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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한여성들이 히로인이라 판타지가 수라장-10화 (10/52)

<-- 10 회: 영지, 영지를 얻자. -->

향기에 걸맞게 하이엘프주는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달콤함과 쌉싸름함, 그리고 살짝 톡 쏘는 느낌 그리고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꽃향기는 정말 최고의 극락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아, 이곳이 무릉도원이구나.

황제가 어째서 부인에게도 주지 않고 이 하이엘프주를 혼자서 마셨는지 이해가 가는군.

이 정도의 쾌감이라면 마약을 한 적은 없지만 마약 이상의 쾌감이 틀림없어.

“허허허, 하이엘프님의 은혜 덕분에 다시 이 천국의 기분을 느끼는군요.”

황제도 나와 비슷한 기분인지 아까보다 훨씬 풀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역시 술이 짱짱맨이야. 하이엘프주는 짱짱걸.

좋아, 이럴 때 아부를 하는 게 최고다!

아부, 그거야말로 돈도 들이지 않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최고의 처세술!

“황제 폐하...”

“넌 닥치고 있어! 내 딸을 빼앗아간 것을 생각하면 구족을 멸해도 모자라!”

황제는 여전히 나에게 까칠했다. 흥!

...그래도 황제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다른 히로인들은 친근하게 대해주었다.

“허허, 정령왕님을 모시는 기둥이 인간 세상에 소환된 것은 처음 아닙니까?”

“헤헤,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소환 될 거에요.”

황제의 얼굴에는 도대체 내가 어디가 잘났길래 이런 복이 오느냐는 의문이 씌어져 있었다.

근데 나도 그게 의문이다. 도대체 전생에 내가 무슨 공을 지었다고 이런 복이 찾아 오는거지?

어린아이 구하고 대신 죽어서 그런건가? 착한 일 해서?

아니면 이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의 농간인건가?

잠깐, 소설 속에서 이런 말 하면 안 되잖아.

“그런데 저 잡놈...이 아니라 저 히로라는 남자에게 실피리아님을 소환할 만한 실력이 있는 겁니까?”

...그렇네?

생각해보니까 나는 익스퍼트 중급에다가 검사라서 정령사나 마법사에 비하면 마나의 총량이 압도적으로 적은데 어떻게 실피리아를 계속 소환하고 있는거지?

아니, 애초에 실피리아에게 들어가는 마나가 없어서 아예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있었어!

“헤헤, 사실 최상급 정령부터는 자연의 기운을 알아서 끌어 모아서 형체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환자에게 한 톨의 마나가 없더라도 상관이 없답니다.”

호오, 정령길드가 들었으면 아주 환호를 할 만한 정보인데?

“하하, 저 잡놈...이 아니라 남자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봅니다. 이런 분들을 모으다니.”

아뇨, 전생에 나라는 구하지 않았고 어린아이 하나 구한 게 전부입니다만?

“그보다 루이나, 저 잡놈...이 아니라 히로에게 귀족의 작위와 영지를 내리고 싶다고?”

자꾸 잡놈, 잡놈 하지 마! 듣는 잡놈 기분 나쁘니까!

“네, 제 남편이 될 테니까 미리 작위와 영지를 내리고 싶어요.”

루이나의 말에 다른 히로인들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오라버니는 저희의 남편이 될 텐데.”

파직! 파지직!

루이나와 아이린의 사이에 푸른 번개가 튀...는 환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셔, 여자들 무셔!

이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야!

“진정하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하자 둘은 그방 꼬리를 내리고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근데 황제님은 그것도 마음에 안 드는지 눈을 부라리고 나를 노려보았다.

“으득, 이 잡놈이... 아니라 히로. 그래, 무슨 어느 정도의 작위를 원하느냐?”

황제가 매섭게 쳐다봤다.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찢어 죽일 수 있다면 난 이미 만 갈래 이상으로 분해 되어버렸을 것이다.

“저는 별로...”

“오빠는 최소 후작정도와 그에 걸맞는 영지를 줘요. 아빠!”

“후작?”

후작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원한 것은 커봤자 자작령 정도인데! 지금 산수도 못하는 아이에게 미적분을 시키려는 겁니까?!

“뭐, 후작이라... 상관없겠지. 그럼 내일 작위를 내릴 테니 대관으로 오너라.”

황제가 너무 쿨하신데요?

아무리 레펜하르트 제국이 황권에 거의 모든 권력이 모여 있다고는 하지만 후작위를 그렇게 아무렇게나 내려줘도 되는 겁니까?

“하하... 죄송한데 저는 그 정도의 작위는 필요 없습니다.”

