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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자동보상-56화 (56/248)

# 56

#56.

그동안 도레인은 넝쿨 성채로 뛰고 있었다. 그녀의 왼 팔엔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레드 스컬 궁수가 그녀에게 상처를 남긴 것이다.

제 때 피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화살이 더 깊숙이 파고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비끼듯 스쳐간 덕분에 살이 움푹 파였을 뿐이다.

혈관이 다치진 않았다.

‘이런…….

그녀는 달리면서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헤이스트를 통해 달린 덕에 아직 레드 스컬의 추격에 잡히진 않았다. 하지만 잡히는 것도 조만간일 거다.

레드 스컬 중엔 마치 사냥개같이 네 다리로 달리는 녀석들도 분명 포함되어 있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습격은 한순간이었다.

분명 카슬라가 보고 있는 능선을 맡은 팀에서는 별 다른 보고가 없었고, 그 덕분에 카슬라가 있는 방향엔 조금 마음을 놓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레드 스컬의 습격은 그때부터 이뤄졌다.

‘카슬라도 대처할 시간도 없이 당해 버린 걸까?’

그래 아마 그런 게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펼쳐진 상황에 대해 전달을 못했을 리 없다.

대체 어떤 방법은 썼기에 고지대를 점하고 있던 카슬라조차 맥없이 당해 버린 걸까?

‘모르겠어……!’

아무리 생각의 생각을 해 봐도 떨어진 조각이 맞춰지기 힘들다. 동시에 그녀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올라타고 점프하기를 반복해가며 신속하게 넝쿨 성채 부근으로 진입해 갔다.

‘카일, 어디 계신 건가요.’

넝쿨 성채는 부지가 넓었다.

한때 많은 헤일로 엘프들 중 40%가 이곳에 터를 잡았었으니, 당연했다.

옛 기억을 되새기며 초입에 접어든 그녀는 빠르게 움직여 주위를 둘러봤다.

한데…….

“이건? 뭐지?”

파직.

그녀는 발끝에 걸린 수많은 얼음 덩어리들을 내려다보았다.

손으로 그걸 집어 들다 말고 깜짝 놀라 다시 던져두었다.

‘아직도……차가워.’

순간 뼈까지 얼어붙는 듯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얼음들은 여전히 얼어붙을 당시의 한기를 품고 있었다.

이해가 안 된다.

‘대대장님은 어디 계시고, 왜 얼음 마법의 흔적이 있는 거지?’

혹시 대규모 얼음 마법에라도 당한 걸까? 아니, 그렇게 보기엔 애매했다.

광역기 얼음 마법을 펼쳤다면.

‘이 일대가 전부 얼어붙었어야 할 텐데…….

적어도 고서클의 마법은 주위 환경까지 영향을 미칠 만큼 어마어마한 위력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흔적들은 마치.

‘다인용 마법이 아니라 마치 한 명, 한 명 얼린 것 같아.’

그새 카일이 얼음 마법에 능해진 걸까?

아니, 그럴 리 없다. 카일이 주로 사용하는 마법은 바람을 극대화시킨 마법들. 헤일로 협곡에 내려오는 비전 마법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뭐지?’

그녀가 혼란스러운 눈길로 얼어붙은 레드 스컬의 흔적들을 내려다보았다. 한때 육중한 체구들을 자랑했었을 레드 스컬들은 각기 부위가 잘린 채 얼음 덩어리로 화해 있었다.

꿀꺽…….

점점 걱정이 짙어져 갔다. 엎친 데 덮친 격. 뒤에선 레드 스컬 부대가 몰려오고 있는데 여긴 정체도 모를 얼음 마법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헤일로 전선의 운명이 바람 앞에 촛불처럼 가냘프게 느껴졌다.

‘어서……카일 대대장을 찾아야…….

파짓.

막 다시 걸음을 떼려던 그때 누군가의 기척 소리가 들렸다. 감각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도레인이 황급히, 주변에 커다란 돌 뒤에 은폐했다.

동시에 기척을 지우는 2서클 스텝 노이즈를 펼친 후, 숨소리조차 고요히 흘린 그녀.

터벅터벅.

그리고 서서히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피투성이 여인.

그녀는 도레인이 아는 익숙한 낯빛이었다.

‘카슬라!’

