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화. 심연의 성전 – 사투의 결실
“으으으…….”
루이스 다키텐은 신음을 흘리며 쓰디쓴 물약을 들이켰다.
몇 번을 마셔도 이 끈적끈적한 목 넘김과 최악의 맛은 적응되지 않는다.
더 최악은 문이 건설될 때까지 이걸 물처럼 마셔야 한다는 거고.
새벽에 벌어진 지하에서의 기습 탓에 20명의 마도사 중 무려 6명이 당해버렸고, 그건 고스란히 살아남은 마도사들의 부담을 크게 늘리게 되었으니까.
“고생하네, 루이스.”
루이스는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주는 손길에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 별거 아닙니다, 누님. 모두 다 같이 고생 중인데요.”
누님에겐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고작 물약이 쓰다고 싫어하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이렇게 바빠서야, 다비와는 별로 이야기도 못 해봤겠네?”
루이스는 누이가 여상하게 던진 질문에 마시던 물약을 그대로 뿜어버렸다.
“저런, 미안해.”
“켁, 컥. 누, 누님, 그게 무슨.”
루이스는 눈물이 맺힌 얼굴로 기침하며 고개를 돌렸지만, 정작 크리스틴은 지극히 평온한 얼굴이었다.
“왜 그러니?”
“아, 아니, 그러니까.”
루이스가 지젤 다비에게 연심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게 누이도 알만큼 티가 났나?
“…….”
루이스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누이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칠흑빛의 눈을 바라보았다.
생각해 보니, 군에 있는 사람들에겐 티가 나긴 났겠지.
그리고 그러면 당연히 누이도 알고 있을 터였다.
눈앞의 이복누이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범위에 수족을 펼쳐두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도무지 의도를 모를 사람이어서 어렵게 느껴졌지만,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본 누이는 그에게 퍽이나 무르고 상냥한 사람이었으니까.
저도 모르게 편하게 느끼고 있었지.
“그, 뭐라고 해야 할지…….”
진짜 뭐라고 하지?
가신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살려서 마탑에 유학까지 보내주고 잘 키워준 동생이 자기보다 나이도 많은 평민 여성에게 홀딱 반해서, 위험한 전장까지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그 사람은 아키텐 가문에 은원 관계가 있고, 저를 이성으로서 보지 않기까지 한 것 같아요.
이게 프랑지아 경제를 주무르고 방대한 함대를 이끄는 제독이며, 정보부의 수장이기까지 한 아키텐의 백작에겐 어떤 식으로 보일까.
어떻게 생각해도 식은땀만 등줄기를 타고 줄줄 흘러서, 루이스는 마른침을 삼켰다.
정작 크리스틴은 눈을 가늘게 뜨고 루이스를 보더니 한마디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것 같은데 아무튼 그건 아니야, 루이스.”
“네?”
“나는, 네게 빚을 갚은 거지?”
“그, 그렇죠. 누님.”
아니, 오히려 그가 그녀에게 빚을 갚아야지.
“그러면 너는 오롯한 루이스 다키텐이지. 누구한테 관심을 가지든 오롯한 네 일이고.”
“그런가요...”
루이스는 크리스틴 다키텐에게서 독립된 성인이 되기를 갈망해왔다.
그럼에도 루이스 입장에선 동시에 배다른 누이의 자비와 협조 덕분에 마탑주의 제자가 되어,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은연중에 누이를 크게 의식하고 있었다.
지젤 다비에게 동경과 애정을 품은 건 맞는데, 그녀가 적당히 선을 긋고 있다는 걸 느끼자 쉽게 다가가지 못한 것도 그게 컸지.
그러나 정작 그 누이는 간결하게 말했다.
“그래, 마찬가지로 지젤 다비도 널 받아들이고 말고는 그녀의 마음이겠지. 나는 관여할 생각 없어, 루이스. 그냥 한동안 떨어져 있는 사이 네가 뭘 했는지 모르니까 별생각 없이 물어본 것뿐인데.”
루이스는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이게 이렇게 쉽게 정리되어버릴 문제였나?
나름 그에겐 진지한 고민이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결론이 되어버리자 시원하기도 하고 뭔가 섭섭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동시에,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루이스?”
