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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25화 (25/143)

00025 [EP3.S급헌터의 나들이]―

[EP3.S급헌터의 나들이]

재준이 잠에서 깬 건 다음날 점심이 지나서였다.

아직 더 잘 수 있었지만 자꾸 울리는 핸드폰 때문에 잠에서 깼다.

위잉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지훈이었다.

“응.

지훈이냐.”

목소리는 낮게 잠겨있었다.

<재심사는 잘 받았냐?>

“응.

잘 받았다.”

<그 날 나도 같이 갔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갑자기 지방에 게이트가 터져서 거기 가느라 못 갔다.>

“아니다.

괜찮아.

신경 쓰지마.”

지훈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재심사 등급은 잘 나왔냐?>

재준은 순간 S급이 나왔다고 말해도 되는 것인지 고민했다.

‘지훈이는 헌터 협회 소속이니까 말해도 되려나.’

하지만 헌터 협회에서 일주일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데 자신이 먼저 말하고 다니면 안될 것 같았다.

“그냥 괜찮게 나왔어.”

<..C급?>

“뭐.

그 정도?”

<그러냐?

그 정도만 돼도 인생 핀 거지!

오늘 밥이나 먹을까?

내가 쏜다!>

“나가기 귀찮은데.”

<안 나오면 너희 집 찾아간다?>

“후유.

그래.

밥이나 먹자.

어디로 갈까?”

<너 먹고 싶은 거 먹자.>

“그럼 국밥이나 먹을까?”

재준은 1시간 뒤에 근처 국밥 집에서 보자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위잉―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전화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지?’

재준은 통화버튼을 눌렀다.

“네.

최재준입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정말 의외의 인물이었다.

<최재준 헌터님.

저 장길산 협회장입니다.>

“...협회장님이 무슨 일 이십니까?”

<하하하.

별건 아니고 어제 일로 감사하다고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재준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협회장은 이미 알고 있었구나.

어떻게 알았지?

<하하.

백화점에 있던 국회의원에게 들었습니다.

본인이 황동수라 하던 남자가 구해줬다고요.>

아.

그 큰소리치던 양반 말이군.

“그 사람도 용케 살아남았나 보군요.”

장길산은 별말 없이 허허 거리며 웃었다.

<어제 일도 있고 할 이야기가 있는데 언제 한번 협회에 들려주십시오.

제법 중요한 이야기이니까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지.

재준은 우선 알았다고 대답했다.

“흐음.

네 알겠습니다.

이번 주 중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협회장이 직접 전화해서 이야기할게 있다고 할 정도면 결코 가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재준은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화장실로 가서 샤워부터 했다.

“어어 왔냐?”

재준도 미리 출발했는데 지훈은 이미 국밥집에 와 있었다.

편육부터 국밥까지 미리 시켜놨다.

“배고파서 먼저 시켜놨다.”

지훈은 그동안 정말 바빴는지 얼굴이 반쪽이 되어있었다.

“요즘 게이트가 미친 듯이 생겨나서 죽을 것 같다.

후우.

이번에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서 던전 생긴 거 알지?”

재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훈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그것도 부산에서 생긴 거랑 비슷하게 A급이었다 하드라.”

“그래?”

재준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 안에서 보스까지 잡고 나온 장본인인데 신기할 것도 없었다.

“...하마터면 서울에서 A급 던전이 터질 뻔했는데 너는 걱정도 안 되냐?”

“뭐 안 터졌잖아.”

“에휴.

안전불감증 새끼.”

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재준은 그런 것보다 오랜만에 먹는 국밥에 더 집중했다.

시원한 국밥은 숟갈로 퍼 먹을 때마다 피로도가 쭈욱쭈욱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야.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그때 그 백화점에 있잖아.

S급 헌터가 있었다더라”

S급 헌터?

심사실에 있던 사람들이 재준의 등급 판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소문이 퍼질 거 란 건 이미 예상은 했지만.

백화점에서 딱히 걸릴만한 행동이 있었나?

“그래서?”

지훈은 재준이 관심을 갖자 더 신나하며 말했다.

“뭐.

지금까지 밝혀진 건 이름 정돈데.”

“설마.

황동수?”

“어 맞아.

그걸 네가 어떻게 아냐?”

재준은 갑자기 황동수한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한테 이렇게 퍼질지는 몰랐다.

딱히 이름 알려지고 이러는 거 좋아하는 성격 아닌 것 같던데.

벌써 매서운 그 눈빛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재준은 인터넷에서 본 것 같다며 얼버무렸다.

그 후로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재준은 그대로 침대로 가서 풀썩 쓰러졌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까지 쭉 잠만 잤다.

재준은 잠에서 깨자마자 몸이 찌뿌둥함을 느꼈다.

전투 바로 후에는 며칠이고 잠만 잘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하루 쉬고 나니까 몸이 근질근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여동생이 학교로 가고 나서는 그게 더 심해졌다.

미유우―!

옆에서 펄떡 거리며 날아다니는 헤스티아를 보니 더 집에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

‘헤스티아 먹일 마정석이라도 벌어야지.’

