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제가 돌아왔다. 신병으로] - 144화.
-끄르륵.
어찌 된 일인지, 검제는 숨을 쉴 수 있는 푸르른 물결 속에 서 있었다.
이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전쟁의 풍경이다.
요시히사 켄신이 베었던 재앙의 마지막 사념체가 보이고, 되감겨지는 세계는 다시금 온전한 재앙을 그리고 ‘뇌제’를 돕기 위해 준비중이던 ‘검제의 제자들’을 제압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주는 것이다.
-스, 스승님! 어째서...!
-전쟁의 승리가 곧 레이라의 귀환과 이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차라리 모든 것을 베어버리겠다.
돌이켜보면 우스운 일이었다.
끝끝내 ‘레이라’의 구출을 위해 ‘별동대’를 보내두었음을 말해주지 않았던 뇌제 역시 문제는 문제였지만...
그렇다고 재앙을 마주하기도 전에 이미 한배를 탄 뇌제를 공격한다니. 어린 아이가 아집을 부리는 것이 이보단 나으리라.
그렇게, 눈앞에 풍경은 빠르게 되감긴다.
불사왕의 권속, ‘스카이 타이탄’을 마주하는 검제.
자신의 제자들을 ‘노예화’ 시켰다는 소식에 분노하던 검제.
허망하게, 그저 죽고만 싶던 검제.
서서히, 그러나 빠르게 되감겨가는 시간.
이윽고, 눈앞의 광경은 검제 스스로가 꼭 알고 싶다고 말했던... 진실의 풍경이었다.
-너는 네 손으로, 네 딸을 죽여야만 한다! 그리하여 네놈의 정신이 완전히 붕괴할 때! 네놈은 우리의 새로운 꼭두각시가 될지니!
그날은 비가 많이 내리던 밤이었다.
그런 밤, 흡혈귀는 말했다.
-폭주하라.
이성을 잃은 검제는 두 눈을 부릅떴고, 이어지는 음성에 완전히 두 눈두덩이를 붉게 물들이고는 바라보는 것이다.
-먹어치워라.
검을 놓은 손이 떨린다.
두 안광이 붉게 물들었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작고 여린 자신의 딸 레이라였다.
-아, 압빠...
레이라는 눈물을 너무도 많이 흘려 퉁퉁 부은 눈으로 이성을 완전히 잃은 검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한 발짝, 한 발짝 더 레이라에게 다가가는 검제.
-우, 울지 마세요. 압빠!
허나, 그 느릿한 걸음이 무색해지도록 레이라는 도리어 검제의 품에 달려와 그를 안아주는 것이었다.
-그으으윽! 크으으으으으윽!
머릿속을 가득 채운 ‘탐식’의 충동이 검제의 생에 경종을 울린다.
그 와중에도 흡혈귀는 흐흐흐, 음침한 웃음소리나 내고 자빠져 있었고, 검제는...
-...이라. 레이...라......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도, 살해와 탐식의 충동으로 미쳐 있던 상태에서도...!
-아, 아니?!
그는 그저, 울고 있는 딸의 눈물을 투박하게 닦아줄 뿐이었던 것이다.
-이, 이럴 수가... 이미 이성은 완전히......?!
당황해하는 흡혈귀의 얼굴이 보였다.
그 오만한 흡혈귀를 이렇게나 혼란스럽게 만들 만큼, 검제의 사랑은 크고 강했던 것이리라.
그렇게, 검제는 끝내 자신이 레이라에게 상처하나 입히지 않았음을, 잊혀진 기억의 ‘진실’알게 되었다.
***
“그렇게 된 것입니다.”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수신의 신녀인 ‘남궁연’의 새로운 권능. ‘진실의 우물’을 통해 밝혀진 검제의 진짜 과거.
세뇌에 흐려지지 않고, 저주로 인해 오염되지 않은 진짜 깨끗한 진실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허...”
진실을 목도한 검제는 허탈하다는 듯, 긴 숨을 내쉬었다.
다만, 그의 입꼬리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기에 그의 기분이 서서히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진실을 확인하신 소감은 어떠십니까. 검제.”
병상에 누워있던 내가 묻자, 이미 두 발로 멀쩡히 걸어 다닐 정도로 육신을 회복한 검제는 잠시 무언가를 깊게 곱씹는 듯하더니 느릿한 어조로 답했다.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믿을 수 없다는 건, 정말 두려운 일이었다네......”
저주와 세뇌로 인간의 기억을 멋대로 조작하는 ‘블러드 엘프’들의 비술.
그것을 ‘흡혈귀’들이 적극 활용한 결과...
