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제가 돌아왔다. 신병으로] - 82화.
‘이···. 이럴 수가······.’
이준학 준장은 눈을 크게 떴다.
당장 자신의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던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각각이 A급, 베테랑 헌터에 필적하는 전투능력을 갖춘 것이 바로 성기사다.
-챙!
그들의 검, 창, 활에 감긴 광휘는 부정한 마력을 분쇄하며, 수십, 수백 번의 전투에도 언제나 불패.
-파지지지직!
하물며, 그들의 뒤에 성자 카르막 베르무트가 서 있는 날에는···.
한창 우위를 점하고 있던 적진마저 전투를 시작조차 않고 백기를 들어 올린다는 무적의 기사들.
‘성기사는 분명, 그런 존재······.’
하지만,
절도 있게 형(形)을 취하고,
이건우가 손에 쥔 ‘본디오 빌라도’ 앞에, 그 어떤 폭발에도 마법에도 뚫리는 일이 없던 ‘신성 갑주’는 마치 썩어가는 나뭇가지처럼 허무하게 으스러지길 반복했다.
-스르릉!
시퍼런 번개와 진홍빛 오러가 춤을 춘다.
동시에 허공에 수 놓이는 것은 기나긴 비명 그리고 숱한 전장에서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 성기사들의 피였다.
“크아아아악!”
“아아아악!”
“서, 성자님!”
“부디-!”
크게 휘둘러진 거대한 참격.
그 검에 베어 나뒹구는 깨끗한 단면···.
‘광목의 찬가’는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바닥에 쓰러진 이들을 일으켜 세웠다.
허나, 그럴수록 늘어가는 것은 ‘혈검’에 베여 끊어진 성기사들의 육신 조각들과······.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시체들뿐.
-착!
또 한 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혈검이 특유의 봉인부가 잔뜩 부착된 검집으로 들어가며 살벌한 소음을 퍼트렸다.
움찔!
그러자 그 소음에 가장 크게 반응하는 건, 다름 아닌 ‘적’.
이건우라는 단 한 명의 헌터를 마주하고 있는 무적의 기사들. 성기사들이었다.
쌓여 간다.
혈검에 직격으로 잘려나간 이들의 시체가,
또 쌓여 간다.
‘본디오 빌라도’를 향하는 본능적인 공포와 본질적인 거부감.
성기사들의 피가 허공에 흩뿌려질 때마다 혈검의 검붉은 오러가 춤을 춘다.
마치 그들의 피가 맛있다고, 너무나 맛있어서 미쳐버릴 것만 같다고 몸부림을 치는 것처럼!
‘내가···. 대체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검집에 혈검을 꽂아 넣고 이건우가 자세를 낮추자, 무적이자, 광신도이자, 괴물이라 불리우는 ‘성기사’들은 포식자의 앞에 선 피식자처럼 끝내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이, 이건 아니야.”
“성자님, 보다 큰 은혜를···. 보다 강인해질 기,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심지어 개중 몇몇은 아예 이건우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자신들을 몇 번이나 부활시켜준 성자에게 그런 부탁이나 하고 자빠졌다.
‘정말로 저게 그 유명한 성기사들이란 말인가, 그리고······.’
열세와 우세에 대해 생각했다.
이번 전투에서 ‘암행’이 취해야 할 역할과 효율적인 어시스트를 궁리했다.
허나, 그 모든 전술과 전략 그리고 궁리와 예측은 한 헌터의 존재만으로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건우 자네는 대체······.’
본디, S급 헌터란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정의내릴 수 없는 엄청난 기적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모두 옛이야기.
적립되지 않는 스킬과 확립되지 않은 헌터 시스템으로 인해 애당초 예측이 불가능했을 뿐인 ‘기적’.
이준학 준장은 언제나 이 시대에 새로운 기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단정 지어 왔는데···.
‘다르다. 이건우, 이 청년은 달라도 한참 달라···!’
첫 만남이다.
직접 대화를 나눈 것도 아직 일주일이 되지 않았고, 이제야 첫 활약상을 자신의 눈으로 지켜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준학은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우는 진짜다. 부와 명성을 위해 헌터를 논하는 어중이떠중이들과는 달라. 이건우는, 진짜 영웅이다!’
이건우보다 영웅이라는 본래 호칭에 걸맞은 이는 이 시대에 달리 없으리라고.
