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화. 혁명 수호 전쟁 - 크라프테 (4)
마차에서 내려 들어선 건물은 궁이라기보다는 군 사령부를 연상시키는 간결하고 효율적인 인테리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재상 비텐펠트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대왕의 방 또한, 장식 같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옥좌조차 없다.
제법 넓은 방의 정중앙에 놓인 것은 마치 작전회의실을 방불케 하는 긴 탁자와 즐비하게 늘어선 의자들.
그리고 그 긴 탁자 너머로, 두 손으로 지팡이를 짚은 채 발코니 쪽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아마도, 저자가 크라프테의 대왕.
“대왕 폐하, 분부대로 모시고 왔습니다.”
재상 비텐펠트는 여기까지 나를 인도한 것만으로도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는듯,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면, 즐거운 담소 나누시길.”
……별로 즐거울 것 같지 않은데.
나야 어떻게 생각하든, 비텐펠트는 미련 없이 그대로 물러가버렸다.
그러자 대왕이 천천히 등을 돌려, 나와 마주했다.
“어서 오라, 라파예트 후작. 크라프테의 대왕 카를 2세가 그대를 환영하노라.”
“프랑지아 혁명군 총사령관 피에르 드 라파예트가 크라프테의 대왕 폐하를 뵙습니다.”
내가 알기로 대왕은 60 먹은 노인인데, 과연 백발이 성성하긴 하지만 자세나 태도 때문인지 그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대왕은 싱긋 웃으며 나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더니, 손을 뻗어 자리를 권했다.
“앉지. 커피는 즐기는가?”
“예, 좋아하는 편입니다.”
크리스틴이 커피를 무척 자주 마셔서 덩달아 나까지 즐겨 마시게 되었거든.
그녀가 커피를 마시는 건 기호라기보다는 일 때문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 그거 잘 되었군.”
대왕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상석에 앉아서, 마도구로 손수 물을 끓이곤 꽤나 독특하게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커피가 맞기는 한데 술에, 뭔지 모를 것들이 들어가는데.
나로선 상당히 미심쩍었지만, 정작 대왕은 다양하게 배합해서 내린 커피의 향을 태연하게 음미하더니 자신 있는 태도로 내게 건네주었다.
“잘된 것 같군. 한 번 맛보겠나?”
“……영광입니다, 폐하.”
한 나라의 대왕이 직접 내려서 권하는 커피를 안 마실 수도 없고.
“음.”
향이 아주, 강렬한데.
눈 딱 감고 입에 대보자 대왕의 커피는 커피 본연의 쓴맛에 술의 향, 거기에 혀를 톡 쏘는 자극까지 뒤섞여 굉장히 개성적이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건…….”
대단한데.
솔직히 의심스러웠는데, 먹어본 커피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맛이다.
“연구를 상당히 하신 모양이군요. 아주 훌륭합니다.”
대왕은 제법 기꺼운지,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하하, 알아봐 준다니 기쁘군. 짐은 이것 없이는 정무를 볼 수가 없는 몸이라네.”
그것참.
그래도 시작은 나쁘지 않네.
분위기 괜찮으니 이제부턴 내가 하기 나름-
“전장에서 마주할 적이 짐의 취향을 알아준다는 건 실로 기꺼운 일이 아니겠나?”
커피를 느긋하게 음미하며 대왕이 내뱉은 말에, 나는 입에 머금은 커피를 다 뿜어버릴 뻔했다.
“폐하……? 외람되나 제가 잘 못 들어서…….”
“짐은 프랑지아와 전쟁을 치를 작정이라네.”
대왕은 마치 오늘 저녁이나 같이 먹지. 같은 투로 말했다.
……미친?
머릿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저는 폐하께서 양국의 외교에 대해 논의하고자 부르셨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전쟁이야말로 국가 간의 외교에 있어 가장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사안이 아니겠나?”
아니, 지금 전쟁하기로 다 결정해놓고 날 부른 거야?
제길, 탈레랑의 요청을 거부하고 군 사령관인 나를 부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나?
어째 탈레랑 그 인간이 기껏 같이 와서 여긴 거르고 동방 제국으로 직행하더라니.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미소지은 채 느긋하게 커피를 음미하고 있는 대왕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전쟁을 내뱉은 일국의 왕치곤 수상할 정도로 평온한데.
진심인가?
