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
#125.
찬영은 누워 있는 제이나를 바라보다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만 더 자고 있어요.’
이불 사이에 드러난 그녀의 다리를 자신이 덮고 있던 이불로 덮은 찬영은 곧바로 옷을 챙겨 입었다.
가야 할 곳이 있다.
지잉!
르리에.
* * *
쿠당탕!
나무문을 통과한 찬영은 예고도 없이 몸을 거세게 밀며 달려온 타우린에 의해 반쯤 나뒹굴었다.
“야, 야, 우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했다.
일어날 만하면 타우린이 혀를 날름거려대니, 원.
“알았어, 알았어.”
토닥거리며 겨우 일어난 찬영과 함께 도타가 다가왔다.
“딱, 딱, 주인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그래요. 도타는 잘 지냈어요?”
대답하던 찬영은 타우린뿐만 아니라 도타의 가치 수치 또한 또 한 번 상승한 걸 보고 놀랐다.
‘돌아서면 성장하는구나.’
타우린은 5820에 엑시스 퀘이크 레벨이 1이나 업그레이드됐다. 땅을 개간하며 기술이라도 연마한 모양이었다.
물론 타우린만 성장한 게 아니다. 도타의 가치 또한 못 보던 새에 3820이 됐다.
‘그의 노력이 가져온 성과겠지.’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오두막 부근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
제일 먼저 약초밭이 그랬다.
“와! 이게 다 뭡니까?”
평소 감정 표현이 크지 않는 찬영마저 감탄할 만큼 오두막 주위 풍경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새로운 약초를 많이 재배했어. 구획도 전보다 열 배는 늘어난 거 같아.’
브루초 밭, 프린초 밭 등 이제껏 봐 온 약초밭과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전에 주고 간 아이템 덕분입니까?”
“딱, 딱, 네, 그렇습니다. 딱, 딱, 총 판매액은 60실버 8브론즈 코인을 획득하여 딱, 이중 물뿌리개와…….”
구입하고 판매한 것들을 보고해 가던 도타.
“교류로 인해 재배할 수 있는 약초의 종류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딱, 딱.”
찬영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럼 그렇지, 괜히 재배 속도가 빨라지고 훨씬 양이 늘어난 게 아니다.
‘단순히 아이템 때문이 아니었어.’
찬영은 무엇 때문인지 확실히 눈치챘다.
“교역이 시작됐나 보네요.”
“예. 딱, 딱. 그렇습니다.”
“의외네요. 교역도 제 허락이 있어야 할 줄 알았는데.”
“딱, 재배와 교역은 제가 이 땅에 태어난 이유입니다. 딱, 딱. 교역을 통해 재배를 키우는 것이 도타가 할 일입니다.”
도타의 말을 듣고 나니 그가 교역에 있어서 어떻게 명령 없이 자유롭게 움직였는지 이해가 됐다.
‘그래, 결국 내가 재배에 주력하라고 이야기를 남기고 간 것에 집중한 거겠지.’
그는 교역과 재배를 한 묶음으로 보고 있는 거다.
찬영은 문득 그가 교역해온 방법이 궁금해졌다. 규모로 보아 재배할 시간도 부족했을 텐데?
“어떻게 움직였죠?”
“딱, 딱,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무역로를 통해 찾아오신 분들과 교역하였습니다. 딱.”
“이유가 있나요?”
“딱, 딱, 저는 재배하기 위해 모든 업무를 수행합니다. 딱, 딱. 오두막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딱.”
즉, 재배와 교역 양 쪽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얘기다.
“그랬군요. 그래서 수확 결과물은?”
“딱. 20브론즈 코인이 남았고 25개의 밭이 개간되어 성장 중에 있습니다. 딱, 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Lv. 2 황무지는 두 곳이며 사용하지 않은 13종의 교역 물품이 남아 있습니다.”
그 밖의 자잘한 사항들도 줄줄이 들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정말 놀라울 뿐이다.
“……아무리 교역이나 타우린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해도 혼자 이걸 다 했다니.”
도타의 노력이 정말로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정말 고생 많이 했어요, 도타.”
“딱, 해야 할 일입니다. 딱.”
늘, 그렇듯 별 감정 없는 태도로 대답할 걸 알고 있었다.