진실을 편린적으로나마 알고 있던 일본인들마저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믿지 못하게 되었고, 장기적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단기적인 흥취를 위해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 간악한 구덩이에 빠진 사회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세계가 되어갔고 나는 최근까지도 ‘편안한 밤’을 보낸 날이 없었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자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
만연하는 쾌락주의와 서서히 붕괴해가던 국가.
검제는 바로 지금, 자신이 ‘일생을 바쳐’ 일구어낸 일본이라는 세계에 관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로 어제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네... 딸 아이가 바로 옆 이부자리에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고, 아침의 바람은 시원했지. 태양은 밝았고, 풀의 내음을 느낄 수 있던 상쾌한 아침.”
이내, 그는...
일평생을 귀신 혹은 신념의 검사로서 살아왔던 한 남자는, 그제야 요시히사 켄신이라는 작디작은 소년의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고맙네. 자네가 이 나라를, 나를... 그리고 내 딸을 구해주어서 정말... 정말로 고맙네...”
울먹거리면서도 또박또박, 자신의 딸이 들고 온 이계의 엘릭서, ‘세계수의 이슬’로 두 번째 생을 얻은 그는 말했다.
감사를,
진실의 우물로 한점의 거짓이 섞이지 않은 기억을 되살려준 수신의 성녀, 남궁연과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든 장본인인 수신의 사도인 나에게 목에서 마른 소리가 날 때까지 계속해서, 감사를 표했다.
***
이 전쟁이 끝나도록 끝내 일본 땅에 나타나지 않은 인원들.
세계 랭커 염제, 압둘과 신비의 에이바.
그리고 국내에서 늘 혁혁한 공을 올리던 한국의 2등 용병대 ‘만검’. 그리고 그 만검의 수장인 ‘천검일로’의 정진권.
그들이 끝까지 이 땅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진작에 그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두었기 때문이었다.
-홋카이도의 가장 큰 포도나무. ‘첫 번째 테라포밍의 뿌리’를 찾으세요.
첫 번째 테라포밍의 뿌리.
‘파괴불가 오브젝트’이자, 온전히 자리를 잡아 이젠 ‘이계의 통로’가 된 나무.
내가 그들을 그곳으로 보낸 이유는 단순무식하다.
-그리고 이계, ‘엘븐 가르드’로 넘어가셔서 엘븐 가르드 왕국의 성을 찾으세요. 가장 높은 시계탑의 꼭대기방. 그곳에 검제의 딸이 있을 겁니다.
더욱이, 가능하다면 나는 그들에게 부탁을 하나 했었다.
오직 ‘엘븐 가르드’라는 세계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만능 약. ‘세계수의 이슬’을 가지고 와 달라고 말이다.
예정대로였다면, 본래 그건 내가 섭취할 예정이었다.
‘티탄의 검’에 ‘여의’.
그리고 신력을 당기고 또 당겨 사용하고 빈사상태가 된 나 자신을 회복시키기 위해 준비해두었던 안배. 그것이 그 ‘세계수의 이슬’이었다는 말이다.
허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검제는 내가 예측한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었고, 때마침 도착한 그의 딸. ‘레이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그에게 ‘이슬’을 먹였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드디어 나는 재앙, ‘태고의 흡혈귀’와의 끈질기고 길었던 악연의 막을 내릴 수가 있었다.
“후...”
참으로 길고, 긴 전투였다.
그렇게 느긋한 한숨을 내쉬며 병상에 기대어 앉아 창문을 통해, 간신히 되찾은 이 잠깐의 평화를 응시하던 중.
-벌컥!
“아저씨!”
노크도 없이 들이닥친 작은 손님. 앤젤라 엘런을 보게 되었다.
“몸은 괜찮아요?”
활짝 웃는 얼굴의 소녀는 그 예쁜 얼굴만큼 화사한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고, 그런 아이의 뒤를 따르듯 거의 ‘엄마’의 역할을 자처한 남궁연 역시 들어왔다.
“안 그러던 애가 건우만 만나면 목소리가 커지네?”
그리고는 ‘푸른 신력’이 감도는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다 내 손을 잡고 제자리에서 방방 뛰는 앤젤라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아침에는 고생하셨습니다.”
“아니야. 고생은 건우가 다 했지. 아프다는 건 괜찮아졌어?”
침상에 걸터앉은 앤젤라와 함께 반대쪽 침상에 앉아 내 어깨를 매만지는 남궁연.
이젠 수다쟁이가 다된 앤젤라가 있다 보니 묘한 분위기는 되지 않았으나, 남궁연은 언제나 이같이 은근한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며 예쁘게 웃곤 했다.
