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0 [EP6.놀이공원]―
[EP6.놀이공원]
화르륵!
스걱!
치이이익!
재준은 타 죽는 몬스터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여동생인 혜선의 모습을 찾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분간하기 힘들었다.
“헌,헌터?”
“살았다!
헌터야!”
사람들은 재준을 발견하고 환호했다.
잠깐 전까지 인간들을 짓밟던 몬스터들은 재준의 불꽃검에 의해 너무나도 쉽게 쓰러졌다.
쉬이이이이이익!
살아남은 리저드맨 중의 한 마리가 재준의 뒤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재준은 가볍게 뒤돌며 미카엘의 검을 휘둘렀다.
양손이 가볍게 썰리면서 피가 튀었다.
리자드맨이 멍하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는데 쩌억 소리와 함께 머리통이 뒤로 넘어갔다.
[리저드맨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리저드맨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나가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
.
[리저드맨 전사를 처치했습니다.]
신호음이 머리에 계속 울려댔지만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젊은 여자의 시체가 보일 때마다 재준이 깜짝깜짝 놀라며 확인했다.
다행히 모두 혜선은 아니었다.
‘제길!’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이대로는 혜선을 찾기 힘들었다.
‘방법이 없을까.’
재준은 우선 몬스터들부터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혼자서 전부 상대하기에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았다.
‘군단 소환!’
쿠웅!
쿠웅!
스톤골렘 50기가 아공간에서 소환되어서 쏟아져 내렸다.
종속들도 불러내려다가 대부분 흉측하거나 거대한 몬스터의 모습이라 멈췄다.
사람들이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할 수도 있었다.
스톤골렘들은 모두 재준을 중심으로 모여서 재준에게 무릎을 꿇었다.
마치 주인에게 복종을 하는 가신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을 보호하고 몬스터를 처리해!”
스톤골렘들이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몸을 일으켰다.
쿠웅!
쿠웅!
느릿한 움직임으로 주변의 리자드맨들과 나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재준은 일부로 사람들이 듣게끔 크게 소리쳤다.
혹시라도 스톤골렘을 리저드맨과 같은 몬스터로 파악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띠링
[피의 연대로 인해 사용자의 경험치가 공유됩니다!]
쉬이이이익!
재준은 신호음을 한 귀로 흘리면서 근처의 나가의 목을 베었다.
지상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혜선의 모습을 찾기 힘들 것 같았다.
“헤스티아!”
크오오오오오!
재준은 정문의 매표소를 밟고 하늘로 뛰어올랐다.
헤스티아의 등에 다시 올라탄 재준은 놀이공원의 전경이 잘 보이도록 하늘로 올라갔다.
헤스티아는 놀이공원의 각 구역을 빠르게 돌면서 사방을 훑었다.
한 바퀴 선회했지만 혜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헤스티아는 다시 처음부터 놀이공원 위를 빠르게 돌았다.
겉으로 공개된 장소에는 혜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살,살려주세요!”
저 멀리 재준의 모습을 발견한 남녀 둘이 손을 흔들었다.
둘은 정원의 조형물 사이에 숨어있었다.
‘바쁜데.
제길!’
남녀가 크게 소리치자 근처에 있던 나가가 몸을 뱀처럼 유유히 움직이며 무기를 들이밀었다.
쉬이이이이익!
무기를 휘두르자 조형물의 일부가 잘려나가며 남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나가가 비릿하게 웃으며 둘을 위협했다.
‘응?’
재준은 둘의 복장을 보고 눈을 밝혔다.
‘블링크!’
[블링크를 시전합니다.]
재준의 몸이 순식간에 나가의 근처를 스쳐 지나가며 몸을 베었다.
3M가 넘는 나가의 몸이 반 토막이 되어 쓰러졌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빠른 속도였다.
스걱!
“괜찮습니까?”
“아...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남자는 재준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해했다.
“두 분에게 뭐 좀 물어볼게 있는데.”
“네!”
“여기 근처에 미안 찾는 방송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입니까?”
재준의 질문에 남녀의 얼굴이 벙쪘다.
둘은 놀이공원의 알바생 복장이었다.
“...손님 서비스센터에 가시면 되긴 하는데.”
“거기가 어디입니까?”
“...매표소 근처에 있어요.”
“가죠!”
재준은 헤스티아의 등에 올라타며 말했다.
헤스티아가 불만인 듯 재준을 보고 콧방귀를 꼈다.
‘미안.
급해서 그래.
나중에 마정석 많이 줄게.’
“...저,저희도 타나요?”
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둘은 헤스티아의 올라타도 힘이 부족해서인지 자꾸 미끄러졌다.
재준은 할 수 없이 양쪽 옆구리에 둘을 끼웠다.
“꺄아아아아아악!”
“우아아아아악!”
둘은 손님 서비스센터에 도착하는 잠깐까지 비명을 질러댔다.