허나, 그렇게 두뇌가 비상한 이준학 준장조차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이건우가 처음부터 그에게 보여주려 했던 ‘신비’는 아직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것을!
***
“서, 성자님!”
두려움에 용기를 잡아먹힌 자가 등을 보이고 울부짖는다.
자신들에게 더 강한 힘을, 더 엄청난 기적을 보여달라고 말이다.
동시에 빠르게 눈을 굴리면, 아직도 상공에서 ‘전격 지대’의 틈이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알파 분대의 익마대가 보인다.
그리고 옆을 보면, 투지를 잃지 않은 성기사들이 검을 고쳐 쥐는 모습 또한 보인다.
전격 방출계 헌터는 인간의 오감을 극대화하길 넘어 그 이상의 육감으로 세계를 읽는다.
그렇기에 내게는 현재, 싸늘하게 죽은 성 기사가 열아홉, 투지를 잃지 않은 성기사가 열넷, 그리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알파 분대 여덟이 입체 영상처럼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다.
이윽고,
“하아아아아아!”
강대한 기백을 터트리며, 정확히 나의 등 뒤에서부터 올곧은 직선으로 내달리는 성기사.
나 역시 이에 맞춰 빠르게 검집을 비틀어 ‘발검’을 내뻗으려 했는데···.
-푸욱!
끔찍한 소리는 전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커헉! 서, 성자···님···?”
“시끄럽습니다. 세드릭.”
소리의 근원지는 다름 아닌 성자와 그의 곁으로 도망쳤던 성기사.
성자의 손이 붉다.
아니, 그 색보다 경악스러운 것은, 그의 팔이 세드릭이라 불린 성기사의 가슴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크으읍! 우애액!”
“무능함에도 정도가 있어야지요. 쓸데없는 신성력 낭비는 그만두도록 하죠.”
“대, 대체 왜···?”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세드릭. 당신들은 저기 하찮은 풋내기 헌터 하나 쓰러뜨리질 못했습니다.”
“그, 그건···!”
악에 받친 사람처럼 무어라 항의의 목소리를 입에 담던 성기사.
허나,
-드드득!
성자는 앞으로 고꾸라진 그의 머리를 밟고, 평온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쓸모가 없는 성기사는 깨끗이 치우고 다시 뽑는 겁니다. 세드릭. 당신은 쓸모가 없습니다.”
“아아아아악!”
-으적!
“그동안, 고생이 많았습니다. 나의 기사여.”
성기사 세드릭, 아니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참한 몰골이 되어버린 고깃덩어리는 미소짓는 성자의 작별인사와 함께 축 늘어졌다.
이에 입을 크게 떡 벌리고 경악하는 건, ‘암행’, 전사장 마르쿠스 그리고 성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설마 이미 십 년 가까이 자신을 보필해온 기사를, 이처럼 무참히 죽여버릴 줄은 정작 성기사들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 그런 성자를 보고도 무표정을 유지한 인간이 하나 있었다.
“당신은 놀라지 않는군요?”
성자의 시선이 멈춘다.
물론, 당황하지 않은 유일한 인간은 나였다.
“넌 원래부터 그런 놈이니까. 이 망나니 자식아.”
“그렇습니까. 흐흐흐흐흐.”
내가 혐오스럽다는 듯 노려보며 답하자, 성자는 약 30분 전까지의 ‘격노’는 어디로 갔는지, 평온한 미소로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을 고문할 겁니다. 그래서, 바티칸의 기밀 정보를 흘린 자를 색출해 단두대에 세울 생각이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만 논하는 게 좋을 거다.”
“물론 가능하죠. 나는 성자이니까요.”
그래, 성자.
성자와 성녀와 교황.
신체에 ‘성흔’을 가진 그들은 공통적으로 ‘완전한 이성’이라는 패시브 스킬을 가지고 있다.
얼마나 감정이 격앙되었건,
어찌나 정신이 붕괴하였건, 전부 만전의 상태로 되돌려주는 최고위급 정신 보호 스킬.
그렇기에, 성자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머리를 깨끗이 정리해주는 ‘완전한 이성’을 겪은 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거리낌 없이 행한다.
그 최고위급 스킬인 ‘완전한 이성’이 언제나, 완벽하고 절대적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이미 알고는 있었다만···.”
말이 통하질 않는다.
