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 회: 연합의 초대 -->
처음에 나 혼자 간다는 말에 루이나는 물론 밖에서 엿듣고 있던 다른 히로인들도 깜짝 놀라더니 그대로 문이 쓰러지면서 방안으로 넘어져 들어왔다.
그보다 너희들 언제부터 엿듣고 있었니?
계속 주변의 기척을 감지하고 있었는데 이 많은 인원의 존재조차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다니. 역시 내 실력은 쩌리였단 말인가?
“오빠!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자괴감에 빠지며 그녀들을 일으켜 세워주려는 순간 가장 성질이 급한 루엔이 벌떡 일어나더니 내 멱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켁켁, 좀 놔줘! 놔야 말을 하지!
비단 나를 잡고 흔드는 것은 루엔 뿐만이 아니었다. 리엘, 프레이나. 루셀, 아이린, 아르엔, 실피리아 모두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결국 나는 몇 시간의 씨름 끝에 그녀들을 간신히 진정시켜서 때어놓았다. 히로인들은 아직도 진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얘들아, 너희들도 알겠지만 지금 세간에서 내 평판이 어떤지 잘 알고 있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대륙 널리 퍼진 소문인데 모를 리가 없지.
바로 여자를 잘 만나서 출세한 남자. 이게 세간에 떠도는 소문이다. 물론 좋은 쪽으로의 소문도 꽤 알려졌다(평민들에게 있어서).
하지만 귀족들 사이에서는 좋은 소문이 거의 없고 평민과 귀족을 통틀어서 가장 넓게 퍼진 소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둔전법이라든지 분업, 그리고 비료같이 효율적이지만 평민들의 실생활과만 밀접한 것에 관해서만 공을 세우는 바람에 평민들에게서는 칭송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귀족사회에 관련 된 것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공을 세우지 못했지.”
뭐, 루이나나 루셀들의 힘을 빌린다면 공이 없어도 충분히 귀족들을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흑마법사나 다크나이트들은 가장 강한 사람에게 복종하는 경향이 큰데다가 그들을 잘 보살펴주니까 다른 생각할 이유도 없고.
하지만 여기서 귀족들에게서는 문제가 생겨난다.
“내가 너희들의 힘을 빌려서 귀족들을 강제적으로 컨트롤하다보면 나중에 큰 불화가 생기기 마련이지. 그러니 나에게 귀족 사회와 밀접한 공을 하나 세울 필요가 있어. 그것도 귀족들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그렇다. 귀족들은 내가 황제가 되어도 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나라는 갈기갈기 찢어지기 마련이다. 마치 충신들을 토사구팽한 유방이 한이라는 나라를 세웠지만 그 나라가 순식간에 찢어진 것처럼 말이다.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삼국지는 황제가 된 유방의 자손이 간신의 말만 듣고 사치와 유흥만 즐기면서 들어일어나졌다.)
그러니 나는 그들도 잘 융화할 수 있게 그들의 말도 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귀족들 모두를 내 뜻에 따를 수 있게 융화되면 그 후에 천천히 법을 개정시켜 나갈 것이다.
귀족들에게도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평민이라도 자기방어 이외의 살생에는 벌을 부여하는 것과 평민들 사이에서 법을 제정할 수 있는 의원을 뽑게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노예들의 자식이라도 직접적인 죄를 짓지 않은 이상 노예로 취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노예들에게도 최소한의 권리를 줘야한다.
또한 13살까지의 아이들에게는 법으로 보호하고 일을 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이러한 변화의 씨앗을 뿌려놓으면 시대가 진화함에 따라서 세상은 점점 변화할 것이다.
더군다나 이 세계에는 마법이 있다. 현대에서의 고질적인 문제인 환경오염 같은 문제는 마법을 발전시키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첫 번째로. 귀족들이 나를 인정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커다란 공을 세우는 것 그 첫 번째로 나 스스로의 힘을 통해서 외교적인 공을 세우려는 것이다. 그래야 귀족들도 내가 변화시키려는 세상을 인정해 줄테니까.
만약 히로인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귀족들은 나를 끝까지 인정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내 설명에 히로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히로님.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됐네요. 인간들 사이에서는 그런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어있거든요.”
“그래, 고마워 리엘. 근데 이종족들은 달라?”
리엘은 생긋 웃었다.
“네, 그들은 제 명령은 다 따르거든요. 설령 자결하라는 명령도 말이에요.”
...무섭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리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다른 히로인들도 내게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고 나는 웃으면서 모든 히로인들의 머리를 차례차례 쓰다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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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가 카이텔의 성에서 가져온 밀서를 증거삼아서 황제 폐하를 비롯한 황제파 귀족들은 카터 왕국에 강한 압력을 가했다.
