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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한여성들이 히로인이라 판타지가 수라장-29화 (29/52)

<-- 29 회: 강화? 강화! -->

나는 루엔에게 돈을 빌리고 여러 가지 무구들을 선물 받은 다음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아까는 정말 놀랬지.

루엔이 텔레포트 한 곳은 루엔의 할아버지이자 레드 드래곤의 장로의 집이었다. 루엔은 손녀가 온지도 모르고 자고 있는 할아버지의 꼬리를 ‘썩둑’ 자른 다음에 회복마법을 걸어주었다. 나는 그 때 무지하게 놀랐었다.

왜 놀랐냐고? 루엔의 할아버지는 꼬리가 잘려도 잘린 줄도 모르고 푹 자더라. 역시(?) 드래곤이라는 것인가? 어떻게 신체의 일부가 잘려나갔는데도 푹 자는 거지?

그리고 루엔은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셨다는 자기 전용 드워프 마을로 가서 무구 제련을 명령했다. 드워프에게 있어서 최고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 본과 스케일, 그리고 마법사들이 꿈에서라도 찾고 싶어 한다고 알려진 마법재료 드래곤 블러드를 드워프에게 맞긴 것이다.

자신의 것을 써도 상관없긴 하지만 아무래도 에인션트를 넘어서 고룡이 된 할아버지 것을 사용해야 훨씬 품질이 좋아진다나?

그것도 마을의 드워프 중 최고의 실력을 지닌 장로에게 제련을 맡긴 것이다. 그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현재 내가 입고 있는 레더 아머와 한 쪽에만 날이 서있는 도가 된 것이다.

실험해 보니까 오러를 운용하지도 않았는데도 바위를 두부 썰 듯이 썰어버렸을 정도다. 역시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진 드워프 제 무구가 거의 후작령 하나와 같은 값어치를 지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루엔이 잘못해서라도 나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게 주인인식 마법, 귀환마법 그리고 하드 마법을 걸어주었다. 또한 내 레더 아머에도 하드와 같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앱솔루트 실드(absolute shield) 마법 역시 걸어주었다.

대신 내 요청으로 정말로 목숨이 위험할 때 아니면 발동되지 않게 제약을 걸어놓기도 했다. 위험이 없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 법이니까.

사실 앱솔루트 실드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루엔이 우겼기에 할 수 없이 받은 것이다. 뭐, 솔직히 내가 내 목숨을 경원시 여기는 면이 있기는 하니까.

자, 그럼 이제 돈도 벌었으니 일하자 일!

“히로님, 손님이 오셨어요.”

“뭐?”

갑자기 웬 손님?

리엘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를 찾아올 만한 손님이라? 일단 히로인들은 모두 그냥 찾아오는데다 리엘도 얼굴을 아니까 손님이라고 뭉퉁그려서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리엘도 처음 보는 사람이라는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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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리엘을 따라서 접견실에 가보니 확실히 처음 보는 얼굴의 남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근데 누구지?

일단 그는 아주 부유하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젊은데도 불구하고 투실한 뱃살과 기름기가 흐르는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 호위기사 몇 명을 대동했는데 그 실력은... 내가 측정하지 못하겠는 것으로 보아서 확실히 익스퍼트는 된다.

일단 귀족이라는 소리군. 그것도 백작급 이상 고위귀족. 남작이나 자작 같은 하위 귀족이나 상인이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저런 익스퍼트급 기사를 호위기사로 보유하지는 못하니까.

더군다나 나이를 보아하니 영주도 아니다. 아무래도 공자정도 되겠군.

“반갑습니다. 아이언스 백작님.”

“아, 저도 반갑습니다. 근데 혹시 존함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아, 실례했습니다. 저는 이 루이스톤 후작...령이 아니라 아이언스 백작령 옆에 붙어있는 카이텔 백작령의 대공자 라크 카이텔이라고 합니다.”

“아, 카이텔 백작령의 소영주이시군요.”

카이텔 백작령은 아이언스 백작령 옆에 붙어있는 영지로 평판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들었다. 물론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영지처럼 세금을 왕창 걷어서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거나 아니면 영주가 평민들을 엄청 아낀다는 것도 아닌 딱 중도. 그냥 평민들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살 만한 정도는 된다고 알려진 영지이다.

“네, 하하. 이렇게 아이언스 백작님을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아, 저도 영광입니다. 그런데 소영주님께서 저를 만나자고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별거 아닙니다. 그저 옆에 있는 영지끼리 잘 지내보자는 아버지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 왔을 뿐입니다.”

“히로님, 잠시만요.”

라크와 잠시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리엘이 나를 불렀다.

“응? 아,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천천히 다녀오십쇼.”

나는 살며시 고개를 숙인다음 리엘을 따라서 밖으로 나섰다. 문 밖으로 나선 리엘이 입을 열었다.

“히로님, 저자. 아주 기분 나쁜 남자에요.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응? 무슨 소리야?”

물론 살이 찌고 기름기가 흐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하위 귀족들이 그러하다. 일단 귀족들은 자기의 영지에만 있는 이상 남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는 그냥 평범한 수준인 것 같은데?

“그러니까 저 남자의 영혼색이 굉장히 지저분해요.”

“응?”

그러고보니 하이엘프는 영혼의 색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것으로 인간을 판단하기에 그 어떤 사탕발림에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었다.

근데 그게 진짜였다는 말인가?

“자세히 말해 봐.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니까 가령 히로님 같은 경우에는 영혼색이 정열적인 붉은색으로 아주 맑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자연적인 엘프들은 맑고 투명한 녹색을 띄죠. 하지만 저 자는 아주 혼탁한 검은색 영혼을 가지고 있어요.”

“검은색이 나쁘다는거야?”

“아니요. 프레이나 그 계집 같은 경우에도 검은색을 띄기는 하지만 한 점의 티클도 없는 맑고 순수한 검은색이에요. 영혼의 색은 단지 그 사람의 성정을 나타내는 것 일뿐. 색 그 자체에 좋고 나쁨은 없어요. 나쁨은 바로 얼마나 혼탁하냐이죠.”

“그럼 저 라크의 영혼은 매우 혼탁하다는 뜻이야?”

“예, 저 남자는 이미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더러운 짓을 수도 없이 했을거에요. 그리고 그 이후로 점점 타락하기 시작한 것이죠.”

리엘의 말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리엘이 나에게 거짓말을 할리도 없으니 일단 친하게 지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다만 그렇다고 함부로 쫓아내기도 좀 그렇고...

“좋아, 일단 그가 무슨 말을 하든지 간에 그를 믿지는 않겠어.”

“좋은 판단이세요.”

리엘과 이야기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가자 라크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맞이했다.

“하하,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빨리 오셨군요,”

“예,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라크 소영주님. 죄송하지만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다음에 다시 방문을 해주시겠습니까?”

“하하, 하긴 오늘 미리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방문했으니 어쩔 수 없죠. 그럼 나중에 저희 성으로 초대하겠습니다.”

“호의를 받겠습니다.”

라크와 악수를 한 뒤 라크는 문 밖으로 나섰다. 휴우, 이러면 된 건가?

이제 다시 일이나 하러가야겠군.

이제야 돈이 없어서 막혔던 일을 다시 진행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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