아니 애초에 통할 리가 없다. 왜냐하면, 그의 ‘완전한 이성’은 이미 몇십 년 전부터···. 불사왕의 마수로 인해 망가져 있는 상태였으니까.
현재의 성자는 광기의 산물이다.
오직 ‘불사왕’을 처단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악행도, 악마와의 거래도 정당화되리라 믿는 괴물.
“그게 네놈이지.”
“흐흐흐흐.”
음침하게, 그리고 어딘가 기이하게 성자는 웃는다.
그 미소에 숨을 크게 집어삼키는 건, 지금껏 그를 위해 검을 휘두르던 ‘성기사’들이었다.
-터벅.
성자는 그런 성기사들의 공포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지.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날 향해 걷기 시작했다.
“신호를 주면, 모든 화력을 집중해 틈을 만들겠네.”
이에 이준학 준장은 1초의 주저도 없이 돌격 소총의 조정간을 ‘연발’로 돌리며 내게 조용히 귀띔했다.
딸깍이는 소리가 작지만 간결하게 내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울리고, 그들은 다시금 죽음을 불사하는 심경으로 전투에 임하고자 총구를 들어 올렸지만···.
“아니요. 전원 뒤로 물러나세요.”
나는 스스로 그들의 참전을 막아 세웠다.
“...어째서인지 물어도 되겠나.”
“성자와의 전투는, 인간이 나설 막이 아닙니다.”
“인, 간?”
“성기사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A급 헌터이니, 특급 헌터이니 그런 것을 논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겁니다. 성자는.”
무겁게 내가 말하자, 이준학 준장은 다소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이었지만, 금세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따라주었다.
혹시 모를 성기사들의 참전으로부터, 성녀 앤젤라 엘런을 지키기 위한 후퇴.
이윽고 앞에 서는 것은, 나와 성자.
단 두 사람뿐이었다.
“혼자서 나를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그래. 성검 아스칼론이 없는 반푼이 성자라면 충분하고도 남지.”
“흐흐흐흐. 당신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변태 같은 새끼들은 하나같이, 나한테 그런 말을 하더라.”
“그래요. 바로 그런 면이 재미있는 겁니다···. 부디, 당신의 그 당당함이 당신 동료들의 화형식에서도 그대로 이길 바랍니다.”
가만히 나를 노려보던 성자의 눈동자.
놈은 이내 한쪽 팔을 천천히, 무겁게 들어 올렸고···.
이 일대를 가리던 류팅 공항의 전경이,
말 그대로의 지형이,
놈의 손으로 떨어지는 누런 빛에 휩싸여 새하얗게 물들었다.
“신벌.”
성자가 가로되 가장 첫 번째 권능이라.
이단을 벌하고, 이교를 정화하는 세상의 첫 불씨.
-화르르륵!
그것은 성자의 손에서 거대한 도끼의 형상을 취했고, 노랗게 타오르는 양날 도끼가 그 거체를 드러냈다.
허나, 나는 그 신벌보다 더 이글거리는 눈으로 놈을 노려보며, 오직 한 마디만을 읊조릴 뿐이었다.
“네놈의 썩어 문드러진 입으로 나의 동료들을 논한 것···.”
나는 불태운다.
심장과 함께 나의 몸을 뜨겁게 일렁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심장을.
“죽어서도 후회하게 될 거다. 성자.”
<알림>
ㅡㅡㅡㅡㅡㅡㅡㅡ
*‘오브-성혈’이 활성화됩니다.
*‘오브’의 활성도는 46%입니다.
*각성자, 이건우의 모든 능력치가 비약적으로 증대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화르르륵!
새하얀 불길과 상반되는 시뻘건 불길.
지금껏, ‘본디오 빌라도’의 검신만을 타고 흐르던 그 오러가, 어둑한 묵빛을 벗어던지고 허공으로 솟아오른다.
-쏴아아아.
타오르나, 쏟아져 내린다.
그것이 취하는 형태는 비.
그칠 줄 모르는 거센 폭우 속에서, 두 가닥의 핏줄기가 고고히 솟아올랐다.
한 손에 쥐어지는 것은 신살검(神殺劍), ‘본디오 빌라도’.
그리고 내 머리 위로, 발리스타의 화살처럼 올곧게 솟아올라 핏빛을 일렁이는 신살창(神殺槍), ‘롱기누스’.
