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제가 돌아왔다. 신병으로] - 167화.
보인다.
눈으로 쫓기에도 벅차던,
전격 방출계 헌터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전신에서 은은하게 퍼져나오는 전파로 감지해 가까스로 대응해냈던......
-Kaaaaaaaa!
불사왕의 권속들 중에서도 최고의 ‘속도’를 가진 괴물.
반의반 호흡만으로 흑색 마탑을 거꾸로 달려 정상에 오르던 그 ‘데미갓’.
‘기근의 청기사’의 움직임이 보인다.
-달그락! 달그락!
검푸른 갑주의 군마가 요동친다.
그 위에 선 청기사가 거대한 돌격창을 쥐고 자세를 갖춘다.
그 끝에 걸린 표적은 다름 아닌 나.
정확히 일점.
머리와 몸통의 틈으로 굵직한 창을 꽂아 넣으려던 그 검푸른 광택의 신격을 가진 스켈레톤을 향해.
긋는다.
-스...
담담히, 숨을 고를 필요도 없이 아주 고요하게 허공에 새겨넣은 지평선은 참으로 올곧았고...
-윽!
그곳에서 피어나는 ‘빛’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양의 빛이 광휘를 밝힌다.
직후,
‘틈’을 내달리던 데미갓. 기근의 청기사의 목이 떨어졌다.
-툭,
일검,
검술도 무엇도 아닌 단 한 번의 수평베기에 죽음 마력으로부터 탄생한 묵시록의 기사는 사라진다.
“...?!”
다른 반응이라도 보이길 바랐던 것인지, ‘전율하는 사성’의 한쪽 눈썹이 놀란 듯 떨려온다.
다만, 그 바로 다음 순간.
-쿠아아아아아악!
-꿰애애애애애액!
-구오오오오오오!
-Gaaaaaaaaaaaaaaaaa!
-Kaaaaaaaa!
-쿠액?! 퀘에에에에엑!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선두에 섰던 청기사의 뒤를 이어 야수가, 다른 묵시록의 기사들이 이윽고 ‘신’이었던 껍데기만 남은 재앙의 육신이 동시에 괴성을 내지르며 한점을 향해 날아든다.
그 광경은 마치 세계가 움직이는 듯했다.
땅이, 짐승이, 바람이, 죽음이, 으스러진 산과 비탄에 잠긴 혼이 오롯이 ‘나’를 향해 모여드는 그 ‘일순간’.
나는 고고히, 성검을 고쳐잡을 뿐이었다.
이윽고 ‘찰나’. 그 찰나에서도 다시 경각에 달하는 ‘틈’속에서...
떠올리는 형상은 다름 아닌 ‘귀신’이다.
전신을 새카만 ‘귀신의 흑점’으로 뒤덮고 일검에 백, 백검에 만을 담아 휘두르던 검제.
요시히사 켄신의 검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의 검로가 긋던 아름다운 사선과 그 검이 고독에 스치울던 그 비명을... 나는 기억하고 있단 말이다!
그리고 기억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빛’과 함께 ‘지금’.
현실이 된다......!
귀신검(鬼神劍), 오의(奧義).
기염만장(氣炎萬丈).
***
용왕(龍王).
모든 용족들의 정점에서 그 이상에 걸맞은 힘과 권능의 소유자.
엄연히 ‘신격’을 얻은 신으로서 동족들을 인도하고 이끌어야 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드래곤 로드.
그 거대한 날개가 지나간 자리에는 모든 것들이 불타올라 잿더미만이 남는다는 종말의 레드 드래곤.
‘지금껏 이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드래곤들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괴물...’
실제 그 육신이 현현했던 것도 아니고 그저 날개 한 짝이 게이트를 뚫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
지금의 ‘스트라우스’가 있게 만든 초대 드래곤 슬레이어. ‘제이슨 스트라우스’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괴물!
‘그런 존재가... 바로 이 앞에 있다.’
-꿀꺽.
현장 지휘 밑 ‘전세계 연합’의 전략 전술을 정하는 사령관, 홍진웅 대위는 마른 침을 삼키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불안을 잠재울 만한 희대의 영웅들 모두가 다름 아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 침착하자. 아메리카로 떠나기 전, 건우가 부탁했던 물건들은 다 모아뒀다.’
-촤르륵.
‘불꽃’에 절대적인 저항력을 가지는 비룡불꽃 펜던트.
‘빛과 열’을 조종할 수 있게 하는 이집트 신화의 산물. 파라오의 가면.
‘수분과 냉기’의 결정이라 할 수 있는 오아시스의 아뮬렛......
그 외에도 ‘흑염’을 다루는 흑왕이 자신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칼루스 궁전 밑, 지하 깊은 곳에 봉인해둔, ‘불꽃’에 대항하기 위한 수많은 보구들은 모두 확보했다.
