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혁명에 단두대는 필요없다-90화 (90/258)

90화. 혁명 수호 전쟁 - 대관식

알프스 왕국에서의 회담 결렬 후, 우리 대표단은 바로 본국으로 귀국했다.

역시나 게르마니아 제국이 동원령을 선포하였다는 소식이 도착해 있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본격적으로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눈앞으로 오는 시점.

나는 혁명군 사령부의 내 집무실에서 오랜만에 보는 자들과 대면했다.

“오랜만이군. 제롬 모렐, 알렉상드르 베르테르, 그리고 니콜라 네.”

한때 라파엘 발리앙의 심복으로서 북부군의 주요 지휘관이었던 세 사람이 나와 마주하고 있다.

발리앙의 쿠데타 공모자로서 수감 중이다 와서 그런지, 셋 다 표정은 영 별로구만.

“오랜만이요, 후작 나으리. 아, 늦었지만 총사령관이 되셨으니 축하드려야 하려나?”

발리앙의 친우였다던 제롬 모렐은 대놓고 불량한 태도다.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후작 각하.”

알렉상드르 베르테르는 일단 예의는 차리지만 그렇다고 호의적인 얼굴은 아니고.

니콜라 네는 아예 입을 꾹 다물고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세 사람을 슥 보고는 픽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나름 같은 전장에서 협력했던 사이인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휘유~ 반역자도 옛 전우라고 여겨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모렐의 비아냥을 대충 무시하고 덧붙였다.

“기회를 주지. 군에 복귀해 게르마니아 제국과의 전쟁에서 공을 세우면 그대들에게 선고된 형벌을 감면해 주겠다.”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표정을 구기고 있는 모렐과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얼굴의 네 대신, 알렉상드르 베르테르가 입을 열었다.

“어째서입니까, 각하?”

간단하지만 이들 입장에서는 복잡한 심정이 담겨있을 질문에, 나는 최대한 자세하게 답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혁명군에 지휘관이 필요하다. 병력 규모는 커졌지만 그걸 지휘할 만한 검증된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니, 그대들처럼 능력이 입증된 인재들을 그냥 썩히기는 아깝다.”

그랑제콜 과정으로 교육받고 있는 장교들이 계속 합류하겠지만 시간이 걸린다.

사람이 없다고 검증되지도 않은 신참 장교들을 무작정 고위직에 올리면 혁명 초기 무능한 군 수뇌부의 재림이지.

“그대들은 라파엘 발리앙의 쿠데타에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프랑지아를 내전으로 몰아넣는 사태는 피하려고 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고 그편이 승산이 높다는 걸 모르지도 않았겠지.”

라파엘 발리앙 개인의 의사도 의사겠지만, 결국 그뿐 아니라 이들도 따랐기에 그런 식의 느슨한 쿠데타가 가능했겠지.

이들이 앞뒤 따지지 않고 선을 넘을 작정이었다면 남부군을 기습해서 제압하는 게 아니라 유혈 진압을 해버렸을 테고, 준비도 안 되어 있던 데미앙의 군대는 시간 벌이도 제대로 못 하고 쓸렸을 터다.

“그대들이 국민의회에 반하는 쿠데타에 가담했을지라도 조국에 피해를 입히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그대들에게 의향이 있다면,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겠다는 거다.”

제롬 모렐은 잠깐 고민하는 눈치더니 입을 열었다.

“전쟁 터질 거라 급하니까 일단 뽑아 쓰겠다는 의도는 알겠는데, 한번 쿠데타에 연루된 우리들을 차별 대우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있습니까? 솔직히, 기껏 열심히 일했는데 단물만 쪽 빨리고 내쳐지는 신세는 사양하고 싶은데.”

여전히 거칠긴 하지만 바로 정중해진 말투에 웃음이 나올 것 같은데.

최소한 흥미는 있다는 거군.

그래도 조금 억울한데.

“그대들이 북부군 지휘관으로서 경험한 내가 그렇게 치졸한 인사였나?”

