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는 수호의 물음에 영훈이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뒤에 있던 미나가 덧붙였다.
아이들과 같이 사는 두 사람이 모를 리가 없었다.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아이들이 낮잠이라도 자면 어느새 몰려왔는지 동네 고양이들이 한 무더기로 모였고, 지한이가 산책을 나갔다 하면 마주치는 게 온 동네 새들이다.
경호를 맡은 형석도 알고 있었고 보고를 받는 공 사장도 알고 있었다.
다만 혹시라도 아이들을 나쁜 쪽으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봐 숨기고 있었을 뿐.
이번에는 운 좋게 동물 전문 프로그램과 지한이의 천재적인 재능 탓에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디지니 공주님이라니.”
“지한이보고 디지니 공주님이래.”
“행성이들 귀여워.”
어제 팬카페에서 읽은 글들로 지한의 새로운 장기를 안 아이들이 꺄르르 웃었다.
“그런데 지연아. 너는 오늘 안 따라와도 되는데.”
“어떻게 그래. 오늘 지한이 첫 촬영이잖아.”
“누나는 나랑 꼭 붙어 있기로 약속했어.”
“맞아.”
“영훈 오빠 포기해요. 뭘 또 물어보고 있어요.”
미나가 고개를 저었다.
영훈이 뭐라고 하던 지한이가 새끼손가락을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 내가 따라가야지 누가 따라가겠냐.
춤이랑 노래 연습이야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는 일이고.
잠 조금만 줄이지 뭐.
“이제 진짜 바빠지겠네.”
그동안 아이들이 인지도에 비해 스케줄이 여유롭긴 했었지.
영훈이 진지한 얼굴로 수첩을 바라봤다.
82. 못 돌아와.
“PD님 도대체 오 배우는 언제 온답니까?”
“촬영장에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다고 했으니 곧 오겠지?”
“아아. 그렇군요.”
<햇살마을 수비대>의 연출을 맡은 충환은 10분 간격으로 물어보는 조연출을 보고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보고 싶냐? 대본리딩에서 봤잖아.”
“그건 그거고. 오늘은 첫 촬영 하는 날 아닙니까.”
“드라마 첫 촬영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면서 뭘 그리 설레.”
“아, PD님 오지한이잖아요. 오지한! 무려 할리우드 스타! 오스카상까지 받은 스타 중에 스타! 1년 넘게 활동이 없다가 첫 복귀작이 우리 드라마잖아요.”
“복귀는 이미 ‘애니멀팜’에서 하지 않았냐?”
“그건 보조출연이고 우린 주연이잖아요.”
그쪽은 주연이 동물들이고 사람들은 보조에 불과하다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는 조연출을 보면서 충환이 실실 웃었다.
다른 톱스타를 봐도 귀찮아하던 녀석이 오지한이라는 말에 이렇게 나서다니.
“너 혹시 오지한 배우 팬이냐?”
“네, 네?! 제가요? 하. 하! PD님도 참. 제가 톱스타들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시면서.”
“응. 그렇지 네가 안무라비 법전이라고 불리는 안봉구라는 건 다른 방송국 사람도 아는 일이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성격 더러운 놈에게는 똑같이 되갚아주는 녀석이란 걸 아는 충환이 눈을 가늘게 떴다.
물론 대놓고 몸값 비싼 배우들에게 싸움을 걸진 않지만 충환은 봉구가 그런 배우들에게 딱 선 넘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게 구는 것을 알았다.
그런 녀석이 이렇게 대놓고 기대하는 표정을 짓고 있으니 잔뜩 놀려주고 싶었다.
“촬영장에 애들이 많아서 막내 보냈어. 오면 바로 알리라고 했어.”
“아니! PD님 그런 일에 막내를 보내면 어떡합니까?”
“누가 오는지 알리는 정돈데 왜 막내를 못 보네. 그리고 지금 현장에 애들이랑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쪽으로 인력을 빼겠어. 현장 관리하는 데 힘써야지.”
“그치만.”
“됐고, 지금 누구누구 왔냐.”
“혜림 역과 지아 역의 배우는 벌써 왔습니다.”
“선생님은?”
“이현주 배우라면 오는 중이랍니다.”
“그래. 나는 현장 점검 좀 할 테니까 너는 애들이랑 보호자 잘 관리해라.”
“네에.”
아역배우들이 많은 촬영장이니 더욱 신경 써야 했다.