정문 앞은 어느 정도 몬스터가 정리된 상태였다.
스톤골렘들의 몸은 나가와 리자드맨의 피로 범벅이었다.
‘놀이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나머지 놈들을 처리해!’
재준의 명령에 스톤골렘들이 고개를 한차례 숙인 뒤 놀이공원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 입니까?”
“아..
네네!
맞아요.”
아직도 정신이 멍해 보이는 둘을 데리고 안쪽까지 데려갔다.
손님 서비스센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알바생은 익숙하게 마이크를 키고 재준을 쳐다봤다.
“뭐라고 방송하면 될까요?”
“만약 살아있다면 안전한 장소에서 몸을 숨기고 기다려달라고 방송 좀 부탁드립니다.”
알바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놀이공원 내에 이용객들께서는 몬스터가 전부 토,토벌 될 때까지 이동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몬스터를 토벌 중이 제 자리에서 구조를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재준은 손님 서비스센터에서 빠져나왔다.
그때 재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혹시 이 용...의 주인입니까?”
“그렇습니다만?”
재준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마음은 급한데 멈춰 새우는 이들에게 좋은 감정이 들 리가 없었다.
“저희는 헌터 협회 소속입니다.
잠깐 저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그러니까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뒤편에 서 있던 남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재준을 노려봤다.
“뭔 말이 많아 가자면 가자는 거지.”
재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남자에게 다가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재준에게 다가오며 말을 걸었다.
“최재준 헌터님?”
목소리의 주인은 재준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장길산 헌터 협회장과 함께 있었던 황동수였다.
“여기는 어떻게?”
“제 여동생이 안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급한 일 아니면 비키시죠?”
다시 뒤의 남자가 발끈했지만 그전에 황동수는 나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가능한 한 저희가 지원하겠습니다.”
재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헤스티아 위로 올라탔다.
이제부터는 전투의 시간이었다.
―
“..정,정말 여기 있으면 안전할까?”
“아까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보다는 안전할 거야.
그나마 몬스터는 없잖아.”
“그,그렇긴 하지.”
혜선과 친구들은 최대한 산 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철조망이 처져있어서 더 깊숙이는 이동하지 못하고 다시 놀이공원 쪽으로 걸어왔다.
위쪽에서 보니 몬스터들이 어디 있는지 확실히 잘 보였다.
그만큼 출입구에서 행해지는 학살극도 잘 보였다.
“...안 가길 잘했다.”
혜선은 어떻게든 몸을 숨길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몬스터들이 나왔으니 헌터 협회든 어디서든 헌터들을 보낼 거였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우르르릉.
먹구름 사이에서 나지막이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에 숨자.”
“저기?”
혜선이 가리킨 곳은 바이킹이 있는 곳이었다.
동작은 멈춘 바이킹의 밑에는 조그마한 공간이 있었다.
수리를 위해서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덜컥.
혜선은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가면서 입구까지 단단히 막았다.
“...구출하러 오겠지?”
친구 중 한 명이 울먹거리며 물었다.
“응!
올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마.”
애써 밝게 대답하는 혜선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그때.
놀이공원 안에 있는 확성기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안내 말씀드립니다.
현재 놀이공원 내에 이용객들께서는 몬스터가 전부 토,토벌 될 때까지 이동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몬스터를 토벌 중이 제 자리에서 구조를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헌,헌터가 도착했나 봐!”
“...살았다.”
친구들과 혜선은 기뻐하며 서로의 손을 잡았다.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던 혜선의 눈가에는 안도감에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저벅저벅.
“응?
왔나보다!”
혜선이 급하게 문을 열려다가 화들짝 놀라며 다시 문을 닫았다.
“왜 그래?”
혜선은 경악한 얼굴로 친구들을 돌아보며 고개를 저었다.
친구들도 혜선의 표정을 보고 급하게 입을 다물었다.
저벅저벅
스으으윽!
발걸음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내가 본 게 도대체 뭐지?’
혜선은 경악한 얼굴로 문을 꾸욱 잡았다.
‘제발 지나가!
지나가!’
저벅저벅!
스으으윽!
혜선의 바람대로 소리는 서서히 혜선이 숨어있는 곳에서 멀어졌다.
그때였다.
혜선의 친구 중에 한 명의 가방에서 경쾌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띠리이리이링―
혜선과 친구들은 허겁지겁 핸드폰을 꺼내 전원을 꺼버렸다.
두근두근
혜선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겨우 몇 초였으니까 못 들었을 거야.’
그래.
혜선은 애써 자신을 달랬다.
하지만.
끼기기긱.
혜선과 친구들이 숨어있는 공간의 문짝이 비틀어지며 괴이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틈으로 몬스터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색 털 사이에 여러 쌍의 눈동자가 혜선과 친구들을 빠르게 훑었다.
끄르르르르륵!
몬스터의 입에서 흰 거품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리고 문짝이 뜯겨 나가며 몬스터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