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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자동보상-142화 (142/248)

# 142

142화

-33대 루퍼 베오

-피의 장막

-가치 : 3,340

-베오 루퍼와의 영혼 교류로 인해 마나 5,000 소모 시 피의 장막이 깃듭니다.

-5분 동안 화상, 동상, 감전, 석화 피해에 면역이 되고 물속에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습니다.

-피의 장막의 반경은 2m이며, 반경 안에 접근하는 상대의 이동속도가 30% 감소됩니다.

‘굉장해. 여러 상태 이상에도 면역이 될 뿐 아니라 상대의 이동속도까지 늦출 수 있다는 건가?’

마나를 5천 이상 쏟아 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긴 했으나 단점은 그것뿐이다.

거기다 무려 5분 간 유지가 지속되며, 마나만 있다면 언제든 이 기술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차폐처럼 재사용에 관한 시간 제한이 걸려 있지 않아.’

이정도면 마나 소모만큼의 값어치를 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특히 베오 루퍼와의 영혼 교류 수치가 16.5%대임에도 3천이 넘는 가치 측정을 보이고 있다.

‘성장 가능성도 독보적인 편이야.’

라인쉐리어나 베아트리체보다 교류 수치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치 측정이 높게 평가된 것이다.

찬영은 흥분됐다.

이제껏 중화와 차폐만으로도 많은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상태 이상 대비책까지 갖추게 된다면?

‘좀 더 정교한 방어 체계를 마련할 수 있어.’

그리고 이 방어 체계는 베아트리체와 라인쉐리어, 베오 루퍼 이 셋의 영혼 성장과 맞물려 점점 완벽해질 것이다.

‘베아트리체만 봐도 그렇지.’

찬영은 또 한 번 진일보한 베아트리체와의 영혼 교류 창을 올려다보며 확신했다.

-알폰의 성녀 베아트리체

-중화中和

-가치 : 3,100

-베아트리체와의 영혼 교류로 인해 중독 시 자생 해독력이 200% 상승합니다.

-지혈止血

-가치 : 1,080

-베아트리체와의 영혼 교류로 인해 출혈 시 자생 회복력이 30% 상승합니다.

영혼 교류 20% 이상 달성으로 중화가 성장했고, 지혈이라는 새로운 버프도 추가됐다.

이 두 가지는 라인쉐리어와 베오 루퍼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버프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서로 메우고 있는 거다.

‘마음에 들어.’

결과적으로 보면 검은색 카드를 뽑은 건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다른 카드를 뽑았다면 지금 겪는 변화 대신 예상치 못한 다른 변화가 있었을 테지만…….

‘이번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니까.’

어차피 카드는 캘린더가 끝날 때까지 뽑게 될 것이다.

‘언젠가 다 얻을 수 있겠지.’

조금도 조급하거나 아쉽진 않다.

먼저 얻느냐, 나중에 얻느냐의 차이일 뿐이니까.

그 생각을 끝으로 3회차 캘린더를 종료했다.

그렇게 3회차 캘린더 보상 정리가 끝나자, 찬영은 부차적으로 획득한 보상에 집중했다.

‘업그레이드권에 플래티넘 1급 박스라…….’

고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플래티넘 1급에 준하는 장비는 많아. 당장 급한 건 아니니, 상위 박스 획득을 위해 보관하는 게 낫겠어.’

얼마 전 다른 박스들과 함께 다이아 박스를 만들었던 걸 기억한 것이다.

하지만 박스와 달리 업그레이드권의 사용 방향은 무척 고민됐다.

장비가 워낙 많아진 덕분이다.

‘행복한 고민인데.’

찬영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공진, 아슬란, 스툼, 헬레, 키란의 반지.’

수많은 장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모든 장비가 다 효용 가치가 있는 장비다.

제각기 빛을 발휘하는 장비들.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 유독 많이 쓰였던 건 다이아 박스에서 나온 키란의 반지였던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다.

‘워낙 뛰어난 장비라 전투 시 쓰임새가 독보적으로 많아. 이번 전투만 해도 블링크가 부족할 지경이었으니까.’

블링크만 해도 부족하다고 느낄 지경인데 앞으로 다른 마법을 추가로 배우게 된다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이걸로 하자.’

고민은 끝났다.

-업그레이드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그래.’

-키란의 반지가 +1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키란의 반지+1

-가치 : 11,500

-효과 A : 슬롯 +13

-효과 B : 마나 1,300 소모 시 5서클 주문 ‘바인드’ 즉시 사용 가능

새로 갱신된 키란의 반지 상태 창을 보며 찬영의 눈동자에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5서클 마법, 바인드에 관한 주문 수식이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다.

“후…….”

이미 5서클 프리징 스킨을 배운 뒤라 마법이 머릿속에 각인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바인드라…….’

