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기 - 전쟁의 전령
후작은 결국 내 의견대로 따르기로 했고, 에리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후작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함구령이 내려졌다.
영지에 대한 후작의 장악력 이전에, 법보다 가까운 것이 인내심 부족한 다혈질 후작의 검이다.
어차피 에리스의 존재에 대해 아는 것은 후작령의 주요 가신들과 소수의 사용 인뿐이고, 그들 중 후작이 자신의 함구령을 무시한 자들을 살려둘 리가 없다는 것을 모르는 자는 없다.
이만하면 에리스에 대한 소문이 조금 돌 수는 있어도, 그게 소문의 형태 이상으로 퍼지긴 어렵겠지.
회의가 끝난 뒤 후작이 말도 없이 자리를 뜨자마자, 가신들이 앞다투어 내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드는 광경은 제법 볼만했다.
그간 미르보를 격퇴하고 크리스틴이 아키텐을 확보하는 것을 도와, 어비스 코퍼레이션을 이용해 자금을 벌어들이며 쌓아올린 모든 것이 이제야 결실을 맺은 셈이다.
이제는 모두가 후작이 예전처럼 가문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을 알았겠지.
듀몬트 남작이 눈물을 펑펑 쏟으며, 자신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매달리는 것은 보기 웃겼지만 뿌듯하기도 했다.
오래도록 툴루즈 백작령을 섬겨온 이들은 독불장군인 후작에게 불만이 없던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중심을 잡아야 할 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그저 참고 있었을 뿐이었지.
하다못해 저택에서 지나다니는 사용인들도 이제는 더없이 공손한 예를 갖추는 걸 보자니, 상황의 변화가 실감난다.
그리고, 그렇게 내 방 앞에 도달하자.
온통 새하얀 자안의 소녀가 벽에 등을 기댄 채 발장난을 치고 있다가,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
에리스에게 이끌려 간 응접실.
“어때요?”
나는 의자에 앉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를 만큼 편안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가, 귓가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대답했다.
“너무 좋은데.”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혀서 조금 민망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런 감상은 곧 야무진 손길과 그 손을 타고 몸에 퍼지는 따스한 느낌 속에 바로 파묻혀버렸다.
“이게 아무한테나 해주는 게 아니랍니다. 프랑크 아저씨한테도 아주 가-끔 해주는 거라고요?”
“확실히 이건 과분한 호사네.”
무려 왕녀님이 친히 신성력을 담아 해주는 안마라니, 후작에게서 어떻게 주도 권을 찾아와야 할지 고민하며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한 방에 날아가는 느낌이다.
“...어머니도 무척 좋아하셨는데.”
“아.”
에리스의 어머니.
선왕의 총애를 받은 후궁. 보몽 경, 프랑크가 에리스와 함께 탈출시킨 뒤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 에리스가 보몽 경을 데리고 떠돌고 있으니....
하지만 에리스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내 어깨를 두들겨주며 발랄하게 입을 열었다.
“세상에, 뭉친 것 좀 봐. 프랑크 아저씨보다 더 하네요. 젊어서 무슨 스트레스를 그렇게 많이 받아요?”
“아니, 너한테 들을 말 같지는 않은데.”
16살짜리 꼬맹이가 저런 말 할 처지인가?
당연히, 에리스는 시원하게 무시하고 재잘거렸다.
“어쨌든 감사드려요. 솔직히 반신반의했는데, 덕분에 살았네요.”
“말했지? 계약은 지킨다고.”
요즘 이 말을 자주 하고 다니는 것 같지만....
“그런데, 그런 것치곤 그대로 방에 박혀있는 것 같던데?”
“함구령이라곤 해도, 후작저에선 제 정체를 아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까요. 제가 돌아다니기만 해도 기겁하며 굽신거리는 사람들을 일일이 상대하는 것도 피곤해요.”
“그건 안심해도 좋아. 루이 왕이 토벌을 선언했고, 군대를 소집 중이니 곧 우리도 출정하면 이곳도 한산해지겠지. 그때가 되면 네가 원하던 대로 구호와 자선활동을 진행하면 돼. 약속한 자금 지원도 해줄 테니까.”
“라파예트가 아니라, 툴루즈 백작의 이름으로요?”