아니면 협박?
망할 탈레랑을 억지로라도 끌고 왔어야 했나.
나는 고민 끝에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외람되나, 저로서는 대왕 폐하의 결정을 이해할 수가 없군요.”
“호오, 어째서지?”
“크라프테 왕국의 주적은 프랑지아가 아닙니다. 게르마니아 제국, 조금 더 정확히는 현재 황제인 주덴라이히 대공국이죠.”
애초부터 게르마니아 제국 내에서 반황제파의 거두로 유명한 것이 크라프테의 대왕이다.
게르마니아 제국의 황제직은 최근 수백년 간 주덴라이히 대공국의 제후가 도맡아 와서 반쯤 세습직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엄연히 선제후들에 의한 선출직이다.
“황제, 주덴라이히 대공의 권위는 이미 실추되었고 제국은 더 이상의 전쟁을 지속할 여력을 잃었습니다.”
우리와 무리한 전쟁을 벌인 탓에 현재 황제의 국력은 파탄 상태고, 크라프테 왕국은 지금 상태만 유지해도 차기 황제를 노려볼 수 있다.
“대왕께서는 제국의 권위가 더욱 실추되고 혼란에 빠지는 것을 기다리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크라프테 왕국에서 제국의 황제가 선출되는 것도 꿈이 아닌데, 여기서 굳이 전쟁을 벌여서까지 제국을 도울 이유가 있습니까?”
“후-”
대왕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카이제린이 짐에게 충분한 이권을 바쳤을 수도 있지.”
제국의 황후 세실리아가 직접 방문했다고 했지.
“이 전쟁이 제국의 완패로 끝나면 카이제린은 지금 쥐고 있는 권력을 지키지 못할 겁니다. 제 권력도 지키지 못할 자가 약속한 이권이 과연 제대로 보장될까요?”
어지간하면 황후가 약조한 이권은 그 권한을 넘긴 황제가 보장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황제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걸로 보이고, 반황제파의 수장인 크라프테의 대왕을 만족시킬법한 이권이면 권력을 잃을 황후가 보장해줄 수 있는 선을 넘어섰을 거다.
대왕은 미소지은 채 나를 보고 있더니 입을 열었다.
“과연, 그저 전장에서만 우수한 자는 아니로구나.”
대왕은 여유롭게 웃었다.
이 노인네가 전쟁을 읊어놓고, 이런 상황에 웃음이 나오나.
그렇게 생각한 순간.
무언가 소음이 들려왔다.
먼 거리에서, 규칙적으로.
점차 가까워져 온다.
척-
척-
어느 정도 가까워지고서야, 그것이 내게도 익숙한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군대가 발을 맞춰 행군하는 발소리.
그것이 궁을 향해 가까워져 오고 있다.
대왕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에 기대어두었던 지팡이를 들더니, 나에게 손짓을 했다.
“모처럼 방문한 귀한 손님이니, 짐의 음악을 들려주도록 하지.”
음악이라.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대왕은 나를 이끌고 발코니로 향했다.
그 순간까지도 척- 척- 규칙적으로 들려오던 발소리는 이제 궁 전체를 진동시키는 듯하고-대왕과 함께 발코니로 나서자, 크라프테군의 군사들이 다리를 허리까지 들어 올리는 거위걸음으로 척-척- 거리며 걸어와 발코니 아래의 연병장에 도열했다.
그들의 도열이 끝나자, 대왕이 입을 열었다.
“제국의 황제.”
제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선제후들에 의해 선출되는 모든 게르마니아인의 통치자.
게르마니아 제국의 제후라면 누구나 꿈꿀법한 직위.
그러나 그것을 입으로 내뱉는 대왕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흥조차 없었다.
“무능하기 짝이 없는 황제가 이미 무너뜨린 제국에서 제위를 빼앗아 온들, 그것에 어떤 영광과 가치가 있는가?”
대왕은 지팡이를 들어 올려, 고쳐잡았다.
그에 맞춰 발코니 아래의 장교들이 검을 뽑아 올리고-
“이미 권위가 무너진 제국의 제위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네, 후작. 짐에게 중요한 건 그런 하찮은 것 따위가 아니라, 짐의 음악을, 그 가치를 증명해 보일 무대다.”
대왕이 지팡이를 휘둘렀다.
마치, 관현악단의 지휘자가 지휘봉을 휘두르듯.
