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30화 (130/143)

00130 [EP14.회귀]―

[EP14.회귀]

부우우우웅!

[도끼를 휘두른 횟수]

[9800/10000]

촤아아아!

도끼를 휘두른 직후에 재준의 양옆으로 거친 물살이 흘러갔다.

하지만 재준은 이미 익숙해진 듯 몸이 흔들리지도 않고 연달아 도끼를 내리 그었다.

띠링―

[근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선기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체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스탯창!’

[스탯]

근력.( A) : 589 체력.( A) : 589 민첩.( A) : 589 지구력.( A) : 589 마력.( F) : 10 선기.( A) : 672

스탯은 전부 A등급으로 올라온 상태였다.

그 중 유독 선기의 수치만 높았는데 호수에 녹아있다는 단군의 선기 탓인 듯했다.

하지만 선기나 스탯보다도 유독 두드러진 변화는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

울룩불룩.

먹는 것 없이 도끼를 휘두르기만 했을 뿐인데 몸이 벌크업이라도 한 것처럼 거대해져 있었다.

팔뚝의 두께만 해도 예전 재준의 허벅지 같았다.

입고 있던 옷은 끼다 못해 찢어진 지 오래였다.

재준이 움직일 때마다 거대한 조각상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육체미를 뽐냈다.

‘이것도 선기의 탓이려나?’

어쨌거나 오늘 중으로 10000개를 채울 수 있겠군.

재준은 이제 잠시라도 쉬고 있으면 몸이 간질간질해지는 상태에 도달했다.

이게 현대인들이 말하던 운동중독 비스름한 걸까 싶기도 하지만.

그에 따라 몸을 갈수록 좋아지고 있으니까.

꽈악.

도끼는 재준이 집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머리 뒤로 올라와 있었다.

부우우우웅!

도끼가 물살을 가르며 호선을 그렸다.

재준은 모르겠지만.

바위에 앉아서 호수 안을 들여다보는 헤스티아의 눈에는 넘실거리는 호수의 물결이 잘 보였다.

출렁

마치 파도라도 치는 것처럼 물결은 규칙적으로 왔다 갔다 했다.

재준이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물살이 흔들렸다.

“이제 거의 다 끝난 거 같은데?”

헤스티아 기대 어린 눈으로 호수 안을 바라봤다.

‘내일은 무슨 요리를 준비할까.

닭고기?

돼지고기?’

헤스티아가 바위에서 일어나며 엉덩이 툭툭 털었다.

‘그래.

뱀 요리가 좋겠어.

기 보강에는 그게 최고랬잖아.’

마침 얼마 전 오두막 뒤에서 봤던 백사가 떠올랐다.

헤스티아가 순식간에 오두막을 향해 날아갔다.

촤악!

촤아아악!

해가 지고 밤이 되어서도 달이 지고 다시 새벽의 어스름이 피어오를 때까지 재준의 도끼질은 계속되었다.

일정한 속도로 출렁이던 물결이 어느 순간 멈췄다.

하지만.

그건 잠시 뿐이었다.

재준은 갑작스럽게 몸에서 끓어오르는 후끈한 열기를 느꼈다.

배꼽 부위에서부터 시작된 열감은 똬리 틀었던 뱀이 활보하듯이 온몸으로 뻗어 나갔다.

‘후욱!’

재준은 이 열감을 어떻게든 떨쳐내고 싶었다.

도끼를 잡은 손으로 선기가 서서히 흘러넘치더니 도끼의 날에 선명한 하얀빛이 어렸다.

부우우우웅!

재준이 온 힘을 다해 도끼를 아래로 내리 그었다.

우지끈.

그러자 재준이 쥐고 있던 손자루가 부러지며 도끼날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미사일처럼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

도끼날은 그대로 호수의 벽면에 부딪쳤다.

단단한 암석으로 되어있던 벽은 순식간에 으스러지며 속살을 드러냈다.

콰아아아앙!

물살이 호수의 한쪽으로 급격히 솟구쳤다가 이내 떨어지면서 일대에 소나기처럼 물이 떨어졌다.

후드드드득―

띠링―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약해진 몸을 단련하라!’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망가져 있던 몸이 완벽하게 회복됩니다!]

[선기 스탯이 500만큼 향상됩니다!]

[특성 불굴의 신체를 획득합니다!]

‘불굴의 신체라고?’

재준은 특성창을 열었다.

‘특성창!’

[특성]

[드래곤의 심장]

[이제 막 몸에 자리 잡은 드래곤의 심장이다.]

[단군의 선기]

[망가지고 마기로 물들었던 신체가 파괴되고 단군의 선기로 가득 채워졌다.

역행 하는 모든 것들을 파괴하는 힘을 갖는다.]

[불로불사]

[천계의 복숭아를 먹어서 늙거나 병들지 않는다.]

[불굴의 신체]

[용의 호수에서 10000kg의 도끼를 10000번 휘두르면서 선기를 가득 머금은 육체가 재생성 되었다.]

‘선기를 가득 머금은 몸이라.’

확실히 외적으로 보기에도 그렇고 힘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이제 나가도 되는 걸까?’

마음만 먹고 살짝만 뛰어도 호수 밖으로 단숨에 빠져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릎에 힘을 주고 뛰려는 순간 신호음이 또다시 연달아 들려왔다.

띠링―

[돌발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용의 호수에 사는 괴물 네시를 처치하라!]

[잠깐 전의 소란으로 인해 호수의 괴물 네시가 잠에서 깨어났다.

