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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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이랑 지한이가 공연하는데 이동 시간이 걸린다고? 걱정 마. 호텔 헬기장 비워놓을게. 장충체육관 근처 우리 호텔로 와. 헬기 대기시켜 놓을게.

재벌들의 클래스는 이런 것이다.

덕분에 다른 가수들처럼 여러 시상식에 참석하더라도 위험천만한 레이스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연말이라 꽉 막힌 도로보다는 뻥 뚫린 하늘이 직빵이었으니까.

이동 수단을 해결한 주민 덕분에 아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편한 마음으로 무대를 기획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방송사 시상식에서 남매의 합동 공연이 난리가 됐는데 MBS만 빠질 수 없었다.

가뜩이나 3사 중 마지막 순서인 것도 아까운 지경인데 지한이가 빠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MBS에서도 지한이를 배려해 무대순서를 계획했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도움과 각자의 사정으로 지한이는 무사히 누나와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인건 알지?”

혹시나 급한 마음에 아이들이 무대에서 실수를 해 다칠까봐 영훈이 주의에 또 주의를 주었다.

“어휴. 오빠 그만해. 이제 애들 무대 하러 가야해.”

3일 연속 계속된 특별공연에 거의 초주검이 된 미나가 핼쑥한 얼굴로 영훈을 노려봤다.

어두컴컴한 눈빛과 충혈된 눈동자로 째려보니 등이 오싹했다.

“오빠 우리 잘하고 올게.”

“형! 나 오늘도 잘할 거야!”

“그래그래. 너희들은 언제, 어디서나 나한테는 최고야. 알지?”

“응.”

“형, 갔다 올게.”

영훈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대로 떠났다.

무대에 함께 올라가는 두 아이들의 모습을 본 영훈이 눈물을 글썽였다.

“영훈 엄마. 아직 울 때 아니다. 지연이 상 받고 울어.”

“팀장님. 여기서 우시면 안 돼요.”

“누가 울었다고 그래.”

나오려던 눈물이 미나와 은주의 말에 쏙 들어갔다.

하여튼 이것들 때문에 내 눈에서 눈물 나는 것도 쉽지 않다.

영훈이 눈을 쌜쭉하게 뜨며 두 여인네를 쳐다봤다.

“지연이는 여기 있고 지한이는 무대 끝나고 바로 이동하는 거지?”

“어. 지연이 의상은 은주 매니저한테 맡기고 너랑 나는 바로 헬기로 이동할 거야.”

“알았어. 지한이 옷은 내가 챙겨놨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나는 은주매니저한테 몇 가지 알려주고 바로 헬기로 가 있을게.”

“그래. 오늘까지만 수고하자.”

“이게 내 일인걸.”

평소에는 엉뚱해도 일에 관해서라면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미나를 보고 영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나랑 함께한 지도 벌써 5년이 넘어간다.

“수호 매니저가 먼저 가 있어. 헬기장에 도착하면 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수호 매니저 거기 혼자 있는 거야?”

“어쩔 수 없지.”

오늘같이 시상식이 겹치는 날은 바쁘게 움직여야했다.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빛나고 있는 동안 남아있는 이들이 정신없이 움직였다.

이 모든 건 전부 오늘을 위해 수많은 땀방울을 흘린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 * *

[화려한 공연! 이번에도 성공적으로 끝낸 지연·지한의 합동공연]

[예사롭지 않은 무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MBS 10대가수가요제와 SBC 연기대상에 나타난 오지한]

[이소영, 2004 MBS 10대가수가요제 대상. 2연패 달성]

[[포토] 최고인기상을 수상한 오지한]

[오지한, 최고인기상·10대 스타상 2관왕]

[‘스타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다.’ 연말시상식 이모저모]

시상식 일정이 끝났다.

지연이와 지한이는 모두 힘냈다.

수상 부문에서 지연이는 본상을 탔고, 지한이는 2관왕을 수상했다.

아이들은 충분히 만족했으며 회사 역시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 꼭 초 치는 의견이 있기 마련이다.

