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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94화 (94/143)

00094 [EP11.드디어돌아왔다.]―

[EP11.드디어 돌아왔다.]

“달을 끌어내린다고?”

마몬은 얼굴에 비릿한 웃음을 띄며 재준을 노려봤다.

“내가 갖지 못하는 곳 따윈 모두 부서뜨리겠다!”

“미친!”

마몬의 검은 날개가 활짝 펴지며 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서 막아야 한다!]

타라사가 재촉하지 않아도 재준은 그럴 생각이었다.

마몬에게 달려가는데 온 몸에서 힘이 미친 듯이 끓어올랐다.

띠링―

[현재 상대방의 등급이 사용자보다 높습니다.]

[칭호 ‘등급을 뛰어넘은 자’가 발동됩니다.]

[모든 스탯이 50프로 향상됩니다!]

‘뭐?’

재준은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칭호의 효과였다.

미노타우로스와 싸울 때도 히드라와 싸울 때도 발동 되지 않았던 효과였다.

‘..이놈의 스탯이 얼마나 높다는 거야.’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200]

[직업 : 불완전한 마왕]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25000]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24]

[스탯]

근력.( SS) : 6000플러스 체력.( S) : 4500플러스 민첩.( S) : 4500플러스 지구력.( S) : 4500플러스 마력.( SSS) : 999999999

근력은 SS등급으로 오르고 나머지도 스탯의 50프로가 올랐다.

‘이 정도면 마왕과 해볼 만할까?’

재준이 순식간에 마몬에게 돌진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주먹이 닿기도 전에 마몬의 삼지창이 재준의 앞을 가로막았다.

카앙!

재준의 검과 삼지창이 맞부딪쳤다.

몸에서 끓어오르는 힘과 달리 허무하게 재준이 밀려났다.

주르륵.

재준이 다시 한번 달려들어서 검을 휘둘렀지만 삼지창의 가벼운 동작에 걸려 더는 앞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우우우우웅!

달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아니,달이 커진다기 보다 지구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중이었다.

달의 인력이 강해지면서 해안가가 출렁이며 지구의 이상기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지구에 이상기후 심해지며 재난급 재해들이 발생할 것이다.

더구나.

마몬은 달을 서울을 향해 잡아당기고 있었다.

달이 떨어지면 적어도 서울만큼은 초토화가 될게 분명했다.

‘막아야 된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재준은 허공을 날아다니는 마몬의 삼지창 하나를 뚫지 못하고 고군분투 중이었다.

카앙!

카앙!

[주인!

시간이 없다!]

타라사의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길 어쩌지.’

그때 재준은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흡수하고 얻었던 마왕현신 권능이 떠올랐다.

SSS급의 권능이었다.

[마왕현신.( SSS)]

[가진 모든 마력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마왕으로 격을 향상시킨다.]

[마왕으로 격 향상 시 모든 스탯 수치 플러스 10000]

[마왕으로 격 향상 시 의지의 언령 사용 가능]

[권능 사용 가능 시간 : 5분]

[권능 마왕현신.( SSS) 사용 시 초기화까지 필요한 시간 : 7일]

‘단 5분!

그리고 초기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무려 7일이었다.

재준은 삼지창을 쳐내는 동시에 마왕현신을 시전했다.

‘마왕현신!’

[마왕현신을 시전합니다!]

우르르르르!

세상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아니,재준의 몸이 급속도로 커졌다.

이마에 작게나마 돌기처럼 나 있던 뿔이 순식간에 자라났다.

‘으윽!’

하지만 양쪽이 아닌 한쪽 이마에서만 자라났다.

미노타우로스의 뿔이었다.

파지지지직!

자라난 미노타우로스의 뿔에서 검은 번개가 일렁였다.

“끄으으으윽!”

날갯죽지에서는 불줄기가 터져 나오며 거대한 날개를 만들었다.

화염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3쌍의 날개였다.

붉은 빛의 피부의 마몬과 달리 재준의 피부는 묵빛으로 모든 빛을 흡수하는 색이었다.

으드드드득!

재준의 몸은 이윽고 마몬을 넘어서 내려다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크으으으으”

재준은 현재 제정신이 아니었다.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다 못해 증발해서 온몸이 기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눈을 뜨지 않아도 주변의 모든 존재들이 느껴졌다.

‘불과 바람.

그리고 마몬.’

재준의 눈이 마침내 떠졌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은 연기 같은 안광만 흘러넘쳤다.

마몬은 경악에 찬 얼굴로 재준을 올려다봤다.

한낱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달을 끌어당기던 것도 잊고 재준을 멍하니 쳐다봤다.

‘이 힘은?’

“루시퍼?”

불꽃으로 일렁이는 3쌍의 날개는 분명히 루시퍼의 것이었다.

한 번의 날갯짓으로 마족과 대지를 화염으로 불태우던 공포의 날개!

‘그리고 저 뿔!’

황소의 머리를 한 소환수를 보고 설마 했지만.

재준의 머리에 달린 하나의 뿔은 7대 마왕이 미로에 가둬놨던 미노타우로스의 것이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권능과 바알의 권능도 엿보였다.