물론 나도 싫지 않았으니 마음껏 미소를 짓는다.
같은 신을 숭배하게 된 그녀와 나는 뭐랄까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의 감정과 생각 따위를 얼추 공유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그녀를 가만히 마주 보고 있다 보면, 그때의 입맞춤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빨려 들어가듯, 응시하는 눈. 그렇게 좀 더 가만히 서로를 응시하다보면.....
“이것들이? 애 앞에서 못 하는 게 없어?”
이서영의 불호령은 떨어지는 것이다.
“읏?”
“아......”
놀란 내가 고개를 휙 돌리자, 과일 바구니를 든 이서영이 뾰로통한 얼굴로 확 열린 입구에 서 있었고, 동시에 내 뒤편에서는 ‘아깝다’라는 중얼거림이 들려온 것 같았는데......
“예?”
“아! 아니야!”
곧바로 되묻자 남궁연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피했다.
“성녀님! 성녀님! 아, 역시 뇌제님 근처에 계셨네요. 말씀 좀 해달라니까요.”
조금 있자, 막내 성전사 메리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병실에 들어왔고 내게 사뭇 서먹하다는 듯이 거리를 두고서는 쭈뼛거리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그간 너무도 달라진 나의 모습에 어색함 따위를 느끼는 듯했다.
“어서 와 메리.”
나는 그 때문이라도 최대한 친근한 어조로 그녀를 맞이해주었고, 그러자 메리의 표정은 확, 부드럽게 풀렸다.
허나, 그런 것도 잠시.
갑자기 몸을 경직시키는 메리.
이에 그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왠지 모르게 경직된 남궁연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기라도 했던 것인지... 메리는 그 이후로 쉽게 입을 떼지 않았다.
그 후로도, 최중철 소장과 국내 3대 S급 헌터 이초희, 정진권, 조성우가 병실을 방문했고.
대마법사, 올리비아 스트라우스.
무왕, 스티븐 클라크.
염제, 압둘 라자르
신비의 에이바 리까지.
내 협조 요청에 응해준 세계 랭커 네 사람 역시 차례로 병문안을 와주었다.
그날은 위대한 ‘재앙 토벌’의 소식으로부터 정확히 닷새째가 되던 날이었다.
전쟁 소식, 재앙의 잉태 소식, 현현한 재앙과 그것을 토벌한 검제와 뇌제.
‘스트라우스’ 일가의 장녀, 올리비아 스트라우스의 증언 아래 세상은 나와 검제에 관한 소식으로 도배가 되어가던 그런 날이었다...
***
그 후로도 놀랄 만한 소식은 많았다.
모든 흡혈귀들의 뿌리, 재앙 ‘태고의 흡혈귀’가 소멸하며 ‘이계, 엘븐 가르드’와 이성이 있고 인간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엘프’라는 이 종족의 공표되었고.
‘엘븐 가르드’의 현 여왕.
1만도 되질 않는, ‘블러드 엘프’로 타락하지 않은 마지막 ‘순수 엘프’들을 이끄는 자.
‘레나 아스트리아스 엘더 엘븐’은 우리의 차원에 당도해 검제 요시히사 켄신과 공식적으로 혼인을 맺은 사이였음을 공표했다.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딸.
하프 엘프의 ‘레이라’는 일본과 엘븐 가르드의 공식적인 평화의 상징이 되었고, 이젠 세뇌와 쾌락주의에 빠져 살던 일본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음을 선언했다.
일본의 수장. 검제.
엘븐 가르드의 여왕 레나.
그리고 그들의 딸 레이라까지...
내가 경험했던 전생, 재앙의 의도대로 움직이던 검제는 이서영의 손에 목이 잘렸었다.
엘븐 가르드의 여왕 역시 결국, 재앙의 피를 하사받아 ‘순수 엘프’는 세상에서 멸족되었으며.
전생의 세계가 끝나가던 시점, ‘레이라’는 끝끝내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이 갇혀 있던 시계탑을 탈출하지만...
하프 엘프의 소녀가 맞이한 현실은, 미쳐버린 어미와 이미 땅에 묻힌 아비의 무덤 뿐이었다.
“저렇게 모여서 웃는 모습을... 얼마나 보고 싶던지.”
‘재앙 토벌’로부터 열흘째 되던 대낮.
나는 기자회견장에서 점잖게 앉아 있으면서도, 요시히사 켄신과 여왕 레나의 소매를 살짝 움켜쥔 소녀. 레이라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큰 서사시 하나가 막을 내렸다.
