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화. 크라프테 전쟁 - 바후아 전투 (7)
크라프테군 기병대를 이끄는 하인리히 왕자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의 기병대는 경보병대를 이용한 매복이 역매복에 당하자 당황하다가, 적 흉갑기병대의 돌격을 맞고 제대로 대응해 보지도 못하고 패주해 버렸다.
전과를 기대하고 있다가 그 어이없는 소식을 들은 왕자는 직접 말을 몰고 뛰쳐나가 뿔뿔이 흩어진 기병대를 일부나마 어떻게든 긁어모아 바로 달려온 거다.
‘빌어먹을, 차라리 내가 현장에 직접 나가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을!’
“전하, 전방에 적 기병대입니다!”
이를 갈던 하안리히는 참모의 보고를 듣고 바로 망원경을 들었다.
숫자는 2,000~2,500가량. 대부분이 경기병대.
성녀왕의 축복을 받은 건지 성기사단이라도 되는 마냥 빛이 번쩍이는 검을 들고 있지만, 그래봐야 이쪽은 중기병이 5,000이다.
이미 대왕의 기대를 실망시킨 이상, 여기서 미끼 부대 정도에 발목이 잡혀서야 전투 끝나고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부대를 나누지. 절반이어도 저 정도는 능히 제압할 수 있다. 적 주력군을 타격하는 걸 우선해야-”
“전방 적 지휘관, 라파예트 후작입니다!”
“무, 뭐?”
빠르게 지시를 내리던 하인리히 왕자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바로 부하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망원경을 들이댄 왕자는 숨을 삼켰다.
라파예트 가문의 문장기를 든 기수가 따르고 있는, 제일 앞장선 선봉의 남자.
익숙한 군복에, 가슴에 달고 있는 흑장미 브로치까지.
대왕과 함께 한 회담에 직접 나왔던 그 남자가 맞다.
“……미치기라도 한 건가?”
아무리 예비대가 없다지만, 총사령관이 미끼 부대를 이끌고 중기병대의 발목을 잡겠다고 나서?
그만큼 절박해서인가, 아니면 패배를 인정할 수 없어서 이성을 잃은 건가.
어느 쪽이든,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대왕의 승리에 한 손 보태는 것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그 대왕을 상대로 호각으로 맞서 싸운 총사령관을 처치할 기회.
“……전군, 돌격 준비.”
“저, 전군 돌격 준비!”
“전방의 적 기병대를 격멸하라! 라파예트 후작은 결코 놓치면 안 된다! 죽이든, 생포하든 상관없다! 후작을 잡아낸 자는 내가 친히 포상하겠다!”
“옛!”
허무한 패배를 만회하고 적의 총사령관을 잡았다는 영예를 얻을 기회.
거기 눈 돌아가지 않을 기병은 없다.
“돌격하라!”
“돌격 개시! 크라프테를 위해!”
하인리히 왕자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5,000의 중기병이 일제히 돌격을 시작했다.
샤쇠르들 특유의 카빈 총성이 연달아 터졌지만, 흉갑기병대 중 그런 단발총 따위에 쓰러지는 자는 몇 없다.
소수가 낙마하며 바닥을 굴러도 대부분은 마력 방벽으로 그걸 막아내며 검을 높이 쳐들었다.
양측 기병대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이내 말의 구슬픈 비명소리와 병장기가 맞부딪치는 소리가 전장에 가득 울려 퍼진다.
적들은 수적인 열세와 경기병이 대다수임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격돌에서 생각 외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쯧, 그 성녀왕이라는 건 생각 이상으로 성가시군.”
보나마나 그 성녀왕의 가호겠지.
그러나 그 가호로 인한 보호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하인리히는 전투 와중에도 이미 본대로부터 저들의 가호를 어떤 식으로 파훼했는지에 대한 보고를 이미 받았다.
게다가 흉갑기병대는 기본적으로 조금씩이나마 마력을 다루는 자들이 많으니, 조금만 장기전이 되어도 이쪽이 절대적으로 우세해진다.
하인리히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괴, 괴물-”
“마, 막아! 막으라고!”
최전방에서 동요와 경악이 가득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하인리히는 반사적으로 망원경을 들었고, 목도했다.
