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17화 (117/143)

00117 [EP13.사이비종교]―

[EP13.사이비종교]

악마들은 타고난 사냥꾼들이었다.

일반 몬스터들에 비해 전투능력이 모자라도,자신들보다 약한 상대만을 집요하게 노리고 공격하는 특성이 있었다.

악마들이 처음 터져 나온 곳은 교회에서였다.

처음에는 그저 연기처럼 검은 마기가 어딘가에서 피어올랐다.

마기가 예배당에 퍼지면서 예배당에 있던 사람들은 당황했다.

“뭐,뭐야?”

“불이라고 났나 봐!”

“어서 빨리 밖으로 나가세요!”

하지만.

예배당 문에 굳게 걸어 잠긴 상태였다.

“형제분들 걱정마세요.

다 잘될 겁니다!”

마이크를 통해 울려퍼지는 건 신도들이 그동안 믿고 따르던 목사였다.

“신 목사님?

이게 대체?”

“새로운 구원자분이 오셨으니까.

그저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기도하시면 됩니다!

자자!

다들 자리에 앉으세요!”

목사는 환하게 웃으면서 신도들을 이끌었다.

흰자가 사라지고 검게 물든 기괴한 눈동자가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목사의 말을 들었을지도 모를 정도로 착한 모습이었다.

“..신 목사가 이상해!”

“어서 나가야 해!”

“내보내 줘!”

그러는 도중에도 검게 피어오르는 마기가 점점 더 진해졌다.

이제는 바로 옆의 사람의 얼굴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굳게 닫힌 문틈 사이로 마기가 피어올랐다.

쾅쾅쾅!

사람들은 다 같이 예배당 문에 매달려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안에 불이 났나 봐!”

“모두 이리 와서 좀 도와줘요!”

교회 바깥에서도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쯔쯔.

어리석은 사람들 같으니라고.”

신 목사는 혀를 차면서 사람들을 내려다봤다.

‘위대한 그분의 뜻을 받들지 못하는 자들은 모두 도태될 뿐이야.’

신 목사의 몸이 서서히 바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우드드득

그러면서 동시에 살이 풍선처럼 늘어나면서 몸이 커지기 시작했다.

늘어난 가죽의 살 밑으로 검은 피부가 보였다.

크르르르르―

신 목사의 입에서는 거친 짐승의 숨결이 터져 나왔다.

놀랍게도 입에서는 바닥에서 흘러나오는 것과 똑같은 마기가 벌컥벌컥 쏟아졌다.

우드드드득!

신 목사의 몸은 서서히 사람이 아닌 무엇인가로 변해갔다.

신장이 대략 3M가 넘는 거구.

바로 전에까지 올려다봐야 했던 예수상을 이제 내려다보는 높이까지 올라왔다.

이마 양옆으로 길게 뻗은 뿔과 입에서 삐져나온 두 쌍의 송곳니가 눈에 띄었다,

그것뿐만 아니라 등 뒤로 펄럭이는 2개의 날개에는 날카로운 갈고리처럼 휘어있었다.

쿠웅!

우지끈!

살짝 몸을 비틀었을 뿐이었는데 나무로 된 단상이 무너져내렸다.

“뒤에 뭐가 있어!”

“뭐?”

뒤돌아선 사람들은 마기 속에서 일렁이는 두 개의 불덩어리를 확인했다.

“저게 뭐지?”

두 개의 불덩어리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쿠웅!

쿠웅!

그럴 때마다 교회가 울리면서 예배당의 의자들이 무언가에 밟혀 산산조각이 났다.

사람들은 곧 두 개의 불덩어리가 무언가의 눈동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누가 제일 먼저 구원 받을 텐가?]

사람들의 시선이 바로 앞에까지 나타난 붉은 눈동자를 향했다.

악마는 묵묵히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기뻐하라.

너희들은 죽어서도 영원히 그분의 품속에 있을 것이다!]

악마는 입술을 말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은 모두 움직임을 멈춘 채 멍하니 악마만 쳐다봤다.

악마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악마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머리를 들어 과자처럼 씹어먹을 때.

그제야 입 밖으로 비명을 내지를 수 있었다.

“살려줘어!괴물이야!”

“으어어엉!

살려줘!”

쾅쾅쾅!

으적으적!

퍼억!

교회 밖에 있던 사람들은 문을 여는 것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안에서 들려오는 피륙의 절단 음이 너무 생생하게 들려온 탓이었다.

바로 전에까지 꼭 부셔야 했던 예배당 문이 이제는 뭔가를 봉인하고 있는 문처럼 느껴졌다.

“헉!”

문 바로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뒤로 재빨리 물러섰다.

“피,피?”

예배당 밑으로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피의 양만 보더라도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으,으아아아악!”

남자는 피를 보자마자 바로 뒤돌아 뛰기 시작했다.

몰려있던 사람들을 사정없이 밀치며 달렸다.

그리고 남자의 판단은 적절했다.

콰드드득!

아무리 부수려고 해도 결코 부서지지 않던 두꺼운 예배당 문이 반으로 갈라지며 쓰러졌다.

