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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129화 (129/143)

00129 [EP14.회귀]―

[EP14.회귀]

10000kg 이라니 들 수나 있을까.

재준이 한숨을 쉬자 꼬르륵하고 물방울이 올라갔다.

꽈악!

재준이 도끼의 손잡이를 있는 힘껏 집었다.

손뿐만 아니라 팔과 어깨 그리고 허리에도 힘이 잔뜩 들어갔다.

‘으윽!’

도끼를 들어 올리려고 했지만 몸이 휘청이더니 다리가 부웅 떠올랐다.

‘후우.

힘드네.’

재준은 두 발을 호수 밑바닥에 깊숙이 박았다.

콰악!

그리고 다시 한번 도끼의 손잡이를 움켜잡았다.

으드드득!

온몸의 뼈마디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재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땅에 박혀 있던 도끼날이 점차 떠올랐다.

‘끄으으으윽!

올라가!’

하지만 재준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도끼는 다시 투욱 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하아하아.’

재준은 단 한 번의 시도에 몸이 녹초가 된 것처럼 후들후들 떨렸다.

한 번도 하기 힘든데 만 번을 어떻게 하지?

재준의 황망한 심정을 대변하듯 점차 저녁노을도 사라지고 어둣어둣한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띠링―

[근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선기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체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응?’

재준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스탯의 증가였다.

‘설마 내가 휘두르려고 시도한 것만으로도 스탯이 증가했다고?’

겨우 스탯이 1 증가했을 뿐이었지만.

처음 레벨이 올랐을 때처럼 가슴이 두방망이질 쳤다.

굳이 휘두르지 못해도 상관없다.

단순히 들어 올리려고 노력한 것만으로도 스탯이 오른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다.

재준이 다시 자세를 잡았다.

‘밥도 안 먹어도 되고.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

그 말은 즉.

‘쉬지 않고 해보자.’

사방이 어두워져 가고 있지만 괜찮았다.

도끼날에 빛이 반사되면서 도끼의 위치만큼은 확실히 보였기 때문이다.

꽈악!

재준이 다시 도끼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겨우 스탯이 1씩 상승했을 뿐이었지만.

도끼가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헤스티아는 오늘도 나무 쟁반에 자신이 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호수 바로 옆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왔냐?”

손오공이 헤스티아를 반기며 말했다.

“오늘은 닭고기구나?”

사실 헤스티아보다는 헤스티아가 가지고 온 음식을 더 반기는 것이었지만.

헤스티아는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오빠는 좀 어때요?”

“아우?

이제 제법 들어 올린다.

몸도 많이 좋아졌다.”

“...아직 휘두르지는 못하고요?”

손오공이 힐끔 헤스티아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푸하하 거리며 웃었다.

“너는 용이니까 저걸 금방 휘둘렀지만 저 놈은 인간이야 인간!

저거 휘두르려면 1년은 있어야 할 거다!”

헤스티아가 찌릿하고 손오공을 노려봤다.

“흥.

우리 오빠는 그냥 인간이 아니라고요.”

“하긴.

내가 준 천도도 먹었고,선기도 가진 인간이니 선인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쩝.

근데 그건 언제 줄 거냐?”

손오공이 헤스티아가 가져온 닭고기를 보며 군침을 삼켰다.

헤스티아가 홱 하고 고개를 돌려 손오공을 째려봤다.

“이게 오공 아저씨 주려고 만든 것인지 알아요?

오빠 주려고 만든 거든요?”

“...근데 호수 밖으로 못 나오는 놈은 무슨 수로 먹이냐.

너도 알지?

수련 중에 호수 밖으로 나오면 모든 선기가 다 사라지는 거?”

“...알아요.”

헤스티아는 분한 표정으로 호수 안쪽의 재준을 잠시 쳐다보다가 나무 쟁반을 손오공에게 건넸다.

어차피 재준이 먹지 못할 바에는 손오공이 맛있게 먹어주는 게 나을 테니까.

“잘 먹으마!”

손오공이 시시덕거리며 음식에 손을 뻗었다.

갓 익혀서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닭 다리를 움켜쥐고 입에 가져갔다.

우물우물.

“오늘도 기가 막히는구나!”

헤스티아가 안타까운 눈으로 사라지는 음식을 쳐다봤다.

‘우리 오빠건대.’

하지만 재준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헤스티아는 재준이 호수 밖으로 나올 그 언젠가를 위해 매일 요리를 가지고 올 생각이었다.

그 덕분에 손오공은 배를 채우고 말이다.

‘후욱!’

재준은 손을 뻗어 도끼의 손잡이를 잡았다.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 부분에는 이미 찢어지고 갈라진 상처들이 굳은살로 바뀐 지 오래였다.

뿌드드득!

몸 상태도 서서히 선기가 오르면서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먹지 않아도 제법 덩치가 커지고 근육이 붙었다.

‘오늘은 딱 하나라도 해보자!’

재준은 잠도 자지 않고 매일을 도끼를 들어 올렸다.