눈으로 따라가기도 힘든 속도로 휘둘러진 검이 흉갑기병대의 마력 방벽을 가볍게 찢어발긴다.
그것도 모자라, 막으려고 드는 기병도까지 그대로 두 동강 내버리며 기병의 몸을 갈라버린다.
피로 반쯤 가려졌는데도, 드러난 검신이 성녀왕의 축복을 받아 순백색으로 번쩍이는 모습은 어딘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하인리히는 할 말을 잃은 채 춤추는 검을 바라보았다.
검이 춤을 출 때마다 피가 튀고, 그의 부하들이 두 동강 난다.
가까스로 후작의 빈틈을 찌를 것 같으면 여지없이 옆에서 싸우는 다른 두 기사가 그를 차단하고 베어버린다.
선봉에 선 단 세 명의 기사가 말도 안 되는 무위를 떨치며 접근하는 모든 것을 베어버리고, 수십의 손실이 순식간에 세 자리 수로 접어들자 용맹한 흉갑기병대조차 경악을 금치 못하며 위축되기 시작했다.
멍하니 그 광경을 보던 하인리히가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그의 부하들이 밀려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밀리고 있다고? 고작 절반의 병력에게?
“무, 물러나지 마라! 적들은 기껏해야 경기병대가 대부분이다! 저들을 막아!”
막으라고? 저걸?
지시를 내리는 그조차 그게 가능해 보이지가 않는다.
아니, 저게 가능한 일인가?
-프랑지아와 제국의 전쟁은 실로 굉장했습니다.
부모 세대나 기억하던 일이다.
-그중에서도 청기사, 그 자의 공포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단신으로 군을 압도할 수 있는 인간이 정말로 존재하더군요.
어디까지나 선조들의 과장 섞인, 이미 화약의 시대에 접어든 전장에서는 볼일 없을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하인리히 왕자는 천천히 망원경을 내렸다.
그사이, 피보라와 비명이 터져 나오는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망원경 없이도 압도적인 무위로 모든 것을 짓쳐부수며 돌진해오고 있을 후작과 기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인리히 왕자는 저도 모르게 가슴을 부여잡았다.
미칠 듯이 뛰는 심장의 고동.
이건, 공포인가?
크라프테 왕국의 후계자인 그가, 인류 최강의 군대를 이끄는 장군인 그가?
“저, 전하! 선봉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참모의 말이 어쩐지 아득하게만 들렸다.
-안타깝구나, 하인리히.
-무엇이 말씀이십니까, 대왕 폐하?
-어쩌면 짐에게 비견 될지도 모르는 후대가 있는데, 그것이 짐의 후계자가 아니라는 것이 아쉬워.
하인리히 왕자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자에 맞서 짐이 이룩한 최강의 왕국을 이어나가려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게다.
직접 눈으로 봤다.
그 대왕을 상대로 전투를 여기까지 끌어올 수 있는 인간을, 자신은 따라갈 수 없노라고 자각했다.
그러나 그렇기에.
대왕의 후계로서 크라프테 왕국을 이어가기 위해, 그가 최강의 이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저자는 여기서 죽어야 한다!
“전방에 전달! 후작과 선봉의 기사들은 최대한 방어적으로 거리를 벌리며 지연전을 펼쳐라! 나머지 전 부대는 적 기병대부터 사냥한다!”
제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결국 인간, 그것도 성녀왕의 축복을 빌려 일시적인 힘을 발휘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결국에는 귀족 기사. 저를 따르는 부하들을 제물 삼아 제 무용을 뽐내고 있을 뿐.
한낱 경기병대 따위 순식간에 몰살시키고 나면, 저 인간 같지 않은 자도 능히 처치할 수 있을 거다.
하인리히 왕자는 주먹을 꽉 쥐며, 명령했다.
“물러나지 마라! 저 구시대의 유물에게, 군대의 싸움이라는 것을 보여줘라!”
저 무모한 자가 청기사의 최후를 답습하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해주지!
* * *
얼마나 많은 적을 베었는지, 셀 수도 없다.
느껴지는 것은 나 자신의 거친 호흡, 양옆에서 나를 보호하며 보조를 맞추는 가스통과 보몽 경.
