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98화 (98/143)

00098 [EP11.드디어돌아왔다.]―

[EP11.드디어 돌아왔다.]

재준과 지훈은 집 근처의 부동산으로 향했다.

가능한 혜선의 학교 근처로 자리 잡을 생각이었다.

딸랑―

문을 열자 종이 울리며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리에 앉아있던 부동산 중개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통통한 체형의 아줌마였다.

“어서 오세요.”

재준과 지훈을 위아래로 살펴보던 아줌마가 소파에 앉기를 권했다.

“차는 뭐로 드릴까?

커피?

녹차?”

“둘 다 녹차요.”

지훈이 말했다.

재준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잠시만요.”

부동산의 벽면에는 커다란 조감도가 걸려있었다.

서울의 대부분이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제법 규모가 큰 부동산으로 보였다.

딸그락.

아줌마가 재준과 지훈의 앞에 녹차를 내려놓았다.

“두 분은 뭐 때문에 오셨을까?”

“집 좀 보려고요.”

재준 대신 지훈이 대답을 했다.

“위치랑 크기 같은 거 생각해놓은 거 있어요?”

재준이 조감도에서 외곽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노라매 공원 근처로요.

크기는..

가능한 컸으면 하고요.”

아줌마는 노라매 공원 근처라는 말에 표정에 순간 실망감이 어렸지만 컸으면 한다는 재준의 말에 다시 활짝 웃었다.

“노라매 공원이면 살기 좋죠.

역세권도 좋고!

거기 근처 한창 뜨고 있잖아요.

지금 매물 나온 것 좀 가지고 올게요!”

‘표정의 변화가 실감이 나는 아줌마네.’

재준이 피식 웃었다.

후르륵

“둘이 사는데 좀 작아도 상관없지 않냐?”

지훈이 녹차를 들이마시며 물었다.

“아니.

군식구들이 좀 많이 늘었다.

기자들이 자꾸 찾아오는 것도 그렇고 주택이나 이런데 가면 좀 덜하지 않겠냐?”

귀찮은 기자들과 매스컴을 생각하니 재준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졌다.

“하긴.

천하의 용기사가 살아 돌아와서 다시 한번 일냈는데 목숨을 걸고서라도 인터뷰 따려고 하겠지.”

“그러냐.”

지훈이 진지한 표정으로 재준을 쳐다봤다.

“...별일 없었던 거지?”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지훈이 슬쩍 창문을 쳐다보며 물었다.

힐끔 거리며 재준을 쳐다보는 게 친구라고 꽤 걱정했던 모양이었다.

“그래.

별일 아니었다.”

“그럼 됐지 뭐.

하하”

후르륵.

재준이 다시 한번 녹차를 마셨을 때 아줌마가 두꺼운 파일철을 꺼내 들고 왔다.

“여기 없으면 다른 부동산에도 없는 거예요!

자 하나씩 살펴보자고!”

파일철에는 해당 건물과 안의 구조.

사진까지 전부 찍혀 있어서 보기 쉽게 되어있었다.

“여기는 아파트인데.

지하철에서 바로 5분밖에 안 해요.”

재준이 고개를 저었다.

“아파트 말고 주택으로 보여주세요.”

“...주택?

좀 비싼데?”

아줌마가 살짝 웃으며 물었다.

“괜찮으니까 보여주세요.”

“으응.

그래요!”

아줌마가 파일철을 뒤쪽으로 펼쳤다.

한눈에 봐도 화려한 집들이 보였다.

아줌마는 그중에 제일 허름해 보이는 전원주택을 골라 보여줬다.

“이게 제일 괜찮겠다.

매물도 싸게 나왔고.

조그만 텃밭도 있어요.

가격은 좀 있는데.

5억 정도면 꽤 괜찮은 편이에요.”

아줌마는 재준을 살짝 떠보려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너 가격은 상관없지?”

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격은 얼마든 상관없으니까.

제일 좋은 거로 보여줘요.”

“...얼마든 상관없다고?”

아줌마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어후.

두 분 무슨 사업가라도 되시나 봐.

그럼 빌딩이라도 사시지.

좋은 매물 나왔는데!”

아줌마가 오랜만에 만난 거물 손님에 흥분했다.

바쁜 손길로 파일철을 뒤지며 이런저런 말들을 쏟아냈다.

“빌딩도 팔아요?”

“이 총각 웃기네!

부동산에서 빌딩 팔지.

그럼 어디서 빌딩을 팔아요.”

‘...차라리 건물을 사버릴까.’

주택이라고 해봤자 생각보다 넓은 것 같지도 않고 보안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았다.

“건물도 같이 보여줘요.

최대 40억까지고요.”

“사,사십억?”

부동산 중개인 아줌마는 열심히 침을 튀기기며 이런 저런 건물을 보여줬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 재준의 눈에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응?’

“이건 얼마입니까?”

“아아.

이거?”

아줌마의 표정이 금세 시무룩해졌다.

“이번에 뉴스에서 엄청 나오던 건물 있잖아요.

그..몬스터 잔뜩 나왔다는 건물.”

“어나더 길드 건물이요?”

“아.

맞아요!

그 건물인데.

지금 반파되어서 건물 무너뜨리고 새로 지으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요!”

“얼마인데요?”

“..쩜38억.

근데 이거 다시 지으려면 몇 배는 더 돈 나가요.”

재준은 순간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걸로 계약할게요.”

“...정말?”

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계약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원래대로라면 건물주인도 만나야 하고 해야 했지만.

어나더 길드의 최성호가 죽고 나면서 물려받은 상속인이 중개인에게 계약을 위임한 것이다.

