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자동보상-1화 (1/248)

# 1

#1.

나와 친구들은 피시방에 가면 늘 하던 일이 있다.

자주 하던 온라인 게임의 로그인 보상받기.

로그인 보상은 여러 형태가 있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보상 방식이었다.

-미션 : 7일 동안 매일 2시간 이상 접속하세요. A급 뽑기 상자 1개를 무상으로 드립니다!

이런 여러 조건의 로그인 보상은 각 온라인 게임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때일 뿐이었다.

유일한 혈육이자 피시방 주인이었던 삼촌이 돌아가신 후, 내게 피시방은 썩 내키는 장소가 아니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런 능력이 생기다니…….

세상 참 별일이다.

***

한때, 삼촌이 자주 하던 말이 있다.

-기회는 늘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그 기회를 놓치면, 가지 않아도 될 길을 돌아가거나 고생길이 늘어난다. 그러니 기회가 있다면 너만 생각해라. 네가 잘 먹고 잘 살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날 위해서.

열 살짜리 꼬마를 앞에 놓고 할 얘기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와 돌이켜 보면 돌아가신 삼촌의 말씀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삼촌은 아셨어야 했다, 나의 첫 번째 기회는 삼촌이라는 그늘이 있었어야 했음을.

만약 삼촌이 살아 계셨다면 고졸 프로 게이머를 목표로 인생의 계획을 짰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기회가 되었으리라.

하지만 그러기에는 나는 너무 어렸고, 삼촌이 남겨 준 유산도 별로 없었다.

돈이 필요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내 나이 또래 애들보다 훨씬 빠르게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과연 나에게 두 번째 기회라는 게 올까?

온다면 목숨을 걸고, 붙잡을 것이다.

***

“아, 집에 가고 싶다.”

찬영은 배 점장의 말에 침묵했다. 동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였기 때문이다. 딱히 집에 가면 할 일이 없었다.

그저 영화나 한 편 보거나 잠을 자겠지. 그럴 바에야 이곳에서 돈이나 버는 게 낫다.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서 작은 식당을 차리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돈을 벌어 주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

‘하긴, 그러려면 몇 년 더 일해야 될 테지만.’

그래도 지금의 사장은 장사 수완이 워낙 좋아 월급 하나는 빵빵하게 준다.

그는 올해 마흔.

딱히 직업이 있다기보다는 주말이든 평일이든 가리지 않고 남의 업소를 돌면서 일을 봐 주고 돈을 번다고 한다. 그래서 매달 600만 원이 꼬박 꼬박 통장에 찍힌다고 하니 열심히 사는 불혹이다.

생각 중에 홀을 맡은 배 점장이 말을 걸어왔다.

“찬영 씨.”

마감 설거지를 하면서 찬영이 대답했다.

“예.”

“올해로 최 사장이랑 일한 지 얼마나 됐다고 했죠?”

굳이 비밀도 아니니 감출 것도 없다.

“사 년째입니다.”

그 말을 하면서 잠깐 지난 일이 스쳐 지나갔다.

‘벌써 그렇게 됐나?’

최 사장은 자금이 많아 유행에 따라 장사를 했다가 그만두었다가를 반복하면서 치고 빠진다.

하지만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있듯, 그의 시도는 대부분 성공했고, 주방엔 항상 내가 있었다. 카페의 아르바이트생에서 어느새 주방의 메인 요리사가 된 것이다.

“최 사장 어때요? 오래 일했으니 평판이 어떤지 대강 사이즈가 나올 거 아냐?”

그 물음에 찬영은 가볍게 눈썹을 찌푸렸다. 점포를 열고 나면 굳이 있지도 않은 사장이 왜 궁금한 걸까? 시킨 일만 하고 월급만 받으면 그만인데.

“굳이 일 얘기 외엔 해 본 적이 없어서요. 잘 모르겠습니다. 월급은 안 밀리고 잘 주세요.”

찬영은 대답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아, 그래요? 그럼 잘됐네. 우리 같은 사람한텐 돈 잘 주는 게 장땡이지, 안 그래?”

은근슬쩍 말을 놓은 배 점장이 힐끗 주방 안쪽을 살폈다.

