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16화 (116/143)

00116 [EP13.사이비종교]―

[EP13.사이비종교]

악마는 바로 전에까지 목을 물어뜯던 인간의 시체를 발로 거칠게 밀어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인간들의 기운이 느껴졌다.

후우욱!

한층 더 커지고 우람해진 날개가 펄럭일 때마다 묵직한 바람이 휘날렸다.

악마들은 재준을 힐끗 쳐다보고는 위협하듯 이를 드러냈다.

크르르르―

하지만 위협만 할 뿐 몸을 홱 돌려서 도시로 향했다.

재준은 곧바로 놈들을 향해 달렸다.

몸이 변하고 나서 악마들의 신체적 능력은 더욱 향상되었다.

변하기 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빙백의 창!]

타라사가 놈들을 가로막으며 빙백의 창을 시전했다.

우우우웅―

사방에서 생겨난 아공간에서 얼음의 창이 쏟아지며 악마를 공격했다.

크아아아악!

푸욱!

악마들의 몸에 수십 개의 빙백이 창이 꽂혔다.

빙백의 창은 그것뿐만 아니라 상처를 입힌 온몸을 동상처럼 얼려버렸다.

콰앙!

타라사의 거대한 꼬리가 거친 파공성을 일으키며 악마들을 깨부쉈다.

산산이 조각난 파편들이 허공에 흩날리며 빛을 받아 반짝였다.

‘후우.’

이제 끝인가?

땅에 추락한 악마들은 미노의 주먹에 피떡이 되어 사라졌다.

“저놈들은 대체 뭐지?”

[마계의 악마들 같은데 뭔가 달랐다.]

“인간을 잡아먹더니 더 커지고 강해졌어.

매번 그러는 건 아니겠지?”

[글쎄.]

만약 정말 그렇다면 꽤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 같았다.

특히 도시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그때 재준의 전화가 울렸다.

사이비 종교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 내렸던 김응룡이었다.

재준은 왠지 지금 갑자기 울리는 이 전화가 불안하게 느껴졌다.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김응룡의 다급한 음성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마왕님!

급하게 말씀드릴 일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사이비 종교를 믿던 일반인들이 갑자기 악마로 변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되는데?”

<...지금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은 수습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재준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사실로 다가왔다.

“서울은?”

<서울은 아직까지 괜찮습니다만..

남쪽의 악마들이 올라온다면 어떻게 될지..>

“우선은 알았다.

지방에 나가 있는 직원 전부다 서울로 모이라 하고 길드원들하고 같이 최대한 악마 새끼들 잡아.

사람들 피해 없게 하고.”

<네.

알겠습니다!>

재준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헤스티아의 등에 올라탔다.

콰앙!

그때였다.

길드 건물로 돌아가자고 말하려는데 멀리 보이는 도시의 건물 중 하나가 거친 폭발음과 함께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제길!’

재준은 곧바로 전화기를 들어 바퓰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길드장님!>

“지금 당장 김응룡이랑 같이 서울로 들어오려는 악마 새끼들이나 이상한 낌새 보이는 사이비 놈들 죄다 잡아!”

<악마 말입니까?>

“응.

딱 보면 알 거야.

김응룡한테 말해놨으니까 설명 잘 듣고!”

재준은 바로 전화를 끊고 도시로 향했다.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가까이 가보니 도시 곳곳은 이미 악마들로 인해 점령당한 상태였다.

타타타탕!

“사,살려줘!”

“저리 가!”

군 병력이나 얼마 있지 않은 헌터들은 악마들 전부를 잡을 수 없었다.

몇몇 세던 악마들은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했고 결국엔 헌터들도 잡아먹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끄아아아악!”

재준의 눈에 악마에서 팔을 뜯긴 채 먹혀가는 남자가 들어왔다.

“...주,죽여줘.”

남자는 살려달라기 말하기 보다 죽여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재준은 자기도 모르게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좀 더 빨리 행동했어야 했어.’

벨페고르가 부활했다는 것을 알면서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였다.

재준의 몸에서 분노가 섞인 마나가 회오리 치듯 주위로 퍼져나갔다.

키이이익!

사람들을 공격하던 초기의 악마들과 약한 모습의 악마들은 재준의 기를 느끼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어김없이 뒤도 안 돌아 보고 도망쳤다.

“타라사 저놈들 다 죽여.”

[알았다.]

타라사가 몸을 최대까지 키워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악마들을 잡아 죽이기 시작했다.

타라사의 서리의 숨결과 마법이면 대부분 즉사였다.

처억!

크르르르르―

그때.

재준을 피하지 않고 앞으로 나서는 악마가 있었다.

쿠웅!

외눈박이의 악마였다.

피부는 일반 악마와 같이 칠흑처럼 어두웠지만 작은 칼날 간 돌기들이 온몸에 돋아나 있었다.