소식이 끊겼던 그녀가 나타난 것이다.

혹시나 적일 거라 생각해 굳어 있던 도레인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카슬라!”

돌 뒤에서 일어난 도레인이 신속히 온몸이 피로 물든 카슬라에게 다가갔다.

“아, 도레인…….”

고개를 돌린 카슬라는 잔뜩 지친 기색이었다.

심지어 상처를 입은 듯 온몸엔 피가 안 묻어 있는 데가 없었다.

도레인이 다가가 카슬라를 부축했다.

“괜찮아요?”

“하아…….”

많은 게 함축된 듯 깊은 한숨을 내쉰 카슬라.

그녀가 도레인의 부축을 받으면서 물었다.

“카일 대대장님은요?”

“아직 못 뵈었어요. 대체 어떻게 된 거죠? 나머지 동료들은요?”

레드 스컬의 등장을 왜 알리지 않았느냐 묻는 것이다.

그 말에 카슬라가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얘기하자면 길어요. 그럼 대대장님을 찾아온 게 도레인이 처음인가요?”

“네, 아마도요. 벡 부대장은 목책 전선으로 돌아갔을 거예요. 습격을 받자마자 퇴각하라고 블루 버드를 보냈으니까요.”

“그렇구나. 그럼 더 이상 지원은…….”

도레인은 상황을 위로하기 위해 좋게 포장할 생각 따윈 없었다.

그저 있는 사실을 말할 뿐.

“아마 우리가 전부일…….”

막 말을 잇던 도레인의 목덜미로 순간, 카슬라의 단검이 날아왔다.

‘이게 무슨?’

너무 순식간이라 단검이 도레인에게 박히는 건 눈 깜짝할 새.

단검이 박힌 도레인의 눈빛이 흐릿해져갔다.

시야 한 편에는 카슬라가 빙긋 웃고 있었다.

아군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도레인은 그저 무방비 상태, 애초에 단검을 피할 순 없었던 것이다.

다만 다행스러운 건…….

아직 헤이스트가 몸에 중첩되어 있던 터라 순간적으로 몸을 옆으로 틀 순 있었다는 것.

푸욱!

하지만 목 바로 옆, 왼쪽 쇄골 아래를 그대로 내어 줘야 했다. 단숨에 그녀의 살을 꿰뚫고 뒤쪽까지 뚫고 나온 단검.

이를 본 도레인이 입을 살짝 벌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대체…… 왜?”

도레인의 황망한 눈빛에도 카슬라는 묵묵부답이었다. 대신 발을 걸어 비틀거리는 도레인을 뒤로 넘어트렸다. 그러자 도레인의 몸에서 뽑혀 나오는 단검.

촤학!

카슬라의 얼굴에 도레인의 피가 튀고 도레인이 힘없이 바닥을 굴렀다.

콰당.

지켜보던 카슬라가 한 손으로 피로 물든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처음부터 네년의 도도한 눈빛이 마음에 안 들었어.”

짙은 미소를 흘린 카슬라는 예전의 카슬라가 아니었다.

전혀 딴 사람이 된 듯싶다.

“그러니까 더 묻지 말고 죽어. 곧 목책에 있던 자들 역시 널 뒤따라 갈 테니까.”

비릿하게 미소 지은 카슬라가 쓰러져 있는 도레인에게 다가갔다.

도레인이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당할 것 같아?”

황급히 마법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 그녀, 하지만 카슬라의 주문이 먼저였다.

그녀는 오랫동안 엘프와 함께 싸우면서 엘프들에게 직접 마법을 전수 받은 일인.

“윈드 스피어.”

엘프에게 직접 배운 카슬라의 마법이 오히려 도레인의 목숨을 끊는 칼날이 되었다.

쐐액!

물론 찬영이 오기 전까지는.

파밧.

전광석화였다, 그가 나타난 건.

도레인의 목숨을 끊으려던 카슬라의 시야 한쪽에서 검붉은 망토가 펄럭인 그때, 압도적 중력이 카슬라의 윈드 스피어뿐만 아니라 그녀의 눈꺼풀을 내리깔게 했다.

아니 눈꺼풀뿐만이 아니다. 단검을 쥐고 있던 손가락이 힘을 잃고 풀렸고 뒤이어 그녀의 한쪽 무릎이 떨리더니 ‘쿵’ 바닥에 내려앉았다.