“...뭐,뭐야.”

막혀있던 장애물이 뚫리며 안에 있던 마기들이 순식간에 주변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배경 삼아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오는 것이 있었다.

“어어?”

쿠웅!

쿠웅!

거대한 동체는 사람들 앞에 서서 주변을 여유롭게 쳐다봤다.

악마는 양팔을 힘껏 피며 새로운 세상을 만끽했다.

[세상을 짓밟고 그분의 뜻을 널리 알려라!]

악마의 말에 반응하듯 시체들이 꿈틀거렸다.

부우우욱!

시체는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그 안에서 뭔가가 터져 나왔다.

소형 악마들이었다.

악마들은 몸을 비척거리다 곧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키이이익!

악마들의 먹이인 인간들이 눈앞에 득실거렸다.

영원한 주인이신 그분의 말씀에 따라 인간들에게 달려들었다.

'인간을 죽여라!

그들의 피와 살로 배를 채워라!'

키이이이익!

키이익!

곧 교회 주변은 피와 살육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거대한 악마가 울부짖었다.

악마의 이름은 발록이었다.

바퓰라는 김응룡과 함께 최대한 빨리 혜선의 학교로 향하는 중이었다.

“연락은 되나?”

“안됩니다.”

옆에서 혜선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던 김응룡이 고개를 저었다.

바퓰라는 재준이 명령한 대로 전 마족들과 권속들을 서울 곳곳으로 보내놓은 상태였다.

악마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생겨났지만.

재준의 이러한 명령 때문에 서울에서는 피해가 전무하다 싶었다.

하지만.

조금 전 혜선의 학교 근처의 교회에서 발생한 악마들은 뭔가 달랐다.

마족인 바퓰라가 기감을 느끼고 몸이 떨릴 정도로 강대한 마력이었다.

‘이 정도의 기운이면 마왕님이나 히드라 님 정도는 직접 나셔야 한다.’

바퓰라는 김응룡을 비롯한 여러 권속들과 현장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목적은 마왕님의 여동생인 혜선의 안전한 대피였다.

김응룡이 미리 혜선의 곁에 붙여놓은 사람이 연락이 안 되는 것을 보면 다급한 상황으로 보였다.

“나 먼저 가겠다!”

바퓰라는 재빨리 차에서 뛰어내렸다.

자동차로 타고 가는 것이 그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졌다.

두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두껍고 길게 변하면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파바바밧!

마족화 된 두 다리가 질주하자 조금 전까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게 도로를 가로질러갔다.

혜선의 학교.

이제 막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이 되어가자 축구를 하던 학생들은 부랴부랴 교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야 5교시 담임이던가?”

“아 몰라.

수업받기 싫다.”

“쨀까?”

“미친놈.

그럴 용기나 있냐?”

“지는.”

학생들은 킥킥 거리며 학교 앞에서 신발을 갈아신는 중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간 지 오래였다.

“늦었다고 또 한 대 맞겠네.”

한 친구의 말에 다른 녀석들도 시계를 확인하고 표정이 급해졌다.

담임은 조금이라도 늦는 것에 굉장히 민감했다.

특히 자신의 반에 대해서는 더더욱 말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남학생 한 명이 하늘에 떠 있는 뭔가를 발견했다.

“어?

뭐지?

새인가?”

다른 남학생 두 명도 똑같이 하늘을 올려다봤다.

두 개의 커다란 날개.

마치 사람과 같은 형체였다.

“박쥐..인간?”

“대박.

몬스터 아니야?”

“야.

몬스터가 서울 한복판에 왜 있냐?”

“요즘 몬스터들로 난리인 거 모르냐?”

학생들이 자기들이 대화를 하는 사이 몬스터는 점점 더 그들에게 다가왔다.

“야야.

저거 우리 쪽으로 오는데?”

“미친!

뛰어!”

남학생들은 재빨리 건물 안으로 뛰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날개 달린 몬스터는 훨씬 더 빨랐다.

휘이이이이익!

거친 날갯짓 소리와 함께 다가온 거친 손이 학생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끄으윽!”

몸부림치는 학생을 공중으로 들어 올린 몬스터는 기쁜 듯 웃고 있었다.

아무리 학생이 발버둥을 쳐도 머리를 움켜쥔 손을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끔찍한 몬스터의 외견과 공포에 질려 제자리에서 바르르 떨기만 했다.

키이이이익!

악마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길게 울부짖었다.

거친 포효를 건물의 복도를 타고 학교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콰드득!

학생의 두개골에 악마의 손가락이 가볍게 파고들더니 단숨에 머리통을 부숴버렸다.

부서진 두개골에서 하얀 뇌수와 핏물이 섞여 사방으로 튀었다.

“으아아아아아악!”

“괴,괴물이야!”

피와 뇌수를 뒤집어쓴 남학생들이 내지르는 비명에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걸어 나왔다.

“뭐,뭐야?”

동시에.

수십 마리의 악마들이 학교의 창문을 뚫고 교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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