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7 [EP4.저주받은 던전]―
[EP4.저주받은 던전]
[소형악마를 처치했습니다.]
[토벌한 몬스터의 수 : 500/1000]
500마리까지 잡자 소형악마도 더는 나오지 않았다.
그르르르르
천장의 구멍도 모두 막혔다.
재준은 그워억을 근처로 불렀다.
‘이번에는 또 어떤 몬스터냐.’
재준이 주변을 살폈다.
석상에서는 이미 나왔고 천장에서도 나왔으니까 이번에는 벽?
쿠우웅!
재준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벽이 무너지며 새로운 동굴의 모습이 드러났다.
어둠만 보이는 동굴의 안쪽에서 안광을 빛내는 몬스터들이 보였다.
근데 크기가 꽤 커 보였다.
우우웅!
쿠웅!
쿠웅!
저게 뭐지?
마침내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스톤 골렘이었다.
재준보다 머리하나가 살짝 더 큰 소형의 크기였다.
‘최악이군.’
마법도 스킬도 못 쓰는 상황에서 스톤 골렘은 최악의 상성이었다.
검만으로 적을 상대하는 재준에게 방어도가 높은 골렘은 이래저래 불편한 상대였다.
우우웅!
스톤 골렘은 스피드가 빠르진 않았지만 숫자가 많았다.
재준이 있는 공동을 천천히 가득 채우며 재준에게 다가왔다.
제길.
재준의 동공이 흔들렸다.
겨우 돌멩이를 내리친다고 A급 무구인 서리칼날의 이가 나갈 일은 없겠지만.
어려운 일임에는 분명했다.
“공격!”
“그워어어어억!”
그워억은 말 잘 듣는 개처럼 스톤 골렘을 향해 맹렬히 달려갔다.
근처의 골렘에 달라붙어 주먹을 휘두르는 그워억의 모습이 마치 떼쓰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처럼 보였다.
골렘의 크기가 작으니 공격력도 그만큼 떨어지려나.
재준은 혹시나 하고 일말의 기대를 했다.
하지만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부우우웅!
퍼억!
스톤 골렘의 주먹 한 방에 그워억의 머리가 피떡으로 변했다.
우우웅!
쿠웅!
쿠웅!
골렘은 천천히 재준을 향해 다가왔다.
재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
서울 시내.
스걱!
끄아아아악!
태성이 손에든 검을 내지르자 남자의 팔뚝이 잘리며 바닥에서 펄떡거렸다.
“제,제발 살려줘!
돈이라면 다 줄 테니까.”
“돈?
나 돈 많은데?”
태성은 쓰러진 남자의 위에 올라서서 씨익 웃었다.
“그,그럼 대체 원하는 게 뭐야?”
“원하는 거?”
태성이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봤다.
온몸이 난자되어 쓰러진 시체가 10구가 넘었다.
“보면 모르겠어?”
태성의 마른 눈동자가 살기로 번들거렸다.
“죽이는 거!
널 죽이는 게 내가 원하는 거야.”
“미,미친 새끼!
살인마 새끼!”
“응.
알았으니까 제발 레벨업 좀 시켜줘.”
푸욱!
태성이 검이 남자의 목구멍을 뚫고 목뼈까지 가르고 바닥에 박혔다.
[레―$이올랐습$―다!]
[레―$이올랐습$―다!]
.
.
[레―$이올랐습$―다!]
“우아.
많이 올랐다.
이놈 헌터였나 보네.
후후”
태성은 상태창을 불렀다.
[레$ : 78]
[프로―: 살인마]
[H$ : 7―5]
[MP : 22$]
[피&도 : 25]
[스탯]
근$.( ―) : 13프로 체력.( C) : 1―3―첩.( C) : 1프로$ 지구프로.( !) : 177―$$.( C) : 23―
추가 분배 가능 포인트 : 33
태성의 스탯창은 재준의 것과 다르게 대부분이 찌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태성은 그러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의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그도 잘 알았으니까.
이번 사냥터는 33이나 올랐네.
태성은 사냥을 끝마치고 소파에 풀썩 앉았다.
