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회: 영지전...? -->
“크흐흐흫흐흫흐흐흐....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의 권력은!”
라크는 히로의 연인들을 범하는 상상...아니, 망상을 하면서 즐거워하였다. 멍청한 히로 놈은 별 이상한 사상으로 평민들을 돌보았다. 그러니 망한 것이다.
평민이란 자고로 귀족의 도구이며 노리개이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얼마나 죽어가든지 상관없는 벌레였다.
“크흐흐, 누구부터 맛보는 게 좋을까?”
히로를 빌미삼아서 루이나를 비롯한 히로인들을 모조리 자신의 노예로 만들 것이다.
제국의 황녀와 다크니스 왕국의 국왕, 성녀와 대륙 최강의 성기사, 거기에 이종족들로 하이엘프와 다크엘프 퀸, 드래곤에다가 바람의 정령까지.
그 미모도 미모지만 능력도 범상치 않은 존재들이다.
“푸흐흑, 그녀들만 먹으면 나는 통일대륙의 황제가 될 수 있다.”
통일대륙의 황제!
이 얼마나 멋진 자리라는 말인가. 역사상 최초로 대륙을 통일한 제국의 제 1대 황제. 어렸을 때부터 꾸었던 꿈보다 훨씬 더 커다란 자리가 현실로 이루어 질 것이다.
그런데 그 때 마침 집사가 서신을 들고 달려왔다.
“소영주님, 아이언스 후작령에 편지를 건네주고 온 병사와 연합의 영주들에게 확답을 받기 위해 출발한 병사가 돌아왔습니다.”
“그래? 이러 줘봐.”
집사의 손에 들린 서신을 낚아챈 라크는 서신에 담겨진 내용을 보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편지에는 연합에 참가한다는 맹세에 가문의 인장들이 찍혀있었다.
만약 이 인장을 찍고도 약속을 깨트린다면 귀족의 명예를 깨트린 것이 되어서 그 즉시 엄청난 질타를 받게 될 것이다.
“드디어 때가 왔군. 수석기사에게 준비해 둔 군사들을 전진시키라고 명령을 내려라!”
“예.”
집사는 기분 좋은 라크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서둘러서 방을 빠져나갔다.
준비되어있는 병사들 가장 앞에서 말을 타고 대기하고 있는 수석기사를 발견하고 그를 향해 달려 나갔다.
“레시아 아리스님. 소영주님의 명령입니다.”
“아, 집사님. 출발입니까?”
레시아 아리스이란 이름을 지닌 수석기사의 입에서 놀랍게 약간 낮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나왔다.
“그렇습니다. 다른 연합들도 출발했다고 하니까 저희도 출발하라 하셨습니다. 연합들이 4방향을 모두 한꺼번에 치고 들어가야하니 서둘러서 출발하라고 하셨습니다.”
연합이라는 말에 레시아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꼭 연합이 필요한 것입니까? 저희들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저는 전쟁에 관한 것은 잘 모릅니다. 단지 소영주님의 명령이라는 것 뿐입니다.”
소영주의 명령이라는 말에 얼굴을 찌푸렸던 레시아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기사. 생각은 하지 않고 영주의 명령에 휘둘러지는 검일 뿐이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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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병사들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라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끝줄에 위치한 병사들도 출발하자 라크 역시 그 뒤를 따라서 출병을 하였다. 하지만 혹시라도 눈먼 화살에 당할까 일부러 가장 뒤에 붙었다.
어차피 엘프들과 드워프들, 그리고 히로의 연인들이 없는 이상 군사력이 약한 아이언스 영지를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을 테지만 만사불여튼튼이라고 했다.
가장 마지막에 출발하는 라크의 뒤에는 히로를 납치했던 여성 어쌔신과 한 남성 기사가 서있었다.
“소영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그대의 안전을 어느 정도 신경 써 줄 뿐이오. 설령 아이언스 영지군에게 패배한다 하여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대를 데리고 도망치는 수준일 것이요.”
