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99화 (99/143)

00099 [EP11.드디어돌아왔다.]―

[EP11.드디어 돌아왔다.]

‘후우.’

확실히 마계의 공기는 지구의 공기와 느낌부터가 틀렸다.

지구의 공기가 가볍고 시원한 공기라면 마계는 끈적하고 밀도 높은 열대의 공기 같았다.

온 몸을 감싸는 높은 밀도의 마나를 느끼며 재준은 앞으로 걸어 나갔다.

“마왕이시여!”

어떻게 알았는지 수백의 마족들이 복종의 자세를 취하며 재준을 반겼다.

“...뭐.

잘들 지냈지?”

마족들은 고개를 푸욱 숙이며 아무 말도 없었다.

재준은 바로 마정석 광산으로 향했다.

드워프인 배릭에게 볼일이 있었다.

“시트리!

레라지에가 어디 있는지 알아놔.

볼일 보고 와서 바로 처리할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시트리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재준은 인간형으로 변한 헤스티아와 함께 마왕성 밖으로 향했다.

마왕성 밖으로 나선 재준은 순간 깜짝 놀랐다.

불과 얼마 안 된 사이에 마왕성 근처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었다.

‘...도시?’

예전이 습지 위에 세워진 시골 마을 풍경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제법 도시다운 티가 났다.

지구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높은 건물과 도로까지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돌 하나하나가 전부 가공되어 바닥에 타일처럼 박혀있었다.

건물들도 전부 단순히 벽과 바닥이 아니라 각종 용도에 맞게 장식품들이 달린 예술작품이었다.

도로를 돌아다니는 몇몇 드워프 들이 보이는 것을 보면 모두 그들의 솜씨인 것 같았다.

‘역시 드워프라고 해야 되나.’

그뿐만이 아니었다.

도시의 정중앙에는 한눈에 봐도 엄청난 크기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저거 나 아니야?’

[아빠다!]

바로 옆에서 재준의 생각을 증명하듯 헤스티아가 외쳤다.

재준의 형상을 한 석상은 근엄한 표정으로 습지 저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손에 들린 화려한 검은 하늘 높이 치켜들고 있었는데 수많은 마정석이 검신에 박혀서 반짝였다.

‘...대단하군.’

재준이 보기에도 세심하고 위압감이 드는 석상이었다.

재준은 마왕성 시가지의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이왕 이렇게 변한 곳을 살펴볼 생각이었다.

‘현재 마왕성 내의 마족이 몇이나 되었지?’

‘마왕성 창!’

[요새화된 습지의 마왕성]

[마왕 : 최재준]

[마족 수 : 592명]

[몬스터 수 : 7885마리]

[예산 : 139500골드]

[충성도 : 95프로]

[영지 상태 : 안정]

[포격탑과 데스나이트들로 마왕성의 방어가 올라갔다.

다만 아직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

마족의 수가 부족하다.]

‘으음.

아직 592명뿐이 안되네.’

그래서 그런지 빈 건물이 많아 보였다.

도시의 규모에 마족들의 수가 따르지 못하는 것이다.

쿠웅!

쿠웅!

커다란 석재를 지고 걸어가던 스톤골렘이 재준을 보더니 석재를 집어 던졌다.

콰앙

그러더니 재빨리 재준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

“이,이놈아 뭐 하는 거야?”

스톤골렘 위에 있던 드워프가 떨어지면서 바닥을 굴렀다.

드워프는 잔뜩 화가 난 채로 엎드려 있는 스톤골렘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퍼억!

“아야야야!

단단하기만 한 놈!”

하지만 오히려 발목만 삐끗한 드워프가 발목을 움켜잡은 채로 껑충껑충 뛰었다.

그러다 문득 재준과 눈이 마주쳤다.

드워프는 배릭의 동생인 아이시스였다.

“...마왕?”

헤스티아는 멍하니 중얼거리더니 스톤골렘의 옆으로 바싹 엎드렸다.

“미,미안..아니 죄송합니다!”

‘예전에는 도도하더니 지금은 왜 이렇게 순해졌지?’

아이시스는 힐끔거리며 재준의 눈치를 살폈다.

그 이유는 바로 뒤에 나타났다.

[마왕님이시여!]

멀린은 어디서 챙겨입었는지 드래곤의 무늬가 새겨진 로브를 펄럭이며 나타났다.

‘설마 저 드래곤 위의 기사가 나인가?’

멀린은 복종의 자세를 취하면서 아이시스를 힐끔 노려봤다.

아이시스는 몸을 움찔 떨 정도로 긴장하며 멀린의 눈치를 살폈다.

“그래.

잘하고 있었지?”

멀린이 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물론입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유령마 소환!]

멀린이 하얀 손을 흔들자 도로 위에 유령마가 이끄는 마차가 소환되었다.

‘흐음.’

재준은 헤스티아와 그 위에 올라탔다.

마차는 곧장 마정석 광산으로 향했다.

마정석 광산은 마왕성의 시가지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이 변해있었다.

마왕성의 시가지가 지상의 도시라면 마정석 광산은 지하 도시였다.

수많은 드워프 들이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주목하라!

위하신 마왕님이 방문하셨다!]

“위대하신 마왕이시여!”

