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29화 (29/143)

00029 [EP3.S급헌터의 나들이]―

[EP3.S급헌터의 나들이]

휘이이이익―

리치 주변에서 둥글게 퍼지던 기운들이 점차 유형화 되면서 눈보라를 일으켰다.

눈보라는 커다란 보스 방 전체를 덮을 정도로 커져갔다.

쩌어억―

동굴 안에 있는 습기란 습기가 모두 얼어붙으면서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마법 방어!

마법 방어!”

정환이 공략대 멤버들에게 마법 방어를 시전했다.

몸 주변에 막이 생겨나며 한기를 밀어내는가 싶더니 쩌엉―소리와 함께 깨져버렸다.

“마법 방어!

마법..방어!”

정환이 쉬지 않고 마법 방어를 외쳤다.

하지만 점차 강해지는 얼음 폭풍에 방어막은 생겨나자마자 산산이 조각나며 깨졌다.

블링크로 뒤편에 물러섰던 재준도 한기에 영향을 받았다.

숨을 쉴 때마다 한기가 입안으로 들어가면서 온 몸이 통째로 어는 기분이었다.

‘인페르노!’

[인페르노를 시전했습니다.]

화르르르륵!

옅은 불기운이 재준의 몸 위를 덮으며 한기를 밀어냈다.

‘후우.’

서서히 얼음 조각처럼 얼어가는 공략대 멤버들이 보였다.

이미 방 전체를 덮은 얼음 폭풍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태성을 포함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쓰러졌다.

‘이대론 다 죽겠지.’

“헤스티아”

미유우―

아공간이 열리며 조그만 레드 드래곤이 빠져나왔다.

날개를 퍼뜩이며 재준의 어깨에 앉아서 얼굴을 비벼댔다.

그러면서 온몸을 감싸는 차가운 기운이 불쾌한 듯 그르릉 하고 울어댔다.

화륵

숨을 쉴 때마다 헤스티아의 입가에서 불꽃이 새어 나왔다.

이 서리 폭풍의 원인인 리치를 노려보며 금방이라도 브레스를 뿜어낼 것 같은 기세였다.

‘상태창’

[이름 : 헤스티아]

[종족 : 레드 드래곤]

[스킬 : 화염 브레스.( S) 드래곤 피어.( A)]

[설명 : 레드 드래곤.

아직 성장기이다.

추후 성장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긴다.

마정석을 좋아한다.]

[화염 브레스 쿨타임 : 6일 1시간]

하지만 아직 화염 브레스의 쿨타임은 6일이나 남아있었다.

“헤스티아 이 사람들 좀 지켜줄 수 있겠어?”

미유우

헤스티아가 바닥에 쓰러져있는 공략대 멤버들 위로 날아올랐다.

입가에서 내뿜은 불줄기가 화염의 막을 이루더니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밀어냈다.

“이,이건?”

서서히 따듯해지는 공기에 덩치가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 날아다니는 뭔가가 보였다.

“...도마뱀?”

미유우!

그 말을 들은 헤스티아가 재빠르게 날아와서 덩치의 머리 위에 앉았다.

콱―하고 날카로운 발톱이 머리털 움켜쥐었다.

“아악!

그,그만!”

“형님!

아이고!

몬스터가 우리 형님 머리 뜯는다!”

“잠,잠깐!

이 도마뱀,아니!

용님 아니면 다 죽는다!

가만히 있어!”

덩치가 정신을 차린 공략대 멤버들을 진정시키며 자리에 앉혔다.

헤스티아는 마음에 드는 듯 덩치의 머리 위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화르륵!

간혹가다 불기운에 화염을 더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화염에 휩싸인 재준이 서 있었다.

리치의 얼음 폭풍은 갈수록 더 강해졌다.

끄에에에에에엑!

폭풍 사이로 비명과 같은 인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인페르노!’

화르르륵―

화염이 춤을 추면서 허공에 수를 놓았다.

