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2 [EP10.역대최강의보스몹]―
[EP10.역대 최강의 보스몹]
재준은 포탈이 사라지고 나서 제일 먼저 미노타우로스를 권속으로 만들었다.
다행히 지정 가능한 권속 목록에 미노타우로스가 있었다.
[지정 가능한 권속 404/5000]
권속으로 지정된 미노타우로스는 생김새와 달리 굉장히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재준과 타라사는 미노타우로스의 양쪽 어깨에 나란히 올라타 있었다.
“너는 어떻게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아왔으면서 지리도 모르냐?”
[지리가 뭐야?]
낮고 웅웅 울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후우.
말을 말자.’
어딜 가나 똑같은 풀의 벽과 푸른 하늘 뿐이었다.
미로는 어떻게 된 건지 날씨나 낮과 밤의 변화도 없었다.
재준과 타라사는 일단 포탈을 찾아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그때 타라사가 복잡한 눈으로 재준을 쳐다봤다.
[주인.
물어볼게 있다.]
“응?
뭔데?”
[...어떻게 죽은 미노타우로스를 권속으로 맞이할 수 있는 거지?]
‘흐음.’
왜 자꾸 이런 것만 묻는 거야.
대답해주기도 어려운 질문이었다.
“...전투민족은 가능해.”
[..그렇군.]
언젠가부터 전투민족이란 변명을 자꾸 써먹는 재준이었다.
“미노.
여기 쉴만한데 없어?”
[쉴만한데?
그게 무슨 말입니까?]
“평소에 잠잘 때 어디서 잤었냐고.”
미노가 재준은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더니 갑자기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어엇!’
미노의 어깨 위에 있던 재준과 타라사가 떨어지면서 바닥에 착지했다.
[졸리면 이렇게 잔다.]
그러면서 커다란 눈을 몇 번 끔뻑거리더니 감았다.
‘이걸 순진하다고 해야 하는지 바보 같다고 해야 하는지.
하아.’
그때 재준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호음을 들었다.
띠링
[헤스티아의 2차 성장기가 끝났습니다.]
[헤스티아의 소환이 가능합니다.]
‘됐다!’
재준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포탈이 사라져도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았던 이유.
바로 2차 성장기를 끝내고 나올 헤스티아의 특수능력 때문이었다.
드래곤의 신이었던 그린 스왈로드가 말하길 2차 성장을 마친 레드 드래곤은 차원 이동의 능력을 얻는다고 했다.
‘바로 지구로 돌아간다.’
재준은 기대를 잔뜩 품고 헤스티아를 소환했다.
‘헤스티아!’
미로의 하늘 위로 아공간이 생겨났다.
아공간은 마치 하늘을 덮을 듯이 계속해서 커져갔다.
우우우우웅!
아공간에서 마침내 헤스티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비닐이 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엄청난 마력의 파동이 미로의 숲을 진동했다.
[드래곤이군.]
[..무섭다!]
타라사는 호기심에 눈을 반짝였다.
반대로 미노는 재준의 뒤편으로 몸을 움직였다.
‘그 거대한 덩치가 숨기려야 숨겨지겠냐.’
헤스티아의 거대한 몸이 아공간을 뚫고 빠져나왔다.
날개를 활짝 피니 미로에 순간 밤이 온 것처럼 어두워졌다.
크오오오오오오―!
헤스티아는 자신의 성장한 몸을 자랑이라도 하듯 미로 위를 빠르게 활강했다.
그때.
풀의 벽이 순식간에 자라나며 헤스티아를 덮쳐갔다.
헤스티아는 무심한 눈으로 날아오는 가지를 지켜보다가 입을 벌렸다.
벌어진 입으로 막대한 양의 마력이 몰려들었다.
화아아아아아아악!
입에서 뿜어내는 화염이 뻗어오는 대부분의 가지와 풀들을 불태웠다.
불이 붙을 새도 없이 잿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뿌려졌다.
완전히 타버린 풀의 벽을 내려다보던 헤스티아가 유유히 재준의 곁으로 왔다.
하지만 옆에 내려앉기에는 너무 큰 덩치였다.
타라사가 헤스티아에게 말했다.
[폴리모프하라.]
[폴리모프?]
헤스티아는 허공을 몇 번 선회하더니 몸에서 빛을 내며 서서히 작아졌다.
우우우웅!
마침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헤스티아가 재준의 곁으로 내려섰다.
재준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작은 소녀였다.
레드드래곤 답게 붉은 머릿결에 붉은 눈동자였는데 재준의 마력을 토대로 해서인지 약간의 검붉은 색이 강했다.
재준은 이렇게나 성장해준 헤스티아가 너무나 뿌듯했다.
다른 권속들과 달리 소환수의 알 때부터 직접 키워왔기 때문이었다.
헤스티아는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재준에게 달려들었다.
와락―
[아빠!]
‘응?’
헤스티아를 안으려던 재준의 손이 움찔했다.
“..아빠?”
[응!
헤스티아 아빠!
보고 싶었어!]