“일관성 있으시긴…….”
슬며시 미소를 지은 찬영이 오두막을 쳐다봤다.
재배나 교역에서 확실히 성과가 있어 보이니…….
‘이제 오두막을 증축 할 때가 된 거 같은데?’
더 이상 초보자 결계는 딱히 필요 없다.
“도타, 이제 재배가 끝나면 최우선 목표를 오두막 업그레이드로 잡아 봐요. 약초를 다 팔고 나면 코인 확보도 충분히 될 테고, 그걸로 업그레이드하면 될 거 같은데.”
“딱, 지금 당장 가능합니다. 딱.”
의외의 대답에 찬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능하다고?”
순간 찬영의 머릿속에 문득 스쳐간 도타의 한마디.
“13종의 물건이 혹시…….”
“딱, 맞습니다. 교역은 재배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오두막의 성장이 재배를 성장시키는 데 효과가 있으니, 업그레이드 재료부터 마련해 뒀다?”
“그렇습니다. 딱, 딱.”
선순환의 작업 패턴을 일궈 낸 도타다.
‘그래, 이런 식으로 발전하면 돼.’
재배, 교역, 그리고 오두막 업그레이드까지.
“그럼 한동안은 그렇게 움직이는 게 좋겠어요. 참, 닭은 잘 크고 있어요?”
재배도 재배지만 그 외, 가축이 잘 크고 있는 바도 중요했다.
“물론입니다. 이젠 알을 낳았고, 그 알을 통해 코인을 벌어들였습니다. 딱, 코인은 재배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사용한 거래 품목은…….”
“그 정도면 됐어요. 자, 그럼 이것들도…….”
더 놔두었다가는 영수증이라도 첨부해 줄 기세라, 손까지 저어가며 도타의 말을 멈추게 한 뒤 코인에 보태 쓰라며 최근 인벤토리에 채워진 아이템들을 전달했다.
“감사합니다. 딱. 딱.”
“제가 더 고맙죠.”
그렇게 찬영이 말을 마쳤을 때였다.
“딱,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뭡니까?”
의외다.
보통 이렇게 보고를 끝낸 뒤에 도타가 먼저 질문을 해오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
“갓피스님이 남기신 말씀이 있었습니다.”
“글로리 씨가?”
“예. 딱, 딱.”
“무슨 말이었죠?”
“차원 다리가 열렸다는 말씀이십니다. 진입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딱, 딱.”
“진입이 불가능하다?”
“예. 딱.”
“그 말이 전부였습니까?”
“좀 더 탐사해 보고 오두막으로 돌아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기다려 달라고.”
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를 만나야 좀 더 자세한 얘길 들을 수 있겠어.’
어차피 르리에를 방문한 건 단순히 도타의 현황을 살피기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차원 다리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번 차원 다리는 이제껏 봐온 차원 다리와는 조금 다른 듯해.’
그도 그런 게 르리에만 해도 갓피스로 인정받은 인물은 전부, 이동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글로리가 이동할 수 없다고 하는 걸 보면…….’
충족시켜야 하는 이동 조건이라도 생긴 건가?
아니, 그럴 리 없다.
문구에서는 이미 세 번째 차원 다리가 개방되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갓피스인 글로리가 진입하지 못했다.
‘직접 가 봐야겠어.’
고민하던 찬영이 도타에게 물었다.
“도타.”
“예. 딱.”
“그럼, 도타도 차원 다리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까?”
“갓피스님께 들어 알고 있습니다. 딱.”
“어디에 있죠?”
찬영의 질문에 대답을 해 온 건 의외의 인물이었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오.”
여유롭게 뒷짐을 지고 걸어오는 글로리가 보였다.
“도타에겐 떠나셨다고 들었는데요?”
“떠나기야 했지. 다만 생성된 차원의 다리가 이 근방이라 떠났다고 말하기도 민망하구려.”
“아…….”
찬영은 이제야 이해가 됐다.
글로리나 새로운 차원 다리나, 전부 오두막 근처에 있었던 거다.
진작 말해 주면 좋았겠지만…….
