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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47화 (47/143)

00047 [EP5.투기장]―

[EP5.투기장]

1차 레벨제한 이런 게 있었다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전직 퀘스트라니.

시스템이 얼마나 불친절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인벤토리’

이번에 새로 얻은 아이템은 두 개였다.

1개는 오크를 잡고 보상으로 얻은 재앙의 흡혈검이었고,다른 것은 루시퍼에게 얻은 미카엘의 검이었다.

[재앙의 흡혈검]

[등급 : B급.( 희귀)]

[능력 : 근력플러스45]

[특수능력 : 흡혈]

[설명 : 흑마법사들이 고문하기 위해 만든 검.]

[흡혈 : 상대의 몸에 칼이 박혀있는 동안 피를 지속해서 흡수한다.]

B급이기도 하고 나쁘지 않은 스탯 상승률이었다.

하지만 서리칼날을 쭉 써오던 재준이었기 때문일까.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미카엘의 검도 있고 말이지.’

재준은 무심코 미카엘의 검의 정보창을 살피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깜짝 놀랐다.

[미카엘의 검]

[등급 : S급.( 전설)]

[능력 : 근력플러스78]

[특수능력 : 천강,신성한 섬광,블레이드 스톰,성난 칼날]

[설명 : 대천사 미카엘의 검.

재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르며,루시퍼가 신의 반기를 들고 타천사들과 하늘에 올랐을 때 그의 가슴을 꿰뚫고 마계에 처박은 검이다.

마기를 무찌르는 신성한 검이다.]

[천강 : 적을 공격할 때 첫 번째 공격이 막히더라도 검의 탄성을 이용하여 방향을 전환해 바로 두 번째 공격을 한다.

두 번째 공격은 상대의 방어를 무시한다.]

[대천사의 구원 : 아군의 상처는 치료하고 적의 상처는 악화하는 섬광을 내뿜는다.]

[블레이드 스톰 : 화염으로 만들어낸 불꽃의 검을 쏟아 다수의 적을 쓰러뜨리고 불태운다.]

[성난 칼날 : 강력한 검기를 사방의 적에게 내뿜고 적의 주의가 자신에게 향하도록 한다.]

‘대박이다.’

재준이 한참 동안 미카엘의 검의 상태창을 살폈다.

근력이 78이 보정되는 건 그렇다 치고.

특수능력이 무려 4개나 붙어있었다.

천강은 대인 공격 스킬이었고,대천사의 구원은 상처를 치유하는 힐이자 상대의 상처를 악화하는 저주계열 버프로도 사용 가능했다.

블레이드 스톰은 광역기로 재준이 좋아하는 화염 스킬이었다.

마지막으로 성난 칼날은 광역기이면서 도발 스킬이었다.

‘사기다.’

오크 챔피언의 몸을 그냥 베어내는 절삭력과 공격력만으로도 이미 엄청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특수능력까지 살피게 되니 진정한 미카엘의 검의 가치를 알 것 같았다.

이게 바로 S급 전설 아이템이라는 거지?

재준은 아직도 아쉬워하는 루시퍼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이런 능력치니까 아쉬워할 만하지.’

재준은 만족한 얼굴로 미카엘의 검을 다시 인벤토리에 넣었다.

재준은 침대에 누운 채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응?’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와있고 문자도 와 있었다.

헌터 협회의 황동수였다.

‘뭐지?’

저번에는 전화해도 안 받더니.

재준은 전화하려다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어차피 지금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우선은 한숨 푹 자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혜선이는 놀이공원에서 잘 놀고 있으려나.’

재준은 집에서도 자주 못 마주치는 혜선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나중에 용돈이라도 더 줘야겠네.’

재준은 스르륵 눈이 감기는 걸 느끼며 잠이 들었다.

“태성 씨!

지원 좀 부탁드릴게요!”

“네 은,은,은미씨!

공,공격 갑니다!”

‘윈드 스피어!’

[윈드 스프로!―시―$!니다!]

태성은 보스몹 근처에 있는 고블린들에게 바람의 창을 시전해 한 마리씩 처치해나갔다.

‘너무 빠르지도 않게.

천천히.’

태성은 고블린을 퇴치하면서도 근처에 있는 공략팀의 멤버들을 힐끔힐끔 살피는 중이었다.

지금 그가 연기하는 모습은 말더듬이 마법사였다.

‘아직 멀었나?’

태성은 때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야아아아압!”

머리를 바싹 짧은 남자가 보스몹에게 달려들어 도끼를 휘둘렀다.

퍼억!

크오오오오!

발목이 찍힌 보스몹이 괴성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지금이에요!”

은미의 외침에 모든 팀원들이 보스를 집중 공격했다.

보스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보스가 죽고 나서 탈출구가 열리자 모두가 긴장감이 풀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 순간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씨익.

‘그림자 은신’

[그림―$ 은―$!을 시전했―$!]

어둠 속에 숨은 태성이 제일강한 먹잇감에게 천천히 접근했다.

“후우.

힘들었다.”

“그러게.

어라?”

“왜 그래?”

“너 뒤에...”

은미는 남자의 그림자가 일렁이는 것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착각이 아니었다.

