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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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피부와 눈을 뜨지 않는 동생의 모습에 놀란 준호가 허겁지겁 지한을 안아 들었다.

당황과 절박함이 담긴 준호의 행동에 실장들도 서둘러 다가왔다.

힘없이 덜렁이는 아이의 다리에 중년의 실장들이 창백한 얼굴로 횡설수설했다.

“아이는 괜찮습니까?”

“벼, 병원에.”

“119 전화번호가 뭐였더라?”

“119 부르는 것보다 내 차를 타는 게 나아. 본부장 지금 바로 내려가지.”

공 사장이 실장을 헤치고 다가와 준호의 팔을 잡아끌었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지한을 데려가려는 준호를 지연이 멈춰 세웠다.

“지연아, 미안. 지금 지한이가 병원에 가 봐야 할 것 같아. 미안한데,”

“지한아, 오케이!”

“뭐? 지금 그게 무슨.”

“끝났어?”

“!!!”

지한이 눈을 번쩍 떴다.

땀만 조금 흘렸을 뿐 전혀 아픈 것 같지 않은 얼굴에 주변에 모여 있던 어른들이 기겁했다.

멀쩡한 얼굴로 땀을 훔치는 지한을 보고 준호가 넋이 나간 얼굴로 지한을 안은 채 자리에 주저앉았다.

“오빠 놀랐어? 지한이 연기 잘하지?”

해맑은 동생의 말에 준호가 멍하니 있다가 지한이를 끌어안았다.

품 안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진짜 연기였구나.

조금 전 땀에 젖은 이마를 만질 때처럼 차가운 기운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에게서 느껴지는 온기에 준호가 지한을 꼭 껴안고 고개를 숙였다.

“흐어어어.”

“하아아아.”

“나는 진짜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주저앉은 준호의 등을 토닥이는 지한과 지연을 본 실장들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병원에 입원한 연기를 하기에 조금 우는 장면을 보여주나 싶었더니 주변을 전부 다 속일 만큼 아픈 연기를 보여줄 줄은 몰랐다.

누나가 말한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장면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달아올랐다.

끝끝내 버튼을 누르지 않겠다고 손을 말아 쥐는 모습에서는 흐려진 시야에 눈을 몇 번이나 깜빡여야 했다.

“형, 미안해. 나 괜찮아.”

형의 품 안에서 팔을 빼내 목을 감싸 안는 지한의 모습에 조금 전 시한부 아이의 모습을 겹쳐 본 배우 1실 실장은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온 울음에 입을 틀어막았다.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인지 2실 실장도 ‘크흡’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공 사장은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어른들의 반응에 성공적인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 지연이 활짝 웃었다.

촉촉한 얼굴과 울음을 애써 틀어막는 소리를 들으면서 지연이 지한을 마주 봤다.

아직까지 자신을 꼭 껴안고 있는 준호의 등을 쓸어주던 지한이 씨익 웃었다.

누나랑 계획한 대로 전부 다 울렸다.

그래도 놀란 형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조금 미안하긴 했다.

울려서 미안해, 형.

지연도 아직까지 동생을 꽉 끌어안고 고개를 숙인 오빠를 보며 같은 생각을 했다.

울려서 미안, 오빠.

* * *

“어, 크흠.”

말을 하려던 주민이 잠긴 목소리에 헛기침을 했다.

그의 헛기침 소리에 멍하니 정신을 추리던 실장들이 주민을 바라봤다.

주민은 자신을 쳐다보는 이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상한 얼굴이 되었다.

한 작품만 한 것으로 전속 계약을 맺는 것은 이르다며 자신을 귀찮게 굴던 실장들의 얼굴이 가관이었다.

퉁퉁 부은 눈에 아직 붉은 눈두덩이.

눈물 자국이 남은 뺨에 훌쩍이는 코.

다 큰 어른으로서 봐줄 만한 얼굴이 아니었다.

“지한아. 연기 잘 봤어. 너무 잘하더라.”

그래, 너무 잘했지.

이 나이 먹고 얼마 만에 우는 건지.

고개를 끄덕인 실장들의 머릿속에 조금 전 지한이 보여준 연기가 강렬하게 틀어박혔다.