상대방을 마나의 넝쿨로 사정없이 속박하는 이 기술은 그래비티 필드와 연계해 사용하면 굉장히 효율적일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마법이 키란의 반지를 통해 펼쳐지는 것이어서 슬롯에 넣지 않아도 마나만 사용하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슬롯 한 개가 늘어난 거나 다름없어.’

정말 그렇게 봐도 무방했다.

‘어마어마하구나.’

키란의 반지 한 개로 대마법사와 동등한 슬롯 개수를 보유한 셈이다.

열세 개 슬롯에 최근 5서클 프리징 스킨을 배우며 5서클 마법사가 됐으니 여섯 개 슬롯이 추가된다고 보면…….

‘열아홉 개라니.’

찬영은 본인이 세어 놓고도 경악했다.

거의 스무 개에 달하는 슬롯 보유자가 된 것이다.

‘제이나가 이걸 알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네.’

그녀라면 아마 놀라면서도 기뻐해 줄 거다.

문득 떠오른 그녀 생각에 괜스레 미소를 짓던 그때, 찬영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창이 나타났다.

-히든 퀘스트 발생

-히든 퀘스트 : 키란의 유산을 찾아라.

-키란의 반지 업그레이드로 인해 반지에 숨겨져 있던 키란의 성소聖所 위치가 드러났습니다. 성소에는 키란의 유산이 잠들어 있습니다. 알렉산더 첨탑에 숨겨진 103번째 방을 찾아가세요. 키란의 반지가 열쇠가 될 것입니다.

-퀘스트 완료 조건 : 키란의 성소 발견

-히든 퀘스트 완료 시 획득할 보상 목록 : 키란의 유산

‘뭐?’

제이나 생각에 빠져 있던 찬영이 깜짝 놀라 앞에 떠 있는 창을 확인했다.

눈을 몇 번 깜짝인 후 다시 문구를 읽었다.

제대로 본 게 맞다.

“맙소사.”

볼품없는 항아리 때부터 키란이 대단한 업적을 이룩한 인물일 거라는 건 짐작했다.

다만, 아무도 알지 못한 인물이라 궁금해했는데…….

‘이제야 알게 되겠어.’

키란의 유산을 찾게 되는 히든 퀘스트를 얻는 숨겨진 조건은 키란의 반지 업그레이드였던 모양이다.

‘마법사일까?’

찬영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운드의 심장, 키란의 반지 등 모든 게 마법과 연관되어 있었다.

마법사가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공학자일 수도 있겠지.’

사실 어느 쪽이건 상관없다.

키란이라는 이의 흔적을 발견했다는 게 중요하고, 이 흔적을 어서 회수하는 것 역시도 중요하다.

키란의 반지보다 더 강력한 물건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니 큰 도움이 될 거다.

단, 문제가 하나 있다.

‘알렉산더 첨탑이 어디지?’

찬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전 처음 듣는 탑이다.

말만 들어선 어떤 시계 탑 같은 걸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방이 있는 걸로 봐선 평범한 탑은 아닌 것 같은데…….

‘전혀 모르겠군.’

조금도 감이 잡히질 않는다.

하지만 기뻤다.

찾기 힘들 수도 있으나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이런의 유산도, 키란의 유산도 모두 노력을 기울인다면 얻게 될 테고, 그 힘은 자신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게 될 거다.

‘기대된다.’

찬영은 가득 쌓여 있는 인벤토리까지 정리하며 동이 트고 있는 창을 쳐다봤다.

벌써 아침이 찾아온 모양이다.

* * *

동이 튼 지 얼마 되지 않아 손님이 찾아왔다.

글로리였다.

“자, 이걸 좀 먹어 보시오. 오는 길에 부상자들에게도 나눠 주었다오.”

어제까진 거동하기도 힘들어 하루 종일 잤다는 그는 하루 새 가뿐해졌다면서 르리에에서 챙겨온 물건들을 찬영에게 내놓았다.

‘라리가 초?’

처음 보는 약초다.

근력 회복력을 높이는 뛰어난 약초라고 쓰여 있다.

거동이 좀 힘들긴 했기에 그가 건넨 약초들을 전부 뿌리째 씹어 먹었다.

‘꽤, 쓰네.’

가볍게 인상을 쓰는 찬영을 보며 글로리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쓰오?”

“예.”

“껄껄! 목숨이 걸린 순간엔 눈 하나 꿈쩍 안 하면서 쓴 약초에는 표정 관리가 안 되는군.”

“그럴 만큼 너무 씁니다.”

찬영이 찡그린 채 대답했다.

너무 써서, 전에 영주에게 보급 받았던 회복 포션이 생각날 지경이다.