매번 일문일답처럼 질문에만 대답할 수 있는 도타로써는 최선을 다한 대답이었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가까이 멈춰선 글로리가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굳이 전달할 말을 도타에게 남긴 것은 그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돌아올 거 같아 남겨 둔 것이라오.”
“네, 지금 하신 말씀을 듣고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탐사 결과는 어떻습니까?”
사실 이게 가장 궁금했다.
그 질문에 글로리가 고개를 저었다.
“특별할 건 없소. 전달한 얘기에도 남겼다시피 꽁꽁 닫힌 문처럼 진입이 불가능하지. 하지만 계속 그 생각이 들었소. 그대라면 이 문을 열 수 있지 않을까?”
“제가요?”
“르리에도 그렇고 시드 대륙도 그렇고, 매번 차원의 다리가 열리는 중심엔 그대가 있지 않았소?”
“그거야…….”
하긴. 그건 그랬다.
이제껏 매번 차원의 문을 처음 연 건…….
‘나였군.’
특히 이번엔 시스템 스스로 세 번째 차원 다리로 가는 데 전혀, 조건이 필요 없다고 했다.
‘특별한 조건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매번 자리를 채웠던 조건이라면.’
찬영의 눈에 이채가 흘렀다.
“확실히 저밖에 없군요. 우선 같이 가보시죠.”
뭐가 됐든 우선, 직접 가 봐야겠다.
* * *
오두막에서 북쪽 5km 정도 떨어진 지점.
찬영은 높이 20m가 됨직한 타원형의 보랏빛 홀이 일렁이는 걸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치 블랙홀처럼 당장 들어오는 모든 걸 집어삼킬 거 같다.
곁에 있던 글로리가 말했다.
“난 매번 튕겨 나왔소.”
“그랬군요.”
찬영은 거침없이 홀로 걸어갔다.
‘가능할까?’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단언컨대 조건이 있다면 그건 자신 밖에 없다.
스륵!
그 순간, 보랏빛 홀에 강한 스파크가 튀더니 찬영의 손이 보랏빛 전류를 뚫고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찬영은 더, 들어가지 않고 다시 팔을 뺐다.
“왜, 들어가지 않소?”
“처음부터 들어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조건에 부합하는 걸 확인하는 것까지만 해 볼 작정이었습니다.”
“이유가 있소?”
찬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재 신성 왕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들려줬다.
글로리는 찬영의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가 막히는군! 분열이라니, 합심해도 모자랄 일이건만.”
“슬픈 일이죠.”
“그래서 이곳으로 들어가는 건 나중으로 미룰 참이오?”
“당장은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 보이는군. 그럼 내가 함께 신성 왕국으로 가는 건 어떻소? 도울 수 있는 게 있을 거요. 그대가 해준 것에 조금이라도 보답이 된다면야!”
찬영은 고민했다.
‘그래, 글로리는 분명 큰 전력이 되어 줄 거다.’
하지만 걱정되는 건 신성력을 사용하는 그의 능력이다.
‘괜히 배척되지 않을까?’
제이나의 충고대로 여신을 믿는 자들은 교리조차 모르는 글로리를 낯선 것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론이 바뀐다면?’
뜬금없이 그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글로리의 희생이 증명될 수 있다면?
희생은 어떤 가치보다 높은 덕목일 거다.
“알겠습니다. 그럼…….”
찬영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 * *
제이나는 슬며시 눈을 떴다.
잠깐 잠이 들었는데 그의 품이어서 그런지 무척 깊이 잤다. 하지만 그 덕에 떠나는 그를 보지 못했다.
‘갔구나.’
방 안을 가득 메운 고요함, 그리고 자신의 옆 자리의 냉기. 그건 그가 떠났다는 걸 의미했기에 제이나의 눈빛이 조금 젖어들었다.
“주책이네…….”
괜히 스스로를 타박하며 눈가를 훔친 그녀가 이불로 나신을 가리며 일어났다. 일어나는 그녀의 옆에 찬영이 남긴 편지 한 통이 보였다.
* * *
르리에 방문 후 곧바로 머물고 있는 집을 떠난 찬영이 라쿤 마을을 벗어나기 전 김지수와 만났다.
“대리님은요?”
“저보다 일찍 출발하셨어요.”
“아, 그래요.”