몇 번 촬영 경험이 있는 아이들을 골랐으니 천방지축 날뛰지는 않지만 사고 치는 게 꼭 아이란 법은 없었다.
오히려 아역배우의 경우 보호자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으니 그쪽을 더 신경 써야 했다.
“PD님 왔습니다!”
멀리서 막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렇게 크게 소리칠 배우는 한 사람밖에 없었다.
등을 돌려 출연자들을 확인하려던 봉구가 주인을 본 개처럼 고개를 홱 돌렸다.
꼬리가 있으면 신나게 흔들었을 것 같은 반응이었다.
저기서 홍해를 가르듯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안녕하세요!”
촬영장에 도착하자 지한이가 익숙하게 스태프들에게 인사하고 다녔다.
대본리딩 때도 보았지만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진 스타가 자신들에게 먼저 다가와서 인사하는 것이 신기한지 스태프들이 어색해하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인사하는 이들 사이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촬영할 때 항상 함께한다고 하더니. 이번에도 따라왔군.’
이제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 되어서인지, 오지한과 매니저를 따라서 인사하는 아이가 보였다.
동생을 따라온 건 비공식 활동이라 그런지 편한 차림에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충환이 씨익 웃으며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감독님!”
“오! 이게 누구야. 우리 스타님 아니신가?”
충환이 지한을 반갑게 맞이했다.
충환을 본 지연이 미리 들은 사항을 떠올렸다.
SBC에서 대박 드라마를 몇 번 연출한 스타 PD였다.
이번 작품이 잘 마무리되면 드라마국 CP가 내정된 사람이라고 했었지.
‘지한이가 있으니까 CP는 따 놓은 당상이겠네.’
지연이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며 생각했다.
어찌 됐건 지한이에게 호의적인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건 찬성이었다.
종편이 개편되면 지한이가 선택할 수 있는 방송국이 늘어나겠지만 지금은 지방파 3사가 대세니 당분간은 친하게 지내야 했다.
물론 시청률이 보장된 할리우드 스타를 마다할 방송국은 없겠지만.
아직까지 지한이가 출연한 작품은 모두 괜찮은 성적을 받았다.
‘그러고 보니 <바이러스> 흥행이 얼마나 됐다고 했더라?’
미국은 워낙 관객 수가 어마어마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개봉한 <바이러스>는 그해 300만이 넘었다.
어마어마했지.
물론 올해 개봉한 1000만 영화 <태극기 펄럭이며>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다음에는 꼭 천만 영화를 찍을 테니까 두고 보라고!
우리 지한이가 역할이 없어서 그렇지 영화 찍으면 얼마나 잘 찍는 줄 알아?
<바이러스> 흥행도 얼마나 잘 됐는데!
1, 2위를 다퉜다고!
“가수 지연이죠?”
잠시 혼자만의 싸움을 하고 있던 지연의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네, 네. PD님. 신인가수 지연입니다.”
“반가워요. 나도 괴물신인을 여기서 만나게 돼서 기뻐요. 우리 드라마 OST까지 불러줘서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저야말로. 제가 부를 수 있게 해 줘서 고맙습니다.”
OST 제안을 먼저 준 건 SBC였으니까.
물론 자신과 지한을 엮어서 우리 화제성을 이용해 보려는 방송국의 속셈을 모르지는 않지만.
이쪽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오히려 지한이가 드라마 방송 때 내 노래가 들릴 테니 함께 촬영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좋아했었지.’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나뿐인 동생이 내가 촬영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지한이랑 활동 영역이 겹치는 건 조금.’
지한이에게 향한 관심이 분산될 게 뻔하지 않은가.
지금이야 배우와 가수로 영역을 분리해서 최대한 겹치지 않게 했지만 솔직히 자신의 촬영 때 지한이의 팬들이 오는 걸 봐선 조금 그른 게 아닌가 싶었다.
“하하. PD님 그럼 지한이 분장하고 오겠습니다.”
“그래요. 그럼 이따 봐요.”
충환이 환하게 웃으며 지한을 배웅했다.
둘과 안면도 익혔겠다.
이제 촬영준비나 빡시게 해 볼까나?
등을 돌려 분장실로 향하는 동안 뚝딱뚝딱 건설되고 있는 다른 세트장이 보였다.
“그나저나 뭔가 세트장이 화려한 것 같네.”