몸을 휘청이는 뱀처럼 불의 줄기가 재준의 근처를 맴돌았다.

치이이이

한기가 화염과 맞닿으면서 수증기가 뿌옇게 올라왔다.

재준은 망설임 없이 서리 폭풍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휘이이이익!

강한 바람과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얼굴에 날아왔지만 보호막을 뚫진 못했다.

‘분명 이쯤일 텐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뭇하게 허공에 떠 있는 리치가 보였다.

재준은 순간 리치의 검은 안광과 눈이 마주친 느낌이 들었다.

크으으으으

[인간!

죽어라!]

허공에서 순식간에 생겨난 거대한 얼음덩이가 재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느려빠진 얼음 정도야 재준이 피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쿠웅!

부서진 얼음 파편들이 서리 폭풍에 휘말리면서 날카롭게 재준을 향해 날아왔다.

휘이이이익!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얼음덩이가 재준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재준은 땅을 박차고 날아올라 검을 휘둘렀다.

얼음덩이가 깔끔하게 절반으로 갈라졌다.

콰가가각―

그리고 그 틈새로 리치의 역겨운 해골바가지가 모습을 보였다.

‘이제 끝내자!’

리치의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가는 게 보였다.

재준이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지잉!

아까의 공격으로 금이 갔던 베리어를 깨뜨렸다.

리치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얼음송곳들이 휙―하고 날아들었다.

애꿎은 땅에 얼음송곳이 박히며 흙이 튀었다

‘가속!’

‘블링크!’

재준의 몸이 희끗해지더니 순식간에 공격범위에서 벗어났다.

재준은 리치의 바로 뒤에서 나타났다.

동시에 리치를 향해 돌진하며 검을 횡으로 휘둘렀다.

스걱!

“크아아아아!”

‘들어갔다!’

리치는 상처가 두 팔을 휘청이며 뒤돌았다.

뼈다귀만 남은 손가락이 재준을 향했지만,아무렇게나 뻗쳐오는 공격에 재준이 맞을 리 없었다.

‘난도!’

[난도를 시전합니다.]

검날에 밝은 빛의 형태의 마나가 뭉쳐다가 퍼지며 더욱 빨라졌다.

곡선의 형태를 그리는 검날이 연이어 리치를 내리 그었다.

스걱!

검날이 리치의 뻗은 손을 경쾌하게 잘라냈다.

크아아아아악!

‘시끄럽다!’

리치의 다른 손이 목걸이를 더듬으려고 했다.

그러나 재준은 그것을 눈치채고 다른 손마저 검으로 잘라냈다.

“으에에에에에엑!”

검날에 목걸이의 줄이 끊기면서 사방에 해골의 머리통들과 사람의 머리통이 흩어졌다.

비명 같던 해골과 사람 머리통의 주문이 뚝―끊김과 동시에 리치가 시전하던 얼음 폭풍이 멈췄다.

‘그만 끝내자!’

재준의 칼날이 리치의 목을 향했다.

리치가 다급하게 팔을 들었지만 두 손은 이미 잘린 상태였다.

스걱!

“끄어억!”

짧은 단말마를 남기며 리치의 머리통이 떨어졌다.

그리고 재준의 눈앞에 시스템이 떠올랐다.

[리치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좋군.”

재준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땅바닥에 내려섰다.

보스라 그런지 잡고 나자 레벨도 올랐다.

‘시스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150]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1245]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45]

[스탯]

근력.( C) : 227.( 51) 체력.( C) : 253.( 77) 민첩.( S) : 1152 지구력.( C) : 217 마력.( SSS) : 999999999

추가 분배 가능 포인트 : 11

리치를 잡고 레벨은 11뿐이 안 올랐다.

이제 슬슬 레벨업이 더뎌지는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니 등급을 뛰어넘은 자 칭호도 효과가 없었다.

재준의 최하 스탯이 C를 넘으면서 C등급에서는 더는 스탯 향상 효과를 받을 수 없었다.

