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45화 (45/143)

00045 [EP5.투기장]―

[EP5.투기장]

그오오오오오

주변의 마나가 급격하게 헤스티아의 벌어진 입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크들의 시선이 헤스티아를 향해 있었다.

멍하고 흔들리는 눈동자에는 현실감이 없었다.

이윽고 청염의 불꽃이 헤스티아의 입에서 쏟아졌다.

콰아아아아아아!

오크들의 머리 위로 드래곤 브레스가 직격했다.

무시무시한 화염이 사방으로 퍼지며 모든 것을 파괴했다.

“으윽!”

지독한 열기에 숨이 막혀왔다.

공기 중의 수증기마저 화염에 증발한 것인지 뿌연 연기가 허공에 피어올랐다.

재준과 배릭,나리엘이 서 있는 쪽을 제외한 모든 곳이 청염의 불꽃으로 넘실대며 녹아 들어갔다.

화르르르륵

오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투기장의 오크 그록을 처치했습니다!]

[투기장의 오크 누르크를 처치했습니다!]

.

.

.

[투기장의 오크 우쉬마를 처치했습니다!]

[투기장의 오크 바락을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언제나 들어도 기분 좋은 시스템 소리였다.

[브,브레스입니다아아아!

아아!

최강의 종족!

저 아름다운 자태를 보십시오!

빠져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아아아!]

“...시발.”

나리엘이 드래곤 브레스에 대한 광경을 한 단어로 정의했다.

헤스티아는 오랜만에 나와서 기분이 좋은지 주변을 날다가 재준의 옆에 내려 앉았다.

쿠웅!

크오오오―

[잘했어?]

머릿속으로 헤스티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전과 같은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재준은 헤스티아의 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헤스티아가 최고다.”

[배고파.]

“...”

재준은 인벤토리에 있는 B급 마정석을 생각하고 뜨끔했다.

1억짜리 마정석인데.

순간 갈등이 왔지만 헤스티아가 만들어놓은 현장을 보니 그런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래.

오늘은 특식이다.”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B급 마정석을 꺼내서 헤스티아에게 건넸다.

까득.

덩치가 커져서 예전처럼 씹어먹는 것도 없이 한입에 꼴깍하고 삼켰다.

“수고했어.”

그때 불타오르는 청염의 불꽃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재준은 진득한 살기가 흘러나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투두둑.

무너진 땅 사이로 몸을 일으키는 존재가 보였다.

‘그놈이다.’

재준은 한눈에 오크 챔피언을 알아봤다.

오크 챔피언 베오른은 느릿하게 동무더니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치이이익

땅이 녹아 피부에 달라붙으면서 살이 타들어 갔지만 베오른은 한치의 표정의 변화 없이 재준을 노려봤다.

‘헤스티아의 드래곤 브레스에도 살아남았다 이거지?’

재준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베오른을 마주 봤다.

저벅저벅

베오른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몸에서 돌가루가 떨어져 내렸다.

헤스티아의 드래곤 브레스가 뿌려질 때 베오른은 땅속으로 파고들어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다.

“오크는 지지 않는다.”

확신에 찬 음성을 내뱉으면서.

베오른은 재준을 향해 걸어왔다.

“흐음!”

배릭과 나리엘이 낮은 침음성을 내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재준은 아무런 흔들림 없이 베오른을 노려봤다.

한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오크 신의 힘이 담긴 주술문신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온몸에서 각종 몬스터와 인물들의 문신이 떠올랐다.

그동안 베오른이 투기장에서 죽였던 것들이었다.

베오울프와 오우거,트롤들의 문신이 팔과 가슴을 감싸면서 온몸의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놀,엘프,드라이드들의 문신이 다리를 감싸면서 몸이 경쾌해지고 속도가 높아졌다.

드레이크와 골렘들의 문신이 온 몸을 감싸면서 피부가 한없이 단단해졌다.

그 밖의 수많은 문신이 새겨지면서 베오른의 온 몸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취익.

드래곤이 한낱 인간을 따를 줄 몰랐군.”

“오크보다는 낫지 않아?”

“미개한 하위종족인 인간이 오크보다 뛰어나다는 건가?”

“그러지 않으면 너희가 왜 다 죽어 자빠져 있겠어?”

재준이 담담한 얼굴로 말하자 베오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오크 신에게 내려오는 힘이 점차 강해졌다.

눈앞에 있는 건방진 인간을 뼈째 씹어먹고 또 다른 문신으로 새기리라!