“뭐? 지금 네놈이 이 레펜하르트 제국을 무시하는 거냐!!”

“아.. 아뇨. 근데 후작위라면 영지경영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요.”

그제야 황제도 흥분을 가라앉혔다. 확실히 황제가 생각하기에도 처음부터 후작령을 다스리게 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여겼다.

“흠... 좋다. 네놈에게 후작위 대신에 백작위를 하사하겠다. 아무리 그래도 이 레펜하르트 제국의 황녀가.... 크흑! 루이나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하위 귀족의 작위를 내릴 수는 없지.”

황제는 루이나가 나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흩뿌리며 말을 이었다.

저게 바로 딸바보의 왕, 딸바보 오브 딸바보의 표본이겠군.

“감사합니다.”

“크흑, 어제까지만 해도 기저귀를 갈았던 루이나가 벌써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니... 어흐흑.”

내가 히로인들을 데리고 나올 때까지 황제의 궁상은 끊이지 않았다. 일단 루이나에게 아버지를 달래라고 해놨으니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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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성웅성.

황성의 커다란 강당에 귀족들이 잔뜩 모였다. 황제가 명을 내려서 황성에 있는 귀족들을 모조리 불러 모았다.

어제만 해도 루이나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소개하는 파티를 열어서 그런지 상당히 많은 귀족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늘 짐이 그대들을 모은 이유는 제국에 새로운 귀족이 탄생함을 알리기 위해서이니라!!”

딸바보스러운 모습을 보인 어제와 달리 황제는 귀족들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휘어잡았다.

하긴, 그러니까 역사상 황권이 최고조가 된 것이겠지만.

황제의 말에 여러 귀족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하급 귀족이라면 이런 소집이 모이지 않는다. 이런 소집이 모이는 것이라면 최소한 백작 이상의 고위 귀족이 탄생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나란 말씀 엣헴!

나는 절차에 맞춰서 황제의 앞으로 걸어갔다.

황제는 나를 살기 넘치는 눈으로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아직도 어제 일이 안 풀렸나보군. 최소한 살아남기만 바랄 뿐이다.

“백작의 자리를 하사받는 히로. 그대는 레펜하르트 제국의 귀족으로서 모든 소임을 지킬 맹세가 되어있는가?”

“물론입니다. 저는 레펜하르트 제국의 새로운 귀족으로서 모든 소임을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황제는 허리에 달려있는 보검을 빼들었다.

설마 여기서 갑자기 내 목을 치는 것은 아니겠지?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고 황제가 내 머리와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황제의 검이 된다는 맹세의 의식이었다.

“히로 백작에게 아이언스의 성을 내린다. 추후 후작과 공작의 자리를 내릴 생각이니 그대들은 히로 백작을 공작에 걸 맞는 신분으로 대하라.”

“폐하! 백작의 작위라면 몰라도 후작위를 근본도 알 수 없는 평민에게 내리는 것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십시오!”

오 용감한데? 황제의 면전에 대고 반박하다니.

“그대는 누구인가?”

하지만 반면에 황제는 아무런 기복이 없는 듯 했다.

하긴 지금 황제가 명령만 내리면 여기 있는 귀족들을 모두 처형 할 수 있을 정도로 황권이 강화되어 있는데 당연한가?

그보다 이름조차 모르는 귀족이 나선거야?

솔직히 말해서 무지하게 쪽팔릴 것 같다.

내 예상대로 황제가 이름조차 모르자 나선 귀족은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소인은 황제 폐하의 은혜를 입어 후작의 자리에 있는 에리스톤 후작이라고 하옵니다.”

헐, 황제가 후작에 오른 귀족의 이름조차 모르는 거였어?

“그래 에리스톤 후작, 무슨 일로 후작과 공작의 자리를 내리는 것을 반대하는가?”

“아이언스 히로 백작은 아무런 공이 없습니다. 아무리 루이나 황녀님의 남편이 될 인물이라도 공이 없는 자에게 후작위를 내리는 것은 선례가 없는 일입니다. 아니, 애초에 평민이 루이나 황녀님의 짝이 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그럼 그대는 누가 루이나의 짝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제국의 고위 귀족들에게는 모두 훌륭한 아들들이 있습니다. 그들이라면 모두 황녀님의 짝으로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후후, 그대의 아들 역시 그 중에 포함되어있겠지?”

“물론입니다. 폐하. 제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제 아들만큼 뛰어난 청년도 없을 것입니다. 절대 루이나 황녀님의 짝으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황제는 에리스톤 후작의 말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

아이언스 히로!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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