봉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충환이 CP에 오르고, 자신이 입봉을 한 지도 벌써 몇 년.
그 기간 동안 손발을 맞추며 SBC 드라마국의 기둥이 된 두 사람이 마주 섰다.
“여긴 웬일이십니까?”
“내가 못 올 데라도 왔나?”
“아니요. CP님이 절 찾아 왔으니 뭔가 부탁할 게 있다 싶어서요.”
“내가 뭐 부탁할 게 있어야만 찾아오는 사람이던가?”
“제가 CP님이랑 함께한 세월이 얼만데 그러십니까.”
“역시 우리 안 PD는 날 잘 알아.”
충환이 털털하게 웃으며 봉구의 등을 팡팡 내리쳤다.
이 사람은 CP 되더니 힘만 좋아졌나.
알싸한 고통에 봉구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서 뭡니까.”
“안 PD. 우리 지연이 분량 늘리자.”
“그럴 줄 알았습니다. 선배님이 그런 부탁할 거 외에는 회사에서 절 찾아올 리가 없죠.”
“어허헛. 내가 오늘 한잔 쏠게.”
“바쁩니다.”
“그러지 말고. 안 PD도 지연이 짧게 쓰는 건 아깝잖아.”
충환의 말에 봉구가 멈칫했다.
확실히 순간최고시청률을 기록하게 만들었던 주역을 이대로 안 쓰기에는 아까웠다.
단지 한길의 과거사를 밝히는 도화선으로 쓰기에 카메라로 잡은 한영은 아름답고 또 아련했다.
차가운 분위기였지만 무언가 사연이 있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을 짐작할 수 있었는지 벌써 다음 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송 작가에게 한번 말해 보겠습니다.”
“잘 생각했어! 우리 안봉구!”
“절대 CP님이 부탁해서 그런 거 아닙니다.”
“알지알지. 그럼 잘 해 보자고!”
충환이 봉구의 말에 크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아무튼 저 사람 CP가 되더니 왠지 더 능글맞아진 것 같다니까.
함께한 세월만큼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봉구가 충환이 사라진 쪽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그럼 송 작가한테 전화 좀 해 볼까.”
부디 송 작가도 지연을 이대로 짧게 쓰는 걸 아까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 *
“분량이 늘었네.”
그제 드라마에서 첫 씬이 나왔는데 오늘 바로 분량이 는 수정 대본이 날아왔다.
이틀, 아니 만 하루하고도 반나절 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쪽에서도 지연이 널 좋게 본 거지. 지연이 네가 나온 장면이 순간시청률 MAX를 찍었다는데 안 쓰고 배겨?”
“맞습니다. 아가씨께서 나온 장면을 보고 회장님께서도 좋아하셨습니다.”
“안 그래도 문자 와서 전화드렸어요. 감사하다고.”
“어쩐지. 회장님께서 오늘 갑자기 출장뷔페를 부른다고 하셨더니 그 이유 때문이었군요.”
“지은 언니. 말렸죠?”
“네. 주연도 아닌 아가씨 이름으로 현장에 밥차가 온다면 다른 출연진들과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말렸습니다.”
“이열. 우리 지은 씨. 이제 연예계에 대해서도 잘 아시네요.”
“이 정도는 기본입니다.”
은주의 칭찬에 지은이 미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언니 지금 뿌듯해하는구나.
경호원이 매니저 같은 일을 해도 괜찮은 거야?
본인이 좋아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왱? 나는 괜찮은데.”
“지연이가 여기서는 비중이 작아도 무려 데뷔 8년 차라고!”
“맞아맞아. 밥차 보내는 걸로 뭐라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우리 지연이보다 데뷔가 오래 된 사람은 여기서 몇 없을걸?”
“나 있잖아.”
“너는 괜찮다며.”
태클을 거는 지한을 한 문장으로 저지한 미나가 어깨를 으쓱였다.
가수하다가 배우로 넘어오는 이들을 안 좋게 보는 사람이 있어도 지연의 연기를 보면 다들 아무 말도 하지 못할 거다.
만약 하는 놈이 있다면 그런 놈들은 탈모나 오라지!
지한이 주연으로 나와서 출연하는 이들의 나이가 죄다 어렸다.
그런 도전적인 캐스팅을 한 이유는 전적으로 오지한 하나 때문이었다.
여주를 맡은 채소담은 20대 후반에 첫 주연, 조연으로 나온 김석현은 이제 막 드라마판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3년 차 배우.
그래서 주조연에 대한 연기력 논란을 걱정했다.
거기다가 슈뢰딩거의 상자처럼 알 수 없던 지연의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제작진들은 전부 조마조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도전적인 캐스팅은 복이 되어 돌아왔다.
