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마나수치 MAX-11화 (11/143)

00011 [EP1.마나수치가 MAX?]―

[EP1.마나수치가 MAX?]

띠링

[소환수의 알을 획득했습니다.]

“소환수의 알?”

회백색의 둥근 알이었다.

재준은 설마하니 랜덤 박스에서 알이 나올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소환수의 알]

[등급 : 무급]

[설명 : 소환수를 키울 수 있는 아이템.

안에 어떤 소환수가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마나를 불어넣어야 한다.

사용자가 불어넣은 마나의 양에 따라 소환수의 등급이 정해진다.]

[부화까지 10일 남았습니다.]

[마나 부여량 0]

바로 소환되는 건 아닌가 보네.

‘불어넣는 마나량에 따라 등급이 정해진다고?’

마나는 이미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다.

매일 한계치 만큼 불어넣는다면 과연 어떤 소환수가 나올까?

재준의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우선 오늘치부터 마나를 불어넣어 볼까?’

재준은 알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딱딱한 껍질의 감촉이 맨질맨질하니 기분이 좋았다.

알은 차가울 줄 알았지만 의외로 따듯했다.

우우우웅―

재준은 알 위에 올려놓은 손을 통해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혹시나 마나에 의해 알이 터질까 봐 조심조심해서 다뤘다.

[마나 부여량 13254/F]

.

.

.

[마나 부여량 37332/F]

재준의 걱정과 달리 알은 한도 끝도 없이 마나를 받아들였다.

‘조금 더 세게 불어넣어 보자.’

우우우우웅―

이동하는 마나의 양이 많아졌다.

조금 전까지 시냇물이었다면 지금은 강줄기였다.

그런데도 소환수의 알은 한도 끝도 없이 마나를 먹어치웠다.

[마나 부여량 182354/F]

대체 언제까지 F급이지?

꽤 많은 양의 마나를 불어넣음에도 등급은 F에서 변할 생각을 안 했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마나 부여량은 20만을 넘어가자 겨우 E급으로 변경되었다.

[마나 부여량 210256/E]

‘후우.’

부화까지 어느 정도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잘못 생각했다.

‘아무래도 10일 동안은 알을 붙들고 살아야겠군.’

이왕이면 얻는 소환수 S급으로 갖고 싶었다.

재준은 소환수의 알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지금은 던전에 집중할 때였다.

귀를 기울여도 입구 밖에서 개미들의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재준은 조심스럽게 입구를 틀어막은 개미들의 시체를 옆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근력 수치가 보정을 받아서 180에 달했기 때문에 개미의 시체는 한 손으로도 가볍게 집어 들었다.

그때 익숙한 신호음이 울렸다.

띠링―

[최하급 마정석을 발견했습니다.]

[획득하시겠습니까?]

‘획득한다.’

D급 게이트라서 그런지 일반 몬스터에게서도 마정석이 발견되었다.

대부분 E나 D등급의 마정석 들이었지만 이것도 모으면 꽤 돈이 되었기 때문에 개미들의 시체는 모두 확인했다.

재준은 처음에 불길로 개미들을 태워죽였던 통로까지 이동했다.

거기까지 확인하면서 얻은 마정석의 개수는 총 7개였다.

E급 마정석 6개와 D급 마정석 1개였다.

‘좋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사냥할걸.’

재준은 처음의 그 장소에서 새로운 통로로 진입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개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간혹가다 마주친 개미도 한두 마리뿐이고 처음처럼 단체로 돌아다니는 개미들은 없었다.

‘한번 다 죽였더니 겁먹었나?’

재준은 좀 더 안쪽으로 이동했다.

동굴은 깊어질수록 더 넓어졌다.

그리고 시큼한 냄새가 풍겨왔다.

냄새의 원인은 동굴의 사방에 묻어있는 끈끈한 액체였다.

‘이게 뭐지?’

액체는 재준의 신발에도 묻어있었다.

