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00화 (100/143)

00100 [EP11.드디어돌아왔다.]―

[EP11.드디어 돌아왔다.]

배릭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드워프로서 새로운 공법을 시도해 본다는 것에 대한 떨림이었다.

비단 이것은 배릭뿐만이 아니었다.

“어서 빨리 부어봐!

어서!”

커다란 원통을 중심으로 6명의 드워프가 둘러서 있었다.

그리고 원통에는 시멘트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거참.

기다려봐.

이 시멘트라는 게 녹으면 금방 굳어서 잘 써야 된다고.”

배릭이 자꾸 재촉하는 드워프를 힐끗 째려봤다.

이들은 현재 단순히 시멘트를 가지고 물에 녹여보고 있는 것만이 아니었다.

드워프가 가진 기술과 현대의 공법과 합쳐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중이었다.

촤르르르륵!

시멘트 가루에 배릭이 반짝반짝 빛나는 가루를 부었다.

마정석을 다진 가루였다.

거기에 마계에서 가져온 경도가 매우 단단한 마계의 돌가루도 같이 섞었다.

그리고.

조그만 유리병에서 투명한 액체를 몇 방울 떨어뜨렸다.

드워프들이 쇳물을 주조할 때 꼭 넣는 비약이었다.

비약이 들어가면 불순물들은 모두 태우고 경도를 수십 배는 더 단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자,이제 섞어!”

드워프들이 전부 달려들어서 가루를 필사적으로 휘젓기 시작했다.

시멘트 가루는 물을 넣지 않았는데도 천천히 녹으면서 걸쭉한 반죽이 되어갔다.

“오오오!”

서서히 반죽이 부풀어갔다.

마정석 가루에서 마나가 흘러나오면서 비약과 반응하기 시작했다.

부푼 반죽은 검은색의 찰흙처럼 변했다.

하지만 약간의 힘을 주면 밀릴 정도로 형편없었다.

더구나 손을 떼면 뚝뚝 떼어질 정도였다.

“이상하다.

분명히 비약까지 들어갔는데 말이지.”

“시멘트라는 게 형편없어서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우리 방법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시간만 버렸잖아!”

시멘트 반죽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굳어지거나 단단해지지 않았다.

“이상하다.”

배릭이 턱을 쓰다듬었다.

“그냥 우리 식으로 하자고.

그게 더 빠르겠어!”

“잠깐!”

배릭이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피워놓은 모닥불에 반죽을 살짝 떼어 넣었다.

그러자 시멘트 반죽이 순식간에 굳으며 보석처럼 단단해졌다.

“뭐,뭐야?”

"역시!

비약이 들어가서 그런지 불에 한번 달궈져야 단단해지는군!"

굳어서 만들어진 돌은 기존의 시멘트보다 몇십 배는 더 강한 경도를 자랑했다.

카앙!

배릭이 가지고 있던 배틀엑스로 내리쳐도 흠집 하나 없었다.

‘이 정도면 아만다티움 급은 아니더라도 비슷하다!’

드워프들은 모두 눈을 빛내며 반죽을 쳐다봤다.

“이것만 있으면.

무기든 방어구든 엄청나게 빨리 만들어낼 수 있겠어!”

“엄청난 발견이라고!”

드워프들은 밤이 새는지도 모르게 새로운 발견에 빠져서 건물을 지었다.

재준이 말한 대로 최강의 비밀요새를 위한 건물이었다.

집으로 돌아간 재준은 혜선과 바로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메뉴는 재준이 점심에 사다 준 삼겹살이었다.

거실에 커다란 식탁을 펴놓고 둘러앉았다.

치이이익!

미노의 먹성을 생각해서 족히 30인분은 사 왔는데 불판 두 개에 구워도 접시에 쌓이는 고기가 없었다.

미노가 먹으면 바로 헤스티아가 집어먹고를 반복했다.

“헤스티아!

그건 안 익은 거야!”

[맛있다!]

우물우물

혜선이 말렸지만 한번 들어간 고기는 입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

[이건 삼겹살이란 고기인데 돼지라는 지구의 생물의 제6 갈비뼈에서 뒷다리까지의 등심 아래 복부 부위를 말하는 것이다.

삼겹살이라는 이름은 근육과 근간지방이 세 개의 층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인데.

지방과 근육이 적당한 두께로 층을 이루고 있는 것을 양질로 치지.]

타라사는 어디서 봤는지 삼겹살을 넘어 돼지,그리고 동물에 대해 줄줄줄 읊어댔다.

“그런 건 다 어디서 배운 거야?”

[컴퓨터를 통해서 배웠다.]

“아까 타라사씨가 심심해하길래,오빠 컴퓨터로 사용방법 알려줬어.”

[인터넷이란 정말.

모르는 게 없더군.]

타라사가 삼겹살에 고추장을 살짝 얹어서 먹었다.

[역시 삼겹살은 고추장이지.]

‘하아.’

타라사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

혜선아 곧 이사갈거야.

짐 싸놔.”

“응?

왜?

우리 월세계약 아직 남았잖아.

집주인 아저씨가 빼래?”

“아니.

오빠 집 샀어.

이제 우리 집으로 가는 거야.”

집이라기보다는 건물이지만.

“정말?”

혜선이 해맑게 웃었다.

하긴.

매년 이사하는 것도 귀찮은 짓이었지.

“이번 주 내로 갈 거니까 미리미리 준비해.”

“응.

알았어.”

치이이이익

“아!