“감사합니다!”

“지연이도 잘 봤어. 지한이랑 같이 연습한 거니?”

“음. 연습은 아니고 평소에 이렇게 놀아요.”

범상치 않은 아이들의 놀이 실력에 어른들이 수군거렸다.

“정말 대단하네.”

“이러고 논다고? 지한 군은 진짜 천재구나.”

“크흠!”

기침으로 실장들을 조용히 시킨 주민이 지한의 눈높이에 맞춰 몸을 낮추고 물었다.

“아저씨가 지한이 연기를 너무 좋아해서 그러는데 아저씨랑 같이 일할래?”

“일이요? 저는 일 못 하는데.”

“지한이는 연기하고 아저씨는 지한이가 연기하는 거 도와줄 거야.”

“정말요? 그럼 저 계속 연기할 수 있어요?”

“물론이지.”

“좋아요!”

지한의 동의를 받은 공 사장이 이어 준호를 쳐다봤다.

그 시선을 알아챈 준호가 입을 열었다.

“아이들 보호자도 계약에 동의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서울에 당장 올 수 있는 사정이 아니라 내려가는 즉시 서류 작성하고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저희는 이 시간부로 지한 군을 우리 식구라고 생각하고 대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한을 바라보는 공 사장의 시선이 뜨겁게 타올랐다.

20. 차기작

서울에서 내려온 지 며칠째, 우리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외갓집에 와 있었다.

오형우와 이혼 소송을 시작한 이미란이 매우 바빴기 때문이다.

그가 있는 집에 같이 있을 수 없으니 따로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이모 집이 아니라 외갓집이 될 줄은 몰랐다.

“아직도 가끔 기자들이 보여. 하여튼 끈질긴 사람들이라니까.”

지한이가 올여름에 개봉될 영화에 출연한 배우라는 것과 수백 명이 대피한 가스누출 사고, 그리고 가정 폭력.

그 세 가지가 어우러져 어마어마한 사건이 되었기 때문에 귀찮게 들러붙는 거겠지.

벌써 달이 지난 얘긴데 이제 그만 좀 쫓아다녔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할머니, 할아버지 집으로 피해 있었다.

“준호야 네가 있어서 정말 든든하다.”

우리가 내려온 날 이미란은 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고 어제 우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물론 이미란이 아니라 준호 오빠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되도록 미루지 않는 이준호의 성격상 그는 내려오자마자 계약서와 그간 썼던 경비, 카드와 영수증을 미란에게 내밀었다.

“아니에요, 고모. 고모도 이혼 소송 때문에 바쁘다면서요.”

“어휴, 진짜 지긋지긋하다. 아니 당사자인 내가 맞은 사람인데 왜 가해자 쪽에서 그럴 리가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친가 쪽 친척들에 대한 얘기다.

사람이 죽을 뻔해도 찾아보지 않다가 이혼한다는 소리에 개떼처럼 달려왔다는 것 같았다.

돌아오기 전에도 그랬었지.

사람이 맞고 죽을 뻔한 것보다 오형우가 이혼한다는 것이 그 집안한테는 더 큰일로 느껴지나 보다.

나이 먹고 회귀한 지금도 도대체 그쪽 집안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 가지 않는다니까?

“변호사 끼지 않았으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지긋지긋하다.”

“변호사님은 뭐래요?”

“이쪽 증거가 명확하고 언론에서도 시끄러웠던 사건이라서 빨리 판결이 날 것 같대.”

얼마간 자신들을 귀찮게 했던 기자들을 생각하면 없던 혈압도 오를 것 같았지만 그 덕분에 이혼 소송이 좋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도 난 기자를 좋아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고모도.”

두 사람이 부르르 떨었다.

오죽하면 애들을 통학시간 1시간이나 걸리는 외갓집에 맡겼겠는가.

혹시나 아이들에게 기자가 몰래 접근할까 봐 준호는 등하교 시간마다 애들을 따라다녀야 했다.

“준호야 당분간 더 부탁할게. 고모가 용돈도 이만큼 챙겨줄 테니까 우리 애들 잘 부탁한다.”