“네놈은 대체 뭐냐!”

불완전한 잡종이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마치..이것은..”

마몬은 뒷말을 삼켰다.

떠진 재준의 안광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크르르르르.

검은 안광뿐이 보이지 않았지만 마몬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탐식이다!’

재준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넘치는 힘을 둘째치고 거꾸로 매달려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꾸르르르륵!

마왕현신을 사용하고 나서부터 참을 수 없는 갈증과 허기를 느꼈다.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허기가 아니었다.

띠링―

[탐식의 마왕으로 각성했습니다.]

[마왕현신 종료까지 남은 시간 04:59]

[모든 것을 집어삼켜 갈증과 허기를 달래십시오!]

재준은 두통과 어지러움에 주변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왠지 시스템창 만큼은 정확히 보였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면 이 허기가 달래질까?’

순간적으로 마몬의 눈이 재준을 향했다.

우선은.

이 먹잇감부터 먹는다!

부지불식간에 재준의 신형이 마몬에게로 달려들었다.

쉬이이이익!

뒤늦게 마몬의 삼지창이 재준을 향해 날아들었다.

하지만 재준은 시선을 주지도 않고 단지 날개를 펄럭였다.

날개에서 일어난 바람에 마몬의 삼지창이 순식간에 녹아서 증발해버렸다.

치이이이이익!

“저,저리 가라!”

마몬이 뒷걸음질 치며 소리쳤다.

달을 끌어당기는데 모든 마기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달려오는 재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금이라도 피해야 한다!’

[그럴 수 없다.]

[너의 모든 것을 내놓거라.]

재준이 광기에 찬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콰아악!

재준의 손이 마몬의 뿔을 움켜쥐었다.

치이이이익!

손이 타들어 갔지만 고통도 못 느끼는 듯 손아귀에는 더욱 힘이 들어갔다.

재준의 입에서 검은 마기가 울컥울컥 쏟아지더니 마몬을 집어삼켰다.

“끄으으윽!”

마기 안에서 마몬의 처절한 비명과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으적으적!

꽈드드득!

파아악!

마기의 틈을 뚫고 마몬의 얼굴이 빠져나왔다.

얼굴의 대부분이 뜯기고 한쪽 눈알이 빠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두고 보자!”

마몬은 그 목소리를 뒤로 마기에 묻혀서 사라졌다.

유일하게 남은 건 눈알 하나 뿐이었다.

띠링―

[마왕 마몬을 처치하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마몬의 왼쪽 눈을 획득합니다!]

재준의 왼손이 마몬의 왼쪽 눈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비어있는 왼쪽 눈알 구멍에 집어 넣었다.

그제야 뿌옇던 시야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꾸르르르륵―

‘아직도 배가 고프다.’

재준의 시선이 헤스티아를 향했다가 타라사를 향했다.

아무래도.

타라사가 더욱 허기를 달래줄 듯 보였다.

‘미친.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재준이 순간 자신의 머리통을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타라사를 집어삼킬 생각을 하다니.

재준은 머리를 흔들었다.

머릿속에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켜라!]

[눈앞에 모든 것들을 삼키고!]

[땅과 하늘과 바다!]

[마침내 이 세상마저 집어 삼켜라!]

꾸르르르르륵!

‘미친!’

타라사는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재준에게로 끌려갔다.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주인.

정신을 차려라!]

재준은 타라사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타라사는 주변을 살피다가 바실리스크로 향했다.

[어쩔 수 없군.]

마왕을 집어삼키던 모습을 생각하면 히드라 본신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힘들어 보였다.

[저 모습을 오래 유지하기는 힘들겠지.]

한눈에 봐도 비정상적인 모습이었다.

타라사가 바실리스크를 단숨에 물어 재준에게 집어 던졌다.

키이이익!

재준의 마기가 옳다구나 하고 바실리스크를 집어삼켰다.

콰드드득!

으적으적!

후우.

만족의 한숨을 내뱉는 재준의 목덜미에 바실리스크의 비늘로 보이는 것이 반들거렸다.

[탐식..]

타라사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렸다.

생각보다 주인의 정체는 상상을 초월했다.

[마왕현신 종료까지 남은 시간 00:04]

조금 전까지 마몬의 한쪽 눈이었던 것이 타라사를 바라봤다.

입가에서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 작게나마 중얼거렸다.

‘다음에 다시 이 세상에 내려올 때는 반드시 너를..’

[마왕현신 종료까지 남은 시간 00:01]

[마왕현신 종료까지 남은 시간 00:00]

[마왕현신이 종료됩니다!]

[마왕현신 권능 사용 쿨타임 : 6일 23시간 59초]

그리고 재준의 몸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면서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타라사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재준을 끌어안았다.

헤스티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재준에게 다가왔다.

[걱정마라.

잠시 정신을 잃은 것 뿐일 테니.]

이번 전투는 재준과 헌터들의 승리였다.

다만.

타라사의 마음속은 전투 전보다 훨씬 복잡해져 있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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