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01화 (101/143)

00101 [EP12.마왕의 나들이]―

[EP12.마왕의 나들이]

‘저 놈은 뭐야?’

말라비틀어진 레라지에는 저번에 봐서 당연히 잘 알지만.

그 옆에 기생오라비 같이 생긴 마왕은 처음이었다.

놈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 안되는 외모에 50cm가 넘는 왕관을 쓰고 있었다.

터벅터벅.

낙타는 꼴에 마왕을 모시는 동물이랍시고 재준을 맹렬히 쏘아봤다.

‘그 마왕에 그 낙타네.’

재준은 애초에 이놈들이 자신의 마왕성을 쳐들어왔을 때부터 대화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빨리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생각뿐이었다.

“미노!”

[네.

주인님!]

“인간형 풀어.”

미노는 현재 터미네이터를 닮은 인간형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명령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소의 머리에 엄청난 크기의 미노타우로스로 변했다.

크르르르르

재준의 의도를 알아서인지 입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화염이 솟구쳤다.

“헉!

저,저놈은?”

레라지에는 미노의 얼굴만 보고도 자신의 마왕성에 나타나던 괴물이었음을 바로 알아차렸다.

뒤로 물러나는 그의 얼굴에 깃든 건 공포였다.

‘역시나군.’

재준은 씨익 웃었다.

“타라사.

저놈에 대해 알아?”

[흐음.

여자 같은 외모에 낙타,그리고 왕관이라.

들어 본 적은 있다.

파이몬.

마계의 왕자라고 불리는 마왕이다.

전투력보다 화려한 외모가 더 유명한 마왕이다.]

“이길 수 있겠어?”

타라사가 피식 웃더니 인간형을 풀었다.

몸이 서서히 커지더니 미노타우로스를 뛰어넘는 크기의 웅장한 동체를 드러냈다.

파이몬은 미노타우로스와 히드라를 보고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흐음!”

레라지에에게 히드라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 압도적이었다.

느껴지는 기운만으로 이미 자신은 히드라의 상대가 아니었다.

‘분명 바락 님에게 당해서 반쯤 시체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냥 소문이었군!’

파이몬과 레라지에의 머릿속에 비굴하게 빌더라도 당장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찼다.

하지만.

재준은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아무래도 너희 같은 놈들한테 내가 직접 손을 쓰기도 그렇군.

미노,타라사.

두 놈 다 그냥 없애버려.”

“잠,잠깐만 기다려라!”

레라지에가 손을 들며 항복의 표시를 전했지만 미노는 상관치 않았다.

‘주인이 죽이라고 했으면.’

[네놈은 그냥 죽으면 된다!]

미노가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레라지에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지만 미노에게는 그 정도 거리는 별 의미가 없었다.

미노는 땅을 박찬 순간에 이미 레라지에의 앞에 와 있었고,거칠게 레라지에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허억!”

레라지에는 찰나에 눈앞까지 다가온 미노를 보고 기겁했다,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뒤로 물러서자 미노의 거친 손아귀가 후욱 하고 눈앞을 지나갔다.

레라지에는 본능적으로 미노를 공격했다.

[지옥의 열풍!]

레라지에의 유일한 권능이었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수분을 모두 말려버리는 열풍이었다.

후우우우우욱!

열풍은 정면으로 미노의 얼굴을 덮쳤다.

‘적중했다!’

미노가 반응이 없자 레라지에는 공격이 통했음을 확신했다.

“이 괴물 놈!

정면으로 얼굴에 맞았으니 정신 차리기 힘들 것이다!”

레라지에가 득의만면한 미소를 띄었다.

크르르르르르!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냐.]

미노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로 말했다.

열풍을 직격으로 맞은 얼굴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한심할 정도로 약해 빠진 놈이군.]

미노의 양손이 레라지에의 양쪽 어깨를 움켜쥐었다.

콰득!

“으윽!

이거 놔라!”

[한 입만 먹고 놔주마!]

레라지에는 순간 미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노의 거대한 입이 쩌억 하고 벌어져서 눈앞으로 다가왔을 때나 겨우 깨달았다.

“잠,잠깐!

내가 졌다!

졌다고!”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며 외쳤지만 미노는 멈추지 않았다.

콰드드득!

레라지에의 머리통은 한입에 아래턱의 조금만 남기고 전부 사라졌다.

푸슉―

잘린 단면에서 피가 분수처럼 튀었다.

미노는 조금 전 삼겹살과 먹던 것처럼 레라지에를 남김없이 씹어먹었다.

우드득!

지켜보던 재준의 머릿속에 신호음이 울렸다.

띠링―

[마왕 레라지에를 처치했습니다!]

[사용자는 이미 마왕성이 존재합니다!]

[그의 세력을 일부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흐음.

이런 것도 있었네.’

재준은 지금 당장 살펴보고 싶었지만 타라사의 전투가 남았기에 시스템창을 껐다.

타라사의 전투는 또 다른 의미로 압도적이었다.

8개의 머리가 쉬지 않고 파이몬을 몰아붙였다.

파이몬은 공격은커녕 사방을 폴짝 뛰며 피하기 바빴다.

“비켜라!”

파이몬의 몸에서 모래바람이 치며 히드라의 머리를 공격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머리 하나가 모래에 휩싸이더니 압력에 의해 터져나갔다.

하지만 순식간에 머리는 다시 복원되어 입을 벌렸다.

콰아아아악!

냉기의 브레스가 파이몬을 덮쳤다.

파이몬은 자신의 낙타마저 버리며 허공을 뛰어올랐다.

그것은 최악의 선택이었다.

8개의 머리가 사각지대 없이 사방에서 파이몬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제길!”