“걱정 마세요. 핸드폰도 개통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

“그래, 고맙다.”

호텔에서 어쩔 수 없이 모든 전화를 다 받아야 했던 준호는 집으로 내려오자마자 휴대폰을 개통했다.

고모가 바쁜 동안 자신이 아이들을 봐야 했으니 연락수단은 필수였다.

띠리리리.

“아, 고모 잠시만요.”

연락 온 번호가 익숙했다.

준호가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떴다.

* * *

준호가 현관을 나서는 걸 보고 지연이 방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었다.

지한이 쪼르르 따라와 지연의 옆에 섰다.

창문 너머로 휴대폰을 귀에 갖다 대는 오빠의 뒤통수가 보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준호 씨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아! 이 번호가 맞네요. 저는 탑엔터 배우 2실 김혜성 실장입니다. 그때 연습실에서 봤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네. 기억합니다.”

공 사장의 뒤를 따라왔던 세 실장 중 하나겠지.

배우 2실이면 119 전화번호 물어보던 사람이었던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얼굴 보면 알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계약서가 잘 도착했다는 연락은 받았는데 혹시 무슨 문제 있습니까?”

-아뇨, 계약서에는 문제없습니다. 그저 안내드릴 게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안내 사항을 메일로 주시면 확인하겠습니다.”

-메일로도 보내드릴 겁니다. 그저 앞으로 오지한 군은 배우 2실에서 담당할 거고, 매니저도 곧 배정될 거라는 걸 말씀드립니다.

실장의 말에 준호가 잠시 고민했다.

아직 고모는 이혼 소송 중이고, 아이들의 추후 거처도 합의된 바가 없다.

지한이 소속사는 서울에 있고 앞으로 연기도 웬만하면 서울에서 할 것 같은데 고모가 애들을 전학시키려나?

이 부분은 확인해야 할 것 같은데.

“아이들이 학교랑 이런저런 일 때문에 당분간 여기 계속 있어야 할 거 같은데 매니저도 여기 내려와서 생활하는 건가요?”

-그 부분은 조금 조정하겠지만 아이들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데리러 갈 겁니다.

준호가 애매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은 회사에서 알아서 하겠지.

자신은 지금 당장 고모를 대신해서 애들을 챙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저희가 대본도 하나 보냈는데 한번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대본이요?”

-네. 사실 다른 배역 때문에 들어온 대본이긴 한데 지한 군 연기를 보고 딱 맞는 배역이 있어서 보냈습니다.

“알겠습니다. 확인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확인하시고 궁금한 점 있으면 메일에 있는 연락처로 연락 주세요. 지한 군을 담당하는 팀장 연락첩니다.

“네. 감사합니다.”

통화를 끝낸 준호가 미란에게 정리할 사항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집에 들어갔다.

창문 너머로 준호의 통화를 들은 지연이 상대방의 대화를 추리했다.

일단 계약은 무사히 체결됐고, 매니저 얘기가 나온 걸 보니 본격적으로 케어해 준다는 거지?

대본? 지한이 차기작에 대한 건가?

대본이라. 어떤 작품일까.

생각에 잠긴 지연의 귀로 동생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나 또 촬영해?”

반짝이는 조명 아래 커다란 렌즈 앞에 서서 연기했던 것이 무척 마음에 든 지한이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지연에게 물었다.

딱 봐도 촬영을 기대하는 듯한 동생의 얼굴에 지연이 가볍게 계산을 끝냈다.

“대본 보고. 괜찮으면 우리 또 촬영하러 가자.”

“좋아!”

“대본 오면 그거 가지고 열심히 연습해볼까?”

“대본으로 노는 거 좋아.”

“누나도 좋아.”

지한이 히힛 하고 웃었다.

기대가 돼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동생을 보고 지연이 준호를 보채러 방을 나섰다.

앞으로 어떤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하는지 대략 알고 있는 지연으로서는 과연 탑엔터에서 어떤 대본을 보내줬을지 무척 기대가 됐다.

배우 쪽으로 강한 회사니 어느 정도는 믿을 수 있겠지만 지한이를 담당하는 이가 보는 눈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만약 보는 눈이 없다면?

