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24화 (24/143)

00024 [EP3.S급헌터의 나들이]―

[EP3.S급헌터의 나들이]

재준은 백화점 밖으로 나오자마자 여동생을 발견했다.

그녀는 백화점 안을 오매불망 쳐다보고만 있었다.

간혹가다 흰 천에 덮인 시체가 나올 때면 멈칫멈칫 놀라며 재준인지를 확인했다.

‘집에도 안가고 있었네.’

재준이 백화점 안에 갇혀있던 6시간 동안 혜선도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재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백화점을 빠져나와서 그녀에게 걸어갔다.

“뭐하냐?”

“오,오빠?”

재준의 표정이 너무 심드렁해서였을까.

아니면 잠깐 사이에 거지꼴로 나와서 그럴까.

잠깐 멈칫한 혜선이 재준에게 달려들었다.

품에 꽉 안긴 그녀는 애처럼 울어댔다.

“오,오빠가 죽은 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으허허엉”

혜선을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온 몸에 힘이 없었다.

대신 혜선의 어깨를 토닥이며 달랬다.

“그래.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나 혼자 밖에 던지고 그러지 마!

으허어엉”

“그래그래.”

달라붙어서 울어대는 혜선이 창피했지만,자신을 걱정해주는 누군가 있다는 게 나쁘지 않았다.

“집에 가자.

배고프다.”

“으응.

흐윽”

재준은 택시를 타려다가 문득 자신의 지갑이 뭐고 다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할 수 없이 혜선의 카드로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재준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씻고 밥부터 먹었다.

하도 격렬하게 움직였더니 반쯤은 탈진 상태였다.

‘피로도를 보면 그럴 만도 하지.’

[피로도 : 98]

내일 하루는 던전 따윈 잊고 쉬어야 할 그런 피로도 수치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바로 쓰러져 잠들 것 같았지만.

재준은 자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들이 몇 개 있었다.

우선은 레드 드래곤 헤스티아를 소환했다.

아공간이 열리더니 거기서 쏙하고 튀어나왔다.

미유우―

헤스티아는 소환되자 마자 재준의 품에 쏙 들어왔다.

그러더니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면서 재준에게 아양을 떨었다.

행동하는 게 애교 많은 강아지 같았다.

하지만 오늘 그 브레스를 생각하면 드래곤은 드래곤이었다.

‘그러고 보니 헤스티아는 뭘 먹지?'

재준의 고민에 답하기라도 하듯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소환수 창을 열 수 있습니다.]

[소환수 창을 여시겠습니까?]

‘그래.’

띠링

[이름 : 헤스티아]

[종족 : 레드 드래곤]

[스킬 : 화염 브레스.( S) 드래곤 피어.( A)]

[설명 : 레드 드래곤.

아직 성장기이다.

추후 성장에 따라 많은 변화가 생긴다.

마정석을 좋아한다.]

[화염 브레스 요청 시간 : 6일 23시간]

아쉽게도 브레스의 쿨타임이 풀리려면 일주일은 있어야 했다.

하긴.

그 화염 브레스를 쿨타임없이 쓸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사기일 것이다.

‘인벤토리’

재준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아직 봐야 할 아이템이 더 남아있었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라’ 퀘스트를 통해서 얻은 랜덤 박스 3개와 저주받은 키,마몬의 반지,그리고 지금은 있었는지도 까먹었던 거머리의 독이 있었다.

‘랜덤 박스부터 열어 볼까.’

소환수의 알이 나왔던 곳이 바로 랜덤 박스였기 때문에 재준은 기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인벤토리에서 꺼낸 랜덤 박스는 지난번의 것과 모양부터가 달랐다.

지난번에 것이 보석상자라면 이건 나무상자 같다고 할까?

‘저번에 받은 랜덤 박스는 업적 보상으로 업그레이드 됐었으니까.’

재준은 랜덤 박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바로 세 개다 열어버릴 생각이었다.

[랜덤 박스를 오픈하시겠습니까?]

‘그래.’

[랜덤 박스가 오픈됩니다.]

우우우웅―

랜덤 박스가 잘게 떨리더니 딸칵하고 열렸다.

지난번의 랜덤 박스와 같은 빛이 화악 하고 터지는 효과도 없었다.

세 개의 랜덤 박스에서는 각각 D급 마정석 2개와 상처 회복 약이라는 아이템이 나왔다.

[상처 회복 약]

[설명 : 지혈효과가 훌륭한 바르는 형태의 약이다.

모험가들이 꼭 챙겨 다니는 필수아이템 중 하나이다.]

“쩝.”

소환수의 알을 생각해서인지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뭐.

그래도 언젠간 쓸 일이 있겠지.’

재준은 상처 회복 약을 인벤토리에 넣어놨다.

미유우―

마정석으로 보자 헤스티아가 퍼뜩거리며 흥분했다.

앞에서 얼쩡거리는 게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먹고 싶어?"

재준은 마정석 하나를 들어 헤스티아에 줬다.

콰득!

콰드득!

헤스티아는 얼음 조각이라도 씹는 것처럼 마정석을 입에 물고 통째로 씹어 먹었다.

미유우!