하물며...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아이템들보다도 더 ‘흑왕’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물건.
‘차원검의 파편’.
울퉁불퉁한 구슬 형태의 이것.
용도는 알 수 없으나, 건우는 레드 드래곤과의 전투에 앞서 꼭 그것을 몸에 지니고 있어 달라고 말한 물건 역시 확보했다.
“그럼......”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시작하죠.”
이제, 홍진웅에게 남은 일은 그저 믿는 일뿐.
-끼이이익!
성인 남자 여럿이서 밀어야 간신히 움직일 수 있을 법한 이 칼루스 궁전에서 가장 거대한 문이 열린다.
알현실의 긴 복도 끝으로 시선을 향하면, ‘인간’의 모습으로 왕좌에 앉아 무념무상의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이윽고, 홍진웅과 그 붉은 남자... 재앙 아르게스의 시선이 정확히 겹치는 순간.
「과인은 기다리고 있다.」
머릿속에서 직접 울려 퍼지는 듯한 재앙의 육성은 크게 들려왔고,
「때는 아직 오지 않았으나, 그대들이 과인의 흥취를 돋구어주려 하는구나.」
드디어...
드래곤 로드는 왕좌에서 일어섰다.
「옳다. 어디 한번 그대들의 필생을 과인에게 보여 보아라. 과연 생과 사 중, 그대들에게 어울리는 것은 무엇일지... 이 아르게스의 이름을 걸고 판명해주마!」
일어선 종말의 레드 드래곤.
그리고 직후,
“...온다!?”
미지의 무언가를 목격하기라도 한 듯 크게 위아래로 찢어지는 검성의 눈.
그 노련한 노구의 외침에 스무 명에 달하는 정예 부대는 미리 준비해둔 보구를 빛냈다.
허나, 그럼에도...
-화......
--------------------화르르르르륵!?
믿을 수 없을 만큼 뜨거운 열기는 돌연 헌터들의 발밑에서 솟아올랐다.
“크으윽!?”
“이런...!”
“뜨, 뜨거워!!”
비명인지 뭔지 모를 소리가 빗발친다.
다만, 이쪽 역시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기에.
“드래곤 피어!”
--------캬아아아아아악!
두 눈을 희게 물들인 ‘스트라우스’ 일가의 장녀. 대마법사 올리비아의 외침은 마력으로 구성된 모든 것을 날려버렸다.
동시에,
밀려나는 거대한 화마와 함께 무투계 S급 헌터들은 단번에 드래곤 로드를 향해 날붙이를 뽑고 달려든다.
검성류(劍星流), 오의(奧義).
천검류(千劍流), 오의(奧義).
스트라우스식, 격투술. 필멸.
무왕 스티븐과 천검일로 정진권 거기에 검성이 함께 내뻗는 엄청난 투기!
그 오러와 짙은 광채와 첫 한방에 모든 것을 담아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살기는 필두에 선 그 셋 이외에도 일곱에 달하는 무투계 특급 헌터들을 고무시킨다.
그렇게,
이어지는 무지막지한 타격의 연쇄!
S급과 특급 헌터들이 이어가는 그 말도 안 되는 위력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특히나 자랑하던 이 칼루스 궁전의 방호체계를 무시하고 건물 전체를 뒤흔드는 지경이었다.
「호오?」
치열한 힘에 이를 악물기는커녕, 조금 의외라는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재앙이 보인다.
***
눈부시게 반짝이는 광휘가 재앙의 눈을 가린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들이닥칠지라도 부러질지언정 굽힘이 없는 아집이 그곳에 있다.
때는 바야흐로 죽음의 시대였으나,
‘빛’은 그럼에도 고고하게 맞서고 있다.
발톱과 이빨,
부패와 부식,
죽음과 폭력,
폭발과 절망이 그곳에 있었다.
허나, 인류 최고의 최속 베기를 아무렇지 않게 선보이던, 어떤 ‘사무라이’의 검은 수천, 수만 가지 갈래의 죽음에 전부 대응하니...
‘빛’은 그 이미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검제’의 검을 거룩히, 다시금 이 세상에 존재하게 했다.
-채쟁! 채재재재재재재재재재재쟁!
폭풍과 함께 내리치는 빗방울의 수만큼이나 빗발치는 검격.
그 와중에도 수많은 폭력, 수많은 불결이 전쟁의, 죽음의, 역병의 기사와 함께 성검의 빛마저 뚫고 뇌제에게로 향하지만...
“흐으으읍!”
단숨에 들이킨 기합과 함께 어마어마한 기백이 끓어오른다.