다들 함지박한 웃음을 걸고 돌아다니는 건 다 그런 사정 때문이다.
“그런데 지연아. 분량 많이 늘었어?”
“응. 나 꽤 많이 나오네. 나 중간까지만 나오는 거 아니었어?”
“그랬지. 그래서 대본은 좋아?”
“좋긴 해.”
지연의 대답에 영훈과 은주가 파이팅 자세를 했다.
대본 보는 눈이 좋아 탑엔터 배우들에게 점쟁이, 족집게, 만신으로 불리는 지연이 좋다고 하면 좋은 거겠지.
“지연아 이번 기회에 네가 다른 배역들 전부 씹어 먹어버려!”
“누나. 나는?”
“지한이도 씹어 먹어버려!”
“어허. 안 되지. 우리 주연배우님이신데.”
“누나. 나 쉽게 안 질 거야.”
“그래라.”
“진짜 안 질 거야.”
“응.”
태연한 지연의 대답에 지한이 자신도 수정된 대본을 쥐었다.
누나와 같이 나오는 장면이 늘어난 만큼 주연배우로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줘야 했다.
그게 주연의 역할이니까.
대본을 들고 빠르게 연습하는 남매의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둘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장벽을 쳐 주었다.
* * *
불이 붙은 남매와 마찬가지로 폭주하는 작가와 제작진 덕분에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은 연신 시청률을 갱신했다.
시청자들은 매화 전개되는 한길-한영 남매의 신경전과, 한길-다온의 사이, 둘 사이에 끼어드는 민호와 다온을 파멸시키기 위해서 악독하게 방해하는 예나를 보며 정신을 차릴 틈이 없었다.
-같은 화면에 지한이랑 지연이가 동시에 잡히니까 너무 좋다. 여기가 천국인듯
└조소과들은 뭐하냐. 우리애들 조각상 안 만들고
└└사실 우리 애들은 조각이었던 거임. 너무 완벽해서 신이 생명을 불어넣어 준 거임
└└무슨 피그말리온이냨ㅋㅋㅋㅋㅋㅋㅋ
└조소과입니다. 내가 만든 작품이 왜 저기에 있는 거지.
└└무슨 소리임. 내 졸전인데.
└└└지가 만들었다는 새끼들은 뭐하는 놈들이냐. 양심없넼ㅋㅋㅋㅋ
-앗! 님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님. 한길이 과거 얘기 나옴
└와 한길이 입장에서 보니 저것도 이해가 간다.
└└저때 한길이 초딩이었음. 트라우마로 남았어도 완전 이해가능
“제발 우리 애 좀 살려주세요!”
“우리 애 차례라면서요! 곧 수술할 수 있다면서요!”
한길이 회상하는 장면이 빠르게 전개됐다.
자신의 누나 때문에 예정된 순번에서 밀려 하루하루 죽어가던 아이와 그런 아이를 지켜보며 말라 비틀어져 가던 아이의 부모.
결국 그 아이가 버티지 못하고 먼저 떠나자 무너져 내리던 그들.
자신의 누나를 살리기 위해서 한 가족이 희생되어야 했다.
갑작스럽게 외할아버지라는 낯선 인물의 등장과 함께 진행된 일들은 어린 한길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일이였다.
넋이 나간 한길이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누나의 옆에 다가와 물었다.
“누나. 어떡해?”
“뭘 어떡해.”
“나는 누나가 이제 건강해진다니까 좋아. 그런데 그 애 엄마 아빠가 계속 생각나.”
“이한길.”
“응.”
“잊어버려.”
“어?”
“우린 우리 일만 생각하면 돼. 다른 사람 일까지 네가 대신 걱정하고 아파할 필요는 없어.”
“어떻게 그래. 우리 때문에 그 애가 죽은 거잖아!”
답답했던 심정과 낯선 환경으로 인한 불안함이 기폭제가 되어 한길이 막아뒀던 감정이 폭발했다.
“그래서?”
“뭐?”
“누나가 나은 게 잘못됐다는 거니?”
“그런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이미 죽은 아이는 돌아오지 않아.”
“누나!”
“산 사람만 생각해. 정말 미안하다면 더더욱 잘 살아야지. 나는 그 애를 대신해서 열심히 살아갈 거야.”
한길은 누나의 말에 처음으로 누나가 낯설게 느껴졌다.
아파도 항상 다정하던 누나였는데.
한길이 울음을 터트렸다.
누나가 몸을 일으켜 자신의 머리를 품에 안아주었다.