요즘 사냥만 계속 돌다 보니까 부쩍 피로가 많이 쌓였다.
바로 앞에 테이블에 사냥감들이 먹던 짜장면이 보였다.
“배고팠는데 잘됐다.”
후르륵!
불과 며칠 사이에 이렇게 강해졌다.
태성은 다시 한번 재준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내가 이렇게 짧은 사이에 강해졌는데 재준 형님은 얼마나 강할까.
‘다음에 만나면 깜짝 놀라게 해드려야지.’
다음부터는 던전에 들어가서 사냥할까나.
서울에 있는 사채업자 사무실은 대부분 사냥한 것 같았다.
이제 일반인보다 레벨이 더 많이 오르는 헌터를 잡고 싶었다.
퉤엣!
자장면 맛은 비렸다.
“아씨.
피!”
태성은 짜장면 그릇을 집어 던졌다.
짜장면이 켜져 있던 텔레비전에 튀며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다음 뉴스입니다.
얼마 전 북한에서 발생한 A급 게이트의 공략 팀들이 전부 실종되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결국 해당 게이트에서 몬스터들이 터져 나오는 게이트 브레이크 현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대한민국 헌터 협회와 주요 길드 임원들은 모두 교동도에서 필사적으로 몬스터들을 밀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세계 헌터 협회에 원조를 요구한 상황에...]
“...지랄하네.”
태성은 남자의 목에 박혀있는 칼을 뽑고 사무실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
콰앙!
공동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재준은 연달아 쏟아지는 골렘의 공격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생각 같아서는 검으로 공격을 막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검에 문제가 생길까 봐 그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콰앙!
콰앙!
재준을 둘러싼 골렘들이 묵직한 주먹을 계속해서 뻗었다.
하지만 얼마가 지난 후부터는 골렘들의 패턴과 속도에 익숙해져서 간간이 반격도 시작했다.
타닥!
재준이 골렘의 어깨를 밟고 곡예를 하듯 빙글 돌면서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순간 골렘의 몸에서 푸른 빛이 가슴 쪽에서 은은히 피어올랐다.
‘저기다!’
스걱!
재준의 검이 빛이 피어오른 곳을 날카롭게 찌르고 다시 뒤로 물러섰다.
쿠웅!
[스톤 골렘을 처치했습니다.]
[토벌한 몬스터의 수 : 632/1000]
‘후우.’
대체 이 짓을 몇 번을 반복해야 되는 거지.
스톤 골렘은 몸의 다른 부위를 자르거나 부셔 뜨려도 금방 복구가 되었다.
대신 몸의 어딘가에 있는 핵을 부수면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워어어억!”
그워억은 여전히 주먹을 들고 골렘을 향해 달려드는 중이었다.
처음에만 해도 골렘들은 그워억은 피떡으로 만들었지만 죽어도 죽어도 다시 복원되어 달려드는 그워억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톡톡!
그워억이 주먹을 휘둘러봤자 골렘의 몸에는 돌가루 조차 날리지 않았다.
‘어그로도 못 끄는 놈.
으휴.’
스걱!
[스톤 골렘을 처치했습니다.]
[토벌한 몬스터의 수 : 633/1000]
재준은 재빨리 골렘을 밟고 석상의 머리 위로 올랐다.
공동안에 있는 가장 큰 사자 모양의 석상이었다.
‘후우.’
높은 곳에 있으면 골렘 놈들도 어떻게 하지 못했다.
웬일인지 이 사자 모양의 석상 근처에 오면 움찔 거리며 공격도 안 하고 말이다.
“잠시 쉬자.”
재준은 머리 위에 풀썩 주저 앉았다.
‘인벤토리!’
[최하급 마정석 E급] x 49
[최하급 마정석 D급] x 21
‘이 맛에 사냥하는구나.’
쌓여있는 마정석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다.
앞으로 헤스티아의 밥값도 충분히 벌었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그워어어억!”
그워억은 재준이 쉬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골렘들에게 달려들었다.
“쩝.”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조금은 짠했다.
방어구랑 무기라도 사줄까.
마정석도 많이 모았는데 그 정도는 괜찮을 듯싶었다.