“이해가 빨라서 좋아, 왕녀님.”
회귀 전에는 루이 왕의 파벌과 처절하게 싸우는 동안 수도 뤼미에르에서 연쇄적인 사건이 터지고, 겨울이 다 되어 갈 때 혁명군이 봉기했다.
그러니 나는 일단 1왕자파의 잔당과 함께 루이 왕의 공세를 막는데 집중하고, 그동안 에리스가 민심을 사로잡게 하는 것이 계획이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회귀 전과 달리 영지의 상황도 좋고, 인성이야 어쨌든 능력은 확실한 후작이 살아있으니 적어도 루이 왕의 공세를 막기에는 큰 도움이 될 거다.
만약 우리가 루이 왕과 군세에게 큰 타격을 입히면, 혁명군이 더 일찍 봉기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겠지.
“그러고 보니, 에리스.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네? 네. 이제 와서 뭘 새삼?”
“네 기원이라는 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 거지? 이를테면, 동시에 몇 명이나 되는 인원을 강화할 수 있다거나, 치유할 수 있다거나.”
“...글쎄요, 보통 20~30명 정도만 해도 꽤 힘들어요.”
“그래.”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소위 사제랍시고 거들먹거리는 자들이 보통 하루에 2~3명만 치료해도 헐떡이니까, 성녀라고 불릴만한 자격으로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에리스 혼자 전황을 뒤집는 수준의 전략적 패가 될 수준이냐면 그것도 아니다.
“오해하지는 마. 약속했듯이, 나는 너를 전선으로 데려갈 생각은 없어. 후작가의 가신들도 네 정체를 알고 있는 이상, 미친 게 아니라면 그런 요구는 하지 않아. 그냥 네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물어본 거야.”
“그렇게 제풀에 찔린 것처럼 말해주지 않아도 알아요.”
에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꾹- 힘을 주어 내 어깨를 눌렀다.
“윽!”
이거 일부러 그런 거지?
“그래서, 제 능력에 대해 더 궁금하신 거라도?”
“음, 전에 쓰던 채찍. 일종의 네 능력으로 강화를 부여하는 것 같은데, 평소에 미리 무기에 걸어주는 건 가능할까?”
“소수라면 될 것 같긴 한데요, 제 기원으로 병사들이 무장할 무기를 강화해달라는 요청이라면 사양하고 싶어요.”
“그렇게까지 바라진 않고. 내가 쓸 거 하나만 좀 부탁하고 싶은데. 모처럼 전하를 지키려고 애쓴 후원자를 위해, 조금만 힘을 빌려줄 생각은 없으신가요왕녀님?”
에리스는 안마하던 손을 내리고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얼굴을 안 봐도 표정을 알 것 같은 뚱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조금 비겁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원래 좀 노골적이잖아?”
“후우, 좋아요. 어차피 군대가 출정하기 전에는 별달리 할 일도 없을 것 같으니까, 빚 갚는 셈 치고 해드릴게요.”
“고마워, 그럼.”
“그럼?”
“왕녀님이 바라는 건 뭐야? 심심해서 이렇게 안마나 해주고 있을 리는 없을 테고, 바라는 것이- 컥!”
이, 이 왕녀가 하프로 내 뒤통수를 때렸어!
더럽게 아프네!
“뭐, 뭐야?”
영문도 모르고 얻어맞은 억울함을 담아 에리스를 돌아보자, 에리스는 나보다 더 억울한 얼굴로 내 등을 떠밀었다.
“나가요!”
“아니, 갑자기 뭐가 문젠데?”
영문도 모른 채 등을 떠밀려 일어나자, 옆에서 가만히 우리 둘이 하는 양을 보고 있던 에리스의 시녀 제시가 입을 열었다.
“소후작님이 잘못하셨어요.”
...이걸 이제야 나를 좀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아서 좋아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
프랑지아 왕국의 수도, 뤼미에르.
4년이 넘는 긴 내전 끝에 마침내 왕홀을 거머쥔 루이 왕은 오만상을 찌푸린채 언쟁을 벌이고 있는 귀족과 성직자들을 보고 있었다.