검은 눈동자를 깜빡이는 누이를 보며, 루이스는 슬며시 웃으며 답했다.
“살면서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누님.”
“뭘?”
“누님이 이렇게 한가해 보이는 거요.”
크리스틴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슬며시 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그러게.”
크리스틴 다키텐의 일생에서 한가함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상단 일을 놔버린 아버지를 대신해 상단을 관리하고, 전통적인 기사가문들에게서 고립된 부유한 가문을 지키기 위해 그림자에서 움직이는 법을 배웠다.
조금 성장한 이후로는 살아남기 위해 루이스의 어머니와 싸워야 했고, 그렇게 얻은 불안정한 백작가를 장악하느라 바빴다.
그걸 어떻게든 해낸 다음부터는 피에르를 다방면에서 도우며 상단주로서, 국민의회의 의원으로서, 프랑지아의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는 암약가로서 쉴 새 없이 움직였지.
마침내 피에르의 마지막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제독으로서 해전을 벌이고, 보급을 돕다가 피에르가 위험하다는 에리스의 말에 바로 상륙을 감행하기까지.
“네 말이 맞아, 루이스. 생각해 보니, 이렇게 한가한 건 신혼여행 이후 처음인 것 같아.”
확보한 제해권 관리와 보급 임무는 뒤헝과 리 제독에게 맡겼고, 사실상 어비스 코퍼레이션의 섬 안에선 무력할 뿐인 정보조직의 관리도 리나에게 맡겨두었다.
그녀가 급하게 조직해서 꾸려온 해군 상륙대를 일부 관리하는 것 외엔, 크리스틴 다키텐은 이 섬에서 놀랍도록 할 일이 없다.
“여기 온 건 역시 이기적인 선택이었을까. 막상 와서는 크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는데...”
크리스틴이 작게 읊조리자, 루이스가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그건 누님이 결정한 일이죠. 그리고 오히려, 이 사지에까지 들어와서야 할 일이 없다고 불안해하는 누님 쪽이 이상해요. 이건 라파예트 후작님이 잘못한 거라고요.”
“그래? 그런가?”
크리스틴은 재밌는지 쿡쿡 웃었다.
“네. 저도 누님의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거든요.”
누이의 말대로, 지젤과는 별로 많이 이야기를 나눠보지도 못했다.
그나마 연락관이라는 직책을 맡은 덕분에 몇 번 보긴 했지만 기껏해야 짧고 사무적인 대화만 몇 번 했을 뿐, 기습 이후로는 연락관이고 뭐고 그도 문에 마력을 붓느라 바빠서 거의 만나지 못했다.
당장 루이스가 전선에서 미르보 사령관을 도와 방어전을 펼치느라 바쁜 지젤 다비에게 직접적으로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래도, 그녀와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에 와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히 안심이 된다.
최소한 그녀가 지키는 문의 완성을 돕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루이스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누이도 분명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누님이 여기 계셔서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루이스가 혼자 속앓이 하고 있던 건 고작해야 자기 연애 문제로 가뜩이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누이를 방해하기 민망해서도 있었으니까.
정작 루이스는 누이의 속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거지.
그리고, 그래서 루이스는 그가 알려줘야만 할 것을 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누님이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결국 여왕 폐하가 아무리 군대를 끌어들였어도 누님의 허락이 아니면 건너오질 못했을 거잖아요. 그랬으면 우린 다 죽었죠.”
여왕이 군대를 데리고 가출해서 외국의 국왕을 설득하더니 추가 상륙을 감행한 건 분명히 엄청난 일이다.
엄선된 선발대가 이미 차출된 상황에 문이 열리는 것만 기다리고 있던 본대 중에 사지로 또 들어가고 싶은 병력이 있으면 더 이상한 건데, 그걸 해냈으니.
하지만 결국 국민의회의 허가 없이 출진했어도, 해군 제독인 누이가 그걸 상륙시켜주지 않았다면 아무 의미 없는 짓이지.
