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뇌제가 돌아왔다 신병으로-110화 (110/175)

[뇌제가 돌아왔다. 신병으로] - 110화.

마수형 몬스터 중에서도 단연 으뜸의 괴수, ‘드래곤’의 존재는 인류사 그리고 헌터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국의 복합적 거대 길드 연합체, ‘제이슨 스트라우스’의 길드장, 제이슨 스트라우스를 세기의 영웅으로 만든 대사건이 바로 드래곤의 출몰과 90시간의 전투···. 그리고 용의 토벌이었을 만큼 말이다.

‘드래곤 슬레이어’.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 별칭의 보유자가 바로 ‘제이슨 스트라우스’였다.

그리고 그런 그가 직접 ‘토벌 불가’ 선언을 하고 손을 뗐던 존재가 바로 흑룡, 아뮤르타스였다.

마지막 토벌에는 실패했으나, 제이슨 스트라우스가 ‘드래곤 슬레이어’로서 쌓은 역사는 곧 용을 토벌하는 교본이 되어 수많은 대전제를 낳았다.

그가 인류에게 드래곤과 레어 그리고 가디언 등에 대한 수많은 지식을 안겨준 것이다.

이윽고 그 지식은 정착해 상식이 된다.

그렇게 세상 그 누구도 날개를 넓게 펼치고 창공을 가르며 지상에는 브레스라는 지옥을 선사하는 용을 상대하려 하지 않게 되었다.

용을 가장 잘 토벌하기 위한 첫 번째 대전제.

그건 바로 용이 지상에 붙어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 즉, 레어에서 안식을 취하고 있을 때 사냥하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미친 헌터가 용을 깨우겠는가.

용의 날갯짓을 따라갈 공군 따위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 헌터가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고서야, 정말 많은 사상자를 내고 싶어 하는 악당이 아니고서야···.

그 누가 용에게 창공으로 날아오를 기회를 떡하니 마련해주겠는가.

“자, 잠깐···.”

-후우우우웅!

지금껏 어떻게 숨기고 있던 것인지.

드높은 창공에 떠올라 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황해의 비공정’이 거센 엔진 소음을 내뿜기 시작한다.

이건우의 손짓에 따라 나아가는 거대 기함.

이윽고, 엘더 그라다는 잘려나간 얼굴에 힘을 주어 ‘눈’으로 비공정의 내부를 쭉 훑어보았는데··· 그 내부 전경은 매우 기이했다.

비공정에는 그 어디에도 헌터가 탑승해 있지 않았다.

도리어 있는 것이라고는 마공학의 결실, 자동 항법 시스템과 묵직한 크기의 거대 폭탄 하나.

그것은 무엇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폭탄이었으나 거대했다.

마공학도 마법학의 흔적도 전혀 없는 낡은 물질의 덩어리인 폭탄.

‘저건 대체···?’

다만, 그런 의구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엘더 그라다는 엘프로서, 평범한 인간보다 열 배의 수명을 가진 개체로써 쌓아온 자신의 지식의 보배를 통해 저 말도 안 되는 폭탄의 정체를 파악해내고야 만 것이다.

“자, 잠깐···! 이, 이봐! 이봐! 이, 이게 무슨 짓이야아아아!”

머리를 틀어 잡힌 상태로도 길길이 날뛰기 시작하는 엘더 그라다.

허나, 이건우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런 그라다를 응시하다 아주 느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호오. 저걸 알아본 건가. 이계의 주민인 네놈이?”

“미친 새끼! 넌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라고!”

“미친 짓을 밥 먹듯이 하는 너희 흡혈종의 노예들에게 그런 찬사를 듣게 될 줄은 몰랐군.”

엘더 그라다의 격한 반응에 도리어 피식, 피식 웃기 시작하는 이건우.

그 얼굴을 응시하던 엘더 그라다의 얼굴에는 핏줄이 마구 곤두섰다.

“이건우우우! 핵폭탄을 들고나오다니 네놈이 정녕 미친 게냐! 저 물건을 저렇게 가까운 곳에 떨어뜨렸다간, 흑룡의 레어가···! 아니, 이곳의 모든 헌터들도 일순간에 먼지가 될 것이다!”

그래. 핵폭탄.