가끔 근육이 뻐근해져서 힘이 들어가지 않을 때를 제외하면 쉬지 않고 시도를 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제 슬슬 훈련의 성과가 보였다.

무릎까지 밖에 못 들어 올리던 도끼가 가슴까지 올라가더니 이제는 머리 위까지 제법 올라갔다.

딱 한 번의 휘두름.

재준의 현재 목표는 그것이었다.

‘흐으읍!’

재준의 몸의 근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며 힘을 짜내기 시작했다.

도끼가 서서히 들어 올려지며 가슴높이를 지나 머리 높이까지 올라왔다.

‘조금만 더!’

발가락 끝에서부터 손가락 끝까지 힘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한쪽 발을 앞으로 내디디면서 무릎에 힘을 주었다.

호수 바닥에 발이 파고 들어가면서 단단히 고정이 되었다.

멈춰있던 도끼의 날이 다시금 머리 위로 움직였다.

그리고 도끼가 마침내 머리 위로 우뚝 올라왔다.

재준은 그동안 올리던 것과 다르게 다시 발을 한 발 내디디면서 온 힘을 다해 도끼를 휘둘렀다.

‘끄아아아아악!’

부우우웅!

도끼가 무게와 재준의 힘을 받아 전방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순간 잔잔했던 호수의 물살이 도끼의 움직임에 따라 앞으로 쏟아졌다.

‘으윽!’

재준은 자신이 휘두른 도끼에 생긴 물살에 휘말려 몸을 휘청였다.

투웅.

띠링―

[근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선기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체력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하였습니다!]

[도끼를 휘두른 횟수]

[1/10000]

‘됐다!’

스탯이 증가한 건 그렇다 치고 드디어 도끼를 휘두른 횟수가 증가했다.

재준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성을 내질렀다.

부글부글

입에서 공기 방울이 뿜어져 나왔다.

한번이 어렸지 그다음부터는 수월했다.

도끼가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물살을 이겨내며 재준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부우우웅!

[도끼를 휘두른 횟수]

[2/10000]

재준은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더는 도끼의 손잡이를 잡지 못할 정도가 되어서야 자리 앉아서 쉬기 시작했다.

이제 물속도 제법 익숙해져서 약간의 저항감도 느끼지 못했다.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1]

[직업 : 없음]

[칭호 : 없음]

[HP : 1485]

[MP : 100]

[피로도 : 49]

[스탯]

근력.( D) : 287 체력.( D) : 287 민첩.( D) : 287 지구력.( D) : 287 마력.( F) : 10 선기.( D) : 287

‘스탯은 꾸준히 오르고 있구나.’

유일하게 오르지 않는 스탯은 마력 하나뿐이었다.

초기화 되기 전과는 사뭇 반대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전과 다르게 재준은 매일 온몸을 감도는 충만함을 느꼈다.

‘선기 때문일까?’

몸에서 뿜어내는 힘의 농도가 달랐다.

재준이 주먹을 꽈악 움켜쥐자 집채만 한 거암이라도 당장 부서뜨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허참.

아우.

내가 잘못한 거야?]

집중하고 있는 재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손오공이 물 위로 두둥실 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호수 안으로는 들어오면 안되지만.

단군이 어딘가로 잠깐 떠난 사이 하루가 멀다고 재준에게 찾아와서 조잘조잘 떠들어댔다.

‘글쎄요.’

손오공의 열변을 반쯤은 흘려듣고 있던 재준이 대충 대답했다.

그러자 손오공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또다시 흥분해 하며 목청을 높였다.

[아니,잘 들어봐!

아우가 어차피 못 나오는 거 아니까 내가 대신 밥을 먹어준 건데 그게 그렇게 잘못한 거냐고?]

‘헤스티아가 그런 일로 화를 냈어요?’

[단순히 화가 아니라 선기까지 일으켜서 나를 파묻으려고 했다니까?]

‘흐음.

단순히 음식을 먹었다고 그렇게 까지 화낼 리는 없는데.’

순간 손오공의 몸이 움찔했다.

[...물론 내가 먹으라고 하기 전에 먼저 먹어치우긴 했어.

하지만 그것만으로 파묻는 건 아니잖아?]

재준이 다시 손오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래.

내가 돼지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아우가 먹고 싶어 하는 거 같다고 거짓말도 좀 하고.

술도 몇 병 챙기라고 시키고.

물속에서 아우가 잘 먹고 있다고 몇 번 거짓말 좀 쳤어!

그랬거니와 내 목을 베서 땅에 파묻겠다고 달려드는 게 말이 되냐고.]

‘...말이 되는데요.’

재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현재 재준은 음식은 절대 입에도 대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단군이 떠나기 전 몸이 회복되고 선기를 어느 정도까지 쌓기 전까지는 절대 음식을 금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배가 그렇게 고프다는 생각도 안 들었고.

재준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단군이 돌아오기 전에는 도끼 만 번 휘두르기를 끝낼 생각이었다.

[쳇.

아무도 내 편은 없군.]

손오공이 처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홱 하고 몸을 돌려 사라졌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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