베오른은 참았던 살기를 해방하며 흉성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악!”

그의 주위로 바람이 휘몰아치며 날카로운 기운이 주변을 집어 삼켰다.

띠링

[현재 상대의 등급이 사용자보다 높습니다.]

[칭호 ‘등급을 뛰어넘은 자’가 발동됩니다.]

[모든 스탯이 50프로 향상됩니다!]

[이름 : 최재준]

[레벨 : 198]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2320]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58]

[스탯]

근력.( A) : 885플러스 체력.( A) : 843플러스 민첩.( S) : 2191플러스 지구력.( A) : 804플러스 마력.( SSS) : 999999999

추가 분배 가능 포인트 : 55

‘후우’

스탯이 평균 A등급을 넘고 나서 오랜만에 듣는 칭호의 효과음이었다.

‘오크 놈이 평균 S급 이상이라는 거겠지.’

스오오오오―

그렇지 않고서야 피부에 와닿는 베오른의 소름 끼치는 이 기운과 살기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첫 공격은 베오른이 시작했다.

땅을 부수며 순식간에 뛰어오른 베오른의 주먹이 재준의 얼굴을 내리쳤다.

콰앙!

아공간에서 서리칼날을 꺼내 막아낸 재준이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이며 뒤로 물러났다.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재준은 재빠르게 투기장 안쪽으로 몸을 날렸다.

숨통을 끊어놓을 생각으로 최선을 일격을 날린 베오른은 내심 크게 놀랐다.

인간이 아무리 강해봤자 자신의 일격을 막아낼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끼긱!

손에 낀 건틀렛에서 비틀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존심이 상했다.

다시 한번 두 주먹에 전력을 담고 베오른의 눈이 재준을 찾았다.

하지만 재준은 도망만 치고 있지 않았다.

베오른의 틈이 보이자마자 몸을 틀어 그림자 베기로 목을 노렸다.

끄그극!

살과 철이 맞닿았지만 살에는 흠집 하나 없이 오히려 재준의 검날이 갈렸다.

동시에 휘두르듯 뻗은 오크의 주먹에 옆구리를 맞고 재준이 투기장의 벽에 처박혔다.

쿠웅!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벽이 움푹 들어갔다.

재준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만큼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씨.

더럽게 세네.

퉷!”

재준이 입안에서 비릿하게 올라오는 피를 뱉어냈다.

‘가속!’

‘블링크!’

재준의 몸이 희끗하며 베오른의 뒤편에 나타났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검을 휘둘렀다.

‘그림자 베기!’

끼기긱!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베오른의 살을 파고들지 못했다.

베오른의 흉측한 얼굴이 재준을 향하며 주먹이 날아왔다.

순식간에 둘의 사이가 좁혀졌다.

‘블링크!’

‘마계의 겁화!’

하지만 재준은 공격이 실패하자마자 바로 블링크로 멀어지며 마계의 겁화를 시전했다.

화르르르륵!

폭발하는 화염이 베오른을 감쌌다.

통했나?

“취익!

소용없다!”

재준의 기대를 무참히 깨며 베오른이 불을 헤치고 나왔다.

베오른의 검은 문신 위로 얇은 막이 생겨서 불꽃을 밀어냈다.

끼기기긱!

재준의 검과 건틀렛이 마주치며 듣기 싫은 소리를 냈다.

재준과 베오른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전력을 다한 공격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베오른이 공격을 하면 재준은 피의 보호막과 서리칼날로 막아냈다.

패시브 스킬인 카운터는 발동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재준의 그림자 베기와 마법을 이용한 공격은 검은 문신을 뚫지 못하고 막혔다.

콰아앙!

재준과 베오른이 공격을 주고받을 때마다 생기는 충격파로 투기장의 공기가 떨렸다.

배릭과 나리엘은 날리는 모래바람과 공기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충격파가 몰려올 때마다 속이 울렁거렸다.

지켜보는 관중들도 손에 땀을 쥐는 경기에 광분해서 소리를 질러댔다.

와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상황은 서서히 재준이 불리한 상황으로 기울었다.

서로의 공격은 서로에게 닿지 않았지만 재준의 검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끼이익!

콰앙!

이 사실을 눈치챈 베오른이 일부러 검을 향해 노골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우드득!

마침내 베오른의 건틀렛과 부딪친 서리칼날이 산산이 조각나며 사방으로 흩날렸다.

‘마지막이다!’

베오른의 주먹이 재준의 심장을 향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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