“에이, 저 프라이팬은 저기다 놓으면 가지러 갈 때 불편하지. 저기 저 오른편 선반에 놔. 뭘 그렇게 불편하게 써?”

찬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다시 설거지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프라이팬 위치 변경은 하지 않았다.

‘뭐, 굳이…….’

달그락. 달그락.

다시 남은 설거지에 집중하는 찬영의 귓가에 배 점장이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거, 젊은 사람이 되게 딱딱하네.”

그 말을 들은 찬영은 잠깐 움직임을 멈췄다가 등 돌린 배 점장을 한 번 쳐다봤다.

‘차라리 퇴근 했으면 좋겠군.’

찬영은 홀을 힐끗 보며 말했다.

“……홀 정리 끝나셨으면 먼저 퇴근하셔도 됩니다. 남은 일은 제가 하고 갈게요.”

그 말에 배 점장이 화색을 보였다.

“아, 그래? 그럼 좋지, 부탁해!”

얼마 지나지 않아 배 점장이 옷을 갈아입으러 왔다 갔다 하더니 문에 달린 종소리가 났다.

딸랑.

그 소리를 들으며 찬영은 배 점장이 갔나 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뒤, 문 밖에서 싸움 소리가 들렸다.

“뭐, 인마?”

“아저씨나 알아서 잘하시라고요.”

“이게 어디서 바득바득 대들어?”

주방 마감을 마치고 나온 찬영이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문 쪽으로 걸어 나갔다.

‘결국 붙었군.’

배 점장을 하루 봤을 뿐인데도, 그가 어떤 스타일인지 찬영은 충분히 알았다. 잔소리 좋아하는 자기애로 가득한 불혹.

이런 타입은 자신과 오랫동안 일한 불같은 성격의 민식과 잘 맞지 않는다. 그나마 함께 일하며 웬만한 일엔 꿈쩍 안 할 정도로 차분하게 만들었지만 배 점장이 그런 녀석을 건드린 것 같았다.

딸랑.

찬영은 문을 나가 두 사람 사이로 끼어들었다.

“일단 떨어져. 괜히 경찰 불러서 사장님까지 부르지 말고.”

사장님 소리에 우선 민식이 뒤로 물러났다.

찬영은 민식이 아직 사리 분별할 이성은 남아 있다는 판단이 섰다.

그럼 남은 건…….

침 튀기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건 배 점장이었다.

“이봐, 찬영 씨. 저 새끼 말하는 꼬락서니를 찬영 씨가 들어 봤어야 돼. 꼰대가 어쩌고저쩌고……! 뭐? 나대지 말라고?”

혼자 흥분해서 떠드는 배 점장에게는 정확한 상황 설명을 못 들을 것 같았다. 찬영은 민식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된 건지 말해 봐.”

“안녕히 가시라고 말했는데 다짜고짜 평소 인사법이 잘못됐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손님한테도 안 좋은 습관이 나오는 거라는 둥, 사장님 없을 땐 자기가 최고라는 둥, 형이 시키는 일보다 자기가 시키는 일이 우선이라는 둥……. 에휴, 더 말하기도 싫네요.”

찬영은 민식이 핵심만 정확히 말해 준 것 같았다.

그러니까.

말을 요약하자면, 주방에 있는 자신의 오더는 무시하고 홀에 있는 점장을 최우선으로 따르라는 이야기였다.

싸움의 경위를 듣게 된 찬영이 배 점장을 다시 쳐다봤다.

“배 점장님, 오늘 18번 테이블 손님께 말투부터 그릇 교체까지 단 한 번도 말 곱게 한 적 없으시죠? 12번 테이블 주문도 잊어버리셔서 손님한테 컴플레인도 들어오셨고요. 그 외에도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만 네 건입니다.”

“뭐, 뭐?”

“그와 반대로 민식 씨는 실수 한 번 한 적 없었습니다. 이래라저래라 하실 입장은 아니신 것 같은데요.”

바쁜 와중에도 기억력이 좋아 원하지 않아도 모든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는 찬영에게는 배 점장도 할 말이 없었다.

빠드득.

배 점장이 이를 갈며 찬영의 멱살을 낚아챘다.

“너, 너 몇 살이야? 몇 살인데 어른한테 그렇게 꼬박꼬박 말대꾸야?”

