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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46화 (46/143)

00046 [EP5.투기장]―

[EP5.투기장]

베오른은 자신의 건틀렛이 인간의 검을 산산조각 낼 때까지만 해도 가슴을 뚫고 심장을 꺼내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까앙!

하지만 베오른의 건틀렛은 또 다른 검에 의해 막혔다.

그리고 그 검을 확인한 베오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반 토막 난 녹슨 검이었다.

[저게 뭣이죠오오오?

녹슨 검입니다아아!

인간 최재준 절박한 나머지 거지새끼도 안 주워갈 골동품을 들었습니다아아아아!

처량하기 그지 없군요오?]

진행자 놈은 트집 잡을 거리가 생겨나자마자 재준을 있는 힘껏 뜯어댔다.

비웃은 진행자 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재준은 피식 웃었다.

‘이것의 정체를 아는 순간 그렇게 웃을 수 있나 보자.’

재차 베오른의 공격이 날아왔다.

다시 한번 반 토막 난 검으로 막고 재준을 그 힘을 이용해 뒤로 물러났다.

쿠웅!

쿠웅!

그 틈을 타고 재준의 소환수 들이 베오른에게 달려들었다.

50기의 스톤골렘과 리치,오우거,트롤이 사방에서 달려들어 베오른의 앞을 막았다.

그르르르르!

땅속에서 올라온 거대지네가 베오르는 거대한 집게로 콱 물었다.

“귀찮은 놈들!”

퍼억!

퍼억!

베오른이 팔을 한 번씩 떨칠 때마다 소환수 들의 온 몸이 피떡이 되어 쓰러졌다.

재준은 시선이 힐끔 베오른을 향했다가 자신의 눈앞에 떠오른 창으로 향했다.

띠링

[검에 깃든 루시퍼의 영혼의 파편 x 1을 사용하여 미카엘의 검을 개화할 수 있습니다.]

‘미카엘의 검!’

재준은 처음 루시퍼가 이 검을 건네줬을 때 설명창을 보고 경악했었다.

미카엘은 루시퍼의 동생이자 천사들을 이끄는 천계의 총대장이었다.

루시퍼가 신에게 반기를 들었을 때 그의 가슴팍에 불의 검을 박고 마계로 떨어드린 건 유명한 일화였다.

루시퍼는 자신의 가슴팍에 박혔던 미카엘의 검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영혼의 파편 중 한 개를 담아서.

‘개화한다!’

[미카엘의 검에 루시퍼의 영혼의 파편 x 1개가 흡수됩니다!]

[미카엘의 검이 개화합니다!]

미카엘의 검이 재준의 마력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재준의 상태창의 마나가 깜빡이며 수치가 쭉쭉 떨어질 정도로 막대한 양이었다.

재준의 몸에서 빠져나간 마력은 검으로 모여들었다.

반 토막 난 검날이 조금씩 길어졌다.

고오오오오―

베오른이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위험하다!’

오크의 신이 베오른에게 직접 경고하고 있었다.

‘저 검은 위험하다!’

또한 베오른의 감각도 그렇게 외쳤다.

저 따위가 뭐길래!

크아아아악!

오크가 온몸으로 마나를 뿜어내며 거대지네의 머리를 뭉개며 재준을 향해 몸을 날렸다.

퍼억!

퍼억!

헤스티아가 중간에 베오른의 어깨에 이를 박으며 가로막았지만 몸통에 베오른의 주먹이 꽂히면서 바닥에 내리 꽂혔다.

인간의 얼굴이 보였다.

‘죽어라!’

베오른이 숨기고 있던 힘을 개방했다.

건틀렛에서 검은 연기가 뭉글뭉글 뻗으며 전방을 향해 뻗어 나갔다.

“죽음의 일격!”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전되고 나서 적의 목숨을 빼앗지 못한 적 없는 기술이었다.

슈우우우욱!

재준은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지만,베오른은 득의만면한 표정이었다.

피하는 속도보다 죽음의 일격의 속도가 훨씬 빨랐다.

“끝이다!”

스걱!

베오른은 순간적으로 들리는 소리를 이해하지 못했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소리와 통증이었다.

‘뭐지?’

그리고 몸이 기우뚱하더니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뒤이어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져 내렸다.

