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8 [EP1.마나수치가 MAX?]―
[EP1.마나수치가 MAX?]
“상점”
띠링
[더게이머 상점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더게이머 상점에서는 물건을 사고팔 수 있습니다.]
[더게이머 상점은 골드로만 거래됩니다.]
[구매] [판매]
[보유한 상점 골드 : 10]
“판매”
[인벤토리 안에 판매 가능한 마정석이 없습니다.]
마정석을 손에 들고 있어도 판매는 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남의 마정석을 만지는 척하면서 판매해버릴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재준은 인벤토리 창을 열어서 마정석을 넣었다.
나눠진 칸 중 하나에 마정석의 이모티콘이 생겨났다.
“판매”
[중하급 마정석이 3000골드에 판매되었습니다.]
등급 : C급
[보유한 상점 골드 : 3010]
3000골드면 많은 건가?
참고로 마정석의 등급은 다음과 같이 나뉘었다.
각각의 크기에 따라 S등급부터 E등급 까지 나뉘고,마력 밀집도에 따라 최하급부터 최상급으로 나뉘었다.
재준이 검색해본 C등급의 마정석이 대충 3000만 원 근처이니까 숫자는 게이머 상점과 비슷했다.
하지만 상점 창의 물건을 본적 없으니 골드의 값어치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재준은 제일 사고 싶은 스킬부터 찾아봤다.
‘설마 이번에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건 아니겠지.’
재준의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였다.
생각보다 꽤 많은 스킬들이 주르륵 하고 나열되었다.
그중에는 처음 보는 이상한 스킬들도 많았다.
[분신술]
[등급 : F급]
[가만히 서 있는 분신을 소환한다.]
[지속시간 1분]
가격 : 50골드
[네비게이션]
[등급 : E급]
[잃어버린 물건의 위치를 알려준다.
단,잃어버린 물건이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가격 : 100골드
이런 건 대체 누가 산다고 있는 거지?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스킬들도 있었다.
재준은 우선 마음에 드는 스킬들을 분류했다.
재준의 전투 스타일 맞지 않는 것들을 제외하고,나누다 보니 마지막에 남은 건 공격 스킬 2개와 보조 스킬 2개였다.
우선 공격 스킬에서는 재준이 쓸만한 건 검 스킬뿐이었다.
내심 파이어 스킬보다 더 강한 불 속성 마법을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찾을 수 없었다.
[스트라이크]
[등급 : E등급]
[온 힘을 모아 한 번에 가격하는 기술이다.]
가격 : 250골드
[카운터]
[등급 : E등급]
[상대의 공격을 파고들어 반격하는 기술.
성공할 확률이 낮지만 성공한다면 높은 타격을 줄 수 있다.]
가격 : 600골드
상위 헌터들이 쓰는 공격 스킬에 비하면 별거 아니었지만 워낙 공격 스킬이 없는 재준에게는 이것도 감지덕지했다.
재준은 두 개 스킬의 구매 버튼을 눌렀다.
[스킬 스트라이크와 카운터를 구매하시겠습니까?]
‘응.
구매한다.’
[스트라이크를 배웠습니다.]
[카운터를 배웠습니다.]
[스킬]
패시브 스킬 : 없음
액티브 스킬 :
파이어 F등급/스트라이크 E등급/카운터 E등급
스킬을 익혔다는 창이 떠올랐지만 별 감흥은 없었다.
몸 상태가 변한 것도 아니었고 단지 상태창에 몇 줄 추가된 것 빼곤 별거 없었다.
‘한번 써보자.’
카운터는 상대의 공격이 있어야 하니까 패스.
재준은 서리칼날을 뽑아 들고 나무 앞에 섰다.
그리고 나무에 검을 휘두르며 속으로 스킬 명을 외쳤다.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를 시전합니다.]
그 순간 몸에서 일부 마나가 검으로 빨려 나가더니 검 끝이 반짝였다.
