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혁명에 단두대는 필요없다-180화 (180/258)

180화. 크라프테 전쟁 - 선택 (3)

처음에는 조금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이내 빗줄기가 되어 하늘을 뒤덮었다.

나는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빗줄기를 보며 멍하니, 이래서야 원군이 왔어도 나를 알아보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 드 리오넬은 바로 옆에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뭐가 웃깁니까?”

-리오넬이 주었던 도움에는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상황이 변하여 생각이 바뀐다면 도울 의향도 있으니, 언제라도 말씀해 주시길.

-고마운 말씀, 기억해두겠습니다.

그 마지막 대화 이후, 몇 년이 지나서야 대면한 질 드 리오넬의 서글서글하던 인상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날카롭고 삭막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가 무슨 생각 중일까 읽어보려다 포기하고 살짝 고개를 돌리며 답했다.

“……아니, 그냥. 이번에도 살아남으면 신께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하기가 무섭게 당신이 나타난 걸 보니 신이라는 양반도 성격 참 특이하다 싶어서요.”

몸이 으슬으슬하고 무거운 건 빗물에 젖어서인가, 아니면 독 기운이 이미 다 퍼져서인가.

말하면서도 어떻게든 몸을 움직일 준비를 했지만 영 따라주질 않는다.

비텔스바흐 백작을 처치할 때 마력까지 전부 부어버려서인가...

내가 애쓰는 동안, 한참 동안 나를 내려다보던 질 드 리오넬이 다시 입을 열었다.

“신기하군요. 아직도 살아 있다니.”

“……그거참 살아 있어서 미안해지는데, 왜 내가 죽어야 한다는 것처럼 말하는 건지…….”

“스치기만 해도 길어야 일분 이내에 죽는 독이니까요.”

질은 그렇게 말하며 허리춤의 단도를 꺼내 보였다.

쉴 새 없이 빗물이 떨어지는데도, 단도에 묻은 불투명하고 탁한 액체는 옅은 분홍빛을 발하며 씻겨내려가지 않는다.

……정확히 무슨 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악마의 독이다.

그의 말대로, 원래라면 중독되는 것만으로도 이미 죽었어야 정상이겠지.

지금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내 안에 있다는 신성력의 기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보다도.

반쯤 확신하고 있긴 했지만, 그의 말로 확정되었다.

“……그래서, 저들이 하지 못한 걸 끝내러 왔습니까?”

바닥에 붉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비텔스바흐 백작 쪽을 보며 묻자, 질 드 리오넬은 침묵했다.

그것이 답이 되어서, 나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누워 있을 때는 몰랐는데 머리가 빙빙 돌고 어지러워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다.

그래도 축 축 늘어지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검을 땅에 박아 넣고 그에 기대서 섰다.

질 드 리오넬은 그런 나를 바라보더니, 손에 쥔 검을 고쳐 잡으며 입을 열었다.

“남길 말은?”

“하하, 하하하…….”

비텔스바흐 백작도 그렇고, 리오넬도 그렇고.

왜들 자꾸 유언을 남기라고 해.

안 죽을 사람 화나게.

“멋대로 죽었다간 세상이 끝난 것처럼 굴 사람이 있어서.”

질 드 리오넬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당신에게 죽은 자들에게도 그런 이들이 있었겠지.”

이번에는 내가 답하지 못했다.

우리 모두 입을 다문 가운데 빗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얼마나 긴 침묵이 흘렀을까.

그가 물었다.

“후회합니까?”

“무엇을?”

“그동안 당신이 해온 선택들, 그 결과 적지 않은 원한을 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을 위기에 처하게 만든 그 선택들을.”

나는 잠시 동안 고민했다.

후회, 후회라.

절로 자조적인 미소가 지어졌다.

회귀 전에는 거의 모든 것이 후회로 점철되었다.

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상황에 끌려다니기만 하다가 단두대에서 목을 잘린 삶에 후회 외에 무엇이 남을까.