SBC 연기대상에서 오지한

지은이 재준누나

할리우드 가서 뭐 좀 했다고 띄워주더니 대상도 못 받았네?

연기 안 하고 누나 따라서 가요 무대 좀 오르더니 다 이유가 있었나 봄

실력 들통 나니까 가요계로 눈 돌리는 거 같은데 어림도 없지ㅋ

깝치지 말고 가서 젖이나 더 먹고 오세요.

아 엄마 없지?

특정 가수의 팬들 중 일부 극성팬들을 중심으로 이런 게시글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방송 3사에서 지연이와 지한이의 특별 공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수상이 묻혔기 때문이었다.

가요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가수의 앵콜무대 못지않게 화제가 됐다 보니 견제가 들어간 것이다.

탑엔터에서는 이미 이 모든 것을 모니터링하며 타팬 사이에 도는 분위기를 주시하는 중이었다.

“이거 애들이 너무 잘해도 문제군.”

“문제가 될 거 있습니까. 잘한 건 사실이니까요. 이 바닥은 결국 인기가 모든 걸 좌우합니다.”

“그렇지. 하지만 지한이에게는 저들에게 빌미가 될 건이 있지 않나.”

“퀸즈에서 온 소식 말씀이십니까.”

본부장의 말에 주민이 미간을 좁혔다.

지연이의 수상도, 지한이의 수상도 전부 대단한 일이다.

할리우드 배우가 최우수상을 받지 못하는 걸로 실력을 까 내리는 것은 연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이가 할 만한 소리였다.

화제가 되는 인물은 지한이 하나. 같이 연기한 주요 배역들도 전부 아역배우들.

쉽지 않은 소재까지 전부 드라마에 있어서 좋은 신호는 아니었지만 지한이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했다.

주민이 그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훑었다.

모니터링한 직원이 보기 편하게 프린트해 형관펜으로 칠해 놓은 것이 보였다.

└가정교육이 중요한 이유ㅋㅋ

└솔직히 할리우드니 뭐니 떠받들어줘도 미국에서는 오지한이 누군지 모름

└└내 친척 미국에 사는데 오지한 영화 유명하냐고 물어보니까 무슨 영화 찍었는지도 모른데ㅋㅋㅋㅋㅋㅋㅋ

빠득

주민의 손에 있는 펜이 기괴한 마찰음을 내며 비틀렸다.

사장의 손에서 비틀리는 펜을 본 본부장이 조용히 그가 감성을 다스릴 때까지 기다렸다.

“요즘 애들은 참 버르장머리가 없어.”

주민이 애써 한마디 했지만 그 말을 들은 본부장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힘을 주고 상체를 세웠다.

저 말에 담긴 주민의 감정이 결코 유쾌한 감정이 아님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애들은 어떻게 하고 있지?”

“오디션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서류가 통과될 거라고 예상하고 오디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특별무대며 수상식이며 전부 바쁘게 움직인 아이들인데 오디션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인데 감히!

불쾌한 감정이 늘어날수록 주민의 미간이 좁아졌다.

“아이들보고는 며칠 동안 휴가라고 해. 연말에 그 정도로 움직였으면 일주일 쉬어도 돼.”

사실은 더 쉬게 하고 싶었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기에 더 쉬게 할 수 없었다.

연말에 고생한 다른 배우들에게도 축하인사를 건넸지만 휴식까지 챙기는 건 아이들이 유일했다.

다른 연예인들이 이에 대해서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들 남매의 특별대우에 대해서 수긍했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범상치 않은 재능이니 당연히 아낀다고 생각하겠지.

본부장이 생각하기에 그런 이유만으로 아끼는 건 아니었지만 좋게 넘어갔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사장에게 큰맘 먹고 조언을 했을 거다.

“알겠습니다.”

속마음을 삼킨 본부장이 주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108. 아이들은 성장한다(2)

“얘들아. 사장님 지시다. 너희 일주일 휴가래.”

거실에서 시놉시스를 보면서 연기 연습을 하고 있던 아이들이 영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얼굴을 본 영훈이 미국에서 날아온 소식을 차마 전달하지 못하고 속상한 마음을 억눌렀다.