이윽고, 뇌제의 손끝에서부터 피어나는 새로운 빛은 어째서인지... ‘흐르고’ 있다.
수검(水劍), 제4형.
폭포 오르기.
-샤아아아아아!
본디, 살아있어선 안 되는 모든 것들을 정화하는 빛.
그리고 빗발치는 완력을 도리어 이용하여 되돌려보내는 수검의 묘리.
그렇게 기억에서 현실이 된, 죽은 장훈의 검술은...
‘흐르는 빛’을 휘감고 ‘데미갓’이라 불리는 괴물, 묵시록의 기사들을 단숨에 베어 가른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앙!
-카르르르르르?!
-퀘애애애애애애애액!!
비명을 토해내며, 기사들은 땅을 구른다.
군마는 이미 녹아 사라졌으며, 기사들은 하나 같이 무구를 쥘 손을 잃었다.
극독의 불결한 뱀도, 생을 모독하던 검은 머리의 야수도 구분 없이...
새하얀 빛처럼 반짝이는 ‘비’앞에 녹아 내린다.
유일하게 그 ‘흐르는 빛’을 극복해낸 존재는 다름 아닌 신. ‘신격’ 가졌던 존재인 재앙, 제라드 뿐이었으나...
“고통스럽나.”
뇌제의 무시무시한 ‘용안’은 그 껍데기뿐인 재앙의 실체와 그 감정마저 꿰뚫어 보고는, 고하는 것이었다.
“그럼, ‘지금’에 네 모든 것을 담아 덤벼라. 기저에 깔린 그 마지막 신위까지 불태워! 약속건대, 내가 너의 고통을 완전히 끝내주겠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산과 같은 재앙이 울부짖는다.
다만, 그 실체는 빈 껍데기에 가깝기에 ‘비’에 젖은 그 육신은 이미 넝마에 가깝다.
다만 그럼에도, 과거 신이었던 ‘짐승’은 뇌제의 말을 따른다.
대지와 천공 이윽고 이 지하 미궁 전체를 뒤흔들 만큼의 기백을 토해내며, 그 거대한 육신을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날려 달려든 것이었다.
동시에,
-착!
쇠와 쇠의 날카로운 울림은 터져 나온다.
그것은, 달빛을 휘감아 하늘을 찬란히 빛내는 검.
검성류(劍星流)-발(拔), 제1형.
진(眞), 황무지의 꽃.
검성의 검이었다.
***
-파아아아아아아아.
돌연, 흐르기 시작했던 ‘빛’은 나선형의 미궁 구조물을 밝게 비추며 허공에 떠올라 천장에 맺혀 아래로 내렸다.
그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도 빠르고 또한 ‘흐르는 빛’의 양이 지독하리만큼 많아 방울 방울은 이미 폭우가 되었다.
새하얀 폭풍이 귀를 먹먹하게 만든다.
신력으로 가득 찬 지하에 더이상 부정한 존재는 나타날 수 없었고.
남아 있는 건, 그 ‘흐르는 빛’을 만들어내는 장본인. 성검을 쥔 뇌제와 모든 이능을 완전 말소시키는 ‘잿빛’의 전율하는 사성(死星)뿐이었다.
가장 순결한 응징의 빛, 성검 아스칼론.
가장 불결한 죄악의 그림자, 사신의 낫.
잿빛과 순백의 무구가 서로를 노린다.
교차하는 검격과 참격에 눈부신 불꽃이 튄다.
이미 먼지 조각이 되어 완전히 사라져버린 네 개체의 데미갓, 여섯 개체의 신화급 야수들은 단 한 마리만 잔존했더라도 세계 전역을 위협했을 괴물들이었다.
그 괴물과 괴수들을 아무런 내색 없이 소멸시킨 뇌제.
그 힘은 이미, 과거와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사성은 생각했다.
다만, 그럼에도 전율은 멈추지 않는다.
-터벅!
내딛는 걸음마다 수많은 참격이 쇄도한다.
뇌제가 몸에 지니고 있던 마검, 혈검, 거검, 보검, 성검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이젠 수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진 뇌제만의 특별한 힘 ‘제어력’이 검의 끝이라 불리는 경지, 이기어검(以氣馭劍)에까지 이른 것이다.
그렇게, 뽑힌 검들은 각각 다른 형상을 취한다.
그 속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놀랍게도 전부 제각각이다.
죽은 검귀,
마찬가지로 이미 죽어 장례까지 치러주었던 수검사.
거기에 검성, 검희, 검왕의 발도술과 보법이 ‘어검’으로 떠오른 검에서 표현된 것이다.
하늘로 날아오른 네 검사와 땅에 발을 딛고 ‘흐르는 빛’을 휘감아 휘두르는 뇌제의 존재까지...