“알고 있으니 자꾸 말할 필요 없다. 우리 군이 그까짓 아이언스 영지에게 패할거라고 생각하나?”
건방진 라크의 대답에 기사는 얼굴을 찌푸렸다. 자신이 비록 제국의 소드마스터는 아니지만 소드마스터는 소드마스터였다.
그의 정체는 용병 국가인 카터 왕국의 국왕인 카터였다. 소드마스터인 데다가 다른 나라의 왕인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라크의 목을 쳐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라크역시 기분이 나빴다. 비록 지금은 약간 도움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앞으로 통일 제국의 황제가 될 몸이었다.
아무리 소드마스터이며 소국의 왕이라도 황제(가 될 몸)인 자신에게 반말을 하다니.
‘내가 대륙을 통일해도 네놈에게 줄 작위 따위는 없다.’
라크는 카터에게 복수심을 품었지만 얼굴을 따로 찌푸리지는 않았다. 미래야 어쨌든 지금은 카터를 막을 힘이 없는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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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즉 카터 왕국이 이번 영지전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은 즉시 나는 실피리아를 타고 영지로 돌아왔다.
“오빠아아아!!”
“오라버니. 다녀오셨어요?”
“히로님,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부군. 잘 갔다 왔다.”
영지로 돌아오자마자 반기는 것은 히로인들. 영지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잘못하면 정보가 새 나갈 염려가 있으니 말이다.
“응, 잘 갔다 왔어.”
뭐, 돼지에게 쳐 맞았으니 잘 갔다 온 건 아니지만. 하지만 이 말은 하지 않고 모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오빠, 다른 나라가 개입했다는 증거는 찾았어?”
역시 정치에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루이나였다.
“응, 여기 서류에 카터 왕실의 직할 문장이 찍혀있어.”
“카터 왕국?”
“응. 그런데 왜?”
카터 왕국이라는 말에 루이나가 노골적으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카터 왕국만큼은 왕실에 책임을 물어도 그다지 얻을 게 없어.”
“어?”
이건 또 뭔 소리다냐?
“그게, 카터 왕국은 용병들의 왕국이라서 왕실 역시 전대 국왕의 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가장 강한 용병이 국왕이 되는 나라야. 그러니 증거를 내밀어서 압박해도 그들에게 있어서는 왕실을 갈아치우면 그만이거든.”
쉽게 말해서 다른 용병들이 국왕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고 추방을 한다는 얘기로군. 왕까지 갈아치웠으니 더 이상의 책임을 묻기도 힘들고.
하지만 루이나는 갑자기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헤헤, 그러고보니 대륙의 파워밸런스가 바뀌었지? 이것만 있으면 가능할지도.”
“응?”
“오빠! 이건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에 카터 왕국을 제국으로 흡수하는 게 가능할 것 같아!”
“???”
내 의문에도 불구하고 루이나는 서둘러서 밖으로 나갔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지? 뭐, 기분이 좋아 보이는 것으로 봐서 나쁜 것은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오빠, 머리를 쓰다듬는 것에 성의가 없어!”
“히로님, 저도 좀 더...”
생각에 빠지느라 루엔과 리엘의 머리를 쓰다듬는 힘이 빠졌었나보다.
“미안 미안.”
나는 사죄의 의미로 모두의 머리를 한참동안이나 쓰다듬어주고 놀아주었다.
...근데 얘들 중에서 나보다 나이 많은 애들이 대부분 아니던가?
============================ 작품 후기 ============================
몸살걸려서 아팠어요. 죄송해용 ㅠㅠㅠㅠ 그래도 이제 거의다 나았으니까 다시 일일 갈게요. 근데 삼국연희무쌍은 좀... 일단 이 히로인은 스토리가 전부 나왔으니 금방금방 써내려 갈 수 있지만 삼국지는 아직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해요. 스토리는 정해져있는데 세부적인 내용이 좀 보강이 필요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