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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마나수치 MAX-7화 (7/143)

00007 [EP1.마나수치가 MAX?]―

[EP1.마나수치가 MAX?]

취익!

“응?”

숲속에 들어가자마자 재준은 몬스터와 조우했다.

상대는 재준이 헌터가 되기 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는 몬스터였다.

전신의 녹색 피부와 돼지를 닮은 얼굴의 오크였다.

놈은 일행도 없이 숲속을 걷고 있었다.

‘F급 던전에 오크라고?’

오크는 인간형의 몸에도 인간보다 몇 배는 강하고,상처를 입어도 물러서지 않는 호전성 때문에 C등급 이상에서만 나오는 상급 몬스터였다.

놈은 어디서 상처를 입었는지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

‘도망칠까.’

오크는 근력과 체력이 몰빵된 몬스터답게 스피드가 느렸다.

더구나 지금같이 상처 입은 상태라면 도망치는 건 어렵지 않아 보였다.

잠시 망설이는 사이 오크는 재준을 발견했다.

오크는 그 명성에 맞게 거대한 흉성을 터트리며 달려들었다

크아아아악!

커다란 전차가 달려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위압감이 대단했다.

오크의 전신은 터질듯한 근육을 갑옷처럼 두르고 있었다.

놈이 쥐고 있는 커다란 도끼를 허공을 휘두르며 재준의 머리를 노렸다.

부우우우웅―

도끼에서 이는 바람 소리만도 굉장했다.

만약 저 도끼에 맞기라도 한다면 머리통이 산산이 조각날 것이다.

하지만 재준은 비교적 가뿐하게 도끼를 피했다.

레벨업을 하면서 민첩 스탯이 상당히 올랐기 때문이다.

‘해볼 만하다!'

막상 한번 맞부딪쳐보니 재준의 눈에 호승심이 깃들었다.

처음에 가졌던 긴장감과 경계심이 서서히 풀려가며 여유를 되찾았다.

‘생각보다 오크의 상처가 심해서 다행히야.’

오크의 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았다.

재준을 만나기 전에 이미 지쳐있었는지 벌써 숨을 몰아쉬었다.

크아아아아악!

오크는 재준이 자꾸 맞을 듯 아슬하게 자신의 공격을 피하자 분한 듯 흉성을 터뜨렸다.

놈의 두 눈에서 붉은 핏줄이 솟았다.

재준은 순간 뒷머리가 삐쭉 서는 느낌을 받았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피했다.

취익 취익!

오크가 거칠게 숨을 내뱉더니 달려들었다.

조금 전과 달리 확연히 빠른 속도였다.

놈의 도끼가 수평으로 날아들었다.

부우웅!

몸을 피하기에는 늦었다.

그렇다고 저 무지막지한 도끼를 검으로 막기에는 무리처럼 보였다.

‘내 근력 스탯이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지난번 홉그렘린을 때려잡으면서 자신감이 붙었었다.

하지만 재준의 자신감은 도끼와 검이 마주 닿는 순간 산산이 조각났다.

퍼억

검을 든 채로 재준의 몸이 날아서 뒤에 있는 커다란 나무 등치에 처박혔다.

단 한 번의 공격에 HP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HP : 130/285]

나무가 흔들리며 가지에 앉아있던 새들이 놀라 달아났다.

‘크헉.’

검이 A급 무구였기에 망정이었지 만약 급이 낮은 무기였다면 산산이 조각나면서 몸통도 같이 두 조각이 날 상황이었다.

‘말도 안 돼!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고.?’

오크와 붙어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한심했다.

재준은 속에서 올라오는 비릿한 핏물을 삼켰다.

오크가 힘에 겨운지 비척거리며 재준에게 다가왔다.

취익―

두 눈이 약에 취한 것처럼 시뻘겋게 번들거렸다.

재준은 몰랐지만 지금 오크는 버서커 상태였다.

버서커는 C급 오크 전사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오크가 버서커 상태에 돌입되면 근력과 체력이 두 배로 증가했다.

보통 C급 던전에서 오크들과 마주치면 버서커 상태에 돌입하기 전에 처리하는 게 그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그걸 몰랐던 재준은 암담한 심정이었다.

‘겨우 상처 입은 오크하나 처리하지 못하다니!’

불로 공격해볼까?

순간 손에서 불꽃이 화르륵 올랐다.

하지만 나무와 풀이 가득한 숲에서 불을 사용한다는 건 같이 죽자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저 오크가 겨우 F급 스킬 파이어에 타격을 받을 것 같진 않았다.

‘칫.’

오크는 격하게 움직이면서 상처가 벌어졌는지 몸 여기저기서 피가 흘렀다.

그러면서 오크는 더욱 빨리 지쳐가는 모습이었다.

그때 재준의 뇌리에 번뜩하고 뭔가가 떠올랐다.

‘홉그렘린의 독침!’

오크보다 재준의 움직임이 훨씬 빨랐고 체력도 여유로웠다.

굳이 정면으로 붙어서 고생할 필요 없지.

재준은 인벤토리에서 홉그렘린의 독침을 꺼내 들었다.

송곳처럼 생긴 초록색 날의 단검이 재준의 손에 들렸다.

‘피 한번 된통 흘려봐라.’

재준이 다가오는 오크를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크아아아아악!

오크는 재준의 웃음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흉성을 토해내며 전의를 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재준은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았다.

철저히 민첩에 의존하며 기회가 날 때마다 오크의 몸에 상처를 입혔다.

푸욱

띠링

[상대에게 출혈을 입혔습니다.]

[30초 동안 상대의 상처 회복력과 체력을 저하시킵니다.]