“네. 그 대신 찬영 씨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서 가시기 전에 우올로로 교신 한 번 하자고 말씀 남기셨어요.”
김지수의 대답에 찬영은 우올로를 켰다.
치익!
“대리님.”
-아, 찬영 씨.
“잘 다녀오세요.”
-저야 뭐, 든든한 의장님 믿고 가는 길이니 걱정 안하셔도 되고……. 아니, 애초에 그런 걱정은 제가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럼 걱정 좀 해 주실래요?”
-엎드려 절 받기, 좋아하시는 분이셨습니까?
“워낙 기분파라…….”
-하하.
교신 바깥에서 한바탕 웃은 이규복이 말을 이었다.
-잘 다녀오세요. 늘 걱정 많이 하겠습니다.
하지만 뒤따른 얘기에 찬영은 ‘네.’하고 대답하려다 멈췄다.
-……그리 전해 주세요. 지수 씨에게.
“참나, 다시 뵐 때 이 계약 파기할 겁니다. 서류 가져오세요.”
-덕분에 저도 쉬겠네요. 고맙습니다. 하하하.
유쾌한 교신에 미소를 지은 찬영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말했다.
“또 봐요.”
-네, 다음에 소주나 한잔합시다.
교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짤막하게 이야기를 나눈 뒤 김지수를 돌아봤다.
김지수는 긴장한 눈치였다.
“지수 씨.”
“예!”
귀를 쫑긋 세운 토끼 같다.
“후회 없겠어요?”
찬영은 그녀의 선택이 걱정스러웠다. 사실 거절하기도 했다.
혼자 움직이는 게 더 신속히 움직일 수도 있었고, 누굴 지킬 만큼 여유가 없을 거 같았다.
하지만 제이나는 곁에 누군가 있으면 든든할 거라 얘기했고, 이규복마저도 이렇게 말했다.
-한 손으로 힘든 일도 있어요. 사람 손이 괜히 두 개가 아니잖아요. 하나가 힘들면 두 개로 하면 됩니다.
-하지만 위험한 길일 텐데요.
-그렇겠죠. 하지만 김지수 씨는 찬영 씨가 지키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라고 했다.
그래서 받아들였다.
‘그게 어떤 결과가 될지는 모르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힘들 때 그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녀가 짊어져야 할 일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그건 그때 카페에서 보았던 그녀의 강단이라면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후회 없습니다!”
강단 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찬영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정말이에요!”
다시 한 번 소리치는 김지수.
“누가 뭐랍니까? 소리 크게 안 질러도 돼요. 군대도 아니고…….”
“네! 알겠습니다!”
명랑한 아가씨의 대답에 찬영은 혀를 내두르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갈 길이 멀다.
* * *
찬영은 이동하며 미니 맵을 켰다. 미니 맵엔 갱신된 지도들을 바탕으로 정리된 지도가 나타났다.
‘지도상의 마을이 총 스물하나. 그중 라쿤 마을을 제외하면 스무 개의 마을이 있다.’
그 스무 개의 마을 중 로일시市 혹은 협곡에 근접한 마을들은 제외시켰다.
‘보급로를 순차적으로 끊어야 해.’
적들이 몰려 있는 협곡과 가장 멀리 있는 마을부터 순서대로 수비 병력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면서 해안가 방면에 있는 마을로 진입해 가자.’
해안가는 적들의 중요 거점이다.
해적은 천생 물에서 싸우는 걸 즐긴다.
지상에서만 로일시를 압박하진 않을 거다.
로일시의 해상 경비대까지 조여 가며 해상전도 치르고 있을 거다.
‘지상의 보급로를 끊으면서 해안가를 장악해야 해.’
괜히 하는 생각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게 항구가 있는 마을은 특히나 그들의 수비 병력이 많을 거다.
첫 마을부터 놈들의 시선을 끌 필요 없다.
되도록 은밀하고 깊숙이 놈들의 폐부를 찔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땐 소프 마을이 가장 나은 선택지겠지.’
소프 마을은 로일시의 정 반대 지점에 있는 마을이기도 하고 해안가와 가장 멀다.
로일시를 중심으로 남서쪽에 있는 마을.
하지만 이곳을 고른 데엔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건 이 여로를 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