이윽고,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메시지가 내 눈앞에 다시금 번뜩인다.
<알림>
ㅡㅡㅡㅡㅡㅡㅡㅡ
*신화급 무장, ‘본디오 빌라도’가 ‘오브-성혈’의 마력에 공명합니다.
*신화급 무장, ‘롱기누스’가 ‘오브-성혈’의 마력에 한 번 더 공명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혈속성’의 두 무구가 자신이 내포한 신화를 무질서하게 내뿜는다.
허나, 그 아비규환의 ‘오러’를 나의 오브가 휘감고 호흡하니···.
<‘혈속성’의 마력은 폭발적으로 공명합니다! 각성자, 이건우의 전 능력치가 300% 상승합니다>
기억의 저편에서부터 길고 비참한 비명이 끝없이 울려 퍼졌다.
***
이준학은 스스로를, 그래도 눈은 좋은 인간이라 자부하고 있었다.
5군단의 김 준장,
7여단의 최 소장,
하물며 부협회장 이초희에 이르기까지 국내의 정상을 논할 때 언제나 언급되는 그들의 전투를 그늘에서 모두 지켜보았던 이준학이다.
그들의 전투 스타일, 주력으로 사용하는 스킬과 패턴, 임기응변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반사신경이 얼마나 좋은지.
그저 ‘볼 수 있을 뿐’이었지만, 이준학은 그 모든 전투를 보며, 분석하고, 새로운 타개책을 구상하는 최정상급 참모로서의 면모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광경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랐다.
-지잉!
검과 양날도끼의 부딪힘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울림이 그의 귓가를 거세게 때리고, 또다시 이건우와 성자의 신형이 눈앞에서 사라진다.
‘보이지도 않는다고···?’
생전 처음 겪는 일이었다.
A급 헌터들보다 한 수 위의 성기사들이 버프를 받고 뛰어드는 모습조차 포착해냈던 이준학.
그런 그는 이건우와 성자의 전투를 눈에 담을 수조차 없었다.
“아아아아악!”
그만큼 두 괴물의 전투는, 처절하고 빨랐다.
성자의 것으로 들리는 비명이 이따금 들리며, 그 괴물의 그림자는 초마다 그 위치를 바꾸며 부딪힌다!
-채쟁!
이윽고 불어오는 것은 뜨겁게 느껴질 만큼 짙게 내리쬐는 태양의 빛과 전신에 소름이 돋을 만큼 서늘하고 섬뜩한 핏빛의 파장.
두 광채가 부딪히며 뜨뜻미지근한 폭풍을 일으키고, 귓가를 터트릴 만큼의 폭발음을 연신 일으킨다.
귀가, 시야가, 후각에 공감각이 어지럽게 뒤엉킬 때···.
비로소 보이는 광경에 이준학은 찢어질 듯 눈을 크게 떴다.
-뚝.
흥건한 피가,
파도와 비처럼 허공에 수 놓이던 피가, 바닥으로 흐른다.
오른쪽 빗장뼈를 찢고 파고든 새빨간 검신.
벽에 몰려 몸이 관통된 그자는, 바로 성자였다.
“커허억!”
-주르르륵!
피가,
꽤나 많은 양의 피가 그의 입에서 구토와 함께 쏟아져나왔고, 이준학은 곧장 그 성자마저 압도해낸 이건우를 놀래다 못해 경외하듯 바라보았는데,
‘본디오 빌라도’를 성자의 몸에 꽂아넣은 이건우의 입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말이 튀어나왔다.
“장난은 그 정도로 하지. 이 사이코패스 쾌락 살인마 새끼.”
장난···?
이준학은 이건우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해 경악한 얼굴 그대로 의문을 표했는데, 이번에는 성자의 입에서 예상치 못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흐흐흐···. 흐흐흐흐흐! 하하하하하하하!”
그는 웃었다.
지금껏 입가에 머금고 있던 그 음침한 미소보다 더 격하게, 입에서 피를 주르륵 게워냈음에도, 어깨에는 지금도 검이 꽂혀 있음에도, 그는 너무 즐겁다는 듯 웃었다.
그 모습은 흡사 정말로 깨끗이 미쳐버린 인간과 같아서, 이준학은 처음으로 성자에게서 경계심이 아닌 짙은 공포를 느끼고 말았다.
성자, 카르막 베르무트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