단검이 오크의 몸을 스칠 때마다 신호음이 울려 퍼졌다.

두꺼운 근육에 감춰있던 상처들이 다시 터지며 피가 흘렀다.

그에 따라 오크의 움직임이 눈에 띌 정도로 느려졌다.

취익―취익―

부우우웅!

오크가 도끼를 머리 위로 들어 크게 휘둘렀지만 이미 힘이 많이 빠진 공격이었다.

푸욱

[상대에게 출혈을 입혔습니다.]

[30초 동안 상대의 상처 회복력과 체력을 저하시킵니다.]

출혈효과가 중복될수록 오크의 눈에서 힘이 빠졌다.

결국 버서커 상태가 풀리며 몸을 휘청였다.

몸은 붉은 피로 범벅이었다.

취익―취익―

오크가 지친 눈으로 재준을 쳐다봤다.

그 눈이 마치 빨리 목을 베어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재준은 절대 방심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머리를 쓰는구나.’

저렇게 무기를 세게 쥐고 있는데 포기한 얼굴이라고?

재준이 슬쩍 몸을 앞으로 이동하며 오크의 반응을 살폈다.

오크는 언제 지쳐있었냐는 것처럼 도끼를 가슴 높이까지 치켜세우며 달려들었다.

온몸의 피가 흐르면서도 오로지 재준만을 노리는 놈의 투기가 피부로 쩌릿쩌릿하게 느껴졌다.

‘강하다.’

재준의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렇다면.

‘너를 죽여서 나는 더욱 강해지마!’

재준의 손이 어느새 인벤토리에서 빠르게 무기를 교환했다.

서리칼날을 쥔 손이 재빠르게 앞을 향했다.

오크의 마지막 공격은 온전히 맞부딪칠 것처럼 앞으로 달려나갔다.

“온 힘을 다해 덤벼봐!”

크아아아아악!

오크는 재준의 기백에 동조했다.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이 될 거란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도끼를 수직으로 휘둘렀다.

무기째 눈앞의 건방진 인간을 두 동강 낼 각오였다.

하지만.

재준은 마지막까지 오크를 농락했다.

비릿하게 웃은 재준은 순간 몸을 옆으로 틀며 오크의 공격을 피했다.

허무하게 빗나간 도끼 옆으로 재준의 검이 일직선으로 찔러 들어왔다.

찌르기!

한점에 집중된 재준의 힘이 검에 쏠리며 오크의 얼굴을 향했다.

놈의 억센 가죽도,단단한 이빨도 한점에 실린 재준의 공격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푸우욱!

오크의 입안과 머리를 꿰뚫은 검이 뒤통수를 뚫고 길게 빠져나왔다.

검날을 타고 오크의 피와 뇌수가 뚝뚝 떨어졌다.

‘...이기는 놈이 강한 거다.’

재준은 심장까지 찌릿한 승리감에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것을 축하라도 하듯이 경쾌하게 신호음이 울려 터졌다.

띠링

[거머리가 사는 숲의 방랑자 오크 틸크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

.

.

[레벨이 올랐습니다!]

띠링

[등급을 뛰어넘은 자 칭호를 얻습니다.]

효과 : 자신보다 높은 등급일시 스탯 수치 50프로 증가,단 등급의 측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제일 낮은 등급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오크 틸크는 숲에서 거대 거머리의 공격을 받고 흩어진 오크 부족의 C급 전사였습니다.

비록 부상당한 틸크였지만 압도적인 등급의 차이를 뛰어넘어 그를 죽인 당신의 용기와 강함에 세상이 놀랍니다.]

후우.

우선 레벨업이고 뭐고 재준은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전투가 끝나자 순간적으로 피로감이 확하고 몰려왔다.

한 번의 실수가 죽음까지 이어질 수 있다 보니 과도하게 집중한 탓이었다.

‘상태창’

[이름 : 최재준]

[레벨 : 48]

[칭호 : 등급을 뛰어넘은 자]

[HP : 375]

[MP : MAX.( 측정안됨)]

[피로도 : 85]

레벨은 무려 18이나 올라 48 레벨이 되었다.

목숨을 걸고 오크를 잡은 가치가 있었다.

더구나 처음으로 칭호도 얻었다.

효과를 읽는 순간 재준의 눈이 둥그렇게 떠졌다.

‘나보다 등급이 높으면 스탯 수치 50프로 증가라고?’

말도 안 되는 사기 칭호였다.

이게 사실이라면 동급의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보다 한 등급 더 높은 상대와 싸우는 게 더 수월해진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재준이 렙업을 하면서 스탯이 높아질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좋군.’

재준에게 더 높은 등급의 던전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가 더해졌다.

[스탯]

근력.( D) : 132.( 51) 체력.( D) : 57 민첩.( D) : 57 지구력.( D) : 57 마력.( SSS) : 999999999

추가분배 가능 포인트 : 13

스탯도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보정을 제외하면 평균 57이었다.

그 정도면 이미 F급은 뛰어넘어 D급의 헌터들과 맞먹는 수치였다.

하루 만에 D급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오크의 몸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마정석이 발견됐다.

[중하급 마정석]

등급 : C급

C급의 중하급 마정석이었다.

홉그렘린의 머리에 있던 E급의 마정석과 달리 크기와 빛깔부터가 틀렸다.

재준은 이번에 얻은 마정석을 게이머 상점에 팔 생각이었다.

오크와 싸워보니 얼마나 자신이 부족한지 처절하게 깨달았다.

오크가 조금만 더 강했어도 시체가 되어 누워있는 건 나였겠지.

‘강해지기 위해 스킬부터 구매한다.’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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