재준은 살짝 물러나서 신발에 묻은 액체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액체가 닿은 신발의 밑창 부분은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는 중이었다.

지독한 산성을 띈 액체였다.

그러고 보니 개미들이 배로 내뿜던 그 산성 액체와도 비슷했다.

재준은 고민에 빠졌다.

방어막만을 믿고 저 밑으로 내려가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다 태워버릴까?’

화르르륵

[파이어를 시전합니다.]

[불꽃의 크기에 따라 마나 소모량이 달라집니다.]

[1초당 마나 3000이 소모됩니다.]

재준은 파이어를 시전해서 동굴의 한쪽 면을 태워봤다.

다행히 액체는 불길에 타들어 가며 사라졌다.

혹시 몰라서 발로 문질러봐도 괜찮았다.

재준은 거침없이 액체를 모두 태워버리며 이동했다.

끼이이이익―

끼이익―

얼마쯤 내려갔을까.

슬슬 이제 지루해질 때쯤 개미들의 괴성이 들려왔다.

재준은 괴성이 들리는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통로가 끝나는 지점 아래에 커다란 공동이 보였다.

공동에는 수없이 많은 개미들의 잔해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개미들을 그렇게 만든 건 단 한 마리의 몬스터였다.

‘개미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가 있었군.’

재준의 눈에 커다란 두 마리의 몬스터가 보였다.

한 마리는 수많은 개미들의 둘러싸인 이 던전의 보스몹인 여왕개미였다.

그리고 그 앞에서 개미들을 학살하고 있는 다른 한 마리는 바로.

‘지네?’

단순히 지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엄청난 크기였다.

흉측한 수십 개의 다리.

칼날같이 날카로운 꼬리.

커다란 몸집.

그리고 피처럼 새빨간 외피.

자다가도 다시 악몽을 꿀까 두려울 정도로 징그러운 모습이었다.

까드득!

까드득!

지네의 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관절이 비틀리는 소리가 났다.

지네는 벽에 거꾸로 매달려서 여왕개미를 집요하게 노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네로부터 여왕개미를 보호하기 위해 수백 마리의 개미가 지네를 공격 중이었다.

여왕개미를 지키는 개미들은 지금까지 재준이 죽인 일꾼개미들과 모습이 달랐다.

몸집과 입에 달린 집게도 더욱 커다란 병정개미였다.

병정개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지네를 공격했다.

특히 배에서 뿜어대는 산성액은 땅을 녹일 정도로 그 세기가 강했다.

내려오면서 재준이 봤던 그 산성액들은 모두 병정개미들의 산성액이었다.

‘엄청나군.’

끼이익!

까드득!

까드득!

병정개미들은 지네가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집요하게 산성액을 뿌려댔다.

하지만 지네의 철갑 같은 외피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 입에 달린 집게로 지네의 다리를 끊어낸 게 전부였다.

스걱!

그에 반해 지네의 칼날 같은 꼬리가 휘둘러질 때마다 병정개미들의 몸과 머리가 무차별적으로 갈라졌다.

승패는 서서히 지네에게로 넘어갔다.

지네가 마침내 여왕개미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뒤편에서 개미들의 보호를 받고 있던 여왕개미는 커다란 눈으로 지네를 응시했다.

몸이 너무 커서 도망가지도 못했다.

스걱!

결국 마지막 남은 병정개미도 지네의 꼬리에 무참히 쓸려나갔다.

이제 지네를 막을 방해물은 없었다.

쉬이이이이익!

마침내 지네의 커다란 입이 여왕개미의 몸통을 물어뜯었다.

여왕개미가 몸을 바들바들 떨었지만 옆에서 도와줄 개미는 이미 전부 죽고 없었다.

끼이이이이익!

여왕개미가 마지막 숨을 내뱉듯 집게를 벌려 지네의 몸통을 물었다.

하지만 겨우 집게가 살짝 외피를 뚫고 들어갈 정도였다.

지네는 귀찮은 듯 꼬리를 휘둘렀다.