악마는 외눈으로 재준을 살피며 말했다.

[마왕.

왜 우리를 방해하는 거냐.]

“방해?”

[그렇다.

인간계를 마침내 마계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왜 방해하지?]

저벅저벅!

외눈박이 악마가 말하는 동안에 다른 악마들이 그 옆에 나란히 섰다.

모두 똑같은 외눈박이 악마들이었다.

[우리를 방해하지 말아라.

마지막으로 하는 충고다.]

‘충고?

어이없군.’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바로 재앙의 흡혈검을 뽑아 들고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더는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어 보였다.

파바밧!

악마들의 눈에서 빛이 일렁였다.

화아아악!

그러더니 동시에 눈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재준은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피해 몸을 최대한 바닥에 붙어서 이동했다.

그리고 칼날을 세워 바로 앞에 있는 악마의 몸을 정수리에서부터 가랑이까지 수직으로 그러 버렸다.

스걱!

재준은 곧바로 악마를 지나쳐서 다른 악마에게 검을 휘둘렀다.

‘공간 베기!’

[공간 베기를 시전합니다!]

재준은 가능한 빠르게 검을 그었다.

지이이이이잉!

퍼억!

동시에 3마리의 악마의 머리가 으스러지며 뒤로 넘어갔다.

[강하다!]

남은 한 마리의 외눈박이 악마가 재준의 실력을 확인하자마자 몸을 뒤로 날렸다.

상대가 안 되는 것을 알고 바로 도망치려는 것이었다.

‘그럴 줄 알았다!’

‘그림자 이동!’

[그림자 이동을 시전합니다!]

재준의 몸이 악마의 그림자에서 빠져나오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놈은 순식간에 저편으로 도망간 상태였다.

‘뭐가 저렇게 빨라?’

재준이 그림자를 통해 빠져나오는 속도보다 녀석이 도망치는 속도가 더 빨랐던 것이다.

더구나.

놈들은 진화할 때마다 압도적으로 강해지고 있었다.

‘더 강해지기 전에 지금 다 잡아 죽여야 된다!’

재준은 재빨리 인벤토리에서 활을 꺼내 들었다.

영지전에서 승리하고 얻었던 보물급 활인 페뇨일트였다.

[페뇨일트]

[등급 : 보물]

[권능 : 절대의 화살]

[설명 : 타천사 트시르탄의 활.

발사되면 절대 빗나가지 않는 화살을 무형의 화살을 쏘아 보낸다.]

[절대의 화살 : 무형이며 발사되면 상대를 무조건 관통한다.

어떠한 회피기라도 피할 수 없다.]

재준이 활시위를 잡아 당기자 손에서부터 마나가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무형의 화살이 활 끝에 생겨났다.

우우우우우웅―

시위를 잡아당기는 시간이 길수록 점점 더 마나가 모여드는 양이 많아졌다.

‘이쯤이면 되겠지.’

‘절대의 화살!’

[절대의 화살을 시전합니다!]

콰아아아앙!

활시위를 놓자 커다란 폭음과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무형의 화살이 쏘아졌다.

공기가 일렁이며 묵직한 파공성이 퍼져나갔다.

악마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무언가를 느끼며 재빨리 몸을 틀었다.

하지만 절대의 화살은 악마를 놓치지 않았다.

몸을 트는 악마의 머리를 향해 정확히 쏘아져 나갔다.

악마는 공기의 일렁임으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피할 수 없다!]

악마는 그 순간 제자리에 멈춰서서 재준을 노려봤다.

[네놈은 결코 벨페고르 님에게!]

악마는 말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머리가 터져나갔다.

흩어진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튀었다.

[외눈박이 악마를 처치했습니다!]

[주인.

하늘에 날아드는 악마 놈들은 전부 처리했다!]

[땅에 떨어진 놈들도 전부 죽였습니다!]

미노와 타라사가 재준에게 다가오며 소리쳤다.

시가지에는 더는 악마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도,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깔렸어요!”

“끄으윽!”

부서진 건물들과 악마들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의 신음으로 인해 아비규환이었다.

안타까운 건 이들을 위해 재준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위이이잉―

재준의 전화는 아까부터 계속해서 울어대는 중이었다.

발신인은 황동수였다.

“네.

최재준입니다.”

<헌터님!

혹시 지금 어디십니까?>

“...지금 서울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재준은 애써 눈앞에 사람들을 외면했다.

지금은.

‘서울로 향해야 한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끌다가는 서울이 위험할 수도 있어.’

<...지금 서울에 엄청난 몬스터가 나타났습니다!

최재준 헌터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위치가 어딥니까?”

<...>

재준은 이를 악다물었다.

황동수가 말한 위치는 다름 아닌 혜선의 학교였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