멀린이 도시의 허공에 높이 떠오르며 크게 외치자,모든 드워프 들이 재준에게 복종의 자세를 취했다.

‘...드워프들은 내 권속이 아닐 텐데.’

몇몇 드워프 들이 재준보다 멀린의 눈치를 살피는 것을 보면.

‘교육을 단단히 시켰나 보네.’

멀린은 아무래도 조교에 특별한 소질이 있는 듯 보였다.

드워프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신입!

오랜만이야!

여기 어때?

많이 바뀌었지?”

“네.

마왕성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대단하네요.”

“우리 드워프들이 다른 건 몰라도 이런 쪽에서는 최고라고!

허허허허허”

멀린의 표정이 순간 움찔거렸지만 아무렇지 않아 하는 재준의 태도에 가만히 노려보기만 했다.

“아아.

별건 아니고요.

건물 하나 다시 세우려는데 드워프 도움 좀 받을까 해서요.”

“건물?

어디 있는 건가?

그 정도야 우리한텐 식은 죽 퍼먹기지!”

배릭이 어깨를 피며 말했다.

“인간계인데 같이 가줄 수 있죠?”

“인간계?”

배릭은 얼굴을 찌푸리며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신입과 함께라면 별문제 없겠지.”

“네.

별 마찰은 없을 거예요.”

재준은 배릭을 비롯한 드워프 5명과 함께 마왕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시프리.

레라지에의 위치는 파악했어?”

“...아직입니다.

마왕님이 나타나자마자 모습을 숨겼습니다.”

“그래?

하긴.

눈치가 좀 빠른 놈이긴 했어.”

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게이트 앞으로 향했다.

“우선은 살펴보기만 하다가 발견하는 즉시 나한테 말해.”

“네.

알겠습니다!”

재준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트리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마왕성을 이렇게까지 발전시킨 것은 아무래도 시트리의 공이 컸을 것이다.

‘뭐라도 상을 내려야 할 텐데.’

“시트리.

뭐 필요한 거라도 있나?”

“..네?”

시트리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재준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마왕님을 모시게 된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뭐가 좋을까.’

재준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뭔가를 떠올리곤 인벤토리를 열었다.

[재앙의 흡혈검]

[등급 : B급.( 희귀)]

[능력 : 근력플러스45]

[특수능력 : 흡혈]

[설명 : 흑마법사들이 고문하기 위해 만든 검.]

[흡혈 : 상대의 몸에 칼이 박혀있는 동안 피를 지속해서 흡수한다.]

투기장에서 보상으로 얻었던 흡혈검이었다.

마법형으로 보이는 시트리에게 이걸 주기에도 그렇고.

‘흐음.’

재준은 상점창을 열어서 무기창을 찾아봤다.

그곳에도 딱히 시트리에게 건넬만한 아이템이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재준은 손위에 마나를 끌어모았다.

서서히 압축되어가는 마나는 조그마한 구슬을 만들었다.

순수 마나로만 이루어진 구슬이었다.

마족들을 권속들로 만들 때 하나씩 줬던 것이었지만 시트리에게는 상으로 한 번 더 건넸다.

“...마왕님!”

시트리는 감명받은 눈으로 재준의 마나 구슬을 받았다.

‘좋아하니 다행이네.’

“다음에는 더 좋은 거로 줄 테니 열심히 해.”

헤스티아가 게이트를 만들었다.

파란색의 지구로 향하는 게이트였다.

재준은 배릭과 드워프들과 함께 게이트를 넘어갔다.

배릭은 게이트를 건너오자마자 반파된 건물을 살펴봤다.

“특이하군.

이건 무슨 재질이지?

돌을 깎아 만든 게 아니군?”

“아아.

시멘트라고 하는 건데.

구해다 줄까요?”

배릭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준은 원활한 작업을 위해서 스톤골렘 몇 마리를 붙여놓고 건설에 필요한 시멘트나 도구를 사 왔다.

배릭은 그새 시멘트나 현대의 공법에 대해 대부분 파악한 듯했다.

“신입!

이 건물은 무슨 용도로 사용할 건가?”

“흐음.

가능하면 강한 요새로 만들어주세요.

아무도 못 들어오는 비밀요새랄까?”

“비밀요새라.”

배릭의 두 눈이 반짝였다.

“좋았어.

그럼 우리가 말하는 재료 좀 구해주겠어?”

배릭이 건네주는 목록을 보며 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거만 있으면 되요?”

“그리고 스톤골렘도 훨씬 많이 필요해 적어도 30마리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군.”

“알겠어요.”

재준은 즉시 스톤골렘 20마리를 더 소환했다.

쿠웅!

쿠웅!

“기간은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글쎄.

며칠이면 될 거야.

흐흐흐”

배릭이 건물을 둘러보며 의미 모를 웃음소리를 내었다.

재준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호문클로스의 지팡이로 마법 감옥을 만들었다.

‘마법 감옥!’

[마법 감옥을 시전합니다!]

반투명한 방어막이 건물 전체를 감쌌다.

그리고 입구에 공사 중이라는 푯말도 박아놨다.

‘이 정도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겠지.’

혹시라도 들어오더라도 방어막에 막혀서 못 들어올 테지만 말이다.

재준은 드워프들을 보좌할 마족 몇 마리를 남겨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