헤스티아!

그거 안 익은 거야!”

우물우물

[맛있다!]

그때.

재준의 머릿속에서 시트리의 음성이 울렸다.

[마왕님이시여!

레라지에가 군대를 이끌고 나타났습니다!]

‘흐음.’

재준은 기분이 확 나빠졌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어휴.

재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헤스티아와 미노,타라사도 덩달아 일어섰다.

“왜?

헤스티아랑만 다녀올게.”

어차피 헤스티아는 게이트를 열어야 했기 때문에 꼭 필요했다.

[아니다.

따라가겠다.]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타라사와 미노는 조금 전까지의 모습은 어디로 간데없고 두 눈을 빛내며 서 있었다.

본질은 둘 다 신화급 몬스터인 히드라와 미노타우로스였기 때문에 전투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면 즐겼지.

“그래.

빠르게 갔다 오자.”

“오빠 어디 가게?

이거 먹고가.”

“급한 일이라서.

굽고 있어.

식기 전에 다녀올게.”

재준은 아파트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헤스티아.

차원이동”

[차원이동!]

붉은색의 게이트가 아파트 옥상 중앙에 일렁이며 생겨났다.

재준은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급해 보이는 시트리의 얼굴과 마주했다.

“레라지에 그놈 어디 있어?”

콰아앙!

시트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마왕성에서 커다란 폭격음이 들려왔다.

재준의 몸이 순식간에 마왕성 밖으로 튀어 나갔다.

소리의 정체는 재준이 설치해놓은 포격탑에서였다.

포격탑 근처에는 썩은 음식물에 꼬인 수십의 초파리처럼 몬스터들이 들끓었다

우우우우웅!

파지지지직!

포격탑은 쉬지 않고 전력을 쏟아내며 적들을 섬멸 중이었다.

하지만 적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키이이익!

키에에에에엑!

몸을 날려서 포격탑의 입구를 틀어막는 것은 예사고 몸을 터뜨려 타격을 주기도 했다.

동시에 지상에서는 군대들이 마왕성을 공격 중이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외곽의 성벽을 부수고 데스나이트들과 격돌 중이었다.

스걱!

“죽어라!”

“쪽수로 몰아붙여!”

데스나이트가 불과 40기에 불구하고 적들의 숫자는 수백이 넘어 보였다.

문제는 그 뒤로도 훨씬 더 많은 군세가 기다리고 있었다.

“왜 저렇게 많아?”

“..아무래도 다른 마왕성의 군대도 끌고 온 것으로 보입니다.

레라지에 마왕뿐만 아니라 다른 마왕도 함께였습니다.”

“다른 마왕도?”

“네.

그렇습니다!”

시트리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다른 마왕이라.

‘누굴까 궁금하네.’

재준은 우선 저 날파리들과 군대들 부터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자연스럽게 마왕들이 나서겠지.’

재준의 손에 마나가 모여들었다.

과도하게 몰린 마나로 인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공간마저 일렁였다.

‘겁화의 손길!’

[겁화의 손길을 시전합니다!]

화르르르륵!

손에서 폭발하듯 여러 갈래의 불줄기가 쏟아져 나갔다.

불줄기들은 점점 두꺼워지더니 거대한 불기둥이 되었다.

콰르르르륵!

불기둥은 마족들을 한 마리도 빠짐없이 휘감았다.

키에에에엑!

불기둥은 그것도 모자라서 마왕성을 향해 돌진해오는 마족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화염은 습지마저 불태우며 마족들의 태반을 순식간에 재로 만들었다.

끄아아아아악!

“시트리!

마왕은 저 군대 안에 있는 게 틀림없지?”

“맞습니다!”

“그래?

가자!”

파이몬은 레라지에보다 훨씬 더 상위의 마왕이었다.

여자처럼 곱상한 얼굴에 커다란 왕관을 쓰고 다니며 자신의 강함을 나타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땅에 발을 닫는 것을 치욕으로 여겨 항상 낙타를 타고 다녔다.

‘따분하군.’

레라지에가 보물들을 준다고만 하지 않았으면 이곳에 따라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아아암.”

파이몬은 레라지에가 들으라는 듯이 하품을 해댔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 마왕놈이 나올 겁니다.”

“흥.”

그래봤자 이런 조그만 마왕성의 마왕일텐데뭐.

파이몬은 그런 하급 마왕에게 겁을 먹은 레라지에를 속으로 비웃었다.

저 앞에서 마족들과 몬스터를 막아서고 있는 데스나이트들은 조금은 봐줄 만 했지만 그뿐이었다.

수도 너무 적었고,자신이 나서면 순식간에 없앨 수 있었다.

그때.

강력한 불기둥이 허공에서 날아왔다.

살아있는 것처럼 불기둥은 마족들을 불태우고 데스나이트와 싸우던 마족들도 전부 잿가루로 만들었다.

“호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인간형의 마왕이었다.

파이몬은 이 마왕에게 호기심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던 인간형 마왕의 시선이 자신과 레라지에게로 향했다.

무척이나 차가운 눈길이 인상적이었다.

“너희들이냐?

시간 끌지 말고 한꺼번에 덤벼라.”

광오한 그 말투에 파이몬의 입이 씨익하고 말아 올라갔다.

레라지에는 화들짝 놀라며 옆으로 물러섰다.

파이몬이 이렇게 환하게 웃는 건.

그가 가장 화날 때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밌네.”

파이몬이 낙타를 몰아 재준에게 다가갔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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