위잉―
검 끝에 무게추가 달린 것처럼 힘이 실렸다.
콰득!
그냥 휘두르는 것보다 살짝 더 깊게 검날이 나무에 박혔다.
‘나쁘지 않네.’
딱 그 정도였다.
다음은 보조 스킬이었다.
[질주]
[등급 : E등급]
[온 몸에 마나를 순환해 움직임 속도를 빠르게 한다.
단순히 달리는 속도만 빨라질 뿐 공격속도와는 상관없다.
마나의 소모량에 따라 질주 속도가 달라진다.]
가격 : 300골드
[보호막]
[등급 : D등급]
[마나를 뿜어내 시전자의 몸 주변을 감싼다.
마나의 소모량에 따라 보호막의 강도가 달라진다.]
가격 : 900골드
두 스킬 다 마나 소모량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는 스킬이었다.
마나가 무한인 재준에게는 최고의 스킬들이였다.
특히 보호막은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언제나 사용할 수 있었다.
재준은 당장에 두 가지 스킬을 구매했다.
[스킬 질주와 보호막을 구매하시겠습니까?]
‘응.
구매한다.’
[질주를 배웠습니다.]
[보호막을 배웠습니다.]
[스킬]
패시브 스킬 : 없음
액티브 스킬 :
파이어 F등급/스트라이크 E등급/카운터 E등급/보호막 D등급/질주 E등급
재준은 스킬 창이 두둑해지니 마음이 편해졌다.
다만 상점 창에 D등급 스킬까지 밖에 없는 게 아쉬웠다.
현재 재준의 수준으로는 D등급까지 밖에 구매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레벨제한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한정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보유한 상점 골드 : 960]
스킬을 4개나 샀는데도 아직 골드는 960골드나 남아있었다.
그렇지만 무기나 다른 상점 창은 살펴보지 않았다.
무기의 경우에는 A급 무구인 서리칼날이 있었고,홉그렘린의 독침도 쓸만했기 때문이다.
‘후우.
이제 슬슬 가볼까?’
재준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멀리 보이는 거대목을 향해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조금 전에 배웠던 질주 스킬을 사용했다.
[질주를 시전합니다.]
[1초당 100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이동속도가 10프로 빨라집니다.]
몸에서 마나가 일부 빠져나가더니 몸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뒤에서 누가 미는 것마냥 몸이 앞으로 쑤욱―하고 나아갔다.
‘좀 더 빠르게!’
[1초당 1000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이동속도가 50프로 빨라집니다.]
‘아직이야.
좀 더!’
[1초당 3000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이동속도가 100프로 빨라집니다.]
이동속도의 증가량에 비해 마나 소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최대량이 이동속도 100프로 증가까지인지 그다음부터는 아무리 마나를 불어넣어도 더는 증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이미 시속 90Km에 가까운 속도였다.
파바바밧―
발이 땅을 박찰 때마다 한 움큼씩 땅이 패였다.
재준의 옆으로 나무가 휙휙 하고 시야 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피익
하지만 너무 빨라서 잎사귀나 나뭇가지에 얼굴이나 팔을 긁혔다.
‘보호막!’
[보호막을 시전합니다.]
[1초당 5000의 마나가 소모됩니다.]
재준은 애초부터 마나 소모량을 최대로 올렸다.
보호막은 눈에 보일 정도로 푸르게 유형의 막을 이루더니 몸 주변을 감쌌다.
쑤욱―
조금 전까지 몸을 긁어대던 나뭇잎이나 가지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 산 스킬들을 사용해보면서 제법 익숙해질 때쯤 거대목 근처까지 왔다.
첫 입구에서 봤던 오크를 제외하면 이 숲에서 더는 몬스터를 볼 수 없었다.
레벨업을 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오크가 줬던 보상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럭저럭 괜찮았다.
거대목이 가까워질수록 그 어마어마한 크기가 피부로 와닿았다.