“제 나이야 이미 알고 계실 테지만……. 어쨌든 사리 분별할 만큼은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말대꾸라고 표현하시면 안 됩니다. 사장님께서 저와 점장님이 하는 일이 다르지, 동등한 위치라고 말씀 드렸을 텐데요. 직급 상 동등한 위치에서의 대화가 어떻게 말대꾸입니까?”

또박또박 정중한 찬영의 태도에 배 점장은 더욱 할 말이 없어졌다. 그럴수록 찬영이 자신을 궁지에 모는 것 같아 더 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이익!”

기어코 배 점장이 주먹을 치켜들었다.

하나 배 점장은 그다음 행동을 하지 못했다.

그를 응시하는 찬영의 눈빛 때문이었다.

차분하고 고요하며 담담하지만, 그 속에 냉혹함이 있었다.

그것은 그냥 일반인의 눈빛이라기에는 너무 살벌했다. 마치 사람을 한 번 죽여 본 사람이나 낼 수 있는 살기. 너무 그 눈빛이 흉험해서 배 점장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배 점장은 이대로 물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냥 물러나면 이 핏덩이 같은 새끼들이 나를 더 개무시하겠지!’

배 점장이 찬영의 멱살을 더욱 세게 쥐려던 그때였다.

찬영이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딱히 힘을 준 게 아니었다. 그저 움켜쥐었을 뿐인데 배 점장이 비명을 질렀다.

“놔, 놔줘! 아파, 아프다고!”

너무 아파 반항도 못하는 배 점장을, 찬영이 물러나며 내려다봤다. 그 모습을 민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이렇게 오버야?’

그가 볼 때 찬영은 그냥 가볍게 배 점장의 손을 움켜쥔 것 밖에 없었다.

무슨 대단한 힘으로 쥐었다고 저렇게 호들갑인지.

‘하여튼, 마음 그릇이 종지네, 종지야.’

그새 찬영이 아직도 아파하는 배 점장에게 말했다.

“이번 일은 사장님께 그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으으…….”

“그럼 퇴근하세요.”

그 말을 마친 뒤 돌아서는 찬영이 다시 점포 안으로 들어서자 민식이 뒤따라 들어가다 말고 배 점장을 향해 꾸벅 인사했다.

“그럼, 퇴근하세요.”

돌아선 민식의 눈엔 시원한 웃음기로 가득했다.

***

퇴근길.

찬영은 민식과 사는 집이 가까워서 늘 같이 귀가했다.

운동도 할 겸 사장님이 주는 택시비도 비상금으로 챙겨 둘 겸.

“형, 아까 배 점장은 왜 그랬대요?”

민식이 신나서 물어왔다. 그 말에 찬영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다.”

“혹시 형……?”

민식이 눈을 가늘게 뜨며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더니 S.N.S.를 뒤지기 시작했다.

“여기 있네.”

요즘 뜨는 동영상들 중 하나를 켜기 시작한 민식.

희한한 괴물들이 많이 나왔다.

현실이랑 다를 바 없는 도시 건축물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해골들.

그 해골들은 조선 시대서나 볼 법한 검, 창 등을 들고 이를 딱딱거리며 진군하고 있다.

VJ(Visual Jockey. 영상 콘텐츠들을 제작하거나, 실시간으로 운영하는 사람)로 추정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젠장, 수가 너무 많아! 저번보다 더 많잖아!

-그래 봐야 소용없어! 저 새끼들 다 못 죽이면 우리가 죽어!

-살면?

-미친 새끼야. 살면…… 대박이지! 이거 한 번 찍을 때마다 동영상 조회 수가 몇인 줄 알아?

동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결국 그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고 이 동영상은 함께 있었던 다른 누군가에 의해 올라갔다.

동영상을 정지한 민식이 묘한 눈빛으로 찬영을 쳐다봤다.

“형, 형도 이거 알죠?”

찬영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 동영상을 필두로 최근 S.N.S.에서는 빠른 속도로 믿기지 않는 일들이 제보되고 있다.

정부의 통제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한국에선 국방부 장관마저 소환당해 죽어 버린 사건이 있었다.