비유가 아닌 실제, TNT 1만 5천 톤의 위력을 가진 진짜 구시대의 유산인 그 핵폭탄이 바로 저 하늘 위, ‘비공정’에 탑재되어 있던 것이다.

“레어는 부서지고 용은 하늘로 비상하겠지. 하지만 인근의 헌터이 피해를 보는 일은 없을 거다. 확신하지.”

“어리석은 노오오옴! 구시대의 유산, ‘전술 핵병기’는 네놈같이 무지한 놈이 함부로 건드려도 좋은 물건이 아니다! 네놈은 모르고 있어! 저 ‘핵병기’는 무려 7서클 마법에 비견되는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이다!”

엘더 그라다는 잘린 목을 시뻘겋게 물들이며 기염을 토했다.

정작 자신의 본체는 이곳에 있지도 않으면서, 이토록 격한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용이 비상하고 나면, 용혈을 얻는다는 블러드 엘프들의 목적이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리기 때문이겠지.

이건우는 쉽게 그의 속내를 파악할 수 있었고, 격정을 내는 그에게 도리어 조소를 내비추며 단언했다.

“안다, 그런 것쯤은. 그래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흑룡 토벌을 위해 한 몸을 전장으로 내던진···. 저 숭고한 헌터들에겐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을 테니.”

“헛소리! 무지한 놈! 네놈은 죽을 거다. 다 죽을 거야. 엉망진창이 되는 거다. 이봐 검성! 네놈마저도 죽을 거라니까!”

발악적으로 저주를 퍼붓는 엘더.

그러나 이건우의 눈은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

전술 핵병기.

인류 절멸을 정말로 코앞에 둔 시점.

휴거교를 비롯한 불사왕 그리고 5대 재앙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라면 정말 무슨 짓이든 거침없이 행하던 바로 그때, 이준학 준장은 구시대의 유산, ‘전술 핵병기’마저도 사용한 전적이 있었다.

세계 각지의 지하벙커에서 찾아낸 수백 개의 ‘전술 핵병기’.

그것은 사용할 때마다 땅을 황폐화시켰고, 정작 인간이 살 수 없는 불모지를 낳았지만, 그럼에도 그 압도적인 위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용가치가 있는 유산이었다.

결국, 그러고도 인류는 비루한 절멸의 미래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뭐,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전술 핵병기의 원초적이고 압도적인 위력.

그것은 마력 저항을 넘어 무효화시키는 용의 레어를 송두리째 박살 낼 수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물리력’을 가진 물건이었다.

반경 1km가 우습다는 듯 그 이상의 어마어마한 범위를 초 단위로 쓸어버리는 핵폭탄.

허나, 내가 전생을 통해 그 위력을 잘 알고 있음에도, ‘킹 미노타우로스’와 한창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공략대를 후퇴시키지 않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휘이이이이.

마치 폭죽이 쏘아 올려지듯, 길고 가느다란 낙하 음이 일대를 뒤덮는다.

이윽고 시뻘건 폭염이 마치 태양처럼 떠올랐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앙!

폭탄 투하를 방해할 가디언의 시선은 합동 공략대를 통해 돌렸고, 이 계획에 훼방을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저스티스 가디언즈’는 이미 베이징으로 돌려보내 두었다.

절차는 복잡했고, 과정은 길었으며 무엇하나 틀어져선 안 되는 흡사, 곡예를 넘는 심경으로 계획을 진행한 결과······.

나는 성공했다.

엄청난 열기다.

곧 저 폭발로부터 발로한 초고열의 폭풍이 밀어닥쳐 이 일대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을 먼지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엘더 그라다가 계속해서 내게 날리던 경고가 바로 그 여파를 말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알고 있다.

전생에 내가 저걸 사용해보았는데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참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초고압과 초고열의 폭발을 일으켜 버섯구름을 만들어야 할 핵폭탄의 타격지점에서 ‘기현상’이 바로 지금 일어났기 때문이다!

-기이이이이이잉!

귀를 찢어놓을 것만 같은 굉음이 터져 나온다.

이윽고 그 굉음의 진원지, 핵폭탄이 떨어진 흑룡, 아뮤르타스의 둥지로부터 엄청난 양의 검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한 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안개.

그것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틈’의 속도로 지상을 뒤덮고, 산맥을 넓게 훑으며 저 하늘의 구름마저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려 들었다.