그리고 그에 맞춰, 크라프테군 장교들이 일제히 검으로, 깃발로 신호를 보낸다.
명령하는 구령도, 답하는 구호조차 없이 크라프테군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왕의 음악에 어떠한 잡음조차 넣지 않겠다는 듯, 자신들은 대왕의 음악에 쓰이는 악기에 불과하다는 듯.
“짐을 일컬어, 반황제파의 수장이라고들 하지.”
대왕의 지휘 아래.
척-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발소리가 울리고-
“짐의 본질을 감히 이해할 수조차 없는 자들이기에, 짐은 그들이 멋대로 떠들도록 내버려 두었다.”
탕-
준비 구호도 없이 일제히 들어 올려진 머스켓이 오차조차 없이 동시에 격발하며 울리는 소리는 군대의 총성이 아니라 단일한 포성처럼 궁을 뒤흔든다.
“아름답지 않은가?”
대왕이 힘주어 내린 신호에, 대포가 일제히 발사되며 지축을 뒤흔드는 포성을 터트렸다.
“10년간의 복무기간 동안, 군사들을 깎아내듯 훈련시켜야만 유지할 수 있는 규율이다.”
하나하나가 인간이라기보다 거대한 전쟁기계를 이루는 부품.
규율이라는 단어 그 자체를 구현한 듯한 군대를 지휘하며, 대왕이 선언했다.
“짐은 도전자다.”
저 무수한 군사들이 대왕이 지휘하는 현악기요.
“제국이 강대하였기에 도전하였다. 7년에 걸친 전쟁으로 승리하기는 했으나, 크라프테가 가진 국력의 한계로 완전한 승리는 거둘 수 없었지.”
저들의 총포가 관악기다.
“짐은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기에, 그 전쟁이 끝난 뒤 오랜 시간을 준비했다. 그러나, 제국은 그대의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지.”
대왕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맞추어 그의 손이 지팡이를 휘두르고, 그에 맞춰 움직이는 군대가 자아내는 선율이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그렇기에, 저들은 더는 짐의 합당한 적이 아니다. 그렇기에, 짐과 군사들은 그간의 준비와 노고에 걸맞은 연주를 펼칠 다른 무대를 필요로 한다.”
대왕은 연주를 마치는 지휘자처럼, 지팡이를 휘두르며 다른 손을 주먹 쥐었다.
그에 맞추어 크라프테군이 머스켓을 일제히 발포하고, 총을 돌려 그대로 바닥에 내리찍으며 일제히 정지했다.
그 총성과 발소리가 궁을 뒤흔들며, 마치 전장에서 받는 압박처럼 밀려들어 온다.
대왕은 그에 전율하는 나를 돌아보며, 지팡이를 바닥에 찍고 그것을 두 손으로 짚었다.
“그러니 짐이 목표로 삼았던 제국을 뛰어넘어, 짐과 군사들이 서기에 합당한 무대를 준비해 준 자여. 짐은 그대에게 감사와 경의를 담아 전쟁을 청하노라.”
전장보다도 더 전쟁의 열기로 가득 찬 관현악단의 연주를 끝마친 대왕은 선연하게 웃었다.
이건, 진짜 미치겠군.
대왕이 예측불허일 거라는 생각 정도는 했지만, 이건 상상 그 이상인데.
어차피 전쟁할 생각으로 다 결정해놓고, 굳이 날 불러서 이렇게 거창한 퍼포먼스까지 벌여가며 전쟁을 하자고 청해?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한들 의미가 있긴 할까?
그러나.
이제야 간신히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여 희망을 얻은 군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들이 평화와 행복을 누리기만을 기대하며 탈진할 때까지 몸을 아끼지 않으며 최선을 다한 여왕도.
그리고 무엇보다 크리스틴과, 내 사람들이 원할 미래도.
나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는 백성들을 굽어살피는 위대한 명군으로서, 백성들에 의해 '대왕'의 칭호를 헌사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대왕은 재미있다는 얼굴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
“하여?”
“하나 대왕께서는 지금 국익에는 아무런 이득도 없는 전쟁을 결정하려고 하십니다.”
나는 최대한 도전적으로 그를 보며 덧붙였다.
“그래서야, 과연 폐하께서 '대왕'이라 불릴 자격이 있으십니까?”