그리고 눈앞에서 나에게 압도당하고 있는 적의, 공포와 경악의 감정뿐.
우리를 향해 파도처럼 밀려들던 적들의 기세가 주춤해졌다.
다가가는 만큼 물러나려는 적들의 전의는 이미 희미하다.
뻐근하게 느껴지는 팔을 움직여 검을 털자, 피가 지면을 뒤덮었다.
흘긋, 곁눈질로 내가 지나온 길을 바라보았다.
피와 시체만이 가득한, 황폐한 대지가 내 뒤에 남아있다.
길고, 오랜 길을 걸어왔다.
어째서 귀족이자 기사인 내가 평민들과 손을 잡았는가.
숱한 이들이 의문을 품었다.
심지어 크리스틴조차도, 내가 어째서 그런 판단을 내리는지 이해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단순한 차악.
명백한 최악은 알고 있으니까, 승리한 저들의 편에 서서 살아남겠다고.
스스로를 그렇게 납득시켜서라도, 이 길을 걸었다.
“으, 으아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달려드는 기사의 검을 쳐내버리고 그대로 턱에 검을 찔러 넣었다.
꺽꺽 거리며 피를 뿜는 자를 발로 차서 검을 뽑아내고, 뒤에서 달려들던 적에게 휘두른다.
적은 당황하며 검을 들어 막았지만, 검 채로 반으로 쪼개지는 운명을 맞았다.
마력을 낭비 없이 흡수하는 미스릴 검에, 에리스가 내려준 축복의 기운까지 겹치자 평범한 중기병 따위는 압도하고도 남을 위력을 낸다.
나 자신조차 놀랄만한 힘이 확신을 더해주었다.
그레모리가 말한 나를 회귀시킨 신성력의 작용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신성력을 받을 때마다 명백히 강해지고 있다.
“괴, 괴물 같으-”
적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목이 베여,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목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피가 내 몸을 적셨다.
왜 이렇게 피로 물들어가면서까지 싸우는가.
이제는 답을 알고 있다.
나는 귀족이되 귀족이 아니었다.
귀족으로서 가져야 할 특권의식, 자부심 따위 애초부터 청기사에게 허락받지 못했다.
나를 미래의 정적으로 보고 철저하게 짓누른 청기사 탓에, 나는 귀족들보다는 차라리 나를 우러러봐 주던 영민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며 자랐다.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칭송받고, 그들에게 존경받는 순간만이 내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혁명군에게 나의 모든 것이 부정당하고, 부패한 귀족들과 다를 바 없는 자로서 처형당했을 때 그토록 절망했다.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저 부패한 귀족들과는 다르다고 증명하기 위해서 공화국에 가담해야 한다고 그토록 강박적으로 여겼다.
라파엘 발리앙이 최대의 위협이 될지도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암살한다는 선택지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이유도.
그가 자유, 평등, 박애의 이름으로 민중의 지지를 받으며 나를 패배시켰으니까. 내가 바라 마지않던, 민중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지도자의 모습이 바로 그였으니까.
그걸 나 스스로도 모른 채 싸운 시간, 숱한 피를 쌓아 올리고 내 사람들마저 희생시켜가며 저지른 과오들이 등을 떠민다.
눈앞에는 아직도 무수히 많은 적들이 있다.
다시금 검이 춤을 추고, 피가 흩뿌려졌다.
“각하, 적들이 기병대를 먼저 공격하는 것 같습니다!”
가스통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자, 우리가 돌파하는 사이 벌어진 길로 접어든 기병대가 측면에서부터 공격받는 광경이 보였다.
다시 앞을 보자, 저 멀리에 하인리히 왕자의 깃발이 보인다.
앞으로 더 돌파하면, 저자를 노릴 수 있을까?
여기서 부하들을 지키려고 한다면, 기회를 놓치고 수적인 우위에 짓눌려 압살당하는 것은 아닌가.
-크리스틴, 당신을 위해.
크리스틴과, 내 사람들과 함께 거머쥘 미래를 위해 싸운다.
내가 말했다.
이제 더는 프랑지아를 위해 싸우지 않겠노라고.
두 번 다시, 크리스틴과 내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가스통 장군, 좌익으로. 보몽 경, 우익으로. 부대를 지켜.”