이윽고, ‘찰나’가 흐르자 세상을 잠식한 안개는 응집한다.

대폭발로 밝아온 백야를 다시금 흑야로 돌려버리는 저 기적 같은 안개.

그 경이로운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응집된 안개 속에서는 쾅! 쿠아앙! 하는 어마어마한 폭발음이 연신 터져 나왔지만, 검은 안개는 끝내 핵폭발을 집어삼켰다.

‘전생의 나는 이 같은 광경을 보며 절망했었지······.’

설마 핵폭탄을···.

아뮤르타스의 사체로부터 탄생한 ‘본 드래곤’ 쓰러뜨리기 위한 마지막 비장의 수.

핵폭발을 저런 검은 안개가 삼켜버릴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이번 생은 다르다!’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결코 부술 수 없다는 ‘드래곤 레어’를 송두리째 날려버린 지금, 으스러지다 못해 그 형체조차 똑바로 남지 않은 흑룡의 레어에서 무언가 거대한 두 가닥의 선이 솟아올랐다.

-드르르륵!

백야가 있은 지 3초도 채 지나지 않아 찾아온 흑야.

일대의 헌터들, 레어의 가디언들이 하나 같이 그 두 가닥의 긴 선을 보며 멈춰선다.

마치 황제의 행차를 알리는 축포와도 같은 두 선. 그러나 곧 그 선은 ‘면’이 되었다.

-촤아아아악!

거대하게 펼쳐지는 검은 날개.

기나긴 산맥의 존재조차 비웃듯 그 이상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비치는 그것은 다름 아닌 흑룡, 아뮤르타스의 두 날개였다.

“엘더 그라다. 잘 들어라.”

이윽고, 해골처럼 떡하니 입만 크게 벌리고 굳어버린 ‘블러드 엘프’의 껍데기를 향해 나는 말했다.

“네놈들이 ‘용혈’을 한 방울이라도 얻고 싶다면, 지금 당장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 베이징의 자금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뭐, 뭐라고? 그게 대체 무슨?!”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경악하는 입 그대로 목소리를 높이는 엘더 그라다.

허나, 나는 놈에게 굳이 ‘이유’를 설명해줄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흑룡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벌레들을 녹여 없애지도, 거대한 포효를 내지르며 적의를 드러내기도 전에···.

날아올랐으니까 말이다!

날갯짓만으로 폭풍을 일으키는 천외경의 마수가 하늘을 가른다.

빠르게 자리를 피하던 최상급의 기함, ‘황해의 비공정’이 느려 보일 정도로 순식간에 ‘아뮤르타스’는 창공에 거했다.

이윽고 아래를 굽어살피는 흑색 눈동자.

“흐··· 흑룡···! 진짜, 흑룡이······.”

실체가 이곳에 있지도 않으면서 엘더 그라다는 어찌나 경악했는지 그 말을 제대로 끝맺지도 못한 채 눈을 크게 찢었다.

죽음.

그 눈은 살아있는 죽음을 마주하는 눈이었다.

하지만 그가 두려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후우우웅!

검은 밤하늘을 더 짙은 암흑으로 하늘을 장식하는 흑룡, 아뮤르타스는 비상과 함께 어딘가를 향해 날아가 버렸다.

“어···?”

자연스레, 엘더 그라다의 입에서 멍청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무래도 이 일대의 모든 것을 일격에 소멸시키리라 예상했었는데, 느닷없이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니 놈으로서는 어이가 없었겠을 것이다.

허나, 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먼저 불러두었던 검성에게 잠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금 엘더 그라다를 향해 입을 열었다.

“알겠나. 엘더 그라다. 자금성이다. 흑룡은, 자금성으로 향했다. 당장 가용 가능한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서 너희 썩을 엘프들도 자금성으로 이동시켜라.”

“무······?”

-파지지직!

뭔가 의문 섞인 목소리를 내던 놈을 나는 일순간에 전격을 끌어올려 불태웠다.

역시나 잔여 마력만으로 움직이던 인간의 껍데기일 뿐이기 때문일까.

틀어쥐고 있던 머리는 삽시간에 먼지가 되었다.

시도 때도 없이 떠들던 ‘엘더 그라다’의 머리가 타오르고 나니, 찾아온 것은 새카만 침묵이다.