뭐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자신의 울음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한길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리 애 충격 엄청 큰 거 같음
└내새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님 새끼는 아님. 한길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허허헝ㅠㅠㅠ한영이 말이 맞는데 꼭 그렇게 말해야만 했냐!!!!!
└└윗윗분 우는 와중에도 맞는말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한길의 눈앞에는 아직도 의사를 붙잡고 울부짖던 아이의 부모가 선명했다.
몸만 컸지 정신은 아직도 어린 시절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는 한길은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
“야. 이한길. 아니지. 최한길인가?”
외할아버지 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아버지의 흔적이었던 성까지 바뀌게 되었다.
아직도 자신이 이한길이 아니라 최한길이 되었다는 것이 낯설었다.
한길이 복잡한 얼굴로 다온의 부름에 대답했다.
“응.”
“그래서 넌 아직도 네 가족들이 싫냐?”
“…모르겠어.”
“모를 수도 있지.”
다온이 조용히 한길의 옆에서 맥주캔을 따 건넸다.
“고마워.”
차가운 맥주캔이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감정에 속이 불타는 것 같았는데 손을 타고 넘어온 냉기가 타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혔다.
“천천히 생각해. 나는 네 누나의 말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야.”
“뭐!?”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리고 그땐 너나 언니나 너무 어렸잖아. 어린애들이 뭘 할 수 있었겠어.”
“하지만!”
“이한길. 아 씁. 또 틀렸네. 최한길! 잘 들어.”
“으응.”
“네가 그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느끼는 건 알겠어.”
“응.”
“그런데 그게 네 탓이냐?”
“…조금은 우리 탓도 있지 않을까?”
“하! 얘가 답답한 소릴 하네. 야. 이 세상에서 네 뜻대로 되는 게 몇 개나 있을 것 같냐.”
“뭐?”
“한영 언니가 아프고 싶어서 아팠던 것도 아니고 그 때문에 다른 애가 죽을지 알았던 것도 아니잖아. 세상일이라는 게 내가 생각했던 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고.”
본인도 어린 주제에 세상 다 산 노인 같은 말을 하는 다온을 한길이 어이없게 바라봤다.
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세상일이 어디 하나 내 뜻대로 되는 게 있긴 하던가.
한길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네가 어릴 때 그런 일 때문에 충격이 컸던 건 알겠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안 해 봤냐?”
“어떤 생각?”
“한영 언니도 힘들었을 거란 거.”
“….”
“네가 방황하는 건 알겠는데 가족들도 생각 좀 해라. 다 큰 놈이 언제까지 밖을 돌아다닐 거야.”
“…나도 돌아다닌 게 아니라 나름 생활을 하고 취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아, 됐고. 으이구. 집에 돌아가.”
“이대로는 안 돼.”
“좋은 말 할 때 알아서 들어가라.”
“나올 때 내가 보란 듯이 성공해서 잘살 거라고 했단 말이야.”
“이 화상아!”
한길의 말에 다온이 가슴을 퍽퍽 내리쳤다.
이놈은 어째 덩치만 컸지 어릴 때랑 하나도 바뀐 게 없어.
다온이 참지 못하고 한길의 팔뚝을 찰싹찰싹 때렸다.
“아! 아파.”
“너 임마. 뭘 잘했다고 그딴 말을 했어!”
“집에는 아무도 내 편이 없는 것 같아서.”
“아주머니랑 한영 언니가 네 편이 아닐 것 같냐!”
“…내 편일까?”
“그럼!”
“그래도 지금은 안 돼.”
“왜!”
“돌아간다면 듬직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어느 세월에.”
“아 금방 될 거야.”
“그래라.”
다온은 한길의 옆에서 그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옥탑방에서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에서 나란히 앉아있는 둘의 모습은 다정한 한 쌍의 연인 같아 보였다.
* * *
옥상에서 있었던 다짐과 함께 한길은 곧바로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녔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아니야. 너도 네 할 일 찾아서 가겠다는데. 그동안 네 덕분에 나도 많이 벌었지.”
한길이 일하던 편의점 사장은 그를 응원해 주었다.
한길은 자신에게 명함을 주고 갔던 모델 에이전시나 연예인 소속사를 알아보러 다녔다.
“이 정도 마스크가 아직까지 일반인으로 있었다니.”
“칭찬 감사합니다.”
“자신감도 있고. 좋아요. 우리와 함께 일해 봅시다.”
콧수염이 인상적인 대표를 만나 계약한 한길이 다온의 회사 앞으로 갔다.
멀리서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나오는 다온이 보였다.
“다온아!”
“어? 너 또 왔어?”
“나 오늘 에이전시랑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