그러고 보니.
헤스티아가 그렇게 생각할 만 하긴 했다.
소환수의 알 때부터 마력을 쏟아붓고 태어나서부터 마정석도 아낌없이 퍼줬다.
헤스티아 입장에서는 재준이 아빠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뭐든 어떠냐.”
재준이 헤스티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2차 성징을 끝낸 헤스티아는 히드라인 타라사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만큼 강해 보였다.
더구나.
‘차원 이동도 가능하고 말이지.’
헤스티아는 재준과의 해후를 풀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동안 매일 보던 해골기사나 다른 권속들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멍청해 보이는 소 한 마리가 보였다.
헤스티아가 물끄러미 쳐다보자 미노는 몸을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큰 눈망울이 불안감으로 일렁였다.
‘약한 것에는 관심 없어.’
헤스티아는 금방 미노에게 관심을 잃었다.
그리고 타라사를 쳐다보는데 헤스티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마?]
헤스티아는 한눈에 타라사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자신보다 훨씬 큰 몸에 9개나 달린 머리는 드래곤의 머리와 비슷했다.
“엄,엄마라니?
아니야.”
재준이 당황하며 말했다.
그러자 헤스티아 풀이 죽었다.
[이 아이는 엄마 없이 자라왔나 보군.]
“아무래도..”
타라사가 천천히 헤스티아에게 다가왔다.
[너만 괜찮다면 이 드래곤은 다 클 때까지 내가 양육자 역할을 맡지.]
헤스티아가 기대에 찬 얼굴로 재준과 타라사를 쳐다봤다.
‘2차 성장이면 다 큰 게 아니었나?’
[드래곤은 신이 선택한 종족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원래부터 강한 종족이지만 그만큼 배워야 할게 많다.]
타라사가 헤스티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드래곤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것은 내가 가르칠 수 있다.]
“...그렇다면야 나쁠 것 없지.”
재준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러자 헤스티아가 타라사를 와락 안았다.
헤스티아를 토닥여주는 타라사의 얼굴이 왠지 포근해 보였다.
‘타라사의 자식들은 바락한테 모두 죽었다고 했던가.’
재준은 둘에게 잠시 시간을 줬다.
‘소환수 창’
[이름 : 헤스티아]
[종족 : 레드 드래곤]
[스킬 : 화염 브레스.( SSS) 드래곤 피어.( SS) 속성내성.( S) 물리 내성.( S) 차원이동.( SSS)]
[설명 : 레드 드래곤.
아직 성장기이다.
추후 성장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긴다.
마정석을 좋아한다.]
아직도 성장기라고?
재준은 바로 전에 하늘을 활강하던 그 거대한 모습을 떠올렸다.
완전히 성장하면 과연 어떻게 변하는 걸까.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A급이었던 물리 내성과 속성내성이 S급으로 올랐다.
그리고 재준이 제일 기대하고 기다리던 차원이동도 생겨났다.
‘드디어 집에 돌아갈 수 있겠네.’
헤스티아를 뿌듯하게 바라보던 재준이 문득 미노를 쳐다봤다.
미노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자신의 털을 핥고 있었다.
“미노.
너는 인간형으로 폴리모프 못해?”
[안 해봤는데.]
“그럼 지금 해봐.”
[알았다.]
미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서히 미노를 중심으로 마력이 모여들었다.
흰 빛무리가 미노를 감쌌다.
우우우우웅―
그러더니 미노의 몸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빛무리가 사라진 후의 미노의 모습이 드러났다.
[변했다.]
미노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으음!’
재준은 미노의 모습을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우선 동양인의 모습은 아니었다.
머리도 짧고 수염도 거칠게 난 우락부락한 서양인의 모습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인데.’
아놀드 슈왈제네거?
터미네이터에서 나왔던 배우의 모습과 비슷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우락부락한 몸의 근육이 꿈틀대며 근육미를 자랑했다.
“멋있다”
재준이 미노의 모습을 살펴보다 순수하게 칭찬했다.
그러자 미노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런데 우선은 옷부터 입자.”
재준은 상점 창을 열어 기본적인 갑옷을 사서 미노에게 건넸다.
골드야 마왕성의 마정석 광산에서 캐면서 꾸준히 오르는 중이었다.
저번에 마왕성에 포격탑 4기와 용병막사,기사막사를 설치하면서 골드를 전부 사용했지만.
벌써 5만 골드나 늘어있었다.
[서서히 요새화되는 습지의 마왕성]
[마왕 : 최재준]
[마족 수 : 388명]
[몬스터 수 : 3979마리]
[예산 : 51쩜500골드]
[충성도 : 93프로]
[영지 상태 : 안정]
[몬스터들의 숫자도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
그에 비해 마족들의 수가 너무 적다.
마족들의 수를 늘리고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나쁘지 않네.’
이제 슬슬 이동해볼까?
재준이 헤스티아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헤스티아!
이제 슬슬 이동하자!
차원이동!”
[응?]
그런데 헤스티아의 표정이 뭔가 이상했다.
재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