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27화 (27/143)

00027 [EP3.S급헌터의 나들이]―

[EP3.S급헌터의 나들이]

카앙―

지금까지의 스켈레톤들과 전혀 다른 공격력이었다.

“크악!”

덩치의 몸이 뒤로 주욱 밀려나며 바닥에 발자국을 남겼다.

힘겹게 방패를 들어 올렸지만 일그러진 얼굴로 보아 몇 번 못 버틸 것처럼 보였다.

“다들 공격해!”

근거리 딜러들이 무기를 들고 스켈레톤 나이츠에게 달려들었다.

조금이라도 덩치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원거리에서도 각종 공격 스킬이 쏟아졌다.

카앙!

카아앙!

“슬래쉬!”

“스트라이크!”

“아이스볼트!”

각종 스킬이 스켈레톤 나이츠의 갑옷을 두드렸다.

크르르르르

스켈레톤 나이츠가 공격에 맞을 때마다 뒤로 밀려 나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격은 갑옷에 생채기만 낼뿐 별 효과가 없었다.

“...제길!

보스 몬스터가 왜 갑자기!”

정비가 안된 상태에서 나타난 스켈레톤 나이츠는 이들에게 치명적이었다.

마나가 무한인 재준과 달리 휴식과 마나 회복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마나가 대부분 떨어진 상태였다.

“파이어 볼!”

마법계 딜러 정환이 남들이 시간을 벌어준 틈을 타서 파이어볼을 시전했다.

긴 영창이 단점이지만 그만큼 데미지가 커서 정환의 필살기였다.

콰앙!

화르르륵!

파이어볼은 스켈레톤 나이츠의 가슴에 맞고 폭발을 일으켰다.

주위의 검은 연기가 모두 쓸려나갈 정도의 강한 폭발력이었다.

폭발 이후에는 그 자리에 붉은 화염이 스켈레톤 나이츠의 갑옷을 덮고 뜨겁게 타올랐다.

“좋았어!”

“해치운 건가?”

정환이 뒤편에서 마나 탈진으로 헉헉대면서 스켈레톤 나이츠를 살폈다.

하지만 스켈레톤 나이츠는 어떠한 타격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폭발에 의한 타격도 전혀 없었다.

“속성 내성!

제길.

그러면 물리 공격이 필요해!”

정환이 뱉어내듯 소리쳤다.

물리 공격 딜러들은 그 말을 듣고 한꺼번에 스켈레톤 나이츠에게 달려들었다.

“스매쉬!”

“차징!”

두꺼운 도끼가 스켈레톤 나이츠의 머리를 내리치고 날카로운 창이 가슴을 찔렀다.

크르르르르

“피해!”

스켈레톤 나이츠의 검에서 검은 기운이 뭉실뭉실 커졌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검이 커지는 형상으로 변하며 전방으로 쏟아졌다.

덩치는 몸을 날려 그 앞에 있던 딜러들을 모두 밀어내고 방패를 쥐었다.

검은 연기 형태의 검이 덩치의 시야를 덮치며 날아왔다.

‘제길.’

덩치는 이를 악물며 방패를 굳세게 쥐었다.

그저 자신의 방패가 버텨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카앙!

방패에 불꽃이 튀면서 깊숙이 검 자국이 새겨졌다.

“크아아아아악!”

스켈레톤 나이츠의 동공도 붉게 타오르며 흉포하게 괴성을 질렀다.

카앙―!

카앙―!

그리고 더욱더 덩치를 몰아붙이며 검을 휘둘렀다.

덩치의 몸이 휘청이며 흔들렸다.

방패는 이미 여기저기가 다 떨어져서 망가진 상태였다.

“형님!”

옆에서 태성이 다급하게 외치며 나를 간절하게 쳐다봤다.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쳐다보지 않아도 어차피 나설 생각이었지만.

‘그림자 손!’

재준의 그림자가 다시 한번 쭈욱 늘어나며 스켈레톤 나이츠에게 향했다.

그림자 손은 스켈레톤 나이츠의 몸통을 콱 잡았다.

놈이 아무리 발버둥 치려고 해도 그림자 손아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오우거 정도와 비슷하려나?’

재준은 그 사이에 스켈레톤 나이츠를 평가했다.

물론 스피드 면에서는 훨씬 빨랐지만,스탯만 놓고 보면 오우거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싶었다.

생각을 마친 재준은 그림자 손에 힘을 주었다.

끼이익!

끼익!

스켈레톤 나이츠가 입은 갑옷이 비틀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뭐지?”

“모,모두 물러나!”

공략대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상황에 모두 뒤로 물러나서 상황을 살폈다.

마침내 힘을 견디고 있던 방어구가 부서지며 손아귀에서 찌그러졌다.

까드득!

재준은 스켈레톤 나이츠의 해골이 산산조각이 날 때까지 그림자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뼈가 가루가 되며 기괴한 소리가 들렸다.

까드드득!

“...허어.”

스켈레톤 나이츠는 순식간에 가루의 형태로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지금까지 공격대를 괴롭힌 것 치고는 허무한 결말이었다.