하지만 연기천재인 아이들이 보기에 다 티가 났나 보다.

“오빠 무슨 일 있어?”

“다른 일 있는 거 같은데.”

보고 있던 시놉시스를 내려놓은 아이들이 영훈에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움직이니 착 달라붙어 있던 인절미와 모짜도 슬그머니 다가왔다.

시상식을 끝내고 아이들 옆을 떨어지지 않더니 하루 종일 붙어있었다.

“….”

어차피 알게 될 일.

나중에 알면 더 속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영훈이 무릎을 꿇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쳤다.

“지한아. 오디션 준비 안 해도 될 거 같아.”

“왜?”

조곤조곤 내뱉는 영훈의 말에 안 좋은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지연이의 안색이 바뀌었다.

“오빠. 지한이 떨어졌어?”

“그런 거야?”

“…그래.”

영훈이 힘겹게 대답했다.

그런 영훈의 반응이 무색하게 아이들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 어쩔 수 없지.”

“아쉽다. 다음엔 더 잘할 거야.”

“너희들 괜찮아?”

“항상 좋은 결과가 있을 순 없잖아.”

“누나 말이 맞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거고. 다른 사람이 더 배역에 잘 어울렸을 수도 있지. 세상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속상한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운 지한의 반응에 영훈이 쓰린 속을 다스렸다.

‘죄송합니다. 영훈. 이미 남자 주인공이 결정됐고, 그의 아내 역할도 캐스팅 돼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내부적으로 이미 캐스팅이 완료된 두 부부의 아이가 동양인이면 이상하다는 의견이 나왔답니다. 제가 이걸 알아봤어야 했는데 제가 시놉시스를 보내고 난 뒤 결정이 난 것 같습니다.’

서류에서 떨어졌다는 말에 납득을 하지 못한 영훈이 애런에게 전화했을 때 그가 해 준 말이었다.

지한의 활동반경이 대륙을 넘나들면서 외국의 배우들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영훈은 퀸즈에서 제안한 배역에 어울리는 다른 어린 배우가 얼마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울리는 배우 중에서는 지한이의 연기가 최고라는 사실도.

지한이와 함께한 세월, 국적, 인종을 전부 빼고 봐도 지한이의 연기가 최고였다.

그런 지한이가 실력이 아닌 다른 이유로 떨어지다니.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말해 줄 수 없었다.

“형이 더 좋은 배역 알아올게.”

“응. 알았어. 우리 쉬라고 했다며 그러니까 천천히 알아와.”

“맞아. 오빠도 그동안 많이 바빴잖아. 내일부터 힘내려면 일찍 자야 해. 알았지?”

억울한 이유로 오디션을 보지도 못한 아이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본 영훈이 눈에 힘을 줬다.

아이들도 이렇게 의젓하게 행동하는데 그 앞에서 내가 분해서 눈물을 터트릴 순 없지.

“그래. 너희도 잘 자.”

휴식 소식을 듣고 손에서 모든 것을 떨어트려 놓은 날 밤.

아이들은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지한아. 잠이 안 와?”

“누나는?”

“누나도.”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조금 전 영훈의 태도에서 지한이의 오디션에 관해서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무대 준비하느라 힘들었잖아. 안 피곤해?”

“조금 몸이 무겁긴 한데 머리가 엄청 복잡해”

“왜?”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배역을 가질 수 있었을까? 그럼 영훈이 형이 그런 얼굴 안 해도 됐을 거 같은데.”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재능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있었다.

“그건 잘 모르지만 하나는 알아.”

“뭔데?”

“지한이 너는 지금보다 더 대단해질 거야.”

어둠 속에서도 알 수 있는 누나의 눈빛에 지한이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정말? 내가 될 수 있을까?”

“그럼. 누나는 지한이가 더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

“하지만 나 이번에 오디션 못 봤어. 열심히 해도 내 연기를 안 봐주면 어떡해?”

“걱정 마. 그 사람들이 네 연기를 못 봐서 안달이 나게 만들 거야.”

