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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106화 (106/143)

00106 [EP12.마왕의 나들이]―

[EP12.마왕의 나들이]

재준은 아침을 대충 챙겨 먹고 바로 공사 중인 건물로 향했다.

부서진 도로나 전력선을 복구하는 몇몇 인부들이 눈에 띄었다.

‘응?’

그때 재준의 눈에 사람들의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모두 재준의 건물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헌터들인가?’

재준이 가까이 다가가자 누군가 막아 세웠다.

얼핏 보면 검은 양복을 입은 헌터 협회 직원으로 보였지만 거칠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아니었다.

“잠시만요.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말이 협조지 저리 비켜 있으란 뜻이었다.

“제가 이 건물 주인인데,이 건물에 무슨 볼일이라도 있습니까?”

“...건물 주인?

남자는 재준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위아래로 살피더니 뒤쪽으로 달려가서 누군가에게 귓말로 말했다.

“형씨.

형씨가 이 건물 주인이라고?”

짧은 머리에 싸늘한 인상의 남자였다.

왼쪽 귀하나가 뭔가에 씹어 먹힌 듯 잘려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목에 맨 넥타이가 불편한 듯 자꾸 손으로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 건물 주인이 최성호란 작잔데 얼마 전에 죽었거든.

근데 이 건물이 당신 거야?”

남자는 건물에 씐 투명한 막 때문에 못 들어가는 것도 짜증이 나 죽겠는데 뭔지 모를 것이 와서 주인이라고 말하자 혈압이 올랐다.

남자의 부하들이 재준의 퇴로를 막으며 둘러쌌다.

“왜?

쫄았어?

말해보라니까?”

남자가 피식 웃으면서 재준의 볼을 툭툭 쳤다.

벌어진 자켓 안쪽으로 단검이 보였다.

얼마나 피를 많이 묻혔는지 단검에서 비릿한 피향이 올라왔다.

‘어지간히도 죽였군.’

“최성호 그 새끼 때문에 가뜩이나 짜증 나 죽겠는데 별 같잖은 게 난리네.

이 새끼 적당히 팔다리 힘줄 하나씩 끊어서 갔다 버려.”

“네.

형님!”

놈들은 이런 명령이 익숙한지 뒤에서 재준의 팔을 움켜잡고 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써도 재준의 몸을 움직여지지 않았다.

“뭐,뭐야?”

재준은 가볍게 놈들을 툭 밀어냈다.

하지만 결과는 가볍지 않았다.

바닥에 우당탕 구르는 놈들을 뒤로 재준이 건물로 걸어가며 말했다.

“이 건물 내가 엊그제 사들였는데?

왜?

들어가고 싶어?”

재준의 눈이 싸늘하게 빛내며 남자를 쳐다봤다.

“미친놈.

거기 막혀서 못 들어간다.”

재준은 홱 뒤돌아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전까지 막혀있던 투명한 막은 사라진 상태였다.

“허참.

저거 뭐냐?

방금 전까지 막혀있던 거 맞냐?”

“..맞습니다.

형님.”

“야.

다 따라 들어가서 저 건방진 새끼 잡아다 꿀려.

내가 직접 썰어버린다.”

남자가 단검의 손잡이를 꽉 잡으며 재준을 따라 들어갔다.

재준은 유유히 건물 안을 살피면서 들어갔다.

불과 엊그제와 천지 차이로 바뀌는 중이었다.

반파되었던 건물은 이미 골조가 전부다 세워진 상태였다.

그것뿐만 아니라.

마왕성에서 익히 봤던 수많은 조각들이 벽에 하나하나 새겨져 있었다.

대부분 재준과 권속들의 모습이었다.

현대식의 방과 구조라기보다는 마왕성에서 봤던 웅장한 왕성 같은 느낌이었다.

카앙!

카앙!

뭔가를 조각하고 있던 배릭과 드워프들이 재준을 발견하고 달려왔다.

“허허허 신입!

왔나?

꽤 괜찮게 변하고 있지?”

“꽤 괜찮은 게 아니라 엄청나게 변했는데요?

창문이나 문만 달면 바로 이사와도 될 것 같아요.”

“내일 이면 전부다 완성될 거야!”

재준은 정말로 대만족이었다.

가본 적은 없지만 두바이에 있는 왕족들의 성이나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이대로 가구만 들여도 될 것 같은데?’

“응?

저것들은 뭐지?”

재준의 뒤를 따라오던 놈들이 어리둥절해 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형,형님 다른 건물인 거 같은데요?”

사방을 둘러보던 놈들이 재준과 배릭을 쳐다봤다.

“...뭐야 이건.

난쟁이들?”

“뭐라?

지금 저 인간 새끼가 우리한테 난쟁이라고 한 건가?”

“신입!

저것들 전부 다 목을 날려도 되나?”

드워프와 깡패 놈들의 시선에서 날카롭게 불똥이 튀었다.

“아하하.

걱정마세요.

제가 알아서 교육할게요.”

그러면서 재준은 다시 밖으로 향했다.

아직 다 지어지지도 않은 건물에서 피를 튀기기에는 재수가 없을 테니까.

재준은 가볍게 마력을 일으켜서 놈들을 전부 건물 입구로 밀어냈다.

놈들은 속수무책으로 몸이 질질 밀렸다.

“대체 무슨 볼일이기에 이 건물 앞에서 난리 치는 거야?”