‘마치, 다섯에 달하는 초절정의 검사들을 홀로 상대하는 느낌이군...!’
평소와는 완전히 반대가 된 상황.
매번 양으로 몰아붙이며 치명적인 한방을 준비하던 불사왕이 지금은 허공으로 날아오른 어검들에게 몰아붙여 지고 있다.
말 그대로의 기행.
있는 그대로의 기이(怪異).
다만, 그럼에도...
「그 정도로, 이 전율을 멈출 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었더냐!!」
사성은, 멈추지 않았다.
회색 눈동자가 빛을 낸다.
죽음도, 삶도 아닌 그 경계에 놓인 자의 손에서 ‘회색’은 피어나는 것이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폭우가, 거꾸로 솟구쳐 오른다.
아니, 정확히는 사성의 육신에 닿는 순간 흐르는 형질도, 밝은 광채도 잃고서 도망치듯 무질서하게 이 세계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능’을 말소시키는 힘을 손에 쥔 ‘사성’은 외친다.
「나는... 이 미친 세계의 종언을 고할 것이다!」
자신의 그릇된 신념을.
그리고 빗발치는 검들의 중심에서, 순백의 광휘를 번뜩이는 성검은 날아든다.
허나, 이마저도 ‘잿빛’은 말소시킨다.
다만, 연속해서 날아오는 건 격통의 마검.
-치익!
‘이능’이 소실되어도 눈부신 광택의 날붙이는 베어 가른다.
이젠 또다른 재앙을 탐닉함으로서 완성된 재앙의 육신을.
재앙의 뺨에 큼지막한 상흔이 남는다.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붉었고.
이건우는 직후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며, 어마어마한 ‘혈공’을 끌어올린다.
재앙의 육신이 단숨에 펄펄 끓은 가마솥에 던져진 것처럼 뜨거워진다.
육신에 존재하는 모든 구멍에서 붉은 피가 역류한다.
-텁!
다만, 그 와중에도 회색 눈동자는 담담히 뇌제를 응시했고 그 무시무시한 손아귀는 이건우의 머리를 향했다.
-툭!
이를 받아치는 건 황금빛 우레의 망치다.
그러나, 재앙은 다른 한 손마저 뻗는다.
피는 웅덩이를 만들 만큼 흥건히 터져 나오고 있었으나, 이에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는지 사성의 행동에는 아주 조금의 멈칫거림도 없었다.
결국, 성검을 쥔 손목을 붙잡히는 뇌제.
재앙은 드디어 닿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힘을 준다.
제로 거리에서 방출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부패가 이건우의 피부를 괴사시킨다.
허나, 그가 손에 쥔 빛은 또한 그를 치유한다.
상반되는 두 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히 제자리를 맴돌면서도 그 크기와 농도를 더해간다.
회전하면 회전할수록 헌터와 재앙의 육신에 어마어마한 부하가 가해진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이젠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위험한 빛을 내뿜기 시작하는 빛과 부패.
이에 재앙의 등 뒤에서 날아드는 건, 또다시 네 자루의 검이었다.
검성, 수검사, 귀신, 검희
월광찬천검, 수왕검, 이터널 패인, 본디오 빌라도.
더욱이 이번에는 네 자루의 검이 고정시킨 재앙의 머리 위로 수직 낙하하는 거대한 그림자마저 있었다.
그 정체는 거검, ‘티탄’.
‘파괴불가 오브젝트’마저 짓이겨 버리는 무식한 힘의 산물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내가 바로, 종말. 내가 바로, 구원. 이 나야말로! 이 그릇된 세계에 올바른 질서와 안식을 안겨줄 구원자란 말이다!!!」
재앙은, 거검의 추락에 대적해낸다...!
등에서 돋아난 또다른 팔로 검을 받아낸다는 미친 기행을 통해서 말이다!
재앙과 헌터.
전율과 뇌제.
사성과 이건우의 힘은 이제 완벽한 ‘동격’.
허나, 그 완전한 평형은 도리어 재앙, 전율하는 사성을 웃게했다.
왜냐하면...
사성에게는 아직까지도 꺼내 들지 않은 비장의 수가 더 남아 있었기 때문에.
-스윽!
미련스러울 지경으로 입고 다니는 푸른 로브.
흑색 마탑의 로브 속으로 빠르게 손을 집어넣는 재앙.
이윽고, 기괴한 미소와 함께 그가 꺼내어 든 것은...
‘공간’을 지배하는 금제의 열쇠.
바로, 아카식 레코드 1번이었다.
평형을 이루던 저울이 뒤틀리고 뒤엉키기 시작한다.
아주 사소하지만, 무척이나 치명적인 ‘변수’가 등장한 것이다......!
전율의 비수, 함정, 심판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