한참을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키가 컸고 둘레가 두꺼워서 얼핏 보면 건물의 벽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게 큰 나무도 가지 끝부터 검게 변해가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비단 이 거대목 뿐만이 아니었다.
거대목 주변의 나무들도 하나같이 잎사귀가 없거나 나무들이 뭔가에 쪽 빨린 듯이 말라비틀어져 있는 것들이 많았다.
나무들만 걸리는 역병이라도 돈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이 커다란 나무에서 거머리는 어떻게 찾지?’
설마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찾아봐야 하나?
만약 그렇다면 그건 정말 F등급의 던전 난이도가 아니었다.
재준의 걱정과 달리 거머리는 바로 찾았다.
아파트 2층 정도의 높이에서 나무에 주둥이를 처박고 수액을 빨아먹는 중이었다.
큰 나무에 기생하는 벌레답게 그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얼핏 보면 커다란 보아뱀처럼 보였다.
출렁이는 토실토실한 몸통에 배 쪽에 작은 빨판들이 수도 없이 달려있었다.
수액을 빨아먹을 때마다 배가 통통해졌다.
배가 불렀는지 거머리가 나무에서 입을 때고 천천히 움직였다.
팔다리 없이 몸을 꿈틀거리면서 나무 위를 움직였다.
지나간 자리에는 걸쭉한 산성의 액체가 흘렀다.
치이익
거머리가 지나간 자리는 나무껍질이 타면서 검게 자국이 남았다.
‘징그럽게 생긴 대로 노네.’
거머리는 이빨 대신 바늘처럼 날카로운 혀만 있었다.
나무껍질을 비켜서 깊숙이 찔러 수액만을 쪽쪽 빨아먹는 용도였다.
딱히 전투력이 있어 보이거나 하지 않았다.
공격받으면 갑자기 변신이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재준은 거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굳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지 않아도 재준에게는 훌륭한 원거리 스킬이 있었다.
‘파이어!’
불꽃이 허공을 타고 거머리에게 옮겨붙었다.
[파이어를 시전합니다.]
[1초당 마나 1000이 소모됩니다.]
화르륵
끼에에엑
거머리는 불꽃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하지만 불길을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거머리를 집요하게 노렸다.
피부의 반들반들한 수분 끼가 전부 날아가고 거머리의 겉에서부터 바삭하게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치익 치익
끼이이이이익!
거머리는 한동안이나 꿈틀대며 도망가다가 나무에서 떨어졌다.
그때는 이미 온몸이 대부분 타들어 간 상태였다.
거머리의 움직임이 멈추고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띠링
[수컷 거머리를 처치했습니다.]
[거대목을 지켜라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랜덤 박스가 지급됩니다.]
[거머리를 토벌했으므로 랜덤 박스의 등급이 올라갑니다.]
[랜덤 박스가 인벤토리에 지급되었습니다.]
[던전의 탈출구가 열립니다.]
탈출구가 거대목 바로 앞에 생겨났다.
재준은 나가기 전에 랜덤 박스를 확인해보려고 했다.
‘인벤토리’
우우웅―
손을 뻗어서 랜덤 박스를 집었을 때 미세한 진동이 땅에서 울렸다.
‘지진?’
하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뭐야.”
다시 인벤토리에 손을 뻗었을 때.
우르르르릉!
땅이 흔들리며 나무들이 휘청거렸다.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지 못할 정도로 센 지진이었다.
띠링―
[암컷 거머리가 나타납니다.]
[긴급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던전에서 탈출하라!]
[수컷 거머리가 죽은 것을 암컷 거머리가 알게 되었다.
화가 난 암컷 거머리가 땅 위로 올라오고 있다.
어서 빨리 탈출하라!]
[보상 : 거머리 독]
[실패 : 죽음]
'실패하면..
죽는다고?'
재준은 두 번 볼 것 없이 탈출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