‘대체…… 무슨?’

카슬라는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찬영과 카일이야 넝쿨 성채 깊숙한 곳까지 진입했으니 이곳까지 시선을 둘리 없을 터였다.

‘대체 누구지?’

오만 가지 생각이 스쳐가던 카슬라의 눈동자에 망토를 걷어내는 존재가 들어왔다.

놀랍게도 양찬영.

그였다.

“그 자리에.”

그가 아슬란을 쥔 채 도레인 앞에 거목처럼 자리 잡았다.

이어서 아슬란 끝에 푸른 마나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멈춰 있어.”

동시에 찬영의 그래비티 필드가 소모 시간이 지나 소진 됐다.

그러자 거친 숨을 몰아쉰 카슬라가 찬영을 독기 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네놈이 여긴 어떻게 있는 거지? 설마 여기 있는 레드 스컬을 다 쓰러트렸다고? 하……설마, 그럴 리가 없어. 카일은! 카일은 어디 있지?”

찬영이 담담히 대답했다.

“전우 등에 당연하게 칼을 꽂는 일보다야 덜 놀랄 일인 것 같은데……?”

평소와 같은 어조였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이라면 정확히 알았을 것이다, 그가 화가 났단 걸.

찬영이 대답하며 한 걸음 옮기자 카슬라는 방금 전의 그래비티 필드 때문에 겁이라도 먹은 듯 덤벼들지 않고 뒷걸음질 쳤다.

“가까이 오지 마! 어차피 넌 날 못 죽여. 날 죽이는 순간 이방인인 너는 헤일로 전선의 적이 될 테니까! 카일도 없는 지금 과연, 누가 네 말을 믿어 줄까?”

찬영이 반문하며 잠깐 멈칫했다.

“그래?”

그가 멈춰선 게 주저함이라고 생각했던지 카슬라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왜, 이제 좀 겁이 나나?”

하지만 찬영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

“아니, 그 덕에 맘 놓고 싸워도 되겠어. 이제 배신한 너 역시, 이방인이나 다름없으니까! 안 그렇습니까?”

찬영이 나무 위를 올려다봤다. 지상으로 훌쩍 뛰어내린 카일이 황급히 도레인에게 다가갔다.

쓰러진 도레인을 끌어안은 그가 말했다.

“물론입니다. 동료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자는 이방인보다 못한 존재. 이 순간부로 척살.”

카일은 찬영을 올려다봤다.

“허락 합니다.”

찬영이 다시 카슬라를 쳐다봤다.

“이젠 뭘 갖고 협박할 거지?”

카슬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 * *

찬영이 카슬라와 마주 하고 있는 동안.

대답을 마친 카일은 신속히 도레인의 어깨 상처를 살폈다.

“괜찮아질 거다. 이곳까지 오게 해 정말 미안하구나, 정말.”

도레인에게 있어 카일은 늘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건 카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늘 여동생 같은 그녀는 카일이 이성을 유지하는 게 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좋은 결정을 내리게 하는 현명한 조언자였다. 그렇기에 늘 목석같던 카일조차 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자 도레인이 피가 묻은 손으로 팔목을 잡았다.

“전…… 괜찮아요. 정말, 정말로…….”

애써 창백해진 얼굴로 웃어 보이는 그녀를 보며 카일은 얼른 치료 마법을 걸었다.

치료 계열의 마법.

3서클 컴피 윈드.

푸른빛이 카일의 손을 통해 쏟아지더니 도레인의 몸에 깃들어갔다.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도레인의 얼굴이 보였다. 피가 멎고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따뜻…… 하네요.”

조금 여유가 생긴 얼굴로 입을 떼는 그녀.

힐링 계열 마법들은 고서클 마법이 아닌 이상 단숨에 상처가 아물거나 하지 않는다.

대부분 자생회복력을 높여주는 데 주력할 뿐.

상처가 빗맞았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정도 치료로는 부족했을 것이다.

그러니 카일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건 당연했다. 그가 아까보단 조금 풀어진 표정으로 도레인을 내려다봤다.

“다행이구나…… 후우.”

마주한 도레인이 애써, 미소 지어 보이면서 말했다.

“전 이제……괜찮아요. 하지만 지금 제 상태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요. 어서 전선으로 가셔야 합니다. 끄응…….”