“정말?”

혼자 힘으로는 조금 힘들겠지만 사장님이랑 영훈 오빠, 미나 언니, 은주 언니 등 모두와 함께라면 가능할 거다.

꼭 그렇게 만들 거다.

“지한이는 누나 믿지?”

“응!”

“누나도 지한이 믿어. 지한이는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히힛.”

누나의 말에 조금 침울해져 있던 지한이 기운을 차렸다.

그래. 나는 널 믿어.

내가 널 변화시켰듯이 너도 날 변화시켰으니까.

그러니까 우린 앞으로도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다.

아이들이 손을 꼭 쥐고 눈을 감았다.

이날의 다짐 이후.

지한이는 실패를 겪었고 좌절하기도 했다.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나는 것은 오롯이 지한이의 몫이었기에 나는 잠자코 기다려 주었다.

동생이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성장했다.

* * *

“하아.”

지연의 입에서 깊은 숨이 나왔다.

차가운 기온에 숨이 공기 중에서 얼어붙었다.

피부위에 닿는 공기가 차가웠다.

오늘은 2011학년도 수능이 있는 날.

다른 수험생들과 함께 지연은 수능을 봤다.

정상회담이니 뭐니 해서 원래 예정되어 있던 날보다 일주일 미뤄진 날짜였지만 미뤄지리라고 알고 있던 지연은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지 않고 당일까지 흐름을 조절할 수 있었다.

‘나 전보다 잘 친 것 같아.’

남들이 흔히 하는 말이 아닌 말이었다.

30살까지 살아봤던 지연은 정말로 돌아오기 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한 번 봤던 시험이기도 했고, 그때보다 더 머리가 좋아지기도 했다.

‘돌아와서 좋은 점 중에 이런 것도 있구나.’

사실 수능을 한 번 더 볼 생각은 없었는데 우리 집 누군가가 그렇게 극성을 부리니 어쩔 수 없지.

교문으로 걸어가는 동안 멀리서도 지연의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아무리 사람들이 많은 곳이어도

아무리 알아볼 수 없게 변장을 해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사람도 지연을 알아봤는지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시선을 움직였다.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머리 하나는 더 큰 그 사람과 허공에서 시선을 마주쳤다.

푹 눌러쓴 모자와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이어도 알 수 있었다.

지금 그 사람이 웃고 있다는 걸.

지연의 걸음이 빠르게 움직였다.

걸음이 경보가 되고 어느새 지연은 그 사람을 향해 뛰고 있었다.

와락

추운 날이라 중무장을 해 묵직한 지연의 몸을 그 사람이 가볍게 안아 들었다.

“누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다정함과 애정이 가득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자 지연이 지한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 훌쩍 커버려 어느새 자신의 키를 넘어선 동생이 서 있었다.

* * *

2010년 11월 18일.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몇 없는 날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고생했던 것이 결실을 이루고 열매를 맺는 날이었으니까.

무슨 고집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제2외국어를 선택해 5교시까지 남아있었다.

남들보다 더 늦게 남아있던 탓일까

아니, 해가 짧은 겨울이라서 그랬을지도 몰랐다.

유독 어두운 것같이 느껴지는 교문까지 걸어가며 날 기다려 줬던 친구들에게 향했다.

그날 날 기다려 주는 이는 중고등학교를 함께 올라왔던 친구들뿐이었다.

이미란은 모처럼 일하러 갔던 때였고, 고생한 날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친구들과 함께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으로 오라고 했다.

그날은 그래,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털어버린 홀가분한 날이었다.

그래서 애써 눈을 돌리고 있었다.

“누나 오늘 진짜 고생했어.”

19년의 고생을 끝내고 다정하게 맞이해주는 부모와 그 부모의 품에 안겨 다양한 감정을 토해내는 아이의 모습을 부럽다고 느꼈던 마음에서.

이렇게 동생의 품이 따뜻하고 안심이 된다고 느끼는 걸 보면 사실은 나도 누군가가 수험장 밖에서 기다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잠시 꼭 안아주는 동생의 품을 느낀 지연이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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