나와 발리앙의 입장은 명백히 정적이었지만, 그래도 제법 공평하게 대해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후작 각하. 하지만 그때는 단순한 경쟁 상대였지만, 지금의 저희는 각하의 자비심과 공정함에 기대는 수밖에 없는 처지이니…….”

나는 조심스럽게 말하는 알렉상드르 베르테르에게 픽 웃으며 답했다.

“그대들과 비슷한 처지였는데 내 밑에 있는 자가 있지. 데미앙 드 미르보 백작. 그는 나와 수차례 전장에서 적으로 만났고, 나도 그치를 별로 좋아하진 않아. 하지만 지금 그는 남부군 사령관이지.”

나는 제롬과 베르테르를 한 번씩 본 다음 덧붙였다.

“이만하면 충분히 증명된 것 같은데, 그래도 못 믿겠나? 아니면 북부군의 주요 지휘관이었던 그대들이 공을 세울 자신도 없나? 그렇다면 아쉽지만, 그대로 감옥에서 형기를 마저 채우면 되네.”

제롬 모렐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거참 친절하시군요, 후작 나으리. 전 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좀이 쑤셔서 미칠 지경이었는데, 감방에서 썩느니 차라리 다시 말에 올라 날뛰는 게 낫지.”

“좋아, 모렐. 그대는 추격기병대를 맡게 될 거다.”

지난 전쟁에서는 게르마니아 제국의 후사르들에게 완전히 밀렸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카빈 소총과 검을 다루는 경기병을 열심히 육성했다.

발리앙의 기병 지휘관이었던 모렐이라면 적임이겠지.

“휘유, 맡겨주십쇼.”

나는 베르테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알렉상드르 베르테르, 그대는?”

베르테르는 미간을 긁적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 입을 열었다.

“후작 각하. 이 말은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저는 발리앙 사령관에게 수차례 후작 각하를 제거해야 한다고 진언했습니다.”

“아주 훌륭해. 참모장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조언이었지.”

베르테르는 내 말에 할 말을 잃은 듯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내 사람들의 조언에는 꽤 귀 기울이는 편이라고 자부하는데, 어떤가. 발리앙은 그대의 조언을 무시해서 패배했는데, 그걸 그대의 패배인 채로 끝내는 건 좀 억울하지 않나?”

한동안 나를 바라보던 베르테르는 헛웃음을 흘리더니 경례했다.

“그러시다면 각하를 보좌해보겠습니다.”

“좋아, 베르테르. 내 참모장으로 일하게.”

나는 그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니콜라 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자는 전장에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아주 용맹하게 병사들을 이끌더니, 내 앞에선 아주 입을 다물고 있네.

“그대는 생각 없나?”

“……저는 발리앙 사령관께 충성을 바쳤습니다. 이제 와서 후작 각하께 충성을 맹세할 수는 없-”

“무슨 소리지?”

네는 슬며시 미간을 좁혔지만, 이건 나로서도 이해가 안 되는데.

“내가 언제 나한테 충성하라고 했나. 원래부터 내 부하였던 자들도 나한테 충성하지 않을 텐데?”

가스통 정도나 나한테 충성할 테고, 드제도 나한테 충성한다는 느낌은 없을 텐데? 데미앙 드 미르보는 애초에 충성과 담쌓은 놈이고.

이런 반응이 나올 정도면 라파엘 발리앙은 어지간히 북부군을 자기 사병처럼 생각한 모양이네.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한테 충성할 필요는 없다. 혁명군 총사령관으로서 내가 그대들에게 요구하는 건 오직 하나다. 혁명군으로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인가, 말 것인가?”

니콜라 네는 잠시 말이 없이 고민하더니, 결국은 느릿하게 말했다.

“군인은 마땅히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겠지요…….”

나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아주 좋아, 그대는 선봉에서 싸우는 역할이 제격이겠지.”

나는 후련함 반 착잡함 반이라는 얼굴의 세 사람을 마주 보았다.

그래도 처음 방에 들어섰을 때보다는 한결 낫군.

“……나의 시대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말했다지.”

라파엘 발리앙이 처형대 앞에서 했다는 말을 그대로 읊자, 세 사람 모두 얼굴이 조금 굳었다.

