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81화 (81/143)

00081 [EP9.미노타우로스]―

[EP9.미노타우로스]

[미노타우로스가 쓰러졌다!]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타라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답지 않게 다소 격양되어 있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재준은 멈추지 않고 심장을 공격했다.

‘천공검!’

[천공검을 시전합니다!]

스걱!

심장과 연결된 혈관들이 뜯겨 나갔다.

피가 철렁이며 재준의 무릎 높이까지 쌓였다.

심장의 대부분이 찢기고 파괴되어서 미동도 없었다.

하지만 재준은 그런데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했다.

‘공간 베기!’

[공간 베기를 시전합니다!]

지이이이잉!

심장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내장기관도 모조리 잘라내며 공격했다.

‘제길!’

재준은 조금씩 더 초조해져 가며 숨을 헐떡였다.

‘겁화의 손길!’

[겁화의 손길을 시전합니다!]

화르르르륵!

잘게 다져진 심장을 화염이 불태우기 시작했다.

산소도 없는 공간에서 재준의 마나로만 불타는 초고열의 화염에 피가 부글부글 끓었다.

[왜 안 나오는 거지?]

‘검은 번개!’

[검은 번개를 시전합니다!]

파지지지지짓!

식도를 타고 검은 번개가 입 밖에까지 터져 나왔다.

그오오오오!

그때 쓰러져있던 미노타우로스가 격찬 비명을 내질렀다.

죽었다고만 생각한 타라사는 그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분명 죽어있었는데?]

재준은 타라사의 궁금증을 풀어줄 여유가 없었다.

심장을 넘어서 위장까지 전부 잘근잘근 잘라버렸다.

대부분의 내장은 재준의 검에 의해 도려내진 상황이었다.

‘공간 베기!’

[공간 베기를 시전합니다!]

스걱!

배 아래 쪽에 붙어있는 붉은 빛의 간이 반으로 잘렸다.

그오오오오오!

간이 잘리자 미노타우로스는 몸을 꿈틀거리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제발 좀 죽어라!’

스걱!

스걱!

몇 번을 더 불태우고 지지고 검으로 저미고 나서야 마침내 재준이 듣고 싶어 하던 소리가 들려왔다.

띠링―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했습니다!]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획득합니다!]

[미노타우로스의 뿔이 인벤토리로 이동합니다!]

‘흐음!’

재준은 미노타우로스의 입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제야 참고 있던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하아하아.’

신선한 공기를 들이쉬자 이제야 살 것 같았다.

타라사가 재준의 곁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어떻게...안 거지?]

“뭐가?”

[미노타우로스가 안 죽었다는 사실 말이다.]

“...감으로?”

시스템창이 안 울려서 알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대단한 전투 감각이군.]

재준을 바라보는 타라사의 눈빛이 조금은 변한듯싶었다.

그건 그렇고 미노타우로스를 바라보는 재준의 표정은 좋지만은 않았다.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200]

[직업 : 불완전한 마왕]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10000]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24]

‘이번에도 레벨업이 안됐다.’

불완전한 마왕이 되고 나서부터 레벨업 제한이 풀렸음에도 지금까지 단 1도 레벨업을 하지 못했다.

사냥을 안 한 것도 아니었다.

작게는 몬스터들을 잡았고,마왕 비네와 미노타우로스까지 잡았는데도 레벨업은 깜깜무소식이었다.

‘대체 뭐가 문제지?’

혹시 렉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후우.’

‘인벤토리!’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찾았다.

[미노타우로스의 뿔]

[마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미노타우로스의 거대한 힘과 격이 담겨있는 물건이다.

흡수하면 마왕의 격을 높일 수 있다.]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흡수하시겠습니까?]

‘루시퍼 영혼의 파편과 같은 아이템인가?’

‘흡수한다’

띠링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흡수했습니다!]

[권능 마왕현신.( SSS) 이 추가됩니다.]

[마왕의 격이 향상됩니다!]

[마왕의 격의 향상에 따른 지정 가능한 권속의 숫자가 증가합니다.]

[지정 가능한 권속 403/5000]

[미노타우로스의 뿔이 흡수되면서 근력이 1000이 상승합니다.]

‘마왕현신?’

등급이 무려 SSS급이었다.

이름부터가 뭔가 엄청날 것 같은 느낌을 팍팍 주는 권능이었다.

[마왕현신.( SSS)]

[가진 모든 마력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마왕으로 격을 향상시킨다.]

[마왕으로 격 향상 시 모든 스탯 수치 플러스 10000]

[마왕으로 격 향상 시 의지의 언령 사용 가능]

[권능 사용 가능 시간 : 5분]

[권능 마왕현신.( SSS) 사용 시 초기화까지 필요한 시간 : 7일]

쿨타임 7일에 단 5분밖에 사용 못하는 권능이었다.