콰악!

끼이이익!

여왕개미의 목이 반쯤 뜯겨 나가면서 정체 모를 액체가 흘러내렸다.

여왕개미의 머리가 힘이 빠진 채로 추욱 늘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재준의 눈이 빛났다.

‘지금이 기회다!’

개미들은 목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잘 죽지 않았다.

지네가 정신없이 여왕개미의 몸을 물어뜯는 지금이 막타를 노릴 절호의 기회였다.

‘보스 마물이라면 분명 그 보상도 어마어마하겠지.’

재준은 여왕개미의 목을 노려보며 검에 마나를 모았다.

[마력이 모입니다.

스트라이크 사용 시 공격력이 10프로 늘어납니다.]

.

.

[마력이 모입니다.

스트라이크 사용 시 공격력이 50프로 늘어납니다.]

[마력이 모입니다.

스트라이크 사용 시 공격력이 100프로 늘어납니다.]

검이 모여든 마나로 인해 바들바들 떨렸다.

파바밧!

재준은 검을 역수로 쥐고 통로에서 뛰어내렸다.

떨어지는 가속도와 A급 무구인 서리칼날의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스트라이크!’

검 끝에 모여든 마나가 폭발하듯 빛을 내며 검의 공격력을 높였다.

‘죽어라!’

허공에서 날아드는 재준의 검은 마치 단두대 같았다.

스걱!

추욱 쳐져 있던 여왕개미의 목이 잘려 나가며 바닥에 떨어졌다.

동시에 재준의 몸도 관성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을 대굴대굴 굴렀다.

바닥에 흩뿌려져 있던 산성액에 온몸이 묻으면서 옷이 녹아들었다.

띠링―

[암굴 여왕개미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재준의 머리가 띵하고 울릴 정도로 수없이 많은 신호음이 동시에 울렸다.

하지만 재준은 기뻐할 겨를이 없었다.

‘온다!’

지네는 자신의 식사를 방해한 인간이 괘씸했다.

날카로운 꼬리가 커다란 도끼처럼 재준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왔다.

재준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서리칼날을 움켜쥐었다.

‘단 한 번만 막으면 된다!’

휘이이익―

지네의 꼬리는 채찍처럼 날카로운 파공성을 냈다.

카앙―!

재준은 가까스로 지네의 꼬리를 막았다.

만약 들고 있는 무기가 A급 무구인 서리칼날이 아니었다면 무기째 온몸이 산산조각이 났을 강격이었다.

재준은 무지막지한 지네의 힘에 이용해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재빨리 몸을 뒤로 구르며 다른 통로로 뛰어 들어갔다.

다시 한번 지네의 꼬리가 날아들었지만 통로의 입구만 파내고 재준의 몸에 닿지 못했다.

쉬이이이이이익!

지네는 재준이 통로 속으로 사라지자 괴성을 지르며 발광했다.

하지만 조그만 인간을 쫓아 이 많은 통로를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콰앙!

콰앙!

지네는 애꿎은 땅을 내리치며 화풀이를 했다.

땅이 움푹움푹 패이며 지진이라도 온 것마냥 동굴이 울렸다.

‘하아.

제길.’

통로 안쪽 깊숙이 들어가고 나서야 재준을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죽을뻔했네.’

하지만 재준의 표정은 말과 다르게 씨익 웃고 있었다.

이번 던전은 힘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띠링

[여왕개미를 처치하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최상급 마정석 C급이 지급됩니다.]

[최상급 마정석 C급이 인벤토리에 지급되었습니다.]

[던전의 탈출구가 열립니다.]

하지만 그전에.

재준은 손에 든 아이템부터 확인했다.

여왕개미의 목을 벴을 때 그 안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무심결에 집었었다.

아이템은 손바닥 크기의 석판이었다.

이상한 언어로 쓰여 있어서 재준은 읽을 수 없었다.

재준의 표정이 실망으로 물들 때쯤 설명 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박이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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