“후회. ……많이 했죠. 아주, 많이.”

회귀 후에는 후회가 없던가?

우습게도, 아니었다.

오히려 회귀 후에야 알게 된 일은 이전 생에 대한 더 많은 후회를 불러왔다.

회귀 후라고 별다르지도 않지.

회귀 전에 교국이 캐내기 전까지는 에리스를 알아본 자가 없어서 생각하지 못했다가, 보몽 경을 한눈에 알아본 청기사 때문에 일을 전부 그르칠 뻔했다.

공화국의 내부 사정이 얼마나 개판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최악보다는 차악이 낫다며 내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해가면서까지 함께하다 오히려 곪아 터진 결과 크리스틴이 죽을 뻔했다.

내가 조금만 더 이성적이었다면, 그 상황에 크리스틴을 죽일 뻔한 의원들을 전부 도륙 내는 것보다는 세련되게 처리할 수도 있었겠지.

하다못해 내가 크리스틴의 뜻을 존중한다는 핑계로 바보같이 굴지 않았다면, 그녀가 죽지 못해 살아가게 만든 시간은 훨씬 짧아졌을 거다.

라파엘 발리앙이 끝내 공화국에 더 큰 혼란만을 불러오고 최후까지 야망을 버리지 못할 거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차라리 그를 미리 제거하는 쪽이 더 나은 결과를 낳았을지도 모른다.

“과거를 돌아보면, 참 바보 같은 짓을 많이도 했더군요.”

귀족 시절에 자본금을 마련한다고 악마들과 거래를 했던 일이, 공화국과 함께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쟝 말로를 제거한 일이.

그리고 서부의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리오넬 백작을 직접 토벌한 일이 돌고 돌아 다시 위기로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어?

“혁명군 총사령관 피에르 드 라파예트. 당신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무수한 희생을 일으켰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희생된 이들에게 속죄해야 하지 않습니까?”

“무수한 희생, 속죄라…….”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건 잘, 모르겠군요.”

질 드 리오넬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심으로 잘 알 수 없었다.

“확실히, 적지 않은 이들이 희생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내 눈앞에 있는 이, 질 드 리오넬이 그로 인한 피해자겠지.

나는 서부의 주민들을 구하고, 공화국으로부터 이를 인정받기 위해 리오넬 백작을 희생양으로 삼아 토벌했으니까.

“더 나은 길이 있었을 지도 모르죠. 제가 그런 길을 선택했다면 후회할 일도 없었을지도 모르고.”

내가 조금 더 과감했다면, 또는 조금만 더 신중했다면, 또는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그랬다면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걷지 않은 길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졌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더 나쁜 길이었을 수도 있지.

“저는 당시에 그 이상의 길을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에 그 길을 걸었습니다. 최소한 그 선택으로 구해진 자도 분명히 있습니다.”

질 드 리오넬은 침묵하더니 물었다.

“그대에게는 옛 동맹보다도, 일면식도 없던 서부의 평민들이 더 가치 있었습니까?”

리오넬 백작은 분명히 나로 인해 희생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서부 사람들에게 초래될 운명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반란을 유도했고, 나는 리오넬 백작에게 책임을 돌려 그를 토벌함으로써 그들을 구해냈다.

“……최소한, 혁명군의 장군으로서 토벌당할 위기에 놓인 무고한 이들과 반란을 유도한 이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의 답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질 드 리오넬은 헛웃음을 흘렸다.

“피에르 드 라파예트. 구체제의 귀족이면서 영지와 동맹을 팔아치우고 공화국에 투신하고, 몸을 아끼지 않으며 싸워 모든 혁명군의 존경을 받는 위대한 장군.”

그의 목소리는 잔뜩 억눌려 있다.

“왜지? 그대를 몰락시킬 약점을 잡은 정적도, 그대의 길을 위해 가족을 잃은 여자도 왜 그대를 눈감아주는 선택을 한 거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분노와 억울함이 뒤섞인 음성은 빗줄기 사이로도 내 뇌리를 파고드는 것만 같다.