“위대한 왕이시여. 긴 내전 동안 교회는 신의 뜻에 따라 마땅히 거두어야 할 십일조조차 제대로 거두지 못했나이다. 이제는 옥좌에 오르셨으니, 신께 그 신실함을 증명하시어 왕국의 앞길을 빛내주소서.”
“지금이 그럴 때요? 내전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소! 당장 전쟁세를 걷어도 모자랄 판에 교회의 배만 불리겠다니!”
“어허, 악마가 백작의 눈앞에 장막을 드리워 신실함을 가려버렸구려. 축복받은 기사 왕국이 아직 신의 품 안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단 말이오?”
“이래서 성직자들이란! 지금 저 평민들이 제 목소리를 낼 권리를 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잖소! 우리가 그간 교회에 얼마나 많은 돈을 기부했는데, 더 많은 헌금을 원한다면 최소한 저 아랫것들 입부터 다물게 해야 할 것이 아니오!”
“국왕 폐하! 제 영지에서 교회가!”
“국왕 폐하! 지금은 무엇보다도 신실함을-”
“조용히들 하라!”
저들 좋은 요구 사항만 떠들던 성직자와 귀족들은 결국 듣다 못한 루이 왕이 왕홀로 바닥을 찍고서야 입을 다물었다.
“재상, 평민들의 불만이 그리도 심하단 말인가?”
“송구하나 그렇습니다, 폐하. 최근 농민반란과 폭동의 횟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저들은 수백 년 전의 전통을 들먹이며 삼부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재상, 오를레앙 공작의 보고에 루이 왕은 오만상을 찌푸렸다.
“그러면 저 역적들을 토벌할 군사의 소집은 순조롭소?”
“송구하나, 현재로서는 최대한 끌어모아도 1만 정도의 병력만이....”
“왜 그것밖에 없단 말이오!”
“송구합니다, 폐하.”
한창 형과 내전을 벌일 때보다 오히려 쪼그라든 병력에 왕이 역정을 내었지만, 그런다고 이미 말라버린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지지하는 왕자의 패배가 곧 가문의 몰락일 때와 달리, 이미 내전 승리는 기정 사실화 되자 귀족들도 굳이 더한 빚을 져가며 무리수를 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
1왕자파의 잔당을 완전히 끝장내 버리고 그들의 영지와 재산을 뜯어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걸 위해 직접 돈을 더 쓰는 것보단 누군가가 먼저 나서기를 바라는 거다.
결국 루이 왕은 부글부글 끓는 얼굴로 그저 고개만 조아리는 한심한 자들을 보다가, 씹어뱉듯 입을 열었다.
“삼부회, 소집하라고 하시오.”
“하오나, 폐하.”
삼부회.
제1신분인 성직자, 제2신분인 귀족, 그리고 제3신분인 평민. 각 계급 별로 대표자를 소집하여 진행하는 회의.
“어차피 대표자 몇을 뽑아서 이야기를 듣는 시늉만 해주면 되는 것 아니오.
이제 곧 반역자들을 토벌하러 갈 테니 시간 벌이 정도는 해둬서 나쁠 것 없지.”
말은 좋지만, 결국 왕이 들으면 좋고 말면 말뿐인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평민의 의견을 대변한다 한들 제3신분 대표자 소수의 표가 있어 봐야기득권인 성직자, 귀족들의 표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그리하겠나이다, 폐하.”
루이 왕은 대답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왕홀을 휘저어 축객령을 내렸다.
화려하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영광스럽고 명예로운 기사 왕국의 옥좌에 앉은 작고 고독한 인간.
그 대비는 오히려 루이 왕을 초라해 보이게 만들었다.
그 긴 내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빚을 졌지만, 국왕으로 즉위하기만 하면 다 괜찮을 줄 알았다.
장자라는 것 외에는 그보다 나은 것이 없던 형이 천벌을 받아 죽어 하늘이 그의 손을 들어준 줄 알았는데, 막상 즉위하고 보니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감히 적법한 국왕인 그가 아니라 형을 지지했던 시건방진 역적 놈들은 목숨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줄 알기는커녕, 작위와 재산을 지키겠다고 항복을 거부했다.
왕위가 공석일 때는 그나마 조용했던 천한 자들도 목소리를 들어줄 자가 생기자, 오히려 더 시끄러워졌다.