“아아. 그거 지한이 때문일걸.”
“응? 나?”
“지한이 네가 오랜만에 출연하는 거잖아.”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CF 기회를 놓친 기업들이 왕창 몰려들었달까? 너희도 알다시피 너희가 찍은 광고가 전부 대박이 터졌잖아. 많이 오른 곳은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던데? 지한이 네가 신은 신발은 이미 품절이래.”
“이게?”
지한이가 신고 있는 신발을 들어 보였다.
CF 촬영하고 받은 신발이었다.
“응. 게다가 신발은 거기랑 독점이잖냐. 그래서 다른 곳에서 더 난리 났단다.”
품절된 신발은 중고세상에서 이미 몇 배는 주고도 못 사는 물건이 되었다.
“그래서 제작비가 넉넉해졌지. 이미 광고도 많이 팔렸다더라.”
“벌써?! 이제 촬영하는데?”
“간 보다가 놓치는 것보다야 낫지.”
아이들이 눈을 크게 떴다.
아니지.
생각해보면 우리 지한이가 그만큼 효과가 확실하니까 일어난 일 아닌가?
흥행도 잘 되지, 광고효과도 좋지.
우리 지한이 1등 배우네!
지연이 흐뭇하게 웃었다.
“자아. 의자에 앉자.”
미나가 메이크업 거울 앞에서 지한을 불렀다.
* * *
세트장에서 지한이가 촬영하고 있다는 소식에 다음 촬영 구상안을 쓰고 있던 <애니멀팜> 제작진들이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만의 스타를 빼앗긴 기분.
“드라마국 놈들. 감히 우리 애들을 뺏어가?”
“엄밀히 말하면 뺏어간 건 아니죠. 솔직히 먼저 계약한 건 드라마국이 먼저죠.”
“그래도 방영한 건 우리가 먼저야!”
“네에, 네에.”
태클 걸던 조연출이 말라비틀어진 잡초 같은 몸으로 힘없이 대답했다.
톱스타를 쓴 덕분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건 좋았지만 그만큼 좋은 영상을 제작해야 해서 전국 이곳저곳을 뛰느라 죽어나갔다.
“PD님! PD님, PD님!”
“쟨 또 왜 저러냐.”
막내 PD가 방정맞게 뛰어왔다.
이 녀석은 밥 먹고 오는 길에 심부름 좀 시켰더니 이때까지 어디서 뭘 하고 이제 온 거야.
“조영욱이요! 기사 떴어요!”
“거 연예인이 기사 뜰 수도 있지 왜 그리 호들갑이야.”
“아니이! 사회면이요! 저번에 메인 PD님이 사회부 기자가 조영욱 따라다닌다고 했잖아요!”
그 말에 <애니멀팜> 제작진들의 안색이 싹 바뀌었다.
“너 그거 무슨 말이냐. 자세히 해 봐.”
“네. 제가 지금 보도국 지나오는 길인데요.”
“네가 거길 왜 가.”
“대학 친구랑 같이 밥 먹고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아, 참. PD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미안. 계속해.”
“넵. 아무튼 지금 조영욱 성추행으로 고소장이 여러 건 접수됐답니다.”
“성추행?”
“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미성년자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미성년자!?”
“네. 연습생 건드린 거 같던데.”
“미친 새끼.”
여성들로 이루어진 작가진들이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얼굴에 극혐이라고 쓰여 있는 막내 작가는 자신이 예전에 조영욱으로 개판시대를 한 번 더 기획하자는 말을 꺼낸 사실을 까맣게 잊은 모습이었다.
“이거 보세요. 벌써 올라오고 있어요.”
서브 작가가 노트북을 뚜닥거리더니 기사를 찾아서 보여줬다.
[신인가수 A양의 폭로. ‘조 모 씨가 날 성추행했다.’]
[잇따른 제보. 어린 가수들을 노린 B씨의 검은 손]
“세상에. 얼마 전에 조영욱이 자기 출연하고 싶다고 연락 왔었는데.”
“조영욱만 그랬겠어? 연예계에 개 키우는 사람들은 전부 연락 왔잖아.”
“조영욱 안 쓰길 잘했다.”
“그거 우리 PD님이 막은 거잖아요.”
“맞아. 사회부에서 쫓고 있다면서.”
“어휴. 진짜 PD님 말 듣길 잘했죠. 어딜 건들 사람이 없어서 애를 건드려?!”