국민의회의 의원이기도 한 누이로서는 감당해야 할 후폭풍이 엄청나겠지만 그걸 해준 덕분에 원정군은 구원받았는데, 정작 그걸 해놓은 누이는 그건 당연히 할 일이었고 자신이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야…….
“그래, 그렇네.”
누이가 그제야 조금 편하게 웃어서, 루이스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덧붙였다.
“그리고 누님은 모르겠지만.”
“응?”
“누님이 오기 전과 후의 라파예트 후작님은 사람이 달라진 수준이거든요. 누님이 오기 전의 후작님을 봤으면 빈말로라도 누님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은 못 할 걸요.”
“그……래?”
“예, 예.”
루이스는 한없이 현명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한없이 답답한 누이의 의문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다시 물약을 꺼내 삼키곤 오만상을 쓴 다음 그녀에게 휙휙 손짓을 해 보였다.
예전, 막연히 누이를 두려워하던 시절 같으면 절대 이런 식으로 편하게 굴지 못했겠지만.
이제는 루이스도 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아니까.
“그러니 이제 곁에 있어주셔야 할 분의 곁으로 가시죠. 저는 이 더럽게 맛없는 약 빨면서 문이나 완성할 테니까요.”
크리스틴은 쿡쿡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고생해, 루이스.”
그리고 조금 뒤.
“고마워.”
나가려다 덧붙인 누이의 목소리에, 루이스는 뿌듯하게 웃곤 일터로 향했다.
* * *
어느 정도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파이몬의 추가 침공은 없었다.
에리스의 존재 덕분인지 더는 보랏빛의 탁한 안개가 우리를 괴롭히지 못했고, 군사들도 성녀왕이 함께 하며 안개를 몰아내주었다는 심리적 안정감 덕분인지 이전보다 훨씬 잘 쉬고 잘 웃게 되었다.
나도 어째 조금 못 미더운 미르보나 네 장군 대신 크리스틴과 드제가 함께 와 있는 덕분에 조언을 구하기도 훨씬 편해졌고.
어느 정도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서야, 증원이 와주기 전에 나와 선발대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몰리고 피폐해져 있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덕분에 우리는 적당히 정찰과 경계 병력의 교대를 돌리며 부대의 컨디션을 회복하며 문의 완성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작동합니다!”
배를 통해 실어나은 골조와 숱한 마도사들의 노력 끝에 완성된 문의 골조에 새겨진 푸른 마법문자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
기적과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으앗!”
바람이 휘몰아쳐, 군사들이 쓰고 있던 모자 몇 개가 휘말려 날아 가버리는 가운데.
문 너머로 푸르른 하늘이 보인다.
우리가 이 섬에 발을 들인 뒤, 늘상 보아온 보라색의 구름과 안개로 뒤덮인 우중충한 하늘이 아니라 푸른 하늘이.
문에서 불어온 바람이 에리스가 밀어내고 있던 안개를 더욱 멀리 밀어내 버리고, 내리쬐는 햇빛에 에리스가 얼른 후드를 뒤집어쓰는 것이 보인다.
“오오…….”
모두가 그 기적 같은 광경에 감탄하는 사이.
“으하하하, 봐라! 이 시대의 불가사의를! 우러러 보고 찬미하라, 이 위대한 마도공학의 역작을! 마탑이 해냈노라!”
산통 다 깨는 마탑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탑주는 문 너머로 보이는 브레스트에서 악마들의 섬인 이곳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산책하듯이 건너오더니, 몸을 돌려 문을 관찰하듯 살폈다.
“……수……고하셨습니다, 마탑주님.”
선발대는 신경도 쓰지 않고 문에만 관심을 주는 모양새에 내가 굉장히 떨떠름하게 말하자, 마탑주는 휙휙 시선을 돌리더니 이내 나를 무시하고 내 옆에 서 있는 크리스틴에게 성큼성큼 다가와서 그녀의 손을 덥썩 잡았다.
“아이고, 아키텐 백작! 무사하셨구려! 혹시나 이 귀한 몸이 악마들에게 상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내가 어찌나 걱정했는지 아시오?”
야이, 손 안 떼? 이 망할 노인네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탑주님. 그간의 노고에도요.”