띠링

[단 한 명의 사상도 발생시키지 말아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최상급 마정석 C급이 지급됩니다.]

[최상급 마정석 C급이 인벤토리에 지급되었습니다.]

[던전의 탈출구가 열립니다.]

재준의 뒤로 게이트가 열리면서 출구가 형성되었다.

근처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발견했다.

‘아이템?’

뭐지.

기다랗게 금속으로 된 목걸이였다.

끝부분이 날카롭게 갈려 있었고 서로 교차해서 끼워 맞출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죽은 자의 목걸이]

[등급 : B급.( 희귀)]

[능력 : 스킬 연창 스피드 플러스 50프로]

[특수능력 : 다중 연창]

[설명 : 고대 주술사가 사용하던 목걸이.

죽인 사냥감의 머리가 눈을 감기 직전에 머리를 꿰면 입을 빌려서 주문을 외울 수 있다.]

[단,착용자 본인은 주문을 외울 수 없다.]

리치가 목에 메고 있던 목걸이였다.

‘다중 연창?’

다중 연창이라는 특수능력은 분명 좋았지만 눈을 감기 직전의 머리통을 목걸이에 꿰어야 된다는 게 꺼림칙했다.

아직도 사람의 머리통이 중얼중얼 외치던 그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팔든가 해야지.’

어차피 재준의 스킬의 경우 다중 연창을 할 필요도 없었다.

죽은 자의 목걸이는 우선은 인벤토리에 넣었다.

미유우―

전투가 끝나자 헤스티아가 날아왔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입으로 콕콕 깨물었다.

“왜 그래?”

[배고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마정석 들어온 건 또 어떻게 알아서.’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얻은 마정석을 꺼냈다.

헤스티아는 냉큼 입으로 물더니 아그작아그작 씹어서 삼켰다.

‘C급이면 저번에 3000만 원에 팔렸던 건데.’

3000만 원이 한 끼 식사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아팠다.

떨어진 마정석 돌가루도 아까워 보였다.

모아서 팔면 값어치가 있으려나

미유우―?

헤스티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재준을 쳐다봤다.

“...아니야.

많이 먹고 부쩍부쩍 크렴.”

“저,저기 헌터님?”

돌아봤더니 공략대 멤버들이 주르륵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들에 대해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덩치는 인사를 꾸벅 하더니 조그만 가방 하나를 건넸다.

재준이 안에 든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E급 마정석 4개가 들어있었다.

미유우―

헤스티아가 마정석을 보고 흥분해서 날개를 퍼덕였다.

“너무 많은데요?”

E급 마정석이라고 해도 개당 150만 원은 하니까 4개면 600만 원이었다.

오늘 사냥도 제대로 못 해서 번 것도 없을 텐데.

“...아닙니다.

오늘 헌터님 아니었으면 죽었을 겁니다.

하하하하.”

덩치가 어색하게 웃자 뒤편에 공략대 멤버들도 따라 웃었다.

왠지 분위기가 어색했다.

설마 내가 등급을 속였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가.

“저...헌터님.

그럼 던전 공략도 끝났고 저희는?”

덩치가 은근슬쩍 재준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아아.

가보셔도 됩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덩치를 포함한 공략대 사람들은 후다닥 게이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던전 안에는 태성과 재준과 남았다.

“넌 안가냐?”

“전 형님이랑 집도 같은 방향인데 같이 가야죠.”

“짜식”

재준은 태성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재준의 본 실력을 보고 놀랐을 텐데도 전과 다름없는 태도가 나쁘지 않았다.

“나가자.”

재준과 태성도 게이트를 통과했다.

그런데.

던전을 빠져나오자 마자 재준의 시스템창이 한 번 더 울렸다.

‘응?’

[레벨이 150에 도달했습니다.]

[시스템 기능이 추가로 개방됩니다.]

[이제부터 투기장에 참여 가능합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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