“그대의 모든 결정이 그대 자신의 이기심이 아니라, 오직 프랑지아를 위한 것일 뿐이라서? 그래서 그들에게 인정받고, 속죄는 할 수 없다는 건가? 그대가 정의니까?”

“……아니.”

“……후회하지만 속죄는 하지 않으면서, 프랑지아만을 위해 살아온 것도 아니다?”

나는 검에 기대고 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

“나는 결국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거머쥐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 결과 많은 희생을 내왔지만, 앞으로도 불가피하다면 그러겠죠.”

몸을 바로 세웠다.

“속죄라 함은, 내가 잘못되었다고 확신하고 앞으로는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맹세. 그러나 그것은 내 선택에 의해 구해진 이들을 부정하는 행동이자, 앞으로 내가 할 행동을 부정하는 위선에 불과하겠죠.”

질 드 리오넬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은 프랑지아를 위한 숭고한 이상 같은 것과 거리가 멉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나와 내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죠. 선조와 가문의 영광을 저버릴 수 없어, 죽을 것을 알고도 쓰러지는 순간까지 싸운 그대의 아버지처럼.”

나는 자꾸만 움직이지 않으려는 팔을 어떻게든 들어 올려-

“나는 복수하고자 하는 그대의 정당함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대에게 내 삶을 부정당할 수도 없습니다. 내가 적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그때도, 지금도 속죄 같은 것이 아닙니다. 입장이 다를 뿐인 적에게 바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그에게 검을 겨누었다.

“저와 같이,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에 대한 경의뿐입니다.”

질은 한참 동안 가만히 있다가, 순식간에 허리춤에서 단도를 뽑아 들었다.

내가 반응한 순간은 이미 그의 손에서 단도가 날려진 뒤였다.

하, 독 때문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등 뒤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자, 손에 총검을 든 크라프테군 병사가 바닥에 쓰러져 바르작거리고 있다.

“이게, 내 선택.”

질 드 리오넬의 목소리는 억눌린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 제대로 저항도 할 수 없는 당신을 죽인다고 해도, 리오넬의 명예가 살아날 리는 없겠지.”

시선을 돌렸으나, 그의 시선은 그가 날린 단도에 고정되어 있었다.

“……지켜보겠습니다. 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했다는 나의 원수. 후회는 해도 속죄는 할 수 없다는 당신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는 당신이.”

그는 빗물로 푹 젖은 몸을 돌렸다.

“언젠가 옛 동맹을 팔아치우고 산 자리로 부패한 평민들의 정부와 권력을 누리며, 입바른 말을 했을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그날. ……내가 그대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 말만을 남긴 질 드 리오넬은 그대로 빗줄기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저 멀리서 폭우 속에 크라프테군이 쫓겨나고, 혁명군이 뒤쫓는 광경만이 눈에 들어온다.

작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 신호라도 되는 양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세상이 반전되고-

“후작님!”

내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 * *

“대왕 폐하! 적들이 북문과 서문에서 반격을 시작했습니다! 포위망 안의 아군은 이미…….”

“적을 유도하기 위해 남문에서 총공세를 벌이던 부대가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근위대도 이미 전멸입니다! 레베레히트 장군이 퇴각 허가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왕 폐하, 동문에 공세를 가한 비텔스바흐 백작을 비롯한 제국 기사들은 전멸, 시가지 중심부까지 진격한 군세도 적들의 증원군에게 막대한 희생을 내고 다시 밀려나고 있습니다.”

크라프테의 대왕, 카를 2세는 의자에 앉은 채 지팡이를 짚고 앉아, 조용히 무수한 비보를 듣고 있었다.

승산이 높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적들은 할 수 있는 모든 대비를 해두었고, 실제로 크라프테의 강군을 상대로 엄청난 손실을 입히고 심지어 그들이 상상도 못한 우회로로 허를 찌르기까지 해왔다.