괴물 네시를 처치하고 보상을 획득하라!]

[보상 : 전 스탯 포인트 500]

[실패 : 마력 스탯 소실]

‘응?’

재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선 보상이 전 스탯 포인 500이라는 것에서 놀랐고,실패 시 마력 스탯이 소실 된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네시란 괴물이 얼마나 강하길래 보상이 이렇게 크지?’

드드드드드!

그때.

재준이 무너뜨린 호수의 벽면에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 먼지 안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두 눈이 재준을 노려봤다.

스으으윽!

제일 먼저 머리가 빠져나오고 그다음으로는 거대한 몸과 다리가 무너진 바위를 헤집고 나왔다.

‘...거대하네.’

네시는 확실히 괴물이라고 불릴 만큼 거대했다.

지금의 크기는 어떨지 몰라도 2차 성장이 끝났을 때의 헤스티아 정도 되는 크기였다.

물속에 있음에도 유유히 몸을 움직여 재준을 위에서 내려다봤다.

생김새는 물뱀과 수달의 중간쯤 되는 모습이었다.

팔다리가 있지만 길지 않았고 목과 머리가 뱀처럼 길었다.

그오오오오옥!

네시가 강하게 포효하자 물이 진동하며 재준을 강하게 밀어냈다.

물살이 마치 칼날처럼 날카롭게 휘날리며 주변에 초토화했다.

퍼석!

재준의 발치에 있던 머리통 만한 돌덩이도 물살에 휩쓸리며 두동강이 나버렸다.

‘흐음.’

하지만 왠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재준은 그다지 위협적으로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금 몸에서 끓어오르는 힘이라면 저 정도는 맨몸으로도 받아낼 수 있을 듯싶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이라도 해보듯 날카로운 물살이 재준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

스으으으윽!

재준은 몸에 단단히 힘을 주고 섰다.

근육이 불뚝 튀어나오며 거대한 갑옷을 입은 것처럼 부풀었다.

스걱!

뒤이어 가슴팍에서 날카롭게 베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역시나 재준의 생각대로 피부에는 조금의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나쁘지 않아.’

재준은 씨익 웃으며 가볍게 몸을 털었다.

‘오랜만에 레벨업 좀 해볼까?’

콰드드득!

다리에 힘을 주자 발이 땅을 파고들었다.

동시에 재준의 몸이 뛰어올랐다.

콰앙!

움직였다고 생각한 순간 재준은 이미 네시의 바로 앞까지 돌진했다.

꽈악 쥐어진 주먹에 선기가 모여들었다.

우우우우웅!

아직 재준의 모습을 정확히 찾지 못하고 당황해하는 네시의 얼굴이 보였다.

이제.

이 한방만 먹이면 끝이다.

재준의 주먹이 물살을 가르며 네시의 얼굴을 향해 움직였다.

부우우우웅!

그때.

마치 느린 동작처럼 서서히 세상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웬일인지 단군이 예전에 했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들려왔다.

[마와 선을 가르는데 있어서는 하늘의 이치를 따르느냐 아니냐로 나뉘지.

쉽게 말하자면.

진정한 마는 역행이고 진정한 선은 순행이다.]

‘...하늘의 이치.’

재준의 주먹이 어느덧 네시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네시의 겁먹은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순행과 역행.

우리는 모두 그 안에 있음을.

그리고 선택해라.

어느 흐름을 따를 것이지 말이다.]

재준은 고민했다.

네시를 죽이면 퀘스트 보상으로 전 스탯 500을 얻을 수 있지만.

죽이지 않으면 마력 스탯을 소실하게 된다.

‘당연히 죽여야 하는 거 아니야?’

재준의 마음속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준은 고개를 저었다.

우뚝!

재준의 주먹이 네시의 얼굴 바로 앞에서 멈췄다.

[미안하구나.]

그리고 조심스럽게 네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재준이 역행이 아닌 순행을 선택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비로소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시는 홀몸이 아니었다.

배 속에 조그만 생명체들의 움직일 느껴졌다.

‘아마 어미로써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보호본능이 발휘된 거겠지.

내가 잘못한 거야.’

재준의 몸에서 은은한 서광과 함께 선기가 뿜어져 나왔다.

선기는 불안해하고 있는 네시를 감쌌다.

무척이나 포근한 기운이었다.

우우우웅

선기는 그뿐만 아니라 엉망이 된 호수도 원상태로 돌려놓기 시작했다.

재준이 처음 들어왔을 때 그 평온했던 모습이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하구나.]

네시는 재준의 진심을 알았는지 손바닥에 자신의 얼굴을 몇 차례 비비더니 다시 자신이 머물던 곳으로 돌아갔다.

‘후우.’

띠링―

[‘용의 호수에 사는 괴물 네시를 처치하라!’ 퀘스트를 실패하셨습니다.]

[퀘스트 페널티로 마력 스탯이 소실됩니다!]

재준의 몸에서 작은 무엇인가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스탯창!’

[스탯]

근력.( A) : 589 체력.( A) : 589 민첩.( A) : 589 지구력.( A) : 589 선기.( S) : 1172

‘정말이네.’

마력창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조금은 아쉬운 감정이 들기도 했지만 뭐.

후회는 없었다.

재준은 바로 호수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재준을 기다리고 있는 건 나무 쟁반을 들고 해맑게 웃고 있는 헤스티아였다.

“배고프지?”

헤스티아가 쑥스럽게 음식을 내밀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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