저 빌어먹을 역적 놈들을 쓸어버리고 그 배를 가르면 어떻게든 해결될 것 같은데, 이미 빚더미에 깔려 죽기 직전인 왕과 귀족들은 대규모 병력을 소집할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때, 창문으로 새까만 새가 날아들었다.
새까만 깃털 때문에 얼핏 보면 까마귀로 착각할법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로 전서구로 쓰는 비둘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새.
루이 왕은 눈썹을 꿈틀거렸지만, 그 새가 그의 발치로 날아드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불길한 형상의 시커먼 비둘기가 입을 열어, 기괴하기 짝이 없는 소리로 사람의 언어를 내기 시작했다.
“어비스 코퍼레이션 산하 ‘프라이드’사의 할파스가 위대한 프랑지아 왕국의 국왕 폐하께 다시 인사 올립니다.”
“물러가라, 악마. 짐은 네놈들의 사특한 말을 들을 기분이 아니다.”
루이 왕의 말을 들은 비둘기는 구구구- 하는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기괴할 정도로 비틀리고 울려, 쿡쿡 거리며 비웃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루이 왕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기 직전에, 비둘기가 핏빛의 눈동자를 빛내며 다시 기괴한 음성을 내기 시작했다.
“효율과 혁신을 추구하는 어비스 코퍼레이션의 일원으로서, 국왕 폐하의 의중은 다소 헤아리기가 어렵군요. 우리는 폐하와 프랑지아의 귀족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군자금과 병기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도 파격적으로, 이미 폐하와 귀족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 바꿔서 말이죠.”
루이 왕은 미간을 구겼지만, 더 이상의 축객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내전에서 승리하고 국왕이 되자마자, 루이 왕은 암암리에 이루어지던 영민의 판매를 금지했다.
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릴 때가 아닐 때는 사실상 장려했지만, 왕이 되고 보니 뒷감당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오, 국왕 폐하. 정직함 또한 기사의 미덕이 아니었습니까? 솔직해지십시오.
어차피 저 ‘열등한’ 존재들이 있어봐야 주제 넘는 불만을 토로하는 것 외에 무슨 보탬이 됩니까? 왕국에 남아도는 인간이 조금 줄어든다고 왕국이 흔들릴까요? 아닙니다.”
“네놈....”
루이 왕은 불만을 표했으나 불길한 검은 비둘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우리의 손을 내치신다면, 대체 몇 년을 더 돈에 쪼들리며 내전을 이어 나가시겠습니까? 과연 그동안 얼마나 많은 폐하의 백성들이 피를 흘리게 될까요?
어차피 잃을 자들이라면 차라리, 주인인 폐하께 조금이라도 더 유익하게 쓰이는 것이 그들에게도 더 나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백성을 조금 잃어도 승리만 하면 반역자들의 백성을 고스란히 얻으실 텐데요. 이렇게나 손익이 명확한데도 주저하시니, 저로서는 실로 유감입니다.”
기실 신의 뜻이랍시고 기부만 요구하는 성직자들에 비해, 이 저주받을 악마들은 그래도 나름의 이득을 제시하기는 한다.
마침내 루이 왕이 고민하는 얼굴이 되었을 때, 할파스는 루이 왕의 옆으로 날아들어 쐐기를 박았다.
“폐하께서는 오직 하나, 백성의 ‘판매금지’를 풀어주시면 됩니다. 어차피 직접 파는 건 귀족들일 테니 폐하의 손을 직접 더럽히실 필요도 없는 일이지요.
당장 별 도움도 안 되는 백성을 팔면 바로 돈과 무기가 생긴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마침 어비스 코퍼레이션에서도 원하는 바가 있으니, 특별찬스! 지금 당사의 조건을 받아들여 주신다면, 추가 지원도 특가로 제공됩니다.”
“원하는 바라?”
루이 왕이 흥미를 보이자 검은 비둘기는 다시 한번 울음소리인지, 비웃음 소리인지 혼동되는 소리를 울렸다.
루이 왕의 표정이 불쾌감으로 물들어 갈 때쯤, 전쟁의 전령이 고했다.
“라파예트 후작가, 특히 소후작을 확실하게 토벌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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