하지만 워낙 귀한 물건이라 이미 전부 소모한 지 오래다.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훨씬 낫지.’

찬영은 쓴 맛을 꾹 참으며 글로리를 쳐다봤다.

“고맙습니다.”

“전혀 고마운 표정이 아닌데 말이오?”

글로리가 찬영을 놀렸다.

“그건 아시다시피 너무 써서…….”

찬영은 ‘츠읍’ 하고 침을 삼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쓴 맛 때문에라도 다음부턴 쓰러지면 안 되겠군요.”

“꼭 그러시오. 읏차!”

가벼운 농담과 함께 찬영의 옆에 앉은 글로리가 농담 전과 달리 조금 진지해진 눈빛으로 말했다.

“이젠 어떻게 할 것이오?”

“몸이 낫는 대로 또 이동할 생각입니다.”

“이동?”

“예, 말씀드린 대로 시드 대륙엔 곧 전쟁이 발발할 겁니다. 대규모 전쟁이요.”

“혼란한 시대군. 안 그렇소?”

“예, 모두에게 힘든 시기죠.”

“그래서 그대의 계획은?”

“다른 마을로 이동해서 지금과 같이 그 마을에 해방 전선을 꾸릴 겁니다. 목표는 빠른 시간 안에 적들의 보급을 끊고, 지방의 모든 마을을 해방시키는 겁니다.”

“그렇군. 확실히 혼자선 쉽지 않을 일인 것 같소.”

“예, 하지만 혼자가 아니죠. 글로리 씨도 저를 돕고 계시고, 해방된 마을의 수많은 이들이 움직일 테니까요. 그건 뉴 빌드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겁니다. 그리고……. 로레인 씨가 이 일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이오?”

찬영은 대답 대신 앨범에 새로 기록된 이름을 응시했다.

-로레인 마셰로프.

* * *

순식간에 해가 떨어지고 다시 밤이 찾아왔다.

로레인은 기지개를 켰다.

몸이 무거웠으나, 걸을 정도는 된다.

글로리가 주고 간 약초 덕분이다.

‘토끼 친구한테 별게 다 있네.’

비싼 회복 포션보다 회복 속도가 빠른 거 같다.

그런저런 생각을 하며 밖을 내다봤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여유로워.’

언제 이런 기분을 느꼈었던 건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상쾌하다 못해 시원했다.

똑똑.

한참 여유롭게 서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왜?”

문이 열리고 제리가 들어왔다.

“그 친구가 왔는데요?”

“누구?”

로레인이 묻자마자 찬영이 안으로 들어왔다.

“접니다.”

“제법 걸을 만한가 보네.”

“어느 정도는요.”

찬영의 대답에 피식 웃은 그녀가 제리에게 손사래 쳤다.

“얼른 가 봐. 난 괜찮으니까.”

“진짜 괜찮습니까?”

계속 그녀를 병간호한 제리는 아무래도 로레인이 걱정되는 눈치였다.

“응, 금방 회복됐어. 토끼 친구가 준 약초 덕분에.”

“그럼 다행이네요. 아무튼, 이만 가 보겠습니다.”

“그래.”

제리는 고개를 끄덕인 후 찬영을 보며 말했다.

“좋은 시간이 되길 빕니다. 마법사 양반.”

찬영은 실실 웃으며 방을 벗어나는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러자 로레인이 말했다.

“그쪽이랑 나랑 잘해 보란 얘기야. 원래 쓸데없는 소릴 잘하는 친구라…… 흘려들으면 돼.”

“압니다. 진작 흘려들었고.”

동시에 로레인이 얼굴을 찌푸렸다.

“여자로서 생각할 가치도 없다 이거야, 뭐야? 생각보다 기분 나쁜데?”

“절 좋아하십니까?”

“아니!”

“그럼 기분 나쁠 필요가 없죠.”

맞는 말 같아서 더 짜증이 나는 로레인이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소리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다. 그가 찾아온 데엔 이유가 있을 것 같으니까.

“아무튼 뭣 때문에 찾아왔어?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듣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뭐든, 물어봐. 당신이라면 무엇이든 대답해 줄 용의가 있어. 솔직히 당신이 아니었다면 마을은…….”

“공치사를 듣고 싶어 온 건 아닙니다.”

“칭찬에 약한가 보네.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일이지.”

로레인은 무척 호의적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녀에게 찬영은 단순히 마을만 지킨 게 아니라 아버지의 흔적을 지켜 준 사람이기도 했다.

찬영이 그녀의 그윽한 눈길을 마주하며 말했다.

“조금 실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뭘 질문하든 괜찮다고 한 건 나야.”

그녀의 허락에 찬영이 고개를 끄덕인 후 말했다.

“로레인 마셰로프…… 날 좀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 로레인의 표정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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