아직도 나의 전신은 제멋대로 끌어올리고 발현해낸 ‘권능’의 여파로 목발을 짚지 않고서는 거동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괜찮으리라.
이맘때면, 부활한 ‘불사왕’은 흑색 마탑에 처박혀 또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테고,
중동 연합의 수장이자 흑태자 칼레드의 아버지인 흑왕은 ‘아직’ 그 ‘재앙’을 현현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남은 재앙의 수는 넷.
앞선 아홉 회귀자들이 끝끝내 토벌해내지 못한 그 재앙은 아직 넷이나 남아있는 상태였다.
불사왕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신’, 레골루스.
어느 날 갑자기 출현해 인류를 쓸어버린 전쟁광이자 ‘악마왕’, 베르제바트.
상대적으로 내게 가장 정보량이 적은 ‘잿더미의 신’ 아르게스.
마지막으로, ‘모든 야수와 빈인반수들의 신’ 제라드.
전생과 같이 이 세계가 운행될 거라는 보장은 없으나, 최소한 각각의 재앙의 잉태를 동시에 시행하리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가의 재앙들은 최단 2년에서 최장 4년씩의 텀을 두고 소환된 이력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그 앞으로도 ‘진조’와 동급의 힘을 가진 그 ‘재앙’을 토벌할 인간인 ‘나’는...
<‘12혈족’ 토벌의 적정 보상을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재앙, 태고의 흡혈귀’ 토벌의 적정 보상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마주한 재앙, ‘흡혈 군단’ 모두 쓰러뜨리며 전보다 더 강해졌다.
천외경의 마수보다 더, 불사왕의 군단보다 훨씬 더 막대한 결과물을 안겨줄 ‘재앙’의 토벌.
이윽고 빛무리로 화하는 천상의 문구는, 정말 엄청난 결과물을 내게 안겨주었다.
“역시...!”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
끝도 없이 내리던 알록달록한 빛무리가 온전히 나의 육신에 스며들자.
“상상...... 그 이상이군!”
나의 상태창은 지금까지의 ‘믿을 수 없는 성장’들이 모두 보잘것없게 느껴질 만큼, 엄청나게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띠디디디딩!
계속해서 올라가던 숫자들이 느려지고 이내 멈춰서면...
Lv. 70.
[생체전기량]:1560000Wh ▶ 6210000Wh
[제어력]: 45000Wh ▶ 190000Wh
나는 이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각성자의 한계마저 초월한다고 전해지던 ‘70레벨’에 도달해 있었고, 능력치들은 모두 2배도, 3배도 아닌 4배나 상승하는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이 ‘레벨’ 그리고 이 압도적인 규모의 ‘능력치’는 정말, 숱한 전쟁을 겪으며 레벨을 미친 듯이 끌어올렸던 전생에조차 끝내 도달할 수 없던 초월적인 경지였던 것이다.
“그래.”
날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눈앞에 닥친 재앙마저 나, 아니, 나와 함께 싸워준 이들은 극복해냈고 결과 우린 더 강해졌다.
이윽고, 우린 앞으로 밀어닥칠 재앙들마저도 쓰러뜨릴 것이다.
전생에 해내지 못했던 경이를, 이번 생에는 기필코 이루어낼 것이다.
그렇게 다짐하며 열흘째 밤.
잠깐의 달콤한 평화를 즐기려던 우리의 눈앞에는...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문구 하나가 나타는 것이었다.
<경고>
ㅡㅡㅡㅡㅡㅡㅡㅡ
*재앙이 잉태되었습니다!
*제6구역 ‘프랑스’의 각성자들은 재앙의 잉태를 저지하지 못했습니다.
*재앙의 현현까지 남은 시간: 39시간 59분.
ㅡㅡㅡㅡㅡㅡㅡㅡ
<이 메시지는 전 세계에 나타납니다.>
<또한, 한번 잉태에 들어간 재앙의 현현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뭣?!”
“이게 무슨...!”
“어, 어이! 저 위를 봐! 위!”
“재앙이... 재앙이! 또 잉태되었다고?!”
경악,
경악을 넘어서는 아득한 경악은 일본 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치닫는다.
이윽고......
-뇌제. 이건우! 협, 협조를 요청한다. 언데드가...! 바다를 지배한 언데드가 유럽 전역을 공격...! 으아아아아악!
-파울라스 총리가 미쳤어!
-우, 우린 대항할 수 없다. 이 광역 방송을 듣거나 보는 자라면 누구든지 상관없으니! 구, 구조를! 언데드가! 인류를 습격하기 시작했어!
마침내 불사왕이 자신의 진짜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잉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