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21화 (121/143)

00121 [EP14.회귀]―

[EP14.회귀]

마족이 사방으로 흩어져나간 뒤.

재준은 [더게이머]길드의 건물로 돌아와 있었다.

간혹가다 건물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려던 재준은 검이 전부 부서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존의 검은 단군에게 그나마 남아있던 검은 이번에 부서졌다.

‘상점창’

재준은 상점창에서 적당히 쓸 말한 검들을 찾았다.

어떤 상황에도 절대 깨어지지 않을 검이 필요했다.

[섬광의 레이피어]

[등급 : A급.( 일반)]

[능력 : 근력 플러스74]

[특수능력 : 빛의 일격]

[설명 : 성기사가 사용하던 무기.

언데드나 불온한 존재들에게 추가 타격을 입힌다.]

능력치는 좋아 보였지만 A급이었다.

몇 번 또 사용하다 보면 깨져버릴 확률이 높았다.

[천둔검]

[등급 : A급.( 희귀)]

[능력 : 없음]

[특수능력 : 부러지지 않는 신념]

[오래 전 선인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검.

심해 깊은 곳에서 몇만 년 동안 가라앉아있던 금속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강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부러지지 않는 신념 : 검의 무게가 상당하지만 그만큼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가격 : 95000 골드]

‘이거다.’

[천둔검을 구매하시겠습니까?]

‘구매한다!’

[천둔검을 구매하셨습니다.

[구매하신 아이템은 인벤토리로 이동합니다.]

재준은 바로 인벤토리에서 천둔검을 꺼냈다.

푸른빛이 맴도는 검신은 설명창에 적힌 대로 무게가 상당했다.

만약 재준이 아니었다면 평범한 헌터들을 들고 휘두르기도 힘들 정도로 무거웠다.

‘마음에 드는군.’

스윽

재준은 조심히 천둔검의 날을 손으로 쓸었다.

손가락 끝이 살짝 베이며 핏방울이 맺혔다.

핏방울이 검신에 떨어지면서 검신에 스며들었다.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부러지지만 말아라.’

천둔검이 알았다고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우웅―하고 울었다.

그때.

재준이 고개를 홱 하고 들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권속이 순식간에 죽었다.

마기를 머금은 인간 따위가 권속들을 이렇게 손쉽게 죽일 수 있을 리 없었다.

‘드디어 잡았다.’

재준이 열린 창문으로 몸을 날렸다.

헤스티아를 올라타고 기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움직였다.

그 뒤로 미노와 타라사가 따라붙었다.

‘응?

저곳은?’

수많은 기자진들과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 보였다.

재준은 헤스티아에서 뛰어내렸다.

쿠웅!

“어엇?

용기사?”

“아니.

뭔가 좀 다른데?”

찰칵찰칵!

기자들은 재준을 사진으로 찍어대면서도 감히 가까이 다가오지 못했다.

뒤에서 보좌하듯 쫓아오듯 미노가 인간형이 아닌 본신의 모습이라는 것도 있지만.

재준은 현재 인간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마에 돋아난 뿔과 등 뒤로 난 루시퍼의 화염 날개가 그랬다.

사람들이 바글거렸지만 모두 관심 없는 작자들이었다.

‘귀안!’

[귀안을 시전합니다!]

귀안이 시전되면서 주변의 모든 마나의 흐름이 재준의 눈에 들어왔다.

압도적인 마기의 흐름이 국회의사당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날 일부로 부르기라도 하는 것 같다.’

뭐.

상관없다.

“용,용기사님?

혹시 인터뷰 가능하시겠습니까?”

누군가 재준에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얼핏 보면 그냥 용감한 기자로 보이겠지만 재준의 눈에는 확실하게 보였다.

‘마기에 물든 인간.’

재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재준이 물끄러미 쳐다보자 실수인 척 하면서 재준에게 가까이 붙으며 속삭였다.

“...동생분의 죽음은 아주 재밌게 잘 보셨다고 벨페고르님이 전하셨습니다.”

순간 재준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남자는 눈빛에 움찔했지만 재준이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비릿하게 웃었다.

‘네까짓 놈이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나를 어쩔 수나 있겠어?’

그때.

재준의 손이 남자의 머리로 향했다.

머리통을 꽉 움켜쥐자 남자의 표정이 그제야 사색이 되었다.

“뭐,뭐 하는 거야?

이거 놔!”

남자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꽉 잡힌 손은 풀어지지 않았다.

[주인!

눈이 너무 많다!]

‘눈이 많다고?’

재준의 무감각한 눈이 주위를 살폈다.

찰칵찰칵!

이미 재준의 모든 행동을 카메라와 기자들이 보도하고 있는 중이었다.

“...크킄 넌 나를 죽일 수 없어.

나를 죽이는 순간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거라고.”

재준이 남자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잡종 마왕.

넌 절대.

벨페고르님을..”