그러나 물러날 수 없는 전장이었다. 여기서 승부를 내지 못하면 노던 연합 왕국의 침공과 내부의 반란까지 겹친 크라프테는 결국 완전히 수세에 내몰리는 수밖에 없으니까.

라파예트 후작의 함정에 빠진 부대를 버리고, 포격으로 손실이 심했던 근위대를 버림 패로 써가면서까지 낚아내서 허를 찔렀다.

시가전이라는 극도로 패가 한정되는 전장에서도 그가 짜낼 수 있는 모든 전술을, 크라프테의 강병들이 낼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한계까지 끌어냈다.

그럼에도 결과는 명백하고도 철저한 패배.

그의 앞에서 식은땀만을 줄줄 흘리고 있는 장성들을 바라보던 대왕이 낮게 읊조렸다.

“크라프테군은 끝장이군.”

장성들 모두가 침음을 흘렸다.

바후아 전투에서도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지만, 그때는 패배라기보다 교전 후 후퇴에 가까웠다.

무엇보다도, 그때는 크라프테군의 최정예 상비군이 비교적 규모를 온존했다.

크라프테군은 인류 최강의, 불패의 군대.

일견 자살행위에 가까운 공격에도 크라프테군이 압도적인 규율을 유지하며 명령에 복종하던 원동력이 그것이다.

그 자부심과 명예를 무너트리는 것은 대대손손 남을 불명예라는 군국주의적인 사고가 세뇌에 가깝게 박혔기에, 군사들은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알면서도 진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성을 거세시키는 수준의 혹독한 훈련 대신 그들에게 주어진 자부심과 명예가 무너져 내렸다.

그 근간을 이루던 상비군은 시가전이라는 혹독한 환경에서 무리한 공세를 가하다가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저들은 간단하게 재보충 가능한 자들이 아니다.

남은 병력은 대부분 동원된 예비군뿐이니, 이미 인류 최강이자 불패의 군대라는 신화가 무너져 버린 크라프테군은 더 이상 그동안의 크라프테군이 아닐 터.

“이 전쟁은 졌다.”

대왕은 그렇게 선언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 대왕 폐하.”

어쩔 줄 모르는 장성들에게, 대왕이 슬쩍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뭣들 하나, 퇴각 명령 내리지 않고. 군세를 수습해 라인란트로 물러난다.”

“그, 그리하겠습니다, 대왕 폐하!”

장성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명령을 내리는 사이, 대왕의 시선은 비가 쏟아지는 막사 입구로 향했다.

게르하르트 장군은 말없이 그런 대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일평생 기다려온 전쟁을 치르고, 패배하여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처럼 흐릿한 노인의 모습.

그 모습에 게르하르트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려고 하자, 대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라. 그것은 짐의 생을 부정하는 기우이니.”

“소, 송구합니다, 대왕 폐하.”

카를 2세는 빙글 몸을 돌렸다.

“승리를 거머쥐고, 영광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지팡이를 두 손으로 짚고 섰다.

“그리고 패배하여, 짐이 쌓아올린 영광을 다시 무너뜨렸다.”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는 게르하르트의 앞에서, 대왕이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짐을 꺾고 최강이 된 자에게 경의를 표하는 것도, 이 왕국의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짐이어야만 한다. 그것은 이 전쟁을 일으킨 짐이 짊어져야만 하는 과오다.”

“……송구합니다, 대왕 폐하.”

전쟁이 사실상 끝났다고 그가 그냥 죽어버려서야, 원망할 대상을 잃은 백성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는 자명한 법.

카를 2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저 멀리에 있을, 그가 버려두고 온 수도.

그 대신 후계자가 사투를 벌이고 있을 미텔부르크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모두가 짐의 삶이노라. 승리와 영광을 누렸다면, 패배와 비난을 후계자에게 감당하게 놔두어서는 안 되는 법이지. 짐은 적어도 그때까지는 죽을 수 없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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