짧은 머리의 두목이 조금은 긴장한 눈으로 재준을 살폈다.

재준이 능력을 사용하면 모습에 일반인이 아닌 헌터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무슨 볼일이냐고?”

두목은 여차하면 단검을 뽑아 들 생각으로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잡았다.

“최성호 그 새끼한테 받아야 할 서류가 있는데 말이지.

그 놈이 죽어버려서 말이야.

여기 건물 안에 있을 것 같은데 협조 좀 해주지?

사례는 두둑이 줄 테니까.”

재준은 두목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웃기는군.

그렇게 살기를 드러내면서 말하는데 속으려야 속을 수 없잖아.

솔직하게 죽이겠다고 말하는 게 낫지 않아?”

“크크크킄.

눈치가 빠른 놈이네.”

두목이 턱 끝으로 재준을 가리키자 뒤에 있던 부하들이 무기를 꼬아 들고 재준에게 달려들었다.

모두 일반인은 아니었고 헌터들이었다.

‘움직임으로 보면 전부다 C급 정도?’

단순히 깡패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특히 두목의 등급은 최소 B급에서 A급으로 보였다.

휘이익!

재준의 허벅지를 노리고 누군가 단검을 휘둘렀다.

재준은 가볍게 몸을 비틀며 놈의 목을 움켜쥐었다.

우드드득!

목뼈가 부서지면서 놈의 몸이 축 늘어졌다.

즉사였다.

“뭐야!

조져버려!”

재준이 너무나 쉽게 졸개를 죽이자 놈들은 당황한 눈치였다.

순식간에 재준을 둘러싸고 무기를 휘둘러댔다.

‘즉사의 시선!’

[즉사의 시선을 시전합니다!]

재준의 눈이 노란색으로 변하며 전방의 놈들의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앞에 있던 세 놈은 달려오던 자세로 기절하듯 나자빠졌다.

넘어진 놈들은 더는 일어나지 못했다.

“뭐,뭐야?”

“죽어!

이 괴물 새끼야!”

단검 하나가 날갯죽지 부위를 내리찍었다.

카앙!

단검은 브류나크의 갑옷에 막혔다.

“죽으라고!”

재차 단검을 휘둘러댔지만 역시나 재준의 옷깃도 건드리지 못했다.

재준은 급할 것 없이 놈들의 목을 부러뜨리며 쓰러뜨렸다.

‘이게 피를 튀기지도 않고 제일 깔끔하지.’

괜히 다 지어지지도 않은 새 건물에 피를 튀기고 싶지 않았다.

“살,살려줘!”

우드득!

털썩.

마지막 남은 한 놈의 목을 부러뜨렸을 때 남은 건 짧은 머리의 두목 하나였다.

재준은 즉사의 시선을 해지하며 놈에게 다가갔다.

“..급소 타격!”

놈의 몸이 재빠르게 재준의 사각으로 움직이더니 단검을 심장을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재준의 왼손에 바로 손이 붙들렸다.

“크헉!”

오른손이 마찬가지로 놈의 목을 움켜잡았다.

“이 건물에 있다는 게 뭐야?

네놈들은 또 뭐고?”

“크으윽!”

재준이 물었지만 놈에게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놈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고 나서야 재준이 숨통을 움켜쥐고 있어서 그런 것임을 깨달았다.

“아.

미안.

네놈들은 뭐 하는 놈들이지?”

두목은 손에 가하는 힘이 풀어지자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눈에 깃든 살기와 독기는 빠지지 않았다.

“...그냥 죽여서 묻는 게 빠르겠네.”

“...뭐?”

우드드득!

재준은 단숨에 두목의 목을 부러뜨렸다.

털썩.

‘굳이 힘들게 드잡이질 하면서 물어보는 것보다는 이게 낫겠지.’

[지정 가능한 권속 2533/10000]

[칠성파 두목 김응룡을 권속으로 지정하시겠습니까?]

‘지정한다!’

재준은 김응룡 뿐만 아니라 부하들도 전부 권속으로 지정했다.

으드드득.

“마왕이시여.”

권속으로 재구성된 놈들이 재준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놈들은 양복을 입은 인간의 모습 그대로였다.

“자,이제 말해봐.

네놈들 정체가 뭐고 여기서 노리는 게 뭔지.”

두목 김응룡은 죽기 전의 모습과 달리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저희는 어나더길드의 더러운 일을 봐주던 조직이었습니다.”

김응룡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되었다.

어나더길드가 칠성파에게 시켰던 더러운 일들은 모두 증거로 남겨뒀었고,그걸 찾아서 없애기 위해서 이곳으로 찾아온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재준이 직접 올라가서 샅샅이 뒤져봤지만 건물이 반파될 때 같이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책상 위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의뢰서 한 장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재준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최혜선 암살 의뢰?’

“어떤 씹어먹을 새끼가!”

재준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마력이 터져 나왔다.

쿠그그그긍!

건물이 울리면서 김응룡과 부하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바르르 떨었다.

"누가 내 동생을 죽이라고 의뢰했지?

최성호?"

"네.

그,그렇습니다."

재준은 이미 죽은 최성호를 떠올리며 분노로 몸을 떨었다.

더구나 의뢰 시기가 재준이 사라진 직후였다.

'내가 없어도 혜선이를 지켜줄 뭔가가 필요하다!'

재준은 마계가 아닌 인간계에도 자신의 세력을 일궈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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