그녀가 힘겹게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카일이 일어나려는 그녀를 못 일어나게 막아서며 물었다.

“문제? 어떤 문제지?”

그의 반문에 도레인이 그의 손을 붙잡으면서 대답했다.

“목책 전선이 위험해요. 대대장님.”

도레인의 눈빛에 걱정이 실렸다.

* * *

그사이 카슬라는 허리춤에 매달린 롱소드를 꺼내든 채였다.

하지만 그녀는 먼저 움직이지 못했다.

마치…….

지금 먼저 움직이면 당장, 목이 잘릴 것 같은 이상한 위화감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찬영이 가진 위압감 때문이었다.

“제기랄……!”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는지, 그녀가 주머니에서 꺼낸 반지를 꼈다.

타악.

반지에서 나오는 건 분명 마나의 기운. 이제 마나 심법을 익힌 찬영도 마나가 흐르는 걸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티팩트인 건가?’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카슬라의 반지에서 마력이 증폭됐다. 덩달아 카슬라의 얼굴에도 다시 여유가 생겼다.

“아까 그 여유는 어디 갔지?”

찬영의 표정이 굳은 것 같아 보이자, 그의 표정을 살핀 그녀가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반지로 인해 온몸에 용솟음치기 시작한 마나 때문일까?

당장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지 아티팩트로 인해 늘어난 마나량은 이전의 다섯 배 이상, 이 정도 수준이라면 5서클 마법사가 가질 만한 마나량이다.

‘과연. 그들의 힘은…… 여전해.’

감탄하며 카슬라가 마법 주문을 외웠다. 그들이 준 아티팩트 덕분인지 마력이 더욱 빠르게 몸속을 휘돌며 주문 속도가 기존보다 두 배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 할 생각은 없다. 아까도 그러다 당할 뻔했지 않았나?

‘놈의 속박이 얼마 못 간 게 다행이지……!’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할까!

더 이상의 방심은 없다. 그녀는 황급히, 몸 위에 매직 실드를 덧씌웠다.

3서클 마법인 매직 실드는 시전자의 마나를 응축해 방패처럼 마법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마법이다.

하지만 카슬라는 이 위에 마나량을 더 중첩시켜 5서클 마나량에 버금가는 매직 실드를 만들었다.

‘그러니 방금 전과는 다를 거다.’

카슬라의 얼굴에 자신감이 서렸다.

‘네놈의 마법은 더 이상 내게 통하지 않을 테니까!’

한층 여유로워진 그녀.

하지만 그녀는 알지 못했다.

찬영의 격은 이미, 그녀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그래비티 필드.”

찬영의 스툼이 다시 마나를 일으켰다.

구웅!

그러자 카슬라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스툼이 일으킨 그래비티 필드가 일으킨 마나량이 그녀를 압박한 까닭이다.

하지만 그것뿐.

더 이상 중력은 카슬라를 속박하지 못했다.

“큭큭…….”

카슬라에게서 비로소, 웃음이 나왔다.

“넌 더 이상 날 속박할 수 없어. 여기까지다. 갓피스. 이 개새끼야.”

찬영이 대답 대신 스툼을 그녈 향해 겨눴다.

“아직 안 끝났어.”

대답과 함께.

“그래비티 필드, 그래비티 필드, 그래비티 필드…….”

순식간에 여러 개의 중첩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말이 중첩이지 속박이 몇 초 더 늘어나는 것 따위가 아니다.

단순히 그래비티 필드를 연달아 틈을 주지 않고 펼치는 것일 뿐, 하지만 중력으로 인한 데미지는 분명 쌓일 터!

심지어 스툼은 아티팩트의 일종으로써 주문 따위 없는 어마어마한 발동 속도를 갖고 있다.

당장 그래비티 필드를 방어하고 있는 마법이 무엇인진 몰라도…….

‘나를 무한정 방어할 순 없을 거다.’

이미, 그래비티 필드를 펼칠 만한 마나량은 넘칠 만큼 있으니까.

7742.6.

100씩 소모 되도 77번은 중첩 발동시킬 수 있다.

그러니까 카슬라, 네가 하는 모든 건…….

‘쓸데없는 소모전일 뿐.’

콰쾅!

카슬라의 여유롭던 표정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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