그림자에서 팔 하나 길이 정도 되는 검이 빠져나오더니 남자의 목을 꿰뚫었다.

“커헉!

뭐,뭐야!”

남자의 입에서 피가 부글부글 끓으며 흘러내렸다.

파앗!

검은 그걸로 끝내지 않고 옆으로 잘라내며 목을 완전히 끊어냈다.

[김$―현을 처치하셨―^$]

[레벨이 올―!^니다!]

“아싸.

레벨업!”

기쁜 음성이 그림자에서 흘러나오며 목소리의 주인공이 얼굴을 힐끔 내밀었다.

웃고 있는 태성의 얼굴이었다.

“뭐,뭐야!

저 개새끼가 사람을 죽였어!”

“태,태성 씨?”

은미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로 전에까지 순수하게 말을 더듬는 마법사의 얼굴이 아니었다.

피가 튄 얼굴은 이까지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왜요 은미씨?”

“말도 더듬지 않아?”

경악한 은미를 뒤로 공략팀에 있던 팀원들이 태성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죽여버리겠어!”

“도망 못 가게 해!”

태성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그림자로 들어갔다.

‘그림자 이동!’

[그림―이동―프로전했습니다!]

재준이 다시 얼굴을 쏙 내민 곳은 재준에게 달려오던 남자의 그림자였다.

“내가 왜 도망을 가?”

‘급소 타격!’

[급소―격을 시!프로―니다!]

푸욱!

푸욱!

태성의 검이 연달아서 남자의 급소를 찔렀다.

“크헉!”

남자의 숨이 끊길 때까지 태성은 멈추지 않았다.

푸욱!

푸욱!

[강―프로를 처치했프로―]

“도망은 너희들이 가야지?

하하”

“미친 새끼!

마정석이라도 다 차지하려고 이러는 거냐?”

“마정석?”

태성의 몸이 다시 한번 그림자 속으로 쑤욱 들어갔다.

푸욱!

남자의 밑에서부터 솟아오른 칼날이 사타구니부터 꿰뚫고 위장까지 갈랐다.

퍼억!

“살,살려줘.”

내장이 쏟아지며 남자는 유언 대신 살려달라는 말만 내뱉으며 은미를 쳐다봤다.

“그런 건 필요 없어.

난 너희가 필요하다고.”

“미친 새끼!”

“하하하.

맞아 나 레벨업에 미쳤다고.

그래서 광렙이라 하는 거잖아.”

은미는 태성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게임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가?

그러면서 머릿속을 팽팽 굴렸다.

‘놈이 사용하는 스킬은 그림자로 이동하는 것.

그렇다면!’

“라이트!”

빛의 구가 던전 안을 환하게 비췄다.

태성은 빛의 구를 힐끗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하하하하.

머리 좀 쓰는데?

그래도.”

태성이 칼날을 천천히 발밑의 그림자로 밀어 넣었다.

“칼날 하나 지나갈 그림자는 어디에나 있다고?”

은미 소름을 느끼며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순식간에 튀어나온 칼날에 발목이 베였다.

‘으윽!’

통증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그럴 겨를 이 없었다.

“윈드!”

간단한 바람 마법이지만 바닥의 흙먼지를 일으키며 시야를 가렸다.

“아썅!

어디야!”

태성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은미는 미리 봐둔 탈출구를 향해 필사적으로 달려갔다.

“어디냐고!”

콰앙!

흙먼지가 가라앉았을 때 이미 은미는 빠져나간 이후였다.

“하아.

제기랄.

지랄 맞네.”

태성은 손가락을 비틀어 까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탈출구로 빠져나갔다.

주위를 둘러봐도 은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허 참.’

그때 누군가 태성의 옆으로 다가왔다.

헌터 협회 직원이었다.

“...던전 공략 끝나신 거에요?”

“네.

그런데요?”

“아.

두 분밖에 안 나오시길래요.”

태성은 남자가 건네주는 서류에 휘날리듯 정보를 적고 건넸다.

은미의 칸은 비어있었다.

“먼저 나온 여자는 그냥 갔나 봐요?”

“아아.

네.

급한 일이 있다고 해서요.”

‘헌터 협회 직원한테 도움도 요청 안 하고 튄걸 보면..

알긴 아나 보네.’

태성은 원래 헌터 협회 직원부터 은미까지 다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럴 실력도 되었고 말이다.

“칫.

기분 상하는데 한 번 더 사냥이나 갈까.”

태성이 말하는 사냥이 몬스터의 사냥인지,인간의 사냥인지 그 뜻은 태성만 알고 있었다.

태성은 금세 기분이 풀어져서 콧바람을 불며 거리를 벗어났다.

늦은 점심이 돼서야 재준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핸드폰이 계속해서 울어댔기 때문이다.

‘누구지?’

“흐음.

네.

최재준입니다.”

“오,오빠?”

“혜선아?”

재준은 혜선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오,오빠!

여기 놀이공원인데 꺄아아아악!”

혜선의 비명과 함께 전화기 너머로 무언가의 괴성이 들려왔다.

크아아아아악!

‘몬스터?’

“혜선아!

혜선아!”

뚜우―뚜우―

그리고 혜선의 전화는 끊어졌다.

재준이 다시금 전화를 해봤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음만 들려왔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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