원래 대로라면 수천억을 주더라도 못살 건물이었는데 불과 38억으로 사들였다.

반파된 건물이긴 했지만 말이다.

재준은 바로 계약금을 건네주고 계약을 끝마쳤다.

“총각들.

건물 안 가봐도 되겠어?”

“괜찮아요.

이미 봤거든요.”

“...바로 어제 부서진 건물인데?”

“네.

제가 부셔서 잘 알아요.”

“으응?”

재준과 지훈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부동산 밖으로 나갔다.

“...자기가 부셨다고?”

부동산 중개인은 곧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깜짝 놀랐다.

“어머나!

그럼 그 총각이 용기사?”

재준과 지훈은 바로 어나더길드의 건물로 향했다.

건물은 말 그대로 반파되어 건물 내에 철근들이 부러진 뼈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야 너 진짜 괜찮겠냐?”

심각한 표정의 지훈과 달리 재준은 기분이 좋았다.

인생 처음으로 생긴 자신만의 집이자 건물이었다.

건물로 다가가자 헌터 협회 직원이 둘을 멈춰 세웠다.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지훈이 본인의 헌터 협회 증을 꺼내며 말했다.

“어어.

수고 많네.

이쪽은 건물 주인인데 잠깐 안에 좀 둘러볼게.”

“네.

수고하십시오!”

건물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이 훨씬 넓었다.

지하에는 거대한 공동이 있었고,크고 작은 굴도 여러 군데 보였다.

“...넓긴 진짜 넓네.

둘이서 살기에는 힘들 것 같은데?”

“괜찮다.

둘이서 안 산다니까.”

재준은 대충 건물을 둘러보고 나왔다.

어제의 일로 아직까지 건물 안은 수색 중이었다.

혹시라도 그들 중에 누구라도 재준을 알아볼까 봐 서둘러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오늘 고마웠다.

나중에 건물 리모델링 하면 초대할게.”

“그래.

몸조심해라.”

재준은 그 길로 지훈과 바로 헤어져서 집으로 향했다.

혜선의 부탁대로 마트에 들러 장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재준은 바로 방으로 들어왔다.

‘시트리!’

아공간이 열리면서 표범 머리에 커다란 날개를 가진 시트리가 나타났다.

방에 나타난 시트리는 낯선 주변을 살피다가 재준을 발견하고 복종의 자세를 취했다.

“마왕님의 영원한 종 시트리가 마왕님을 뵙습니다!”

“응.

마왕성에는 별일 없지?”

시트리가 표정을 굳혔다.

“뭔데 그래?”

“...레라지에 마왕 군이 시도 때도 없이 마왕성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뭐?

레라지에?”

재준이 기억하기로는 레라지에는 미노도 무서워서 노예들을 마치던 허접한 놈이었다.

“마왕님이 설치하신 포격탑과 데쓰나이트들 덕분에 지금까지는 여유롭게 막아내고 있지만 레라지에 마왕이 직접 나서면 어떻게 될지..”

“흐음.

그래?

내가 조만간 직접 가지.

그 일 말고는 별거 없지?”

시트리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넵!

그 밖에 마왕님이 지시하신 마왕성 번영 프로젝트는 수월하게 진행 중입니다!

마족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는 중이며 건물들도 드워프 들의 도움으로 세워지고 있습니다!”

‘마왕성 번영 프로젝트?’

재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혹시 적당히 발전시키라는 말을 그렇게 알아들은 건가?

“...그래.

잘했다.

역시 시트리구나.”

시트리의 입가에 난 하얀 콧수염이 감동으로 바르르 떨렸다.

“감,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마왕성의 게이트 좌표 좀 알려주겠어?

이쪽에는 게이트를 설치할 수가 없어서 말이지.”

“네!

알겠습니다!”

시트리는 바로 품속에서 거대한 양피지를 꺼내 재준에게 바쳤다.

‘흐음.

이걸 보고 헤스티아가 이해할 수 있으려나.’

재준은 혜선의 침대 위에서 방방 뛰고 있는 헤스티아를 불러왔다.

시트리는 헤스티아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헤스티아는 그런 시트리를 스윽 쳐다보고 말았을 뿐이었다.

재준은 양피지를 건네면서 물었다.

“혹시 이거 보고 좌표 이해할 수 있겠어?”

재준은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헤스티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거 좌표 보는 거 엄마가 알려줘서 할 줄 알아!]

“타라사가?”

헤스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타라사는 저번에 재준에게 말했던 것처럼 엄마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모양이었다.

“그럼 이따 내가 말하는 대서 사용해줄래?”

[알았어!]

재준은 우선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해가 지고 달이 가장 높이 떠올랐을 때 헤스티아와 시트리를 데리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어나더길드의 반파된 건물이었다.

새벽이라 인적은 전혀 없었다.

낮에 봐두었던 지하로 내려가서 헤스티아에게 말했다.

“헤스티아 이곳에 만들어줄래?”

[응]

헤스티아의 몸이 빛무리에 둘러싸이며 드래곤의 본체로 돌아갔다.

거대한 동체가 움직일 때마다 지하실이 울렸다.

하지만 지하실이 워낙 넓어서 헤스티아가 날개를 펄럭여도 될 정도였다.

[차원이동!]

헤스티아가 지하의 중앙을 향해 마력을 집중시키며 외쳤다.

처음에는 붉은 색의 조그만 구슬 모양이었다.

구슬은 점차 모양이 커지고 늘어나더니 딱 천장 높이의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재준은 시트리와 헤스티아를 데리고 거침없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셋의 모습이 사라지자 게이트는 다시 조그만 구슬의 모양으로 돌아가더니 이내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졌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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