“발리앙이 무어라 하며 그대들을 이끌었든, 과거에 그대들이 무엇을 했든 나는 지금부터 전부 잊을 것이다. 그러니 그대들 또한 잊어라.”

나는 그들, 라파엘 발리앙이 남긴 마지막 유산들을 바라보며 고했다.

“내가 그대들에게 약속할 것은 간단하다. 그대들에게 군인으로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고, 공적을 세운다면 온전히 그대들의 것으로 남겨줄 것이다. 그러니, 그대들의 손으로 직접 영광을 거머쥐도록.”

내 말을 들은 셋 모두 일제히 경례하여, 나도 그들에게 경례하며 명했다.

“가석방 처리 후 정식 명령서를 하달하겠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지. 해산!”

* * *

게르마니아 제국과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고 노던 연합 왕국의 2왕녀가 입후보를 포기하면서, 국민의회는 바로 에리스의 여왕 즉위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에리스는 이미 성녀로서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프랑지아의 국민들 중 상당수는 이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 투표인지도 잘 모를 터다.

그저 자신들의 손으로 여왕의 즉위에 찬반을 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꽤나 신기해하고, 또 즐거워하는 눈치였다.

와중에 지금 에리스를 즉위시키지 않으면 만에 하나라도 게르마니아 제국의 카이제린이 프랑지아의 여왕으로 즉위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더해지자, 에리스의 즉위는 거의 90%에 달하는 압도적인 찬성표로 통과되었다.

우리는 게르마니아 제국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대관식을 치르려고 했고, 그 준비는 상상을 초월할 속도로 끝났다.

왜냐면.

“왕녀 전하, 대관식 때 입을 의복을-”

“그런데 쓸 돈 있으면 빈민에게 나눠주든 군인들 입힐 군복이라도 더 맞추든 하세요.”

“왕녀 전하, 아무리 그래도 구체제의 왕들이 썼던 궁을 그대로 쓸 수는 없으니 개수를-”

“그거 고치는 것도 다 돈인데 그냥 그대로 써요! 정 신경 쓰이면 내부 장식 떼서 팔던가요!”

“왕녀 전하, 외국 귀빈들을 초청하려면 어느 정도의 예산 지출은-.”

“어차피 아직은 국민의회를 인정하는 나라도 얼마 없잖아요. 정 다 불러서 호화롭게 하고 싶으면 나중에 생각해 봐요.”

여왕으로 즉위할 장본인이 대관식을 위해 쓸데없는 돈 단 한 푼도 쓸 생각이 없다는 의지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으니까.

보다 못한 중앙당 총재 앙쥬 백작은 거의 애걸하다시피 했다.

“송구하나 왕녀 전하, 이대로면 국격과 전하의 권위에 문제가 생깁니다. 백성들을 굽어살피시는 마음은 감사드리오나,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갈 몫을 포기해야 챙길 수 있는 국격과 권위라면, 그런 건 그냥 없어도 돼요. 이 나라는 여왕 없이도 그동안 멀쩡히 운영되었으니까요.”

단호한 에리스의 답에 할 말을 잃고 그냥 물러나야 했지만.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 완연한 봄이 된 왕궁.

에리스는 왕을 상징하는 호화로운 의복은커녕 언제나처럼 흰색 로브 차림이다. 제니가 참 우울해하겠군.

국내 주요 인사들은 물론이고 뤼미에르의 시민들도 지켜보는 가운데, 에리스는 옥좌가 있는 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에리스의 앞에는 3당 총재 중 가장 오랫동안 국민의회에 헌신했다는 이유로 대표가 된 니콜라 브리소가 한때 루이 왕이 썼던 왕관을 들고 서 있다.

그는 잠시 그 상태로 머뭇거렸다.

왕국에서 공화국으로, 다시 왕국으로.

아마 그의 심정도 복잡하겠지.

오히려 눈을 감고 있던 에리스가 그를 올려다보며 무어라 말하며 웃자, 그제야 조금 안심한 듯 미소 지은 그가 에리스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주었다.

박수 소리가 홀을 가득 메웠다.