콰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악!

사방에서 쏟아지는 냉기의 브레스에 파이몬이 얼음 동상으로 변했다.

그리고 타라사는 꼬리를 휘둘러 파이몬을 몸을 산산조각 냈다.

콰장창!

피까지 남김없이 얼어버린 몸뚱이는 마치 유리 조각처럼 산산이 흩날리며 부서졌다.

띠링―

[마왕 파이몬을 처치했습니다!]

[사용자는 이미 마왕성이 존재합니다!]

[그의 세력을 일부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레라지에를 처치했을 때와 똑같은 신호음이 울려 퍼졌다.

타라사와 미노는 다시 인간형으로 돌아와서 재준의 옆에 섰다.

“둘 다 잘했어.”

이제 남은 건.

기본 병력인가.

재준이 어떻게 할까 생각할 때 제법 강해 보이는 마족들이 누군가를 끌고 나왔다.

만신창이가 된 바퓰라였다.

“...마왕님이시여.

레라지에가 잡고 있던 마왕님의 포로입니다.”

바퓰라는 간신히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만신창이었다.

마족은 바퓰라는 재준의 바로 앞까지 데려와서 내려놓았다.

“허억허억”

숨만 겨우 헐떡이는 모습에 재준의 마음이 아파왔다.

죽을 때마다 재준의 마나로 다시 복원되다 보니.

놈들은 끊임없이 바퓰라를 죽이고 고문한 것이었다.

‘마왕의 구원!’

[마왕의 구원을 시전합니다!]

재준의 손에서 묵빛의 오로라가 풍기면서 바퓰라를 은은히 덮었다.

상처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온전한 상태로 치료가 되었다.

“바퓰라 정신이 들어?”

“마,마왕님!”

바퓰라가 서둘러 복종의 자세를 취했다.

재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바퓰라가 레라지에에게 붙잡혀 있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너무 무신경했군.’

“놈들이 너를 몇 번이나 죽였지?”

“..쩜95번입니다.”

많이도 죽였군.

‘그래 결정했다.’

“전부 죽인다.”

재준은 이번 참에 새로운 능력을 사용해보기로 결심했다.

우선 호문클로스 지팡이를 꺼내 마법을 시전했다.

우우우웅―

‘마법 감옥!’

[마법 감옥을 시전합니다!]

군대가 있는 곳에 투명한 막이 생겨나며 적을 전부 감쌌다.

그리고 재준은 스스로 보호막 안으로 들어갔다.

“뭐,뭐냐!

항복을 했잖아!”

‘즉사의 시선!’

[즉사의 시선을 시전합니다!]

재준의 두 눈이 바실리스크와 같은 노란색으로 변했다.

조금 전까지 재준을 향해 소리치던 마족이 갑자기 덜컥하고 멈추더니 뒤로 넘어갔다.

[마족 리무케를 처치했습니다!]

‘편리하군.’

그 마족뿐만이 아니었다.

재준과 눈이 마주치는 모든 마족들이 제자리에서 풀썩 쓰러지며 시체가 되었다.

[마족 아개를 처치했습니다!]

[마족 토스퍼를 처치했습니다!]

.

.

[마족 아니넬을 처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눈을 하나하나 마주쳐서 죽이기에는 재준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몰아치는 폭풍!’

[몰아치는 폭풍을 시전합니다!]

불완전한 마왕의 검에서 검은 마기가 폭발하듯 치솟았다.

마기는 곧 겁화의 검이 되어 적들을 향해 쏟아졌다.

콰과과과곽!

“끄아아아악!”

“죽여버려!”

스걱!

[마족 이루투를 처치했습니다!]

마족들은 재준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다가오려고 해도 재준의 노란색의 눈에 마주치면 공격할 틈도 없이 즉사해서 쓰러졌다.

재준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으아아아악!”

마족들이 비명과 괴성을 지르며 겁에 질려 재준에게 달려들었다.

‘공간 베기!’

[공간 베기를 시전합니다!]

지이이이잉!

푸아아아악!

뭉쳐있던 마족들의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며 피와 살이 공중에 튀었다.

‘검은 번개!’

[검은 번개를 시전합니다!]

파지지지직!

재준을 중심으로 번개가 사방으로 튀며 마족들을 태워 죽였다.

[마족 루토스를 처치했습니다!]

[마족 호간을 처치했습니다!]

‘겁화의 손길!’

[겁화의 손길을 시전합니다!]

화르르르륵!

땅이 갈라지며 그 틈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용암과 섞인 화염에 마족들이 타들어 가며 고통에 울부짖었다.

“끄아아아악!”

“제,제발!”

‘무료하군.’

주변의 상황과 다르게 재준은 별 감정이 없었다.

죽어가는 마족들이 당연하게만 느껴졌다.

얼마 가지 않아 마법 감옥 안에는 수북이 쌓인 시체의 산과 오도카니 서 있는 재준만 남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재준이 주변의 시체를 둘러봤다.

“너희들은 죽어서도 나의 종이 되어라.”

[지정 가능한 권속 403/10000]

[지정 가능한 권속 903/10000]

.

.

[지정 가능한 권속 1503/10000]

[지정 가능한 권속 2533/10000]

재준은 방금 전 죽인 모든 존재들을 권속으로 등록했다.

우드드득.

우득.

쓰러진 시체들을 밀어내며 권속이 된 마족들이 몸을 일으켰다.

“마왕이시여.”

“우리의 영원한 주인이시여.”

‘버러지 같은 것들.’

재준의 눈동자가 어느새 피처럼 붉게 번들거렸다.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탐식이시여.”

재준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탐식의 마왕이 되어 있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