“요새 연습생들 중에 초등학생도 있다던데 설마 그렇게 어린애까지 건든 건 아니죠?”
“모르지. 아무튼 지금 조영욱 소속사는 난리 났겠네.”
“이거 이미지 완전 똥망인데 조영욱 복귀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연예계가 더럽다고 해도 성추문 있는 사람이 그렇게 빨리 복귀하겠어?”
“혹시 모르죠.”
사고 치고 복귀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니.
아무튼 조영욱이 사고를 쳤으니 그가 들어간 프로그램 제작진은 난리가 났을 것이다.
남 일 같지 않은 일에 <애니멀팜> 제작진들이 조영욱을 씹어대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저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우린 우리 할 일이나 하자고.”
“맞아요. 똥도 피해갔으니까 좋은 것만 생각하자구요.”
“그래. 탑엔터에서 신경 써서 우리 코너 10화까지 봐 줬으니 어떻게 하면 알차게 쓸지 생각해보자고.”
“네에!”
<애니멀팜> 제작진들이 의욕에 가득 찼다.
모처럼 똥도 피하고 좋은 일만 남았는데 이 기회를 어떻게 써먹을지 구상하는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제작진들이 다시 귀가 뜨거워지도록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 * *
“씨발! 막으라고!”
자택에 있던 조영욱이 여기저기서 오는 연락에 열이 받아 난동을 부렸다.
당장 튀어오라며 가보니 이미 집은 조영욱이 집어던진 물건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이게 뭐야. 이거 하나 처리 못 하고 뭐 하고 있었어!”
“후우. 지금 처리하는 중이니까 연락 오는 거 받지 말고 있어요. 우리 쪽도 대응하는 중이니까 곧 해결할 겁니다.”
“씨발. 그것들이 먼저 꼬리쳐놓고 누구한테 뒤집어씌워?!”
“제발 좀! 가만히 있어요. 우리가 몰래 접촉 중이니까 섣불리 나서지 마세요.”
매니저의 말에 조영욱이 씨발씨발 하면서 소파에 털썩 앉았다.
“어휴. 웬 년들 때문에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러니까 회사에서 함부로 여자 연예인들 건들지 말라고 했죠?”
“그것들이 먼저 꼬리 쳤다니까! 그리고 합의하에 한 거야!”
퍽이나.
조영욱이 일을 저지를 때마다 뒤처리를 했던 매니저가 경멸이 섞인 눈으로 그의 뒤통수를 쳐다봤다.
요즘 친한 연예인이랑 앨범활동을 하면서 인기가 높아졌기에 내버려뒀더니 대형사고를 쳤다.
일단 당분간 자숙을 하고, 피해자들이랑 합의를 하면 몇 년 내로 복귀가 가능할 거다.
이럴 때 군대를 다녀오면 좋겠지만 하필 제대한 지 얼마 안 됐다니.
뭐 하러 빨리 군대를 갔다 왔는지 모르겠네.
저놈의 뒤처리를 하게 된 매니저가 속으로 온갖 욕을 하면서 바쁘게 핸드폰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애니멀팜’ 들어가기로 한 건 어떻게 됐어?”
“지금 이 상황에서 그쪽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일이 좀 잠잠해지면 괜찮겠지. ‘개판시대’ 꽤 괜찮았잖아?”
양아치 같은 조영욱의 이미지를 180도로 바꿔줬던 프로였다.
좋지 않을 리가 없지.
복귀할 수 있다면 그쪽으로 복귀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복귀할 수 있을까?’
매니저가 우려가 어린 얼굴로 욕을 하는 조영욱을 힐끔 쳐다봤다.
모든 사건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연예면도 아니고 사회면에서 갑자기 조영욱의 사건을 왜 다룬단 말인가.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연예면에서 스캔들이 터진 걸로 다루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사회면이라.
조영욱의 매니저는 어쩐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하, 씨. 당분간 애들 만나는 건 꿈도 못 꾸겠네.”
사건이 이 지경이 되어도 여잘 만날 생각을 하는 조영욱을 보고 매니저는 빨리 그와 연관고리를 끊어야 된다는 예감이 들었다.
* * *
촬영장에 있으면서 오가는 스태프들을 구경하고 있을 때, 조영욱에 대한 것이 들려왔다.
드디어 떴나?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데 오래 걸렸나 보지?
지연이 남들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