내전 초기, 내가 세웠던 계획의 최종점은 에리스를 왕위에 올리는 것이었다.

결국 전쟁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단결된 게르마니아 제국이 내전의 상처를 미처 씻지 못한 프랑지아를 치는 사태만큼은 막아냈다.

박수를 치며 내 옆에 선 크리스틴을 보며 웃어 보이자, 그녀도 나를 보며 살짝 마주 웃어주었다.

그녀와 내 사람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한 거다.

에리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자, 홀에 있던 이들이 모두 그녀에게 무릎을 꿇어 보였다.

그녀의 긴 머리칼이 마력등의 불빛을 받아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보라색의 눈동자가 홀 안을 훑는다.

시종이 중앙당에서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에리스에게 건네주자, 그녀가 입을 열어 청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로써 프랑지아 공화국은 왕국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 사람이 탈레랑에게 다가가 서류를 건네주었다.

탈레랑은 미간을 와작 구기고, 그대로 나에게 다가와서 서류를 건네주었다.

나는 그것을 들여다보았다가, 천천히 눈을 내리감았다.

프랑지아 국민의회 괴뢰정권에 의한 국왕 선출 자체를 부정하며 불온한 반란 분자의 위협을 예방하겠다는 내용의, 게르마니아 제국의 선전포고문.

타이밍 한번 거지 같군.

내가 눈을 뜨자, 에리스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더니 싱긋 웃었다.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켜 에리스에게 다가가 그 서류를 전해주었다.

에리스는 그것을 잠시 들여다보더니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물러나자, 에리스는 손에 들고 있던 연설문과 선전포고문을 시종에게 건네줘 버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막, 게르마니아 제국으로부터 국민의회를 부정하는 선전포고문이 도착했습니다.”

그 순간 홀 안이 술렁임으로 가득 찼으나-

“프랑지아의 국민 여러분께 고합니다.”

마력으로 증폭된 에리스의 음성이 홀에 울리자, 모두가 홀린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옛 왕국의 지배자들은 그대들을 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대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혁명을 일으켜야만 했으며, 고귀한 신분을 자처하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살아남기 위한 저항을 비난하고 부정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게르마니아 제국은 그대들의 혁명을 부정합니다. 그대들의 손으로 만든 국민의회를 괴뢰정권이라 비방하고, 그대들에 의한 군주의 선출마저 거부했습니다.

저들에게 그런 권리가 없는데도, 그대들 중 누구도 게르마니아 제국을 위협하지 않았음에도, 저들은 끝내 그대들이 위협이 될 것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에리스는 그 자리에서 우리를 향해 무릎 꿇었다.

모두가 입을 벌리며 헛바람을 토하고, 앙쥬 백작이 뒷목을 잡는 순간 에리스가 입을 열었다.

“저 에실리스테 릴리안느 드 프랑지아는 그대들에 의해 선출된, 프랑지아인의 여왕으로서 고합니다.

그대들이 이룩한 모든 것. 자유, 평등, 박애가 다시 한번 위기에 처했습니다.

저는 그대들이 생존을 위해 싸워 쟁취한 권리를, 그대들의 주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한 게르마니아 제국의 폭거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혁명군이 침략자들에게 맞서는 순간, 저 또한 그 전장에서 그대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청컨대 제가 그대들을 섬기는 자로서 마땅한 의무를 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에리스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깨에 손을 얹으며 우리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것은 게르마니아 제국과의 전쟁이 아닙니다! 게르마니아 제국에 맞선 전쟁, 그대들의 혁명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입니다!

그대들이 생존을 위해 싸워 쟁취한 권리를, 그대들의 주권을 행사할 권리를 부정한 게르마니아 제국의 침략에 단호히 맞서주십시오!

오직 야욕만을 내세운 자들에 맞서 그대들의 고향을, 그대들의 가족을, 그대들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나서주십시오!”

누구도 눈을 떼지 못하는 사이 숨을 고른 에리스가 천천히, 우리를 향해 손을 뻗으며 물었다.

“존경하는 프랑지아의 국민 여러분께 감히 묻습니다. 저와 함께 그대들의 혁명을 지켜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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