“하지만 후작 각하, 그래서는 후작 각하께서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피에르, 당신을 위해.
크리스틴은 나를 위해 싸운다.
그녀가 말했다.
-살아남아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길을 포기했다고 해서, 제게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요. 저는 당신을 믿으니까, 제 믿음에 보답해 주실 거라 생각하고 기다리겠습니다.
폭풍의 마녀에 맞서 적진으로 뛰어들 나에게, 크리스틴은 그렇게 적은 편지를 보냈었다.
부끄럽게도 여왕이 된 에리스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도 전, 이지도르의 죽음을 보기도 전부터 그녀가 먼저 내 본질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가며 싸워온 이유는,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만이 아니라는 걸.
나는 다시 내가 지나온 길을 바라보았다.
청기사가 질주한 길에는 피와 시체만이 남았다. 그를 따른 이들은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고, 그의 죽음을 노래하는 전설에는 오직 청기사의 무위만이 남았다.
그러나 지금 죽음의 상징인 시체와 피로 뒤덮인 나의 전장에는, 나를 믿고 따라온 수천의 군대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이것이 청기사, 내 아비와 나의 차이.
내가 저들에게 따르라고 명했다. 내가 홀로 앞서나가, 전설로 남기 위해서 명한 것이 아니다.
이 전장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이 전장에서 스러진 이들의 희생이, 이 전장에서 분투하여 살아남을 이들이 보답받게 만들기 위해!
“저들이 무너지면 결국 나도 죽는다. 저들을 살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다. 가라!”
“후작 각하의 명을 받듭니다!”
가스통과 보몽이 빠르게 양옆으로 달려가고, 피칠갑을 한 채 지치고 수적인 열세에 몰려있음에도 흔들림 없는 시선을 보내는 부하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 모두가 이미 내 사람들이다.
회귀 전, 내가 그토록 꿈꿔오고 갈망했던 것은 이미 내 손안에 있다.
내가 지켜야 할 자들이 이 전장에 있다. 이걸 위해 피 흘리고, 시체를 쌓아가며 싸워왔다.
그러니, 감사한다.
청기사, 위베르 드 라파예트.
당신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테니.
가스통과 보몽 경이 멀어져 가는 것을 보고, 적들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나는 검을 고쳐 잡았다.
지나는 길을 피로 물들이며 싸워온 그 멀고 긴 여정.
그 모든 것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따르라, 혁명군! 내가 그대들의 방패가 되어 줄 테니, 적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 * *
수십만의 대군이 사격전을 벌이는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카를 2세는 망원경을 들고 그의 군사들이 싸우는 평야가 아니라, 측면의 능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파예트 후작이 본대의 측면을 보호하기 위해 절반도 안 되는 기병을 이끌고, 그의 후계자가 이끄는 5,000의 중기병과 격돌 중인 전장.
그리고 그 절반도 안 되는 기병과의 처절한 접전 끝에 5,000의 중기병이 조금씩, 그러나 확연히 밀려나고 있는 모습을 본 카를 2세는 천천히 눈을 내리감았다.
“대왕 폐하, 송구하나. 탄약이 소진되어…….”
일평생 전쟁을 준비했다.
일평생 영광을 좇았다.
그 시간 동안,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자신을 꺾어보라고 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진실로 이루어질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패배를 모르는 불패의 대왕.
인류 최강의 군대를 지휘하는 자.
“하하, 하하하…….”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의 영광스러운 전설에 남을 최초의 오점이거늘.
어찌하여 유쾌함만이 가득한가.
대왕은 지팡이를 들어, 있는 힘껏 내리찍으며 입을 열었다.
“이 전투는 짐의 패배로다.”
“소, 송구합니다, 대왕 폐하.”
참모들이 송구해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 따위, 이미 대왕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처절하게 싸우고 있을 라파예트 후작에게, 그리고 적 본대에 있을 성녀왕 에실리스테에게로 향했다.
짝- 짝- 짝-
느릿느릿하게 세 번. 그들에게 들리지 않을 박수를 보낸 대왕은 미련 없이 등을 돌리며 명했다.
“다음 공연을 준비하려면 이 이상의 손실은 피해야겠지. 물러난다. 전군에게 후퇴 명령을 하달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