한 나라의 문제라기보다 전 세계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미국, 중국, 한국 서버가 나눠져 있듯 소환은 같은 나라 사람끼리만 되고 소환되는 지역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마치 미국 서버와 한국 서버가 서로 독립된 서버이고, 미국 서버엔 한국 사람이 올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또한 소환되는 숫자는 때에 따라 다르다.

백 명, 이백 명, 혹은 더 많은 사람들이 소환될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알아낸 건 사람이 많이 소환될수록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S.N.S.를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나 한두 명씩 살아온 사람들의 진술과 잇따른 동영상 제보, 그리고 여러 큰 방송사와 신문사들의 보도로 인해 이 일이 사실임을 알게 됐다.

하지만 누구도 이 일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른다.

그저 계속 벌어지고 있고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만 알 뿐.

정부조차도 갈피를 못 잡고 오히려 정부 인사들이 소환되었다가 겨우 생환하는 실정이니 사람들은 이 전 세계적인 사상 초유의 사건을 ‘서먼 홀(Summon Hole)’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통제되지 않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혼란은 모두에게 전이되지 않았다.

잠깐 혼란이 일어 각 나라의 정부들을 향해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촉구하는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정부가 해결 능력이 없음을 알게 된 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업에 다시 종사하고 본래의 생활을 이어 갔다.

소환되는 이들이 생겨도 소환되지 않은 사람의 삶은 계속되기에 당장 현재의 삶이 어려운 사람들은 소환을 걱정할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세계정세 속에 서먼 홀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을 정부들은 각성자라고 불렀다.

민식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응, 알지.”

“형도 혹시 각성자 아니에요?”

“왜?”

“아니, 제가 소문을 들었는데, 그곳에서 생환한 사람들은 주어진 힘을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던데요?”

“그래서, 내가 각성자다?”

“네, 어때요? 직감이 장난 아니죠?”

“오, 그러네.”

“에이, 아닌 척하지 마요. 어떤 사람은 주먹이 무쇠가 되거나 한다던데…….”

그 말에 찬영이 픽, 웃었다.

“그래? 그럼 좋겠다. 그럼 못 박을 때 따로 망치 쓸 필요도 없겠네.”

“오, 그건 또 그러네요.”

민식이 웃으며 대답했다. 의심한 것도 다 농담인 것이다. 같이 가벼운 미소를 머금던 찬영이 말했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생환하는 사람보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사람들이 더 많다던데…….”

“저도 거기에 관련한 사연을 몇 개 들었는데 안타깝더라고요…….”

“응.”

그 말을 하면서도 찬영은 달을 보며, 눈가를 가볍게 찌푸렸다.

“또 소환이 시작될까?”

“그렇지 않을까요? 신기한 게 소환되는 시간대가 한국에선 새벽 한 시부터 새벽 여섯 시까지래요. 이유가 있으려나?”

“시간이 정해진 것 같진 않더라. 다른 나라에선 낮 시간 동안 소환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시간은 나라마다 무작위인 것 같아.”

그 말에 민식이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걷다 보니 민식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늘 헤어지는 갈림길에 도착한 것이다.

“전 이만 가 볼게요, 형.”

“그래, 가.”

민식에게 손을 흔들고 돌아선 찬영은 자기 집으로 향했다.

사실 민식이 이야기한 건 그저 단편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각성자는 결코 단순한 피해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독자적인 능력이 있으며, 마치 평행 세계 같은 서먼 홀에 끌려들어가는 순간 자신만의 능력을 각성한다.

그것은 근원을 모르는 잠재력이며 각자의 육체적 능력이다.

왜 그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미증유의 힘이, 잠재력이 깨어난다고 알려졌을 뿐이다. 그런데 왜 그에 대한 정보들이 대중들에게 단편적으로밖에 알려져 있지 않을까?

그건 아마도 자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괜히 얘기했다가 전 세계를 상대로 인체 해부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터였다.

우선은 새로운 능력을 각성한 각성자들은 모두들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각자의 생업에서, 자신처럼.

힐끗, 손목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정확히 열두 시 이십 분.

집까지 도착하고 씻으면 이십 분 정도 걸리니 적어도 물 한 잔 먹을 시간은 있다. 아마, 오늘 소환이 시작된다면…….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아니, 반드시 살아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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