남은 하나마저도 먹고 싶은지 손 쪽으로 날아와서 쳐다봤다.

‘...돈 잡아먹는 괴물이구나.’

재준은 남은 하나도 마저 줬다.

콰드득!

D급 마정석이면 개당 300만 원인데 불과 1분도 안되어서 밥값으로 600만 원이 날아간 것이다.

‘후우.

밥값 모으려면 열심히 던전 돌아야겠네.’

마정석을 다 먹은 헤스티아가 배부른지 불꽃 트림을 했다.

그다음은 저주받은 키였다.

이번 돌발 퀘스트의 보상으로 저주받은 키의 사용조건을 받았었다.

‘이제는 그냥 사용이 되려나?’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저주받은 키를 꺼냈다.

손바닥만 한 황금빛의 키였다.

저번에는 아이템 설명 창에 물음표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저주받은 키]

[설명 : 저주받은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

‘저주받은 던전?’

재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단순히 저주받은 던전에 들어갈 수 있다고만 표시되어 있고 그 던전이 어디에 있는지도 설명이 없었다.

재준은 순간적으로 짜증이 확 일었다.

저주받은 키를 인벤토리에 다시 처박아두고 마몬의 반지를 꺼냈다.

재준이 이번 전리품들 중에서 제일 기대를 많이 하는 아이템이었다.

엄청나게 강했던 뱀파이어를 죽이고 얻은 아이템이라서 더욱 그랬다.

재준은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마몬의 반지에 손을 뻗었다.

[마몬의 반지]

등급 : S급.( 전설)

능력 : 체력플러스77

특수능력 : 피의 보호막,그림자 손

설명 : 7대 마왕 중 탐욕의 마왕인 마몬의 반지.

마몬이 지옥 불에 녹인 금괴와 자신의 피를 이용해 만들었다.

“S급!”

재준은 환희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처음으로 얻은 S급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S급답게 체력 스탯을 77이나 올려줬다.

그 뿐만 아니라 특수능력이 붙은 아이템을 처음 보는데 그 특수능력이 무려 2개나 붙어 있다.

피의 보호막은 얼추 이름만 들어도 어떤 건지 알 것 같았다.

재준이 뱀파이어와 싸우면서 가장 고전했던 이유가 이 스킬 때문이었다.

[피의 보호막 : 자신의 피를 이용해 공격과 방어가 가능한 보호막을 만들어낸다.

단,사용한 피는 다시 몸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뭐?”

재준의 얼굴이 미묘하게 변했다.

이 특수능력의 강함은 몸으로 직접 겪어봐서 잘 알지만.

뒤이어 나온 설명이 문제였다.

‘사용된 피는 다시 몸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고?’

인간인 재준에게는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피를 사용한다는 것부터 한계가 있었다.

과다출혈도 죽을 수도 있는 특수능력을 쓰기에는 찝찝했다.

다음은 그림자 손이라는 특수능력이었다.

[그림자 손 : 어둠을 엮어 만든 손을 소환한다.

단,빛이 있는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스킬은 직접 써봐야지.’

재준은 방의 문을 닫고 전등을 껐다.

‘그림자 손!’

재준의 그림자가 꿈틀거리더니 밀가루 반죽처럼 늘어났다.

몸의 전혀 다른 부위가 생겨난 느낌이었다.

그림자는 재준이 원하는 곳으로 움직였다.

‘물건을 집는 것도 되려나?’

책상 위에 책을 그림자 손이 집어 올렸다.

무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찌익―

강하게 힘을 주자 책의 모퉁이가 찢겨나갔다.

재준의 눈이 빛났다.

피의 보호막에서 잃었던 기대감을 그림자 손에서 되찾은 느낌이었다.

전투에서 손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이점인지 재준은 잘 알고 있었다.

‘최고다.’

그림자 손을 휙휙 움직이면서 재준의 얼굴에 자꾸만 미소가 지어졌다.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137]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1235]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85]

[스탯]

근력.( C) : 221.( 51) 체력.( C) : 247.( 77) 민첩.( S) : 1146 지구력.( C) : 168 마력.( SSS) : 999999999

추가분배 가능 포인트 : 48

[스킬]

패시브 스킬 : 마나 포스 S등급/카운터 패시브 C등급

액티브 스킬 :

인페르노 C등급/난도 C등급/보호막 C등급/질주:블링크 D등급

레벨은 100을 넘어서 137가 되었다.

뱀파이어를 처치하면서 순식간에 레벨이 오른 것이다.

등급을 뛰어넘은 자 칭호가 없다고 하더라도 스탯은 평균 C급을 넘었다.

재준은 추가분배 가능 포인트를 모두 지구력에 투자했다.

‘피로도가 자꾸 부족한 게 아무래도 지구력이 부족한 탓 같단 말이지.’

[스탯]

근력.( C) : 221.( 51) 체력.( C) : 247.( 77) 민첩.( S) : 1146 지구력.( C) : 216 마력.( SSS) : 999999999

추가분배 가능 포인트 : 0

민첩 스탯을 보고 있으면 재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이 정도면 오늘의 전투도 정말 대만족이다.

애초에 기대했던 전투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재준은 더는 참지 않고 눈을 감았다.

곧 꿀 같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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