자신의 오른쪽 팔이었다.

[개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개화가 완료된 미카엘의 검은 실제로 불을 뿜거나 하지 않았다.

검신이 보통 검보다 훨씬 길고 검날이 피를 머금은 것처럼 붉었다.

휘이이잉!

살짝 흔들었을 뿐인데 바람이 갈라지며 파공성이 들려왔다.

재준은 손에 불길한 검은 기운을 씌운 채 달려드는 베오른의 모습이 보였다.

가속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주위의 사물과 시간이 느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왜인지 이제는 베오른의 몸을 벨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카엘의 붉은 검날이 반원형의 궤적을 그렸다.

스걱!

“크아아아아악!”

미카엘의 검이 너무나 손쉽게 베오른의 오른쪽 팔을 잘라냈다.

잘린 단면에서 피가 쏟아졌다.

베오른은 공중에서 허우적거리더니 볼썽사납게 바닥에 처박혔다.

땅에 박힌 베오른은 경악한 표정이었다.

재준은 베오른이 당황한 지금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끝내자!’

재준은 미카엘의 검을 역수로 쥐고 베오른의 머리 위로 뛰어내렸다.

후우우욱!

베오른이 다급하게 하나 남은 왼손을 들었다.

푸욱!

하지만 미카엘의 검은 왼손의 건틀렛마저 가르며 베오른의 머리통을 꿰뚫었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서 재준은 재차 스킬을 사용했다.

‘그림자 베기!’

푸욱!

푸욱!

퍼억!

베오른의 머리통이 산산조각이 되어 피떡이 돼서야 재준을 멈췄다.

순간 투기장에 적막이 흘렀다.

띠링

[투기장의 오크 챔피언 베오른을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차 레벨 제한 200에 도달하였습니다.]

[전직 퀘스트를 진행해야 2차 레벨업이 가능합니다!]

“하아.

하아”

재준은 시야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옆으로 풀썩 넘어졌다.

[인,인간 최재준의 승리입니다아아아아!]

진행자의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목소리가 투기장에 울려 퍼지고 관중들이 괴성을 질러댔다.

우와아아아아

“신,신입!

대단하군!”

배릭과 나리엘이 달려와 재준을 부축했다.

재준은 머리가 살짝 어지러운걸 제외하면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띠링

[압도적으로 적들을 멸살하라!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보상 : 없음]

진짜로 보상은 없었다.

‘뭐,더 좋은 걸 얻었으니까.’

재준의 시선이 손에 들린 미카엘의 검으로 향했다.

철컥!

재준은 투기장의 지하로 내려가자마자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루시퍼가 옆에서 복잡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잠깐 사이에 얼굴이 바싹 늙어 보였다.

“후우.

이거 아니었으면 못 이길뻔했습니다..”

“...그렇군.”

이 정도는 말치레는 해줘야지.

하지만 미카엘의 검을 쳐다보는 루시퍼의 눈은 욕망으로 번들거렸다.

어차피 갖고 있어도 쓰지도 못하면서.

재준은 미카엘의 검을 인벤토리에 쏙 넣어버렸다.

루시퍼가 그런 재준을 힐끗 째려봤다.

“흠흠.

어쨌거나 오늘은 수고했다.

한동안 경기는 없을 테니 푹 쉬도록.”

“뭐야.

그게 답니까?”

나리엘이 삐딱하게 나왔다.

“그럼?”

“아니,겨우 개피똥 싸가면서 이겨왔는데 수고했다 이 말 한마디로 입이 싹 닦이냐고요.”

평소라면 말렸을 배릭도 은근슬쩍 기대하는 눈으로 루시퍼를 쳐다봤다.

루시퍼가 셋의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쳐다봤다.

가뜩이나 미카엘의 검도 넘겨줘서 배 아픈데 뭐라도 내놓으라니 열불이 났다.

하지만.

오늘 유폐될 위기까지 갔던걸 생각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줘도 되겠지.

“...따라와라.”

나리엘과 배릭이 신이 난 얼굴로 루시퍼를 따라갔다.

재준도 그 뒤를 쫓았다.

철컥―

루시퍼가 들어선 곳은 재준과 처음 왔었던 사무실 같은 방이었다.