“짐이 백성들에게 대왕이라 불러 달라 청했던가?”
“…….”
“짐은 짐을 위해 이 나라를 이끌었다. 백성들을 계몽시킨 것도, 그들에게 번영을 선사한 것도 짐의 목표를 위해 그편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자처한 것도 아니고 백성들에게 대왕이라 불리게 된, 한 시대의 전설은 고고하게 웃으며 답했다.
“결과적으로 저들이 짐을 계몽전제군주이자 대왕으로 부를 만큼, 짐은 국가에 충분히 헌신했노라. 그렇다면, 짐 또한 백성들에게 짐을 위해 헌신하라 명할 자격이 있지 않겠는가?”
이건 글렀군.
대왕에게 백성과 국가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그의 힘을 펼쳐 보일 무대, 그의 손으로 직접 거머쥘 영광.
이것은 마치.
……청기사로군.
오래 전에 떠나보낸 망령과 다시 마주하는 기분에,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발코니 아래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압도적인 규율을 유지하며 대왕의 어떤 명령에도 복종할 것처럼 대기하고 있는 크라프테군이 보인다.
혁명군이 저들과 싸워서 이길 수 있나?
인간의 군대라기보다 대왕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전쟁기계 그 자체를 상대로?
정작 대왕은 고고하게 지팡이 위에 두 손을 얹은 채, 재미있다는 얼굴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
“……혁명군 총사령관인 저도, 여왕 폐하께서도, 프랑지아도 귀국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유감이로군, 후작. 짐은 제국의 일원으로서 카이제린의 요청에 따라, 제국의 완전 붕괴를 막기 위해 기꺼이 전쟁에 나설 것이라네. 제국이 형태는 유지하고 있어야, 짐의 후계자가 이어받을 제위도 남지 않겠는가?”
그런 것 따위에 아무 관심도 없이, 오직 자신에게 어울리는 전장을 찾아 헤매는 전쟁광이 말은 잘하네.
나는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다.
“거래를 하죠, 대왕 폐하.”
“호오, 거래라, 거래. 후작, 그대에겐 짐에게 내밀 수 있는 패가 있나?”
“라인란트에서 철수하겠습니다.”
카를 2세는 슬며시 고개를 기울였다.
“그게 짐에게 어떤 가치가 있지?”
“제국과 정전을 맺겠습니다. 2년의 시간을 주시죠.”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대.”
의아한 얼굴의 대왕에게, 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답했다.
“폐하께서는 제국이 이미 무너져 내렸기에 합당한 가치가 없는 적이라 하셨습니다.”
황후의 청은 명분일 뿐, 결국 이 전쟁은 크라프테의 국익과 관계가 없다.
오직 대왕 개인의 의지.
7년의 전쟁으로 황제를 굴복시키고 크라프테를 제국 북부의 패자로 올려놓은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거대한 영광을 거머쥐기 위한 도전.
“긴 내전과 혁명, 게르마니아 제국과의 전쟁을 연이어 벌여 피폐해진 프랑지아를 상대로 대왕과 크라프테가 승리한들, 과연 후대의 역사가들은 그것을 대왕의 위대함으로 거머쥔 승리라고 칭송하겠습니까?”
대왕이 처음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고-
“큭…….”
이내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하!”
적국에게 시간을 벌어주라는 바보 같은, 말도 안 되는 요구.
그러나, 이자라면.
“허락해주신다면 대왕 폐하께 바칠 다시 없을 무대를 위해, 저 또한 살아있는 전설에 도전하기 위한 최대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한창 웃음을 터트리고 있던 대왕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설마하니 짐이 늙어죽기를 기도하는 건 아니리라 믿겠네, 후작.”
아, 그래주면 행복할 것 같긴 한데.
아무리 봐도 내 눈앞에 있는 이 정정하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양반이 그럴 것 같진 않아.
“……폐하께서는 고대해온 전쟁을 위해서라면 관짝을 박차고서라도 나오실 것으로 보이십니다만.”
“큭, 크하하하!”
대왕은 다시 웃음을 터뜨렸고, 한참을 웃더니 입을 열었다.
“그대, 제법 마음에 드는구나. 그래. 2년을 허락하도록 하지, 라파예트 후작.”
기대감과 희열로 눈을 번뜩이며, 대왕이 고했다.
“짐을 실망시키지 말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