재준은 바로 핸드폰을 들어 윤미경에게 전화했다.

혹시 지금 바로 공략 가능한 던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뚜뚜―

그런데 웬일인지 그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받지 않았다.

‘쉬는 날인가.’

재준은 하는 수없이 컴퓨터를 켰다.

헌터 협회에 들어가서 던전을 검색하는데 F급 던전은 하나도 없었다.

아직 F급으로 되어있는 재준이 들어갈 수 있는 던전은 안타깝게도 없었다.

“아휴.

일주일 동안 뭐하냐.”

협회의 여기저기를 클릭하다가 용병 칸을 클릭했는데 가장 최신에 올라온 글이 눈에 띄었다.

‘등급 관계없이 2분 모십니다!’

“응?”

재준의 눈길을 확 끄는 제목이었다.

게시글을 클릭하자 관련 내용이 떠올랐다.

공략 던전은 C급이었고 공략 대원은 총 6명이었다.

규정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등급 상관없이 아무나 모집 중이라는 것이었다.

딸칵

재준은 당상 지원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바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네.

최재준입니다.”

<안녕하세요.

헌터 협회 사이트로 용병 신청하신 분 맞죠?>

“네.

맞습니다.”

<혹시 등급이 어떻게 됩니까?>

“...F급입니다.”

<아.

괜찮아요.

어차피 인원수만 채워주시면 되는 거니까요.

대신 전리품 분배는 하급 마정석으로만 드릴게요.

만약 하급 마정석이 안 나오면 현금으로 어느 정도 챙겨드리고요.

어떠세요?>

어차피 머릿수만 채우는 건데 그 정도면 감지덕지했다.

다른 것까지 요구한다면 염치가 없는 것이었다.

재준은 좋다고 말했다.

<그럼 서대문구 역으로 최대한 빨리 와주시겠어요?

저희는 이미 다 모여있는 상태라서요.>

“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재준은 바로 씻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택시를 타고 가면 15분이면 가는 거리였다.

약속된 장소로 도착하자 처음 보는 7명의 사람들이 재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재준 씨?”

누군가가 재준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커다란 방패를 들고 있는 덩치 큰 남자였다.

서글서글해 보이는 외모가 성격이 좋아 보였다.

“네.

맞습니다.”

“하하.

전화 통화한 지 30분도 안됐는데 빨리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그럼 간단하게 통성명만 나누고 바로 출발할까요?”

조금 전에 통화를 했던 남자가 덩치였다.

그가 공략팀의 리더였다.

재준은 덩치의 뒤로 서 있는 사람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덩치를 포함한 6명은 원래 팀을 이뤄서 다니는 공략팀이었고 나머지 한 명은 재준과 같이 급하게 모집한 인원이라고 했다.

C급 던전 이상은 헌터 협회에서 정한 규칙에 따라야만 던전 공략이 가능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입장 인원이었다.

동급의 헌터가 절반 이상,그리고 최소인원이 8명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입장 자체가 불가였다.

재준은 인사를 나누면서 사람들을 살펴봤다.

의외로 재준이 F급이라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는 사람들은 없었다.

더구나.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면 대부분 D급에서 C급 정도로 보였다.

C급 난이도 던전을 공략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전력이었다.

머릿수만 채워달라는 게 말뿐인 것만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자 그럼 기본적인 통성명은 끝났으니 던전 공략 유의사항에 대해 기본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덩치는 던전 내에서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꼭 숙지해야 될 사항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듣다 보니 결국 자신의 말을 잘 듣고 공략대의 전투에 방해되지 않게 잘 빠져 있으란 내용이었다.

“아따 형님.

그런 건 들어가면 알아서 하게 되는 거 몰라요.

일단 들어가자고요.”

“들어갈 때마다 매번 똑같은 소리를 하니 신입이 못 버티고 나가지 어후.”

기존 공략팀인 사람들이 구시렁대자 덩치는 허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알았다.

그럼 여기까지만 하고 자세한 건 안에서 이야기하자고.”

기존 공략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쑥하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덩치도 보충 멤버 두 명의 어깨를 팡팡 두들기면서 힘있게 외쳤다.

“자 가봅시다!

별로 어려울 거 없어요!”

덩치가 먼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남은 건 재준과 또 다른 보충 멤버뿐이었다.

근데 그 보충 멤버의 얼굴이 낯이 익었다.

재준이 물끄러미 쳐다보자 남자는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푹 숙였다.

“형 안녕하세요.”

“누구?”

“저 혜선이 친구.

이태성입니다.

저번에 분식집에서 봤었는데 기억 안 나세요?”

아아.

재준은 그제야 기억이 났다.

그새 각성이라도 한 건가?

“형님을 여기서 뵐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나도다.

각성이라도 한 거야?”

“네.”

태성이 쑥스러운지 목덜미를 긁적이며 말했다.

내심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아는 얼굴을 보니 반가운 모양이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공략대가 기다리기 전에 재준과 태성은 나란히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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