황제의 권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한 귀족파의 귀족들을 일단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을 올렸지만 너무나도 확실한 증거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어찌 그냥 넘어갈 수 있겠소! 그것도 이 제국의 후계자를 납치하고 죽이려고 했으니 이는 제국의 위상을 무시하는 처사이외는 절대로 어영부영 넘어갈 수 없소이다!”
카터왕국 역시 그냥 당하지는 않겠다는 듯이 반 레펜하르트 연합의 이름을 내건 체 반발을 하였다.
“그 밀서가 레펜하르트 제국에서 위조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 보시오! 우리 국왕 전하는 꼿꼿한 성정의 전하로 암살 같은 더러운 일을 하실 분이 절대 아니란 말이오!”
“하! 여기 찍혀있는 인장은 카터 왕국의 국왕의 인장 아니오? 특히 각 나라의 국왕의 인장은 위조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 것 아니오!”
“그..그럴...”
당황해하는 카터 왕국의 사신 대신에 엘리니아 왕국의 사신이 카터 왕국을 옹호하였다.
“물론 각 나라 국왕의 인장은 위조가 불가능하오.”
“이...이보시오.”
“하지만 그것은 통상적인 상식일 뿐 지금 레펜하르트 제국에는 9클래스의 대마도사인 하이엘프와 흑마법사인 다크니스 왕국의 국왕이 있잖소. 거기에 갓 성룡이 되기는 했지만 마법의 주종이라고 불리우는 드래곤조차 있소. 이들의 힘이라면 과거에 제국으로 보내진 국왕의 인장이 찍혀있는 서신들 몇 개를 해석하면 충분히 위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오,”
“그게 가능하다고 보시는 거요!”
“불가능할 것이 뭐 있겠소. 9서클의 대마법사가 인비저빌리티를 펼치고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카터 국왕의 집무실에서 인장을 훔쳐서 위조 할 수도 있잖소.”
반 레펜하르트 연합에서 무력을 담당하는 두 왕국을 잃을 수 없는 반 레펜하르트 연합은 대륙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맞소! 우리는 전쟁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부당한 제국의 압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맞서 싸울 것이오!”
“옮소!”
“으드득.”
결국 8명이나 있는데 반해서 수행원 몇몇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사신이 없는 레펜하르트 제국의 사신은 이를 갈면서 서신을 챙겨서 자리를 물렸다.
그리고 자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각오하시오. 내 황제 폐하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똑똑히 전하겠소. 그대들의 무례한 행태를 더불어서 우리 레펜하르트 제국의 명예를 더럽힌 점까지 한 꺼번에 물을테니 각오하시오.”
결국 양국은 타협 방안을 찾지 못하였고 감정은 전쟁을 일으키기 전까지 가게 되었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이라도 양국의 심정은 정 반대였다.
다크니스 왕국을 흡수하면서 대륙의 8할의 힘을 지니게 된 것도 모자라서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엘프와 드워프를 비롯한 이종족들도 제국의 편에 섰다. 또한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언데드라고 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 동료였던 병사가 죽음과 동시에 적군으로 공격하게 되면 기사급 이하의 병력은 패닉에 빠지고 대열이 붕괴될 것이 뻔했다.
하지만 대륙은 도덕적이나 관념에 의해서 다크니스 왕국을 제외한 왕국은 전쟁에 언데드를 사용하지 않도록 협의를 했었다.
또한 다크니스 왕국과의 전쟁에서는 신전의 힘을 빌려서 하급 언데드들을 무력화하고 병사들에게 성수를 지급하여 사후에도 언데드 화를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신전 또한 레펜하르트 제국의 편이었다. 신전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 성녀와 성녀를 지키는 최강의 방패가 제국의 편이었으며 신전에 엄청난 기부를 하는 제국을 적으로 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드래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마족이나 천족의 강림 혹은 중간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수준이 아닌 이상 인간들의 일에 간섭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드래곤 나이트. 한 드래곤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오히려 드래곤 몇몇에게 부탁하면 부탁을 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차피 다른 드래곤들의 도움 따윈 필요하지도 않지만.
결국 이종족, 신전, 드래곤같이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세력은 모두 레펜하르트 제국의 편을 들게 되었다.
============================ 작품 후기 ============================
컴터가 망가졌어요. 요 이틀간 컴터 못함 ㅠㅠ 조아라는 핸펀으로 좀 했지만... 이것도 p방에서 조금 쓴 거 모은 것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