배릭과 나리엘은 처음인 듯 여기저기를 살펴봤다.

루시퍼는 커다란 궤짝을 셋 앞에 꺼내놓았다.

“여기서 딱 하나씩만 가져가.”

궤짝 안에는 각종 아이템이 들어있었다.

루시퍼는 선심 쓴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그 안의 아이템은 모두 죽은 대전사가 쓰던 것들이었다.

기대를 하고 살펴보던 나리엘의 표정이 실망감으로 물들었다.

결국 나리엘은 조그만 단도 하나를 집었고 배릭은 배틀액스를 집었다.

“난 쌍도끼를 사용하는 게 꿈이었지.

하하하하”

재준의 차례였다.

재준은 하나하나 자세히 살폈다.

방어구라 하더라도 세트 효과가 있는 투기장 갑옷보다는 안 좋았고 액세서리 또한 지금 차고 있는 루시퍼 세트가 더 좋았다.

‘나도 단검이나 챙길까.’

그때 재준의 눈에 익숙한 뭔가가 들어왔다.

‘이건?’

손바닥 정도의 크기에 조그만 석판이었다.

재준은 읽을 수 없는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고대의 석판?’

석판을 쥐자 아이템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피의 연결 석판]

[설명 : 소환수 들과 유대감을 공고히 한다.

사용자가 얻는 경험치의 일부를 소환수 들과 공유할 수 있다.]

“저는 이걸로 하겠습니다.”

재준은 피의 연결 석판을 챙기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보물을 얻었다.

“자네도 성향이 특이하군.

그런 이상한 아이템을 고르다니 말이야.”

“네 생김새보다는 아닐 거다.

난쟁아.

그만 신경 쓰고 우리 신입님 쉬게 해드리자고.”

난쟁이란 말에 울컥한 배릭의 얼굴이 붉어졌다.

“후우.

오늘 수고했다.

다음에 다시 부르지.

아마..쩜3일 정도쯤 후가 될 거야.

자세한 이야기는 그때 하지.”

루시퍼의 마지막 문장은 재준을 쳐다보며 말했다.

재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눈앞이 암전이 되며 재준의 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후우.

힘들었다.”

재준은 바로 침대에 풀썩 누웠다.

‘얼마나 지난 거지?’

아침이다.

만약 투기장을 단 몇 시간 동안 다녀온 게 아니라면 꼬박 하루가 지난 것이다.

‘보상이나 확인하고 쉬어야지.’

우선 방금 받았던 피의 연결 석판을 꺼냈다.

저번에 사용해 봐서 어떻게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퍼억!

손에 올려놓고 석판을 내리쳤다.

[스킬 피의 연결을 배웠습니다.]

[피의 연결]

[등급 : S급]

[설명 : 소환수 들과 유대감을 공고히 한다.

사용자가 얻는 경험치의 일부를 소환수 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것도 S급이다!’

사실 재준은 스킬 등급이 S급이라는 사실보다 스킬 자체의 능력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번 투기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

쪽수가 많은 게 최고란 사실이었다.

억지로라도 군단 소환과 종속들을 지정하면서 아군을 만들었지만 오크들에 비하면 너무 약했다.

특히 종속들은 등급이 올라갈 수 있어서인지 처음 소환할 때는 약했다.

하지만 피의 연결을 사용하면 종속들의 레벨업도 문제가 없었다.

일명 버스 태운다고 하지.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200]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2330]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34]

[스탯]

근력.( A) : 596플러스 체력.( A) : 568플러스 민첩.( S) : 1467플러스 지구력.( A) : 542플러스 마력.( SSS) : 999999999

추가 분배 가능 포인트 : 61

[스킬]

패시브 스킬 : 마나 포스 S등급/카운터 패시브 A등급/신체강화 A등급/피의 연결 S등급

액티브 스킬 : 그림자 베기 A등급/가속:블링크 A등급

권능 : 마계의 겁화 S등급/군단 소환 S등급

그때 재준의 시선을 잡아끄는 문구가 보였다.

[1차 레벨 제한 200에 도달하였습니다.]

[전직 퀘스트를 진행해야 2차 레벨업이 가능합니다!]

“전직 퀘스트?”

재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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