모자란 실력은 역시 장비 빨 이지.
‘상점창’
띠링
[더게이머 상점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더게이머 상점에서는 물건을 사고팔 수 있습니다.]
[더게이머 상점은 골드로만 거래됩니다.]
[무기]
[방어구]
[물약]
[음식]
[스킬]
[특전]
[보유한 상점 골드 : 60]
우선은 판매부터 해볼까.
재준은 마정석을 전부 상점에 판매했다.
어차피 400마리 정도 더 토벌해야 되기 때문에 마정석 수급은 걱정하지 않았다.
E급 마정석은 개당 150골드로 총 7350골드
D급 마정석은 개당 500골드로 총 10500골드
이렇게 총 17850골드였다.
생각보다 많네.
재준은 무기창을 클릭했다.
방어구 여러 개를 살 바에는 무기 하나를 몰방해서 사주는 게 낫겠지.
[무기]
[단검/한손검/양손검/창/둔기/활/지팡이/.
.
.
/크로우]
무기 안에도 종류가 다양하게 있었다.
심지어는 총기류도 있었다.
하지만 그워억한테 어울리는 건.
‘아무래도 칼이 좋겠지.’
[철제 기본 양손 검]
[불꽃 날 양손 검]
[저주받은 생명력 약탈의 양손 검]
[재앙의 양손 검]
.
.
[십자 무늬 양손 검]
창을 휘리릭 내리던 재준의 눈에 저주받은 이라는 이름의 검이 눈에 들어왔다.
손을 가져다 대자 설명 창이 떠올랐다.
[저주받은 생명력 약탈의 양손 검]
[등급 : A급.( 희귀)]
[능력 : 근력플러스66]
[특수능력 : 신속]
[설명 : 마석으로 만들어져 마기를 잔뜩 머금었다.
저주받았기 때문에 이 양손 검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생명력 약탈의 저주가 걸린다.
단,생명력이 없는 언데드 사용 시 저주는 적용되지 않는다.]
[단,능력 적용 시 생명력 약탈이 가속화]
‘이거다!’
재준이 눈을 번뜩였다.
애초에 생명력이 없는 구울인 그워억이 사용하기에는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근력 66 증가에 등급도 A급 희귀로 일반 아이템인 서리칼날보다도 높았다.
‘가격이 얼마지?’
[가격 : 골드 16000]
어마어마하네.
혹시나 하고 다른 아이템과 비교해봤지만 확실히 절반 정도 뿐이 안되는 가격이었다.
생명력 약탈이라는 디버프가 걸려서 그런 듯싶었다.
후우.
바로 양손 검을 구매했다.
띠링
[저주받은 생명력 약탈의 양손 검을 구매했습니다.]
[구매한 아이템은 인벤토리로 배송됩니다.]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양손 검을 꺼냈다.
길이만 보면 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검신이 길었다.
그리고 검신과 손잡이가 모두 피에 전 것처럼 검붉었다.
검신에서부터 푸른 빛이 뿜어져 재준의 몸을 휘감았다.
그와 동시에 시스템창이 떠올랐다.
[경고]
[저주받은 아이템을 집었습니다.]
[저주에 걸립니다.]
[매초 생명력 감소 ?10]
‘미친!’
지금 현재 재준의 최대 HP가 1300 정도니까 2분만 살짝 넘게 쥐고 있어도 바로 사망이라는 샘이었다.
‘이러니까 저주받은 아이템의 가격이 낮은 거였군.’
재준을 양손검을 그워억에게 집어 던졌다.
“그워억!
선물이다!”
푸욱―
검이 그워억 근처의 땅에 박혔다.
그워억은 떨어진 양손검을 낑낑거리며 뽑아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듯 허공에 괴성을 질러댔다.
“그워어어어어억!”
잠깐 전 재준의 몸을 휘감았던 푸른 빛이 그워억도 똑같이 휘감았다.
하지만 생명력 약탈의 저주는 구울인 그워억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재준의 생각대로였다.
그워억이 그동안의 수모를 갚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맹렬하게 약탈 검을 휘두르며 스톤 골렘에게 달려들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