그때, 지금껏 팔짱을 끼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검성이 내게 입을 열었다.

“꼬마······. 너의 예언대로, 흑룡은 비상했고 정말로 공격 한번 없이 하늘로 날아가 버렸구나···.”

“말씀드렸잖습니까. 검성. 저희는 용마저도 이용할 방법을 찾았다고요.”

깊이가 있는 눈이다.

그런 고즈넉한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는 검성.

그는 잠시 멈춰서 그렇게 나를 응시하다 문득, 웃었다.

“끌끌끌끌···. 하여간 요새 젊은것들은 당돌하구나. 천외경의 마수를 이용해 불순분자를 처단하겠다니 그 발상마저도 아주 발칙해!”

모든 것에 통달한 듯, 초연한 태도를 고수하던 그답지 않게, 은둔 고수이자 방랑 협객인 ‘검성’은 눈을 크게 뜨고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치···. 내 젊었을 적을 보는 것 같군!”

“과찬이십니다.”

“과찬? 끌끌끌! 너의 그리 겸손할 줄 아는 모습을 보니 더 흥미가 돋는구나. 그래. 이제 약속대로 말해 보거라. 너는 대체 어떻게, 저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저 흑룡을 네가 원하는 데로 컨트롤 해낸 게냐.”

만에 하나라도 일이 틀어져, 흑룡이 일대의 헌터들을 공격할까 봐 특별히 초청한 ‘검성’이다.

그는 내가 그를 섭외하기 위해 들려주었던 작전의 세부사항이 궁금해졌는지, 한쪽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이내 옆으로 다가오던 전사장 마르쿠스는 이쪽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두 눈을 크게 뜨며 경악하는 소리를 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거란 걸 예상하였다고?!”

그는 아마 ‘황해’의 비공정이 나타날 때부터 그 역시 내부에 존재하는 ‘핵폭탄’을 눈치채고는 내게 항의하기 위해 전선을 이탈해, 방금 이곳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허나, 나는 경악하며 놀라는 전사장보단 먼저 ‘검성’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이미 지나가도 한참은 더 일에 굳이 관심을 갖는 어떤 괴짜 학자가 있었습니다.”

“...학자라?”

“예. 그 괴짜 학자는 항상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닌, 다른 것들에 총력을 기울여 탐구를 진행하곤 했습니다.”

존재자체가 자연재해에 가까운 용을 보면, 보통의 헌터들은 저 마수를 토벌할 방법을 떠올린다.

저것은 무엇인가.

왜 저런 행동을 하는가.

그런 자질구레한 것들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저것을 죽일 수 있는가에 대해 집중한다는 말이었다.

“용은 강합니다. 수면을 취하고 있을 때조차 인간은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방어 마법을 발현하고, 그 비닐은 S급의 경력 있는 헌터들조차 쉽게 뚫을 수 없죠.”

왜 그런 당연한 말을 하느냐는 듯한 표정의 ‘검성’과 어느새 옆으로 다가와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마르쿠스.

“하지만, 바로 거기에 모순이 있습니다.”

“모순···?”

“예. 모순이죠. 이 세계에 나타난 용족은 모두 자신만의 거처를 만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굳이 가디언을 휘하에 두고 마공학 벙커보다 더 거대하고 단단한 ‘레어’를 건설하죠.”

거기까지 말하자 검성의 눈에도 이채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래. 이상하지 않은가.

잘 때도, 날 때도, 싸울 때도, 밥을 먹을 때조차 ‘용’이라는 종족은 그 어떤 생물보다 강하다.

그런 그들은 어째서 굳이 자신만의 성, 레어를 만드는 걸까.

괴짜 학자, 이준학 준장의 의문은 거기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어째서였나.”

‘검성’이 흥미로운 얼굴로 묻자, 나는 뜸들이지 않고 답했다.

“괴짜 학자가 알아낸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드래곤은 자신보다 연약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굳이 부단한 노력을 들여 자신만의 성을 건설했던 거죠.”

그러자 ‘검성’은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옆에 서 있던 전사장 마르쿠스는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연약한···. 무언가···?”

이에 나는 고개를 돌리고 아예 마르쿠스를 보며 입을 열었다.

“예. 연약한 무언가. 그 정체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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