와중에도 평정을 유지하는 크리스틴은 아주 자연스럽게 마탑주의 손을 한번 잡아준 후 우아하게 손을 빼며 탑주와 대화를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눈으로 보면서도 신기하군.
분명 멀리 떨어진 군항 브레스트의 풍경이 마치 딱 붙어있는 곳마냥 문 안에 펼쳐져 있다니...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문 너머에서 혁명군의 군복을 입은 남자가 이리로 건너왔다.
“오랜만입니다, 라파예트 후작님. 와, 보랏빛 하늘…… 여기가 진짜 마계군요.”
“나 없는 동안 수고했네, 베르테르. 본대의 출진 준비는 완벽하겠지?”
“드제 사령관까지 넘어가버린 덕분에 제가 개고생 했습니다만…….”
알렉상드르 베르테르는 가볍게 윙크하더니 답했다.
“하하, 이를 말이겠습니까, 중앙 대륙 연합 원정군 100만 병력이 철저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래, 다들 무모한 작전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결국은 해냈군.
드디어 그 사투의 결실을 맞이했다.
“크흠, 크흠, 그렇게 안도하실 일인가 싶긴 합니다만.”
“음?”
베르테르의 말에 의문을 품자, 그가 매우 떫은 얼굴로 답했다.
“국민의회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귀국하시는 즉시 청문회는 각오하시라고…….”
“아, 그거, 뭐…….”
당연하겠지…….
나는 씩 웃으며 답했다.
“이기고 돌아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하, 그것참 속 편하셔서 좋으시겠습니다.”
아니, 사실 그렇게 속이 편하진 않은데.
그래도 크리스틴과 에리스 세트로 묶였으니 서로 도와주면 어떻게든 수습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가져볼 뿐이지.
우리가 기쁨 속에 한창 들떠있을 때,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진한 막심 단장이 나섰다.
“오랜만입니다, 탑주님.”
“오오, 그래! 막심, 이 친구! 해냈구만! 고생했으이.”
“허허, 연구비 추가 지원 약속은 잊지 않으셨겠죠?”
“에에잉, 속물 같으니. 한 몸 바쳐 마도 공학의 진보에 공헌하겠다는 의식이 없어.”
“허허, 다른 분은 몰라도 탑주님에겐 듣고 싶지 않습니다. 자, 그럼.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 같고, 유사시를 대비한 폐쇄 실험도 해보겠습니다. 뭐, 어디까지나 절차상이니까요.”
“그래, 그래. 에에잉, 그런 안전규칙 따위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지. 그럴 시간에 혁신을…….”
“제발 부탁입니다만, 마도 공학의 진보를 위해서는 이런 것도 필요하다는 사실 정도는 탑주님께서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만일의 경우 대륙군이 후퇴하고 문을 닫아버릴 경우의 수도 있긴 해야 하니까.
그래서 모두가 절차상의 필요라고만 생각했다.
“음?”
막심이 움찔하기 전까지는.
“왜 그러는가, 단장?”
“이럴, 리가?”
막심의 손에서 푸른 마력이 흘러나왔지만, 문의 골조에 새겨진 푸른 마법 문자들이 붉은 색으로 변하며 그의 마력을 거부한다.
뭐야, 무슨 일이지?
우리가 당황하는 가운데 방금까지만 해도 헛소리나 하던 노인네, 마탑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선발대의 마도사 놈들 전부 구속해!”
“허, 헉! 탑주님!”
“이게 무슨 일이죠?”
에리스가 놀라서 묻고, 마탑주가 심각한 얼굴로 답하려는 순간.
“마, 말도 안, 이건 약속과 다르- 크윽, 크아아아악!”
바로 방금까지만 해도 문을 뿌듯하다는 얼굴로 보고 있던 마도사 중 세 명이 고통에 몸부림치고-
이내 피를 토하며 쓰러져 버렸다.
마탑주가 씹어뱉듯이 내뱉었다.
“머저리 같은 놈들, 악마들에게 놀아나다니.”
“대, 대체.”
모두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막심 단장이 침울한 얼굴로 답했다.
“문의 제어 시스템이 오염된 것 같습니다. 문을 닫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