재준이 피식 웃었다.

‘어이가 없군.

사람들의 눈을 신경 써?’

재준의 눈에 살기가 형형히 떠올랐다.

남자의 표정에 서서히 공포로 일그러졌다.

“잠,잠깐!”

퍼억!

재준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며 남자의 머리통이 터졌다.

사방으로 하얀 뇌수와 핏물이 튀었다.

“꺄아아아아악!”

“용기사가 사람을 죽였다!”

핏물을 뒤집어쓴 사람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미.

그딴 것 신경 쓰지 않은지 오래다.’

공포와 고통으로 일그러진 남자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터억!

터억!

재준의 뒤로 마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모두 한쪽 무릎을 꿇은 복종의 자세였다.

“잘 들어라.”

“네.

마왕이시여!”

“이곳의 인간 사이에 섞여 있는 모든 마왕의 권속과 종속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라.

방해하는 인간이 있으면 없애도 좋다.”

“네.

알겠습니다!”

마족들이 국회의사당으로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던 벨페고르에 추종자들은 보이는 족족 마족들에게 추살되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부 방송으로 실시간 중계가 되는 중이었다.

“...용,용기사와 마족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살,살려줘!”

카메라는 거대한 체형의 마족이 인간의 목을 뜯어내는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끄아아아아악!”

우드드득!

재준은 살육의 현장을 지나 국회의사당 안쪽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

커다란 정문을 열고 들어가자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뒤쪽으로 모여서 공포에 질린 눈으로 재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기 있군.’

재준은 한 눈에 벨페고르를 알아봤다.

지독하게도 많은 양의 마기를 내뿜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대부분 벨페고르의 추종자들이었다.

재준과 눈이 마주친 벨페고르가 붉은 입술을 말아 올리며 웃었다.

“저 자가 용기사?”

“용,용기사는 무슨!

지금까지 한 짓을 보면 모릅니까?

살인마입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속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황동수와 강준용이었다.

황동수는 경악한 눈으로 재준을 쳐다봤다.

“...최재준..헌터님?”

그때 경찰관 한 명이 재준에게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멈춰라!

더는 다가오면 발포한다!”

이 남자 역시 마기에 감염된 사람이었다.

재준은 이제야 벨페고르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나를 철저히 악당으로 만들려는 속셈이군.’

벨페고르는 뭔가 기대하는 눈빛으로 재준을 쳐다봤다.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천둔검을 꺼내 들었다.

“...최재준 헌터님!”

“이 자리에서 빨리 벗어나세요.”

재준은 강준용을 쳐다보며 말했다.

강준용은 어두운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황동수를 비롯한 몇을 붙잡고 바로 점프 능력을 사용했다.

이곳에서 죽이지 말아야 할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국회의사당 밖을 정리한 재준의 마족들이 문 안으로 들어섰다.

금세 마족들로 가득 찼다.

“움,움직이지 말라고!”

남자는 마족들이 많아지자 겁이 나는듯 재준과 벨페고르의 얼굴을 번갈아 봤다.

“전부 다 처리해.”

“네.

알겠습니다!”

“미,미친놈!”

타앙타앙!

남자가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을 재준에게 발사했다.

하지만 총알은 오우거 마족 웨거의 손에 간단히 막혔다.

크르르르르르

“벨,벨페고르님!”

콰앙!

남자가 겁에 질린 채 부르짖었지만 웨거의 주먹에 의해 짓이겨졌다.

“끄아아아악!”

콰아앙!

국회의원 고길동이 공포에 떨며 아현의 옆에 달라붙었다.

“네년도 S급이라며?

어서!

어서 저놈 좀 어떻게 해봐!응?”

고길동은 여전히 아현이 벨페고르임을 모르고 있었다.

아현은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고길동을 쳐다봤다.

“뭘 웃기만 하는 거냐고!”

피익!

순간 고길동의 움직임이 멈췄다.

고길동은 목 언저리에서 뭔가 질척이는 감각에 손을 들어 더듬거렸다.

‘응?

왜 피가?’

그리고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머리가 떨어졌다.

“거참.

말이 너무 많아 노인네가.쯔쯔”

아현은 아직도 눈을 부릅뜨고 있는 머리를 집어 들고 그대로 벽에 짓이겼다.

“이제 잘 보이지?”

탁탁―

손을 털면서 싱긋 웃은 아현이 재준에게 걸어왔다.

“이제 구경꾼들도 다 사라졌고 우리 오붓하게 대화나 할까?”

크아아아아아!

재준의 권속 중 하나가 아현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철퇴 같은 양손을 아현의 머리에 휘둘렀다.

피이익!

순간적으로 아현의 손에서 붉은 실다발 같은 것이 풀어 나오면서 권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주인들 이야기하는데 버르장머리가 없네.”

촤르륵

마족의 몸이 수십 조각으로 나뉘어 바닥에 흩날렸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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