다만 권능의 내용을 살피면 그럴 만도 했다.

사용 시 모든 스탯 수치 플러스 10000에 의지의 언령이라는 것도 사용 가능했다.

‘의지의 언령은 대체 뭐지.’

이것에 대한 설명은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후우.’

레벨업이 안되는 것 때문에 가라앉았던 기분이 조금은 펴졌다.

더구나 근력 수치도 무려 1000이나 향상되었다.

미노타우로스의 힘을 생각하면 약간 부족하지 않나 싶지만.

‘스탯창!’

[스탯]

근력.( S) : 4000플러스 체력.( S) : 3000플러스 민첩.( S) : 3000플러스 지구력.( S) : 3000플러스 마력.( SSS) : 999999999

근력 수치가 무려 4000에 도달했다.

[...주인의 몸은 특이하군.]

“뭐가?”

[싸우고 나서 더욱 강해졌다.]

타라사는 뛰어난 감으로 재준의 변화를 확실히 눈치챘다.

순수한 전투력과 달리 영혼이 지니고 있는 격은 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주인의 영혼의 격이 변했다.]

“그게 뭔데?”

[마치 종족이 변하는 것처럼 엄청난 일인 것이다.]

진지한 타라사의 눈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재준이 입을 열었다.

“그건 내가 전투민족이라 그래.”

[전투민족?]

“응.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지.”

재준은 어릴 때 즐겨봤던 만화에서 나오던 개념을 대충 얼버무려 설명했다.

이 정도는 말해둬야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있을 때 꼬치꼬치 캐묻지 않겠지.

[...대단하군.]

재준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미노타우로스의 시체로 향했다.

‘아이템이라도 나와라!’

미노타우로스의 근처를 뒤적거리는데 가죽 넝마 같은 것이 떨어져 있었다.

띠링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을 발견했습니다.]

[획득하시겠습니까?]

“획득한다.”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이 인벤토리로 이동합니다.]

재준은 인벤토리를 열어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을 확인했다.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

등급 : S급.( 전설)

능력 : 없음

특수능력 : 속성내성/물리 내성

설명 : 미노타우로스의 가죽으로 된 기본적인 옷이다.

모든 종류의 속성 데미지와 물리 데미지에 대한 내성이 있다.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에는 S급이었지만 능력치 옵션을 따로 없었다.

다만.

‘속성내성?

물리 내성?’

이것만 입고 있어도 미노타우로스의 그 미친 방어력을 갖게 된다고?

가죽옷의 범위가 반팔티 하나밖에 안되지만 기본 장기와 심장은 보호할 수 있다.

‘엄청나네.’

재준은 당장에 옷 안쪽에 미노타우로스의 거친 가죽옷을 입었다.

까슬까슬하긴 해도 여벌의 목숨을 하나 더 얻는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이제 슬슬 돌아가 볼까나?’

재준은 포탈이 있던 장소로 이동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포탈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여기 있었는데?

재준이 근처에 묶어뒀던 아만다티움 실도 중간이 댕강 잘려져 있었다.

”포탈이 어디 갔지?“

[미노타우로스가 죽으면서 포탈도 사라졌다.]

“뭐?”

재준이 황망한 표정으로 타라사를 쳐다봤다.

마왕 레라지에는 재준이 요구한 노예 5000명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괴물 같은 몬스터와 저 포탈이 사라지면 더는 노예들을 쓸 일도 없겠지만.

‘노예들을 보내면 꼭 내가 지는 것 같잖아.’

지금까지는 다른 마왕성에서 받아오기만 했던 것을 자신이 준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거슬렸다.

‘이번 한 번이 아닐 수도 있어.

다음에 또 계속 요구하면 어떡하지.’

히드라와 함께 다니는걸 보면 무력으로도 승산이 부족했다.

‘차라리 다 같이 죽어버려라.’

한편 바퓰라는 구석에서 재준을 기다렸다.

‘마왕님이 어서 나오셔야 할 텐데.’

타라사와 재준의 본 모습을 봤던 바퓰라는 둘이 함께 있는데 한낱 소 몬스터한테 질 리 없다고 믿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포탈이 갑자기 출렁이면서 격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건 엄청난 마력이었다.

화아아아아악!

마력은 서로 엉켜 거친 마력의 폭풍을 만들어냈다.

마력의 폭풍은 기운에 닿는 모든 것들을 분쇄하며 흩어졌다.

“살,살려줘!”

“끄아아악!”

포탈 근처에 서 있던 마족들은 형체도 남김없이 피 분수로 변했다.

그리고.

마력의 폭풍이 사라졌을 때 포탈도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마왕님?”

“후우.

포탈이 사라져버렸군.”

누군가 바퓰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말이야.

쯔쯔”

말과 다르게 레라지에의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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