띠링

[스켈레톤 나이츠를 처치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레벨은 오르지 않았다.

“우리 단체로 귀신에 홀린 것 아닙니까?”

공략대 멤버들은 가만히 서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림자 손을 두 번째 보는 덩치는 살아남은 것에 안도하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찌 됐든 살아남은 게 중요한 거다.

“우선 좀 앉아서 쉬자고.

휴식!”

“형님은 방금 본 게 뭔지 알아요?”

“나도 모르지.

굳이 알아야 해?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는 법이야.

회복에나 집중하라고!”

공략대 멤버들은 괜히 한소리씩 들어가며 강제로 휴식에 들어갔다.

“형님.

등급이 어떻게 됩니까?”

태성이 은근슬쩍 옆에 다가와 앉으며 속삭였다.

“왜?”

“아무리 봐도 F급 실력은 아니잖아요.”

“그럼 무슨 등급으로 보이는데?”

“흐음.

A등급?”

재준이 피식 웃었다.

“너는 무슨 등급이냐?”

“저는 D등급입니다.”

듣기에는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태성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높은 등급은 아니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적어도 태성의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D등급만 돼도 아픈 어머니 모시는 데는 아무 문제 없을 것이다.

“형님은요?”

“알아서 뭐하게.”

재준은 얄밉게 대답도 안 하고 돌아섰다.

태성의 얼굴이 뾰로통하게 변했다.

덩치는 휴식을 다 취했는데 자리에 앉아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등급을 잘못 봤던지 헌터 협회에서 등급을 잘못 메겼는지 둘 중 하나였다.

‘이게 C급일 리가 없잖아.’

보스몹인 스켈레톤 나이츠가 겨우 필드 보스로 나온 마당이었다.

보스 몬스터가 뭐가 나올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후우.

다른 공략대 멤버들도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모두의 표정이 어둡게 내려앉았다.

두 명의 보충멤버를 제외하면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게 오히려 좋겠군.’

그래도 부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여기 멈춰있을 수는 없다.

덩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능한 힘있게 소리쳤다.

“다들 일어나!

어서 보스 잡고 끝내자고!”

보스 방은 스켈레톤 나이츠를 잡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보스 방이다.”

공략대 멤버들 앞에는 커다란 공동이 보였다.

공동 안이 들여다보이면 좋으련만 가득하게 쌓인 마기로 인해 도저히 안을 구별할 수 없었다.

“정환아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 가능하냐?”

“잠깐만요!”

헌터 정환이 공동 바로 앞까지 걸어갔다.

“라이프 디텍트!

마나 디텍트!”

동시에 두 가지 마법이 시전되었다.

하나는 생명탐지 마법이었고 다른 것은 마나 탐지마법이었다.

수북이 깔리 마기로 인해 마법이 일부 방해를 받았다.

“후우.

안에 생명력을 지닌 존재는 없는데요.

다만 중앙에서 엄청난 마나를 가진 존재가 있어요.”

‘생명력은 없는데 마나를 가진 존재?’

모두의 머리에 한가지 공통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언데드 마법사?’

“...리치나,스켈레톤 메이지?

하지만 지금까지의 수준을 보면 리치가 아닐까 싶어요.”

리치는 흑마법사가 불멸을 갖기 위해 자신의 몸을 언데드화 한 자들을 말했다.

리치들은 죽지 않는 만큼 성격이 괴팍하고 강력했다.

“그래도 한 마리뿐이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그래.

정환이 말대로 한 마리만 죽이면 끝이니까 힘내자!

각자 신성 물품 챙기고.”

공략대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보스 방으로 입장했다.

걸을 때마다 마기가 뭉글뭉글 퍼졌다.

‘저쪽이군.’

보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피부가 쩌릿할 정도로 마력을 내뿜는 존재가 있었다.

아마 정환이 말한 리치가 아닐까 싶었다.

몬스터는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서서히 보스에게 가까워질 수록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린아이들이 칭얼거리는 듯한 소리 같기도 하고.

아니면 갓난아기의 우는 소리 같기도 했다.

“아파프로&―살$―”

“아파아프로―살려프로!”

가까이 갈수록 그 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리고 보스 몬스터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다.

“미친!”

재준은 보스 몬스터의 모습을 보고 욕을 내뱉었다.

바싹 마른 몸에 잿빛 피부.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검은 안광.

땅 위에서 둥실 떠 있는 존재는 리치가 맞았다.

다만 재준이 욕을 뱉은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리치는 커다란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수많은 스켈레톤들의 머리가 줄에 꿰매져 있었는데.

마치 말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달그락 거렸다.

문제는 그 줄에 스켈레톤의 머리통뿐만 아니라 사람의 머리통도 꿰매져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사람의 머리통은 죽지도 않은 것처럼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리치 앞에 선 재준은 그 소리를 똑바로 들을 수 있었다.

“아파요.

살려주세요오.”

“살려주세요오.

너무 아파요오.”

사람들은 머리만 남아서 죽지도 못하고 있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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