“떼쓰는 한이 있더라도 지한이가 연기할 만한 대본을 찾아달라고 해야지.”

“응?”

“아니야. 지한이 너는 어떤 사람을 연기할지만 생각하면 돼.”

“알았어.”

동생을 위해서 개진상이 되어 줄 생각이 가득한 지연이 지한의 손을 잡고 방을 나섰다.

* * *

“오빠 그거 지한이 거야?”

“응. 둘이서 같이 볼 거지? 지연이 네 것까지 프린트해 왔어.”

“와아! 오빠 고마워.”

준호가 지연이와 지한이에게 각각 프린트한 대본을 건네주었다.

고모에게 통화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보고하고 있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옆에 와 대본을 보고 싶다며 졸랐던 동생이었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 대본을 프린트해 왔다.

프린터기가 인쇄하는 동안 대본을 읽은 준호가 지한을 보고 살짝 웃었다.

“그런데 그때 그 아저씨들이 지한이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나 봐.”

“응? 나?”

“왜?”

“지한이 역할이 여주인공의 동생인데 갑자기 백혈병으로 쓰러지는 역할이더라.”

“아.”

“히히.”

진짜 인상적이었나 보네.

지연이 대본을 넘겼다.

“거기 ‘성진’이라고 적힌 게 지한이 배역 이름이래.”

“저번에는 이름도 없이 그냥 동자귀라고만 써져 있었는데 이제는 이름이 생겼네.”

“신기해.”

<오싹한 집>을 촬영할 때는 현장에서 캐스팅돼서 얼떨떨한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이렇게 처음부터 대본을 받고 배역을 준비하니 지한의 말대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지연이 빠르게 대본을 넘겼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고, 여주인공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동생.

여주인공은 자신을 응원하는 가족의 지지를 받으며 대기업 비서실에 입사.

까칠한 재벌 상사를 모시면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싹트게 되고.

재벌 2세는 형제와 경영권 다툼에서 여주인공의 도움을 받아 대표이사가 되는 흔하디흔한 신데렐라 스토리.

여기서 지한이가 맡게 되는 성진은 평화롭던 집안에 위기를 가져다주는 역할.

그 때문에 여주인공이 흔들리게 된다.

“흐음.”

이거 대충 나중에 남주인공의 형제이나 이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조연이 여주인공을 협박할 때 이용하겠는걸?

한창 경영권 다툼 중일 때 상대방의 약점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약점을 흔들 수 있는 아주 좋은 패가 있네?

‘이 패를 안 쓰면 병신이지.’

제법 험한 생각을 한 지연이 4화까지 나온 대본과 캐릭터 소개를 보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파악했다.

그 약점을 쥐고 흔들 패가 된 성진을 생각한 지연이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잘못하면 여주인공의 발목을 잡는다면서 시청자들에게 고구마를 먹이겠지만 잘하면 악역의 악랄한 행동을 더 강렬하게 보여주면서 남주와 여주 사이의 절절한 애정을 강조하는 역할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진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이 우는 게 아닌가 몰라.

빠르게 지한이란 캐릭터를 분석한 지연이 한 가지 의문점을 준호에게 물었다.

“오빠 지한이 오디션 봐야 해?”

“그건 잘 모르겠네. 오빠가 확인해 볼게.”

지연의 부탁을 받은 준호가 방을 나갔다.

대본을 보고 있던 지한이 엉덩이를 움직여 지연의 옆으로 다가갔다.

“누나 나 대사 늘었어.”

“그러게. 귀신 연기 할 때보다 훨씬 많긴 하지?”

“응! 그래서 좋아.”

대사가 늘어났다고 좋아하는 걸 보니 넌 천생 배우가 될 팔잔가 봐.

알록달록한 준호의 펜을 잡고 성진이란 이름마다 크게 동그라미를 치는 동생을 본 지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도 좋을까.

그럼 누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자, 지한아 여길 봐. 여길 보면 성진이는 보통 가족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자란 